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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관련’ 방송3사 보도 모니터(2007.4.26)
등록 2013.09.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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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관련’ 방송3사 보도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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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관련 방송3사 보도 모니터모니터
기간 : 2006년 1월 1일 ~ 2007년 4월 23일
모니터 대상 :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미국 쇠고기 수입 관련 보도


방송사 ‘미 쇠고기 보도’, 최소한의 정보제공도 없어

4월 2일 한·미FTA협상이 타결됐다. 미 쇠고기 수입개방은 한미FTA 의제가 아님에도 미국 측의 강력한 요구 때문에 한미FTA의 최대 쟁점이었다. 협상은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하고,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평가등급 결과에 따라 우리 측이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한다는 구두 약속을 하는 선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4월 23일 미국 캔자스주에서 도축된 6톤 분량의 쇠고기가 공항에 들어와서 검역을 기다리고 있다. 농림부는 이번에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부터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돌려보낼 방침이기 때문에, 5월 중순쯤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정부와 언론은 ‘한미FTA 체결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을 조성해왔다. 특히 미 쇠고기 수입에 대해 경제적 측면만 강조하면서 축산농가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일반 소비자는 싼 가격에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며, 한미FTA체결로 자동차와 섬유 관세 인하 효과로 더 큰 국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쇠고기 수입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제적 국익이나 미국의 압력, 축산농가의 반발이 아니라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충분한 안전성 검토이다. 한미FTA가 한국 경제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준다 하더라도, 국민에게 광우병이라는 무서운 병이 걸릴지도 모를 쇠고기를 먹여가면서까지 얻어야 하는 ‘국익’은 없다.
우리는 방송이 국민건강과 직결된 ‘미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2006년 1월부터 2007년 4월 9일까지의 보도를 모니터했다.
모니터 결과 1년 4개월간 미 쇠고기 수입관련 보도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유형을 보였다. 먼저 광우병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심지어 광우병이라는 단어조차 잘 사용하지 않았다. 둘째, 한미간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대립에 대해 ‘기계적 중립’의 태도를 보였다. 셋째, 미 쇠고기 수입 문제를 ‘미 쇠고기 수입 = 쇠고기값 하락 = 소비자 이익’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넷째, 쇠고기 수입에 유리한 정보는 확대 보도하고, 불리한 정보는 축소 보도하여 결과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보도였다.

1. 광우병에 대한 정보 제공 없다
1년 4개월간의 모든 미 쇠고기 수입 관련 보도에서 광우병이 무엇이며, 광우병의 위험성은 무엇이고, 미국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보도가 방송3사 보도에서 단 한 꼭지도 없었다. 수입을 반대하는 집회나 시민단체 관계자 인터뷰를 담을 때도, 짧은 구호나 맥락을 이해할 수조차 없는 내용만을 방송할 뿐, 왜 그토록 광우병을 우려하고 미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거의 없었다.

정부는 미국의 광우병 예찰 프로그램의 우수성, 우리 정부가 36곳의 수출작업장을 직접 승인한다는 점, 30개월 미만의 살코기 수입 등을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안전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에 의하면 ‘30개월 미만의 뼈를 발라낸 살코기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이미 30개월 미만의 소에서도 100건 이상의 광우병이 발생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도 ‘살코기에도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국제수역사무국에 보낸 공식문서에서 주장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의 사료정책이 필연적으로 광우병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은 98년 4월에 육골분 사료 사용을 금지했지만, 세계보건기구가 광우병 예방지침의 하나로 금지시킨 동물성 사료는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반추수 유래 육골분을 되새김 동물에게만 먹이지 않을 뿐, 돼지와 닭, 오리, 칠면조 등의 농장동물에게 여전히 반추수 유래 육골분 사료를 먹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교차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이 밖에 미국 도축장의 위생상태가 불량하여 작업도구를 통하여 광우병 원인물질이 살코기에 묻어나올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미 쇠고기의 안전성 검사는 0.1%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광우병에 감염된 소를 완전히 걸러낼 수 없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런 광우병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하고 있지만, 우리 언론에서는 이에 대해 거의 보도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광우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광우병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

① 2006년 1월 /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 쇠고기 수입 재개 당시
- “유리한 조건에 수입”만 부각, 한우 값 하락만 언급


2006년 1월 13일 미 쇠고기 수입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와 관련해 KBS는 4꼭지, MBC는 2꼭지, SBS는 1꼭지로 보도했다. KBS는 정부 발표 하루 전인 1월 12일 <한우값 폭락>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움직임 등으로 값이 폭락하는 등 한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고, 한미 양국 대표단이 합의문 초안 작성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단신으로 전했다.
협상 내용이 발표된 1월 13일 KBS <살코기만 수입>은 “20개월 미만 소의 수입을 허가한 일본에 비해서는 조건이 다소 완화됐지만…우리 정부의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졌습니다”라며 유리한 협상내용이라고 평가했다. MBC <살코기만 수입>도 “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우리 측 주장을 상당히 관철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라고 정부 주장을 그대로 싣는데 그쳤다. SBS <수입 안 한다>는 수입되지 않는 부위를 자세히 언급한 뒤, “소의 나이는 미국 측 요구대로 생후 30개월 이하로 합의됐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방송 3사 모두 ‘우리 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수입한다는 정부 주장을 부각시켰을 뿐, 광우병 우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한 이날 있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집회에 대해 KBS·MBC는 폭력 없는 평화집회였다는 점만 강조하면서 정작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반대하는 이유는 제대로 담지도 않았고 SBS는 아예 집회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② 2006년 1월/ 일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조치
- 단순 사실만 전달, 왜 뼈는 안되는지 자세히 설명 안해

 

2006년 1월 20일 미국산 쇠고기에 등뼈가 섞여 있다는 이유로 일본이 수입을 금지했다. 방송 3사 모두 일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라는 단순 사실만을 전달했을 뿐, 왜 뼈는 수입을 금하는지, 특정위험물질(SRM)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특히 SBS는 21일과 23일에 각각 일본은 수입을 중단했지만 우리 정부는 예정대로 미 쇠고기를 수입할 방침이라는 내용을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다만 MBC가 <일, 미국쇠고기 한달만에 또 금지>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문제가 된 업자에 대해서만 수입을 금지시키자는 일각의 의견을 일축하고 전면 수입 금지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라고 일본 정부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태도를 강조했다.

현재 일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은 국제기준보다 엄격한 ‘20개월 미만’이며, 미국의 육류제품 수출선적 서류에 약간의 기재 실수만 확인하더라도 해당 작업장의 쇠고기 수입을 중단시키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지난 2005년 말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에도 없는 “20개월령 미만(실제로는 12~17개월령)”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하였다. 그러나 WTO에 제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일본 국민들로부터 광우병 위험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했다는 비판만 받고 있다. 마쓰오카 토시가츠(松岡利勝) 일본 농림수산성장관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인 ‘30개월 미만’으로 수입조건을 완화하라는 마이크 조한스 미 농무장관의 요청에 대해 “지금은 현행 기준이 준수되어, 식품의 안전에 대해서 일본 국민의 납득을 얻는 것이 더 큰 일”이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 역시 방송 보도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③ 2006년 3월/ 미국 광우병 소 세 번째 발병 당시
- 여전히 광우병 우려없는 방송보도

 

2006년 3월 14일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보류되었다. 당장 국민건강에 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미 광우병 실태를 다룬 보도는 없었다.
SBS는 <수입 늦춰질 듯>에서 광우병 소가 10살짜리 소일 가능성에 주력해 보도했으며, MBC는 이날 <광우병 소 또 발견>이라는 제목의 단신으로 매우 간단히 전하고, 뒤늦게 1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연기>에서 시민단체의 수입재개 철회 기자회견을 짧게 전했다.
KBS는 방송3사 중에서 비교적 상세히 이 문제를 보도했다. 워싱턴 특파원이 취재한 <또 광우병 소>에서 미국에서 세 번째로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으며, “지난 두 번의 광우병 발견 때와 달리 미국 내 쇠고기 소비가 상당히 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라고 전망했다. KBS <수입 늦춰질 듯>에서는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의 인터뷰로 “미국에 광우병이 생각보다 굉장히 광범위하게 퍼져있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는 주장을 보도했다. KBS 보도내용은 다른 방송사에 비해 광우병 우려를 많이 담았지만, 시청자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2006년 4월 /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
- SBS 보도없고 MBC·KBS는 소극적 문제제기

 

4월 25일 정부는 미국 현지 조사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결정·발표했다. 세 번째 발병한 광우병 소에 대해 정확한 해명자료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정확성을 신뢰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10년 이상 된 소’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입재개를 결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따라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광우병 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해야 될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MBC와 KBS는 한 꼭지로 수입재개 결정을 다루면서 우려가 남는다고 언급하는데 그쳤고, SBS는 관련내용을 한 꼭지도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4월 26일 <미국 쇠고기 찜찜한 수입재개>에서 “광우병 소가 기준시점(98년 4월) 이전에 태어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는 건데 어째 좀 명확하지 않습니다”라고 앵커멘트를 한 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 과장의 치아감별법 갖고는 안된다는 인터뷰를 담았다. 그러나 “정부는 사진판별과 현지조사를 거쳐 가축시장 매매기록 등을 확인하고 소의 나이가 10살이 넘은 것으로 오늘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출생기록이 없는 소의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보다 우리 정부가 더 많이 애쓴 셈입니다. 미국이 10%의 소에 대해서만 유력 추적제를 시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불안감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KBS는 <6월쯤 수입 재개>에서 “앨래버마 현지 확인을 하고 돌아온 전문가들은 소의 치아가 닳은 상태 등으로 판단할 때 최소 8살 이상 됐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하지만 미국 측이 한 달여 동안 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는 사이 한국 정부가 서둘러 현지조사까지 해 수입재개 근거를 마련해 준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습니다”라고 기자가 멘트했고, “미국 정부가 객관적인 자료나 합리적인 자료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지나치게 조급하게 조사를 진행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는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국장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날 SBS는 이와 관련된 보도가 없었다.


⑤ 2006년 9월 /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 여전히 광우병에 대한 정보 제공 부족해.

 

9월 8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승인을 재개했다.
6일 MBC는 단신으로 이를 먼저 다뤘지만 8일에는 관련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미 쇠고기 수입 재개>에서 수입 승인내용을 보도한 뒤, 농민·시민 단체들의 반대 서명운동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한우협회장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수박 겉핧기 식으로 가는 부분 자체가 미국의 도축장 문제나 위생조건이 지켜질 것인가 우려되고”라는 다소 모호한 내용을 담는데 그쳤다. 그 외에는 한우 가격 추락예상 등을 우려하는 정도였다.
SBS가 9월 8일 <살코기 수입 재개>에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국장의 “일본에서도 두 마리의 광우병 소가 근육 속에서도 광우병 유발물질이 검출된 예가 있어 살코기도 결코 안전할 수 없습니다”라는 인터뷰를 전한 것이 광우병 위험에 대한 몇 안되는 ‘정보’였다.

⑥ 2006년 10월/ 1차 미국산 쇠고기 공항 도착
- SBS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시민반응 부각.

 

10월 30일 미국산 쇠고기가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3사 모두 공항의 모습을 전하면서 검역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스케치에 가까운 내용이었을 뿐, 쇠고기가 한국에 들어오는 날까지도 광우병에 대한 우려는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수입재개 반발>에서 ‘한국한우협회’의 집회 장면을 간단히 담는데 그쳤다.
SBS <걱정 반 기대 반>에서는 수입 쇠고기가 ‘한우’로 둔갑하는데 대한 의심이 커져 국내 축산농가에게 직격탄이 들어올 우려가 있다는 전기환 전국농민회 사무총장의 인터뷰와 미 쇠고기 불매운동을 할 것이라는 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 박석운 위원장의 주장을 담았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매우 짧았으며 소비자들의 반응은 ‘걱정 반 기대 반’이라면서 쇠고기 값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는 시민과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 각 한명씩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한우는 품질이 좋아 가격도 당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에게 제대로 된 광우병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의 반응을 취재하여 국민들의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비슷한 것처럼 부각시킨 것은 부적절하다.
그나마 MBC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3년만에 재개>에서 수입된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 보도는 “이들은 미국 측이 동물성 사료 중 육골분 사료만 금지했을 뿐, 어분 같은 사료는 여전히 허용하고 있어 광우병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수입된 쇠고기를 가공한 작업장은 세 차례나 광우병 관련 검사 규정을 위반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는 기자 멘트에 이어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으며 전문가들조차도 안전성 검사의 신빙성에 회의적입니다”라는 FTA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 보도에서 나온 육골분 사료에 대한 언급은 방송3사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언급된 구체적인 광우병에 대한 정보였다.

⑦ 2007년 4월 / FTA타결 후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
- KBS만 광우병 우려 언급

 

지난 4월 2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자 방송3사는 이전과 거의 똑같은 보도를 반복했다. 공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을 보여주면서 ‘다음달 쯤이면 쇠고기가 유통될 것이 예상된다’는 내용을 전하는 수준이었다. 2007년 4월 수입된 쇠고기는 뼛조각이 나오더라도 전량을 반송시키지 않고 뼛조각이 나온 상자만을 반송하는데다가, 작업장에 대한 수입중단이나 제재조치도 없다.

그런데도 MBC <내일 수입재개>(4/22)는 “농림부는 철저한 검역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적잖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미국 측이 쇠고기의 전면 개방 없이는 FTA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정상적인 검역 절차에 의해서 처리가 될건데 그걸 가지고 또 이렇게 FTA와 자꾸 연상이 돼서 굉장히 여러모로 압력을 많이 받고 있는데다가…”라는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의 인터뷰를 담는데 그쳤다. SBS도 광우병에 대한 위험이나 철저한 검역에 대한 요구를 지적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KBS는 <심층취재/쇠고기전쟁>(4/19)에서 유일하게 OIE의 문제점과 함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기자가 “OIE가 과학적 평가에서는 미국의 광우병 발생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광우병 등급 판정은 뼈까지 수출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라고 멘트하고, “등급 판정 자체가 5단계에서 3단계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미국을 위한 규정이라고 비판을 받을 만큼, 합리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보건의료연합 우석균씨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KBS는 <미 쇠고기 곧 유통>(4/23)에서도 “2년전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단은 살코기도 광우병 위험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살코기도 위험하다던 농림부가, 뼛조각만 걸러주는 수준으로 후퇴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미국의 이해를 우리 국민에게 관철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김정범 대표의 인터뷰도 전했다.


2. 한미 사이에 ‘기계적 중립’을 취하는 태도

우리 방송은 당연히 우리 국민들의 입장에서 미 쇠고기의 안전성과 수입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우리 방송은 미국 측의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의 보도를 하거나, 미국 측의 입장을 ‘설명’해주는데 방점을 찍는 보도태도를 보였다.

① 연이은 쇠고기 검역 불합격 및 다이옥신 검출
 

2006년 11월 24일 1차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된 데 이어, 12월 1일 2차로 뼛조각이 발견되어 반입이 금지되었으며, 12월 6일 다시 뼛조각이 발견되어 사실상 수입이 중단되었다. 이 과정에서 방송3사는 안전성에 대한 점검보다는 미국측의 불만이나 농림부와 재경부의 알력 등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1차 검역결과 당시 11월 24일 KBS는 <뼛조각 발견…불합격>, MBC는 <미국산 쇠고기에 뼛조각>, SBS는 <검역 불합격>에서 뼛조각 발견 사실을 보도했다.
MBC는 “아무리 작더라도 협정 위반이기 때문에 바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미국 측으로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는데요”라고 기자가 말하자 앵커가 “그러니까 자꾸 미국 측이 자꾸 뼈 있는 쇠고기도 수입해달라는 압력을 더 거세게 넣고 있는 거군요”라며 응수하더니, “우리는 칼로 살코기를 떼어내지만 미국은 톱으로 썰기 때문에 뼈를 제외시키기가 상당히 어려운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우리는 뼈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계속 갖고 있기 때문에 뼈의 포함 여부를 놓고 상당한 진통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미국 측 입장을 고려해주는 듯한 설명을 길게 덧붙였다.
SBS는 “시민단체들도 뼛조각 검출이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수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라고 시민단체 의견을 짧게 담았으나 KBS와 MBC는 이날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12월 1일 2차로 뼛조각이 검출되자 KBS는 ‘뼛조각이 또 발견됐다’는 내용을 전한 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한미FTA비상대책위원회의는 성명을 내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우려된다며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한 뒤, 박인순 민노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담았다.
MBC는 뼛조각이 잇따라 검출되어 우리 정부가 난처해졌다는 방향에서 접근했다. 앵커멘트가 “이번에도 모두 반송되거나 폐기되지만 잇따라 검역 문제가 불거지자 오히려 우리 정부가 난처해하고 있습니다.”라고 한데 이어, 기자는 마무리 멘트로 “미국의 압력은 거세지는데 뼛조각이 잇따라 발견되자 농림부도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이상 검사기준을 완화할 수도 없다는 점이 농림부의 고민입니다”라고 보도했다.
SBS는 통상마찰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 측의 반발을 자세히 전했다. SBS는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통상마찰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는 앵커멘트로 보도를 시작했다. 기자는 시민단체와 민노당의 수입중단 요구를 전한 뒤, “미국 측도 사실상의 수입금지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처음 뼛조각이 나오자 조한스 미 농무장관은 한국 정부가 수입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에도 어긋나지 않는 뼛조각을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며, 이런 상태로는 교역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미국 측 주장을 길게 언급했다.


3차로 뼛조각이 발견된 12월 6일에는 KBS는 단신으로, MBC는 <미국 쇠고기 사실상 수입 무산>에서 “우리 정부는 뼛조각이 발견되는 한 수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보도했다.
SBS <또 또 뼛조각>(12/6)에서는 “육안으로 자세히 봐야 겨우 식별이 가능한 정도인 뼛조각을 놓고 불합격 처분을 해야 할지 정부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고 멘트하면서 농림부 간부의 “이 종이장 같은 것을 과연 뼈로 볼 것이냐, 안 볼것이냐 고민중에 있어요. 종이같이 얇은 거라…”라는 인터뷰를 담았다. 이러한 인터뷰는 뼛조각이 안전성의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해석의 차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12월 21일에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
KBS는 12월 21일 주요단신과 22일 <다이옥신 검출>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뼛조각 쇠고기 전량 반송으로 미 의회의 반발이 강한 상태에서 한미간 통상 마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라며 미 의회의 반발을 자세히 전했다.
SBS와 MBC는 쇠고기 수입 문제를 재경부와 농림부의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다뤘다. 또 검출된 다이옥신의 양이 ‘허용치를 조금 웃돌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SBS는 <다이옥신 검출>에서 “검출된 양은 6.1 피코그램, 국내 허용치 5.0을 조금 넘습니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김성진 재경부 차관보가 “전수조사를 했으면 뼈가 나온 것만 돌려보낸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나머지 전부를 돌려보낸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거고, 사실 그 뼛조각도 광우병과 관계있느냐 하는 것도 상당히 의문입니다”라고 한 발언을 그대로 방송한 뒤, “농림부는 공식대응을 꺼리면서도 국민들이 과연 용납할 수 있겠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뼛조각에 이은 다이옥신 검출, 그리고 검역 강도를 둘러싼 정부 내 불협화음 속에 미국의 불만 제기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도 <재경 농림부 갈등>에서 “지방 1g당 6.25피코그램으로 국내 허용치인 5피코그램을 웃돕니다”라고 보도했으며 김성진 차관보의 발언을 간단하게 담았다.


② SBS, 국제수역사무국 결과에 따라 수입확대 가능성 강조
척 램버트 미 농무부 차관보 등은 국제기구인 국제수역사무국(OIE)의 판정 결과가 나오면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당연히 개정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해왔고, 재정경제부와 일부 언론은 이를 받아 OIE 판정이 곧 우리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무로 이어지는 것처럼 여론전을 펼쳐왔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SBS에서도 여러차례 드러났다.
SBS는 2006년 11월 1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압력>에서 국제수역사무국에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의뢰했으며 그 결과를 근거로 쇠고기 수입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1월 19일 <전방위 압박>에서는 “지금의 쇠고기 수입조건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는 오는 5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세계동물보건기구의 판정. 동물보건기구는 중간 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쇠고기에 대해서는 뼈의 유무에 관계없이 거래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기자가 설명한 뒤, 김창섭 농림부 방역과장의 “국제기준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을 때 우리가 기술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라는 인터뷰를 담았다.
또 2월 9일 <뻣뻣해진 미국>에서는 기자가 “(미국은) 오는 5월 세계 동물 보건 기구의 광우병 위험등급 판정에 대한 기대도 숨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쇠고기가 중간 등급 이상을 받을 경우 뼈가 포함된 쇠고기 수입을 막을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라고 멘트를 하더니, 1월 19일에 사용한 김창섭 농림부 방역과장의 똑같은 인터뷰를 방송했다. 이런 SBS의 보도는 OIE 판정이 ‘중간 등급 이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OIE의 판정은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하는 것인 양 단정하는 내용이었다.

FTA 8차 협상기간 중인 3월 11일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을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등급평가 3단계 등급 중 ‘광우병 통제국가’ 등급으로 잠정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우리 방송도 기다렸다는 듯이 OIE 평가결과에 따라 한국이 쇠고기 수입조건을 개정해야 한다는 미국측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다.
MBC <전면 개방 초읽기>(3/11)는 “(OIE 평가가)강제성을 띠고 있지는 않지만 회원국들은 국제수역사무국의 수입 기준을 사실상 의무조항으로 받아”들인다는 농림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의 인터뷰를 싣는 한편, “5월 총회에서 등급이 최종 확정되면 미국산 쇠고기는 두개골이나 척추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뼈가 있더라도 수출 제한을 받지 않게 됩니다. 당장 30개월 미만 뼈 없는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한 한미합의문도 개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라고 보도했다.
SBS <‘교역가능 평가’>(3/11)는 “WTO에서 인정하는 국제기구의 판정을 토대로 우리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을 밀어붙이겠다는 미국의 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일단 수입국의 보장된 권리를 최대한 행사하며 미국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국제기구의 판정에 맞설 명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라고 보도했다.
KBS만이 <뼈까지 완전 개방?>(3/11)에서 “광우병 반대 단체들은 국제기준보다 높은 수입 조건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라는 기자의 멘트와 함께 “국제 규정은 미국의 입김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국제 규정에 관계없이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의 주장을 전했다.


KBS는 4월 23일 재수입된 미국 쇠고기에 대한 보도에서도 ‘OIE 5월 판정결과에 따라 갈비 등뼈까지 수입될 수 있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SBS는 <미 쇠고기 도착>(4/23)에서 “5월 말 열리는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미국이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로 결정되면 갈비 등뼈를 포함한 쇠고기도 수입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광우병 위험에 대한 언급없이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MBC는 <다음주 시판?>(4/23)에서 “미국측은 국제사무국의 판정이 나는 대로 뼈있는 쇠고기도 수입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입니다”라고 보도했다. <캐나다도 압력>(4/23)에서는 한·캐나다FTA 협상에서도 쇠고기 수입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면서, “국제수역 사무국에서 안전성을 인정하면, 우리로선 거부할 근거가 없다”는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선임연구원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러나 이처럼 국제수역사무국 판정이 절대적인 수입기준인 것처럼 강조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국제수역사무국의 육서동물위생규약 광우병 관련 챕터(Terrestrial Animal Health Code 2.3.13장)는 의무사항이 아니고 권고사항(recommendations)일 뿐이다. 따라서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가’ 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입위생조건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며 한미 간에 협상을 통해 적절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 특히 WTO는 위생 검역에 관한 각국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OIE의 기준이나 가이드라인 또는 권고를 기초로 회원국 간의 조화를 도모하되, 회원국에 대해 자국민 건강과 생명의 보호 수준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된 SPS 규정에 의하면 WTO 회원국은 자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보호 수준을 설정할 권리가 있고,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보다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 이처럼 세계무역을 관장하는 국제기구가 OIE 판정이 각 국가의 위생기준을 강제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방송은 이러한 상세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MBC와 SBS는 OIE 판정을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정당화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반론 없이 그대로 전달해주는 수준의 보도를 한 것이다.

3. ‘미 쇠고기 수입=쇠고기값 하락=소비자 이익’만 부각


방송3사는 미 쇠고기 수입 보도에서 ‘광우병 위험 쇠고기’의 문제는 쏙 빼놓고 ‘축산 농가는 피해, 소비자들은 이득’이라는 식으로 본질을 흐리는 보도가 많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 중에는 소비자단체들도 많이 참여해 있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미FTA체결에 대해서 적극 찬성하는 국민들조차,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는 침묵한 채, 소비자에게 싼 쇠고기가 제공될 것이라는 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보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것이 한우값 하락을 걱정하는 축산농가 뿐이며, 이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① ‘축산농가 vs 소비자’ 구도
2007년 1월 22일 방송 3사는 국제노동기구의 자료를 인용하며 우리나라 쇠고기 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싼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KBS는 국제노동기구 조사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농림부의 반박을 함께 다루는 등 이 사안을 비교적 비판적으로 다루었지만, MBC와 SBS는 미 쇠고기 수입중단과 ‘까다로운’ 검역절차를 쇠고기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연결시켰다. 이러한 보도는 사실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국민의 건강과 관계없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또한 MBC 3월 8일 ‘축산농가 근심’에서는 앵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다음 달쯤으로 임박했다”며 “소비자들과 축산농가의 반응”을 취재했다더니 “미국산이 들어오면 쇠고기값 하락하면서 국내 소 값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내 사육두수 증가속도도 빠르고 미국산 수입물량이 들어오면서 전체적 수입물량도 늘어나 한우가격과 송아지가격이 크게 조정을 받는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인터뷰를 실어 ‘축산농가’의 피해를 언급하고, “미국이 광우병이 나타난 나라의 쇠고기이고 위험성이 있다고 보니까 쇠고기 전체를 기피할 수도 있고,또 한우로 둔갑해서 상당히 한우시장을 교란되는 그런 게 있기 때문에 농가는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농가의 피해를 우려하는 전국한우협회 회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보도는 한마디로 광우병 우려에 대한 충분한 정보도 주지 않고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소비자들에게는 ‘이득’인 양 접근한 것이다. 기자는 “그동안 비싼 쇠고기 값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 중에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며 “한우고기가 너무 비싸니까 쇠고기 먹기가 참 힘들다. 좀 수입이 빨리 들어왔으면 싶다”는 시민 인터뷰도 실었다.
기사 말미에 기자는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지겠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축산농가와 소비자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것처럼 보도했다.


한편 3월 29일 MBC <시장장악 눈독>(3.29)은 미국이 우리의 쇠고기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비싼 쇠고기 값’을 부각시켰다. 이 보도는 미국 측이 왜 이렇게 쇠고기 문제에 집착하는지 그 까닭을 취재한다면서 미국이 “한국의 비싼 쇠고기 값에 주목해서 한우의 3분의 1 가격에 쇠고기를 수출하면서 40%인 관세마저 없앤다면 한국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한국의 쇠고기가 비싸다’는 내용을 보도의 반 이상 할애해 강조했다. “2003년 12월 광우병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금지됐습니다. 그 자리는 호주산 쇠고기가 차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이 함께 오르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진단하고 ‘쇠고기 값이 너무 비싸 먹기 힘들다’는 시민의 인터뷰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됨으로써 공급량이 줄어 쇠고기 값이 올랐다’는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의 인터뷰를 담았다. 결과적으로 이 보도는 유통의 문제점 등 한우 값이 비싼 이유를 다각적으로 분석하지도 않은 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서민들에게 쇠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정보(?)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쇠고기 수입 개방 압력의 문제점과 광우병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② 한미FTA 협상 타결 이후에도 ‘가격 하락’에만 초점
방송3사는 한미FTA 타결 이후에도 미 쇠고기수입으로 쇠고기 쇠고기 가격이 떨어져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익이 되지만, 한우 농가가 걱정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KBS는 <소비자 득실은?>(4/3)에서 “이번 FTA로 회식문화도 달라질 것이란 기대입니다. 장기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값이 한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라며 한우가격이 떨어져 회식 때도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겠다는 소비자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KBS는 <시름깊은 농촌>(4/4)에서 우시장을 찾아가 소값이 벌써부터 떨어지고 있으며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도했다. MBC도 <송아지값 벌써 ‘뚝’>(4/3)에서 우시장의 모습을 담으면서 한우거래가 줄어들고 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 역시 <벌써 거래 위축>(4/3)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밀려 오기 전에 한우를 다 내다 팔아야 하는건가 가격은 이미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4월 23일 미국 쇠고기가 공항에 들어오게 되자 방송3사의 보도는 대부분 한우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미 수입 쇠고기를 기다리고 있다거나, 수입을 기다리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MBC는 <다음주 시판>(4/23)에서 “해당 수입업체엔 벌써부터 대형 식당과 유통점들의 주문전화가 잇따르고 있습니다.…이번 검역을 지켜보고 있는 수입업체들은 곧 더 많은 물량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입니다”라고 미 쇠고기를 소비자들이 매우 반기는 것 같은 뉘앙스로 보도했다.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 쇠고기 도착>(4/23)에서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싸게만 공급되면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으며,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서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침체된 쇠고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라는 양지혜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의 인터뷰를 담았다.
KBS는 <쇠고기 전쟁>(4/19)에서 한우 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엇갈린다면서 수입고기를 기다리는 입장과 한우를 고집하는 입장의 소비자 인터뷰를 담고, “가격적인 면이라든가 물량적인 면, 부드러운 맛 정도가 변하기 때문에 미산 쇠고기를 기다리고 있는 편입니다”라고 보도했다.


4. 미 쇠고기 수입에 유리한 정보는 확대보도, 불리한 정보는 축소보도

① 2006년 6월 수의과학검역원 수입재개 승인을 유보
- SBS만 단신으로 다루고 MBC와 KBS는 전혀 언급 안해

2006년 6월 7일 농림부 수의과학검역원은 미국의 작업장이 승인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입재개 승인을 유보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일부 작업장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와 타국의 쇠고기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리되고 있거나, 30개월령 이상과 이하의 소를 동일한 작업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지적되었다”고 유보 사유를 밝혔다. 이는 미국 수출 작업장의 문제를 통해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할만한 사안이었음에도 SBS에서만 단신 처리했고, MBC와 KBS는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② KBS·MBC ‘지역화조건’과 ‘원산지 문제’ 짚어보지 않아.
2006년 8월 8일 한미FTA 3차 협상 당시 KBS는 <쇠고기 원산지 돌발>에서 “미국은 쇠고기의 경우 도축 장소가 원산지가 되야 한다는 단일 실질 변형기준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캐나다나 멕시코 산 소라도 도축이라는 가공 공정을 거치는 곳이 원산지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농·축산물은 재배, 수확, 가공이 모두 이뤄지는 곳이 원산지라며 맞섰습니다”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캐나다 소는 미국보다 많은 8번의 광우병 발병 횟수를 기록하고 있어 광우병 위험성이 더욱 높다. 따라서 미국의 요구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MBC와 SBS는 이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현재 한미FTA협상 결과를 분석한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주장한 “사육국 기준”이 아니라 미국이 주장한 “미국에서 100일 이상 사육 후 도축한 경우 미국산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FTA 타결 이후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은 SBS에서만 나왔다.
SBS는 <숨어있는 폭탄>(4/4)에서 “이번 쇠고기 협상에서는 또, 원산지 기준을 사육한 나라가 아닌 도축한 나라로 규정하자는 미국 측 제안을 우리 정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멕시코나 캐나다 같은 인접국에서 소를 가져다가 미국에서 도축한 쇠고기도 똑같이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보 도는 지역화조건이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 해도, 몬타나 주처럼 다른 지역에서 사육한 소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가정해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것이 지역화 조건”이라고 설명한 뒤, “미국은 한미FTA협상 막바지에 광우병과 구제역과 같은 다른 가축 질병에 대해서도 지역화 조건을 수용하라고 압박 강도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지역화조건 관련 협상 결과는 협정문이 공개되기 이전까지 확실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의제화시킨 SBS보도는 매우 돋보였다.
반면 MBC와 KBS는 이에 대해서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③ MBC “불합격 판정 받은 쇠고기 주한미군이 먹는다” 보도
2006년 12월 미국 측은 불합격 판정을 받은 1차 수입 물량을 주한미군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KBS와 SBS는 보도하지 않았는데 MBC만 12월 5일 <반품 쇠고기 주한미군이 먹는다>와 12월 6일 <미국 쇠고기 사실상 수입 무산>에서 언급했다. 5일 보도에서는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 크랙스톤 팜 김상백 한국지사장의 “이번에 쇠고기를 미군부대에 판매해서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고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입니다”라는 인터뷰를 담고, “미국 쇠고기 수출업자와 미국 정부는 이미 가격협상을 마친 상태입니다”라고 보도했다. 덧붙여 “미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한국 측에 시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12월 6일 <미국 쇠고기 사실상 수입 무산>에서는 같은 내용을 언급하더니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불합격될 경우 반드시 반송하거나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주한미군행은 현실성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결국 MBC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미국 측의 주장을 근거로 주한미군이 당장에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이 강조한 셈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방송사들의 미국 쇠고기 수입 관련 보도는 한마디로 매우 부족했다. 방송3사 보도는 시청자들은 광우병이 어떤 병인지, 광우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미국산 소는 어떤 사료를 먹고 어떻게 도축되고 있는지, 미국의 광우병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우리의 검역 제도는 믿을만한지 등 소비자들이 쇠고기를 구입하기 전에 알아야 할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공하지 못했다. 당장 5월이면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방송3사는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해야 할 것이다.



2007년 4월 26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