종편 모니터_
종편 패널들! 촛불집회에 한번 나와 보고 방송 출연합시다! (2016.11.12)
2016년 11월 9일
등록 2016.11.14 14:18
조회 206

며칠 전 종편은 국민 정서를 모르는 척하기 바빴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에 출연한 김태우 씨는 정국이 혼란할 것을 우려해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해왔던 일들”은 내버려 두라고 말합니다. MBN <뉴스&이슈>에서 조갑제 씨는 광화문에 몇 십만이 나갔지만 몇 천만은 안 나갔다며 국가의 기본 노선을 바꾸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에서 신은숙 변호사는 국민들의 분노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말 국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이분들, 무서워서 12일 광화문은 못 나오시려나요? 오셔야 국민의 뜻을 제대로 알고 방송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1. 국민이 박 대통령이 아니라 정치권에 분노하고 있다?
  채널A <김광일의 신통방통>(11/9)에 출연한 신은숙 변호사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야당이 주도한다는 생각은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국민 자체가 분노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만 분노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 나라 정치권 전체에 대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런 부분에서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부분은 정치인들이 조금 다른 각도로 보시고 경각심을 가져야 될 시기라고 봅니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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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가 대통령을 향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신은숙 변호사.
TV조선 <김광일의신통방통>(11/9)


  신은숙 씨 발언은 일면 맞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개인뿐 아니라 공범인 언론과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가 있고요. 이 상황에서 국민의 하야요구에 걸맞게 제대로 대처해주지 않는 야권에 대한 아쉬움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을 향한 게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는 신은숙 씨가 말의 방점은 ‘야권 너희도 책임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당이 주도한다는 생각”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요. 신은숙 씨에게 권합니다. 이따위 말도 안 되는 말장난으로 촛불집회를 물타기하지 마십시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촛불시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구호는 “박 대통령 하야하라”라는 외침입니다. 상황을 제대로 보고 발언하십시오.
 
2.  ‘대통령은 하야하라’ 광화문에 몰려간 수 십 만의 의견일 뿐
  MBN <뉴스&이슈>(11/9)에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출연했습니다. 조갑제 씨는 타 방송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가십일 뿐이다’, ‘언론과 국민이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 한 일이 많다’, ‘박근혜 욕하기 국민대회를 열어 욕 한 번 하고 털어버리자’ 등의 대통령 옹호 발언들을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여전히 대통령을 향한 외골수 사랑은 보여줬습니다. 

이번에는 “여론에 기초해서 정책을 세우면 안 되고 우리나라는 헌법이 있지 않습니까? 헌법에 따라서 해야죠. 사태 수습도 민주주의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것은 헌법 절차를 위반해서는 안 되죠. 포퓰리즘적으로 하면 안 되죠. 장외에 나가서 수십만 명이 모인다 하더라도 그게 정부를 바꾸면 안 되죠. 정책은 바꿀 수가 있겠지만”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집회가 비민주적인 행위인 양 비난한 것입니다. 시위는 국민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합법적 수단입니다. 집회를 통해 민심을 전하고, 정부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조갑제 씨는 이를 헌법을 위반한 것, 포퓰리즘에 기반한 행위라 비하했습니다. 오죽하면 진행하는 김은혜 앵커까지 “장외에 나간 국민들은 포퓰리즘에 휘말린 정신없는 분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릴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라 조갑제 씨의 발언을 지적할 정도입니다.
 

  조갑제 씨는 김은혜 씨 지적에 대해 “저는 그렇게 이야기 안했고요”라고 부인했지만 곧이어 “화가 나는 사람은 장외 나가서 풀어야죠. 그러나 그것이 국가의 기본 노선을 바꾸면 안 되죠. 우리는 큰 나라 아닙니까. 광화문에 수십 만 명이 모였지만, 거기 안 나간 사람은 수천만이 되잖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건 광화문에 모인 몇몇의 견해일 뿐, 여론에 휩쓸려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은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10일 리얼미터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박대통령 책임방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자진사퇴 41.9%, 탄핵 18.5%, 탈당 및 합의 총리에게 국정 이양 18.4%, 박대통령 국정정상화는 14.1%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조갑제 씨는 “국민의 권리는 지금 언론과 정치권이 충분히 대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지금 뭐 99.9%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를 비판 정도가 아니라 비방해마지 않습니까? 그것이 여론을 이렇게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어요. 또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비선, 그것은 국가 운영 시스템을 흐트러뜨리는 어떻게 보면 그게 국기 문란이에요, 사실은. 국기 문란인데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또 헌법 위반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되죠”라고 말했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이 이미 국민 권리를 충분히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번에도 김은혜 앵커가 다시 “(조갑제 씨가 쓴 비방이라는 용어에 대해) 언론과 국민들이 지금 아무 근거 없이 대통령을 미워서 손가락질 한다고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하긴 했습니다.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지금의 여론을 언론이 만든 것인 양 해석하는 조갑제 씨야 말로 다참으로 분별력이 없습니다. 지금의 민심 붕괴는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로 비선 인물이 국정을 좌지우지한 지난 4년에 대한 분노입니다. 오히려 좀 더 일찍 이를 밝히지 못한 언론과 정치권을 지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최순실 게이트는 가십일 뿐 언론과 국민이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던 조갑제 씨에게, 제발 분별력 좀 가져주시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요?
 
3. 사태파악 못하는 김태우 씨 “기존 대통령의 정책 연장선상에 있도록 내버려둬야”
  TV조선 <뉴스를 쏘다>(11/9)에 출연한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거국내각이 들어서서 정부의 정책을 뒤집게 될 경우 나라가 굉장히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김태우 씨는 “만약에 거국내각이 들어서서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가 해온 대외정책 기조를 흔들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건 굉장히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거라고 우려합니다. “예를 들어서 사드 배치에 반대를 한다든지. 또 그동안에 박근혜 정부가 해왔던 일들 중에서 동맹 관계, 북한에 대한 원칙적 대응, 북핵 문제, 국정 교과서 문제도 비슷합니다. 국가정체성하고 관련되는 문제니까. 이런 문제를 다시 되돌리는 시도를 만약 거국내각에서 하게 된다면 굉장히 시끄러워질 것이고요. 그동안 워낙 최순실 게이트가 심각했기 때문에 이 문제 때문에 역시 규탄 대열에 섰던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달리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우리 정치권에서 적어도 외치 부분, 대외정책, 국가 정체성 이런 부분은 기존 대통령의 정책 연장선상에 있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겁니다.
 

  시끄러운 걸 굉장히 싫어하는 김태우 씨에게 국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나 봅니다. 그러나 아무리 시끄럽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인 사드 배치, 국정교과서 추진 등은 당연히 재론해야 합니다. 그게 국민의 뜻입니다.  하지만 왜 국민들이 추운 겨울, 그것도 황금주말에 광화문으로 달려가는지 그 민심을 제대로 보고자 노력해보길 권합니다.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뒤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