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위원회_
[방송모니터위원회] 지상파 3사‧JTBC‧뉴스타파 시사‧토론 프로그램 총선 모니터 (2016. 2. 23)
등록 2016.02.23 09:59
조회 467

“일단 단결하라”는 겁박한 MBC <100분 토론>
 


지상파 3사 시사프로그램 선거 관련 아이템 없어 아쉬워
방송모니터위원회는 2월 4일부터 2월 17일까지 지상파 3사의 시사프로그램의 선거관련 내용을 모니터했다. 모니터 대상은 KBS <일요진단>, <시사기획 창>, MBC <100분 토론>, <시사매거진2580>으로 한정했고, SBS의 경우 시사‧토론 프로그램이 없어서 제외했다. 이외에 종편 시사토크쇼에서 제외된 JTBC의 예능 프로그램 <썰전>과 보도국 프로그램 <정치부회의>, 뉴스타파 총선 관련 아이템을 모니터 대상에 추가했다. KBS <일요진단>과 <시사기획 창>, MBC <시사매거진2580>에서는 총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주제를 다루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홍용표 장관을 연단에 세운 KBS vs ‘말 바꾸기’ 비판한 JTBC
12일, 북한의 핵 개발 ‘자금 전용’의 증거 자료가 있다고 했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사흘 만에 말을 바꿔 논란이 됐다.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홍 장관이 “확증은 없다”고 거짓말을 인정하면서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이 명분을 잃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사흘간의 촌극에서 KBS <일요진단>과 JTBC <정치부회의>의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14일 KBS <일요진단>에는 12일 북한 핵 개발 ‘자금 전용’을 발표했던 홍용표 장관이 단독으로 출연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북한의 당정군이 외화를 벌어들이면 그 외화를 당의 서기실 또 39호실로 이관하고 보관” “그 돈은 핵미사일 개발이나 또 치적사업 또는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 등 핵 개발 자금 전용의 경로의 대략적인 규모가 구체화된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진행자인 김진석 앵커는 홍 장관이 말하는 자료가 ‘카더라’식 증언에 그칠 가능성, 우리 정부의 유엔 안보리 위반 등 이미 파장이 컸던 논란에 대해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정당화하려는 홍 장관의 일방적인 연설이나 다름없는 방송이었다.

 

결국 홍 장관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바로 다음 날 국회에서 확증은 없다고 말을 뒤집은 셈이 됐다. 정부의 발표에 최소한의 의문도 제기하지 않은 KBS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다. KBS는 15일 홍 장관의 거짓말이 드러난 이후에도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근거 없는 정부의 ‘자금 전용’ 논리만 되풀이 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를 정당화하는 정부‧여당 입장에 서서 ‘안보 정국’을 조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JTBC <정치부회의>는 15일 방송분에서 곧바로 <청와대/“개성공단 자금 유입은 와전” 말 바꾼 정부>라는 주제를 다루며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임소라 기자는 “정부가 설득력 있는 해명 없이 말을 바꿨기 때문”에 논란이 컸다면서 홍 장관의 ‘말 바꾸기’ 과정을 소개했다. “지난 10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한 당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노동자 임금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자금으로 쓰였단 우려는 있지만 ‘확인된 부분은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증거가 없다’던 통일부는 이틀 뒤 다시 관련 자료가 있다고” 번복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15일 다시 확증은 없다고 또 말을 바꾼 홍 장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초당적 협력이 중요한 시점에 개성공단 자금 용도 문제로 국민 분열과 갈등만 일으키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단결하라”, 국민 겁박한 MBC <100분 토론>
MBC <100분 토론>은 총선 관련 주제보다는 주로 정부 정책을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2월 16일 방송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제언 3부 -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 미래”는 토론이 아니라 ‘청와대 호소문’에 가까웠다.

이날 토론자로는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 4명이 출연했는데 이 중 홍현익 위원을 제외한 3명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토론자 구성부터 불균형이다.

 

심지어 100분의 방송 시간 중 40분이 토론자의 개인 ‘발제’였다. 이는 토론도 아니었다. 3명의 토론자는 입을 모아 남북 간 신뢰나 상생정책보다 북한 압박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16일 국민적 단합을 호소한 박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호평했다.

 

홀로 비판적 입장에 선 홍현익 위원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무디스의 한국 신용 평가 하락 우려, 미국과 쿠바 사례에서 보이는 대화 및 협력 정책의 필요성을 강변했지만 나머지 3명은 근거도 없이 정부 측 입장만 대변했다.

 

유용원 기자는 전자파의 위험성과 비용 분담 논란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태우 전 원장은 “정말 이런 상황에서 분열하면 정치권이든 국민이든 분열하면 우리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일단 정부의 지지에 대해서 일단 단결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정부를 따르라는 경악할 만 한 주장을 펼쳤다.

 

진행자인 박용찬 앵커의 태도도 가관이다. 그는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 초대 대통령에 올랐던 조지워싱턴이 한 말인데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이 말이 북한 핵 사태를 맞아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고 있습니다”라며 전쟁 공포를 조성하는 발언을 했다. 토론자는 근거도 없이 ‘일단 정부를 지지하라’고 하고 진행자는 ‘전쟁에 대비하자’며 그 말을 뒷받침한 셈이다. 이는 전쟁 국면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북풍 몰이’를 토론에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JTBC <썰전>, ‘옥의 티’였던 전원책의 막말
JTBC <썰전>에서는 매회 총선 관련 이슈를 놓고 유시민 씨와 전원책 씨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예능임을 감안할 때 두 패널은 여야의 입장을 재치 있는 입담과 함께 균형 있게 풀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 전원책 씨의 막말이 두드러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원책 씨는 2월 4일 방송분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로 비유해 논란이 됐던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논하던 중 “세 자녀 낳기 운동을 하자”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자 전 씨는 “지금 젊은 처녀들요, 결혼 늦게 하는 게, 일자리가 없어서 이 문제가 아니에요. 젊은 처녀들이 원하는 신랑감이 뭔가 하면, 대기업 근무해야하고 서울에 근무해야 하고, 아니면 갑부거나 재벌의 아들이어야 되고, 그리고 좋은 아파트 있어야 되고, 좋은 차타고 다녀야 하고, 이런 식의 조건을 가진 남자를 찾으면…”이라고 했다. 이에 유 작가는 헛웃음을 지었고 김구라 진행자는 “아니, 다 그런다고 볼 수는 없죠”라며 다소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전 씨는 이미 1월 21일 <썰전>에서도 “입법부 전체를 통째로 갈아서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이 입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독재정권으로 회귀하자는 황당한 막말로 시청자를 아연케 한 바 있다. ‘여성들이 재벌의 아들만 찾는다’는 현실 왜곡 역시 도가 지나친 막말이다. 

 

한편 뉴스타파는 1월 말부터 총선 특집 페이지(https://newstapa.org/choice2016)를 따로 개설하여 총선 이슈를 다루고 있다. 2월 4일부터 17일까지 <설 특집 토론/정치 잠금해제, 솔직黨黨>(2/4), <목격자들/권피디의 민심탐방, 세 도시를 가다>(2/12) 등 정책 토론이나 총선 판세 분석을 선보였다. <끝>

 

정리 : 방송모니터위원회 김은경‧박진만‧김주리‧김상경

 

2016년 2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