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신문 광고비율 분석」민언련 기획모니터팀 보고서(2003.4.1)
등록 2013.09.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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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광고비율 분석」민언련 기획모니터팀 보고서

※ 이 보고서는 '독자주권선언 캠페인'의 일환으로 발표한 것입니다.

 


'신문' 아니라 '광고전단'

-6개 중앙일간지 평균 광고비율 52%-

우리나라 신문의 광고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신문인지 광고전단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광고량이 많다는 비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문광고에 있어서는 뚜렷한 규제제도가 없으며, 신문사 전체 수입의 약 70% 이상을 광고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부작용이 심각하다. 광고유치를 위해 '변형광고'와 '맞춤형 광고'가 등장하는가 하면, 일부 거대 신문사들은 광고 유치를 위해 컬러지면 증면 움직임까지 진행되고 있다. 신문사들의 치열한 광고경쟁은 발행부수 부풀리기와 무가지 배포, 증면 경쟁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본회는 6개 주요 중앙일간지 신문지면의 광고비율을 분석해 보았다.


1. 조사방법

분석대상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한국일보이며, 개별 섹션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분석기간은 2003년 2월 25일부터 3월 10일까지 2주 분이다.
우리나라 신문광고는 신문별로 큰 차이가 없으며, 형식이나 크기가 대체로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어 2주간의 모니터링을 통해 광고 지면분석을 시행했다. 광고지면 분석과 함께 순수하게 기사로만 이루어진 '광고 없는 면'의 비율도 조사했다. 분석 수치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 광고의 가로와 세로를 각각 재어 곱한 면적비로 계산하였다.
신문지면의 광고비율 비교를 위해 외국 신문으로 미국의 The New York Times, 영국의 The Times, 프랑스의 Le monde, 일본의 朝日新聞(아사히)의 광고량도 함께 조사했다. 이들 외국 신문은 한 달 중 4일씩을 '회전식표집'하였으며, 분석 일은 각각 2월 3일, 12일, 21일, 3월 1일이다. 모든 수치는 소수 세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했다.

2. 분석결과

이번 신문지면의 광고비율 분석 결과 6개 일간지의 평균 광고비율이 51.98%를 보여 전체적으로 기사보다 광고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광고가 없는 순수한 기사면은 평균 6.58%에 불과했으며 신문간 편차가 컸다. 외국 신문과 비교해보면 6개 일간지의 광고비율이 평균 15%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광고 없이 순수하게 기사로만 이루어진 면은 15% 정도 낮은 비율을 보여, 광고로 인한 지면의 잠식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표 1] 참고)

[표 1] 한국 vs 외국신문의 광고 비율 비교 (단위;백분율)
국가 한국(6개 일간지) 외국(미·영·프·일)
광고 비율(%) 51.98 37.17
광고 없는 면 비율(%) 6.58 22.02

 

(1) 6개 일간지 광고비율 분석
6개 일간지의 광고비율을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광고비율이 다른 세 신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앙일보의 광고비율이 가장 높았다.([표 2] 참고) 중앙일보는 59.39%로 가장 높았으며, 조선일보는 58.72%, 동아일보는 58.02%로 신문지면에서 기사보다 광고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광고비율이 가장 낮은 신문은 경향신문이었다. 경향신문은 35.47%의 광고비율을 보였으며, 한겨레신문과 한국일보가 각각 42.22%와 46.96% 였다. 특히 광고량이 가장 적은 경향신문은 광고가 없는 순수한 기사면 비율에서도 25.4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광고가 없는 면이 가장 적은 신문은 조선일보로 0.52%에 불과했다.

 

[표 2] 신문별 광고 비율·광고 없는 면적 비율 대조표 (단위; 백분율)
매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광고비율 58.72 59.39 58.02 42.22 35.47 46.96
광고없는면비율 0.52 1.30 5.47 10.58 25.42 5.11

 

(2) 외국신문의 광고비율 분석
외국신문의 광고비율은 평균 37.17%로 한국신문 보다 15% 정도 광고량이 적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외국신문 가운데 가장 광고 비율이 높은 신문은 일본의 朝日新聞(아사히)로 46.97%를 보였다. 반면 가장 광고비율이 낮은 신문은 프랑스의 Le monde로 13.96%에 불과했다.([표 3] 참조)

[표 3] 외국 신문별 광고 비율·광고 없는 면적 비율 대조표 (단위; 백분율)
매체 The New York Times The Times Le monde 朝日新聞
광고비율 39.35 42.27 13.96 46.97
광고없는비율 43.18 8 34.17 3.29


朝日新聞(아사히)는 외국 신문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우리나라 신문과 비교해서는 광고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일간지 가운데 朝日新聞(아사히)의 광고비율보다 낮은 신문은 한겨레신문(42.22%)과 경향신문(35.47%) 밖에 없었다. 한국일보는 겨우 0.01% 차이여서 비교대상이 되기 힘들었다.
외국신문의 경우, 광고 없는 면의 비율이 우리나라 6개 일간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없는 면의 비율은 The New York Times가 가장 높아, 광고 없는 면이 무려 43.18%나 되었다. 반면 광고 없는 면이 가장 적은 것은 3.29%의 朝日新聞(아사히)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사실상 朝日新聞(아사히)보다 현저하게 높은 신문은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뿐이었다.([표 4] 참조)

 

[표 4] 한국과 외국 신문의 광고 비율 비교 (단위; 백분율)
매체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 한국 New
York
Times
The
Times
Le
monde
朝日新聞
광고비율 58.72 59.39 58.02 42.22 35.47 46.96 39.35 42.27 13.96 46.97
광고없는비율 0.52 1.30 5.47 10.58 25.42 5.11 43.18 8 34.17 3.29


특징적인 것은, 외국신문의 경우 한국의 신문과 광고량 뿐 아니라 지면구성에서도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신문은 광고의 크기와 위치 등이 거의 고정되어 있어 기사보다 우선 배치된다. 손석춘은 「여론읽기의 혁명」에서 “심지어 기사가 모두 준비되었음에도 전면 광고가 들어올 경우 그 준비된 기사가 취소되는 사례도 많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을 정도다. 반면 외국신문의 광고는 다양한 형태와 위치, 크기를 보이고 있었다. 일본만이 한국과 유사한 형태였으나,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신문들은 모두 지면과 기사를 엄격하게 분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기사와 광고를 섞어 놓거나, '기사식 광고'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는 없었다. 광고를 싣되, 기사를 싣는 면에는 거의 광고를 싣지 않아 독자들이 광고와 기사를 구별해서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3. 맺으며
광고비율만으로 신문의 질을 따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광고가 전체 지면의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조선·중앙·동아는 '신문'이라기보다 '광고전단'에 가깝다. 더구나 이 신문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매체라는 점에서도 우려가 크다.
언론사가 광고수입에 의존할수록 광고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기사와 광고를 거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대 광고주들을 상대로 한 비판 기사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물론 신문독자들의 '읽을 권리' 도 배제 당하고 있다. 광고가 지면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신문지면 속에서 독자들은 신문사들의 광고비를 책정하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방송은 법적으로 광고의 비율이나 내용에 일정한 규제를 받는데 반해, 신문은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다. 1996년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제정한 광고윤리강령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시스템사회운동본부의 의견광고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신문광고의 량이나 내용을 둘러싼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사가 단순한 이윤추구가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이를 보장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

 



2003년 4월 1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