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_여는 글

언론운동의 신발 끈을 바짝 맵니다
등록 2018.05.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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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 안녕하시온지요? 공영방송에 밝은 기운이 돕니다. 그동안 병들었던 공영방송에 정상의 새살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9년 동안 추락했던 신뢰가 조금씩 회복할 조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영진이 바뀌고 주요 보직자가 새로 임명되었다고 공영방송이 그냥 정상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사이에 곪고 썩은 부위가 너무 넓고 깊습니다. 아마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요. 그래도 가닥을 잡았으니 날로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엿봅니다.
 
하지만 이전 상태로 회복한다고 공영방송이 참다운 모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전의 제작 관행과 운영방식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깊이 있는 보도와 통찰로 시대정신을 온전히 담아냈다고 후한 평가를 하기도 어렵고요. 게다가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 방식도 달라졌고 공영방송의 위상도 예전 같진 않습니다. 도사리고 있는 잔재들을 어떻게 털어내고 혁신을 이끌 것인가도 당면한 과제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수구언론들이 장악한 여론지형은 여전히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전통적인 신문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이들의 보도를 진실로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냉전의 찌꺼기를 자양분으로 대결과 갈등을 부추기는 수구언론은 특혜의 온상 속에 공론장을 교란하는 종편까지 손아귀에 넣어서 낡은 증오심을 부추깁니다. 시민단체를 흠집 내려는 틈만 노리기도 합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관련된 논란을 계기로 조선일보는 “권력의 단물은 다 받아먹는 참여연대”라는 사설까지 실으면서 공격하기도 했지요. 개혁과 변화에 시민들의 여망을 왜곡하고 시민사회와 이간질하기에 나선 것입니다. 하루 종일 종편만 켜놓고 그들이 뿌린  뒤틀린 정보로 세상을 인식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여론몰이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온갖 막말과 가짜 정보에 홀려 주말이면 서울 광장에 모여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적폐세력에 기생하면서 개혁에 저항합니다. 그러니 이들의 왜곡과 편파를 감시하고 시민들에게 올바로 알리는 활동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또한 자본의 언론장악력은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에서 드러났듯이 거대권력 삼성 앞에 선 언론의 몰골은 비굴하고 초라하기만 합니다. 어디 삼성뿐이겠습니까? 돈줄 앞에서 언론의 공정보도 따위는 내팽개쳐지고 있는 참담한 현실입니다. 돈에 매수되는 기사들이 가짜 뉴스 못지않게 거짓 공론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미디어 지형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언론운동의 영역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공론장을 형성하는 중심적 매개인 신문과 방송을 중심으로 비판하고 감시하는데 활동의 힘을 쏟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정보유통과 소비의 핵심통로는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로 권력의 축이 이동하였습니다. 수시로 뉴스배치가 바뀌니 감시하기가 그만큼 까다롭고 품이 많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할 일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겠지요.
 
건강한 공론장을 형성하고 지원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겠지요. 다양한 독립미디어들은 세포처럼 풀뿌리 여론을 만들어 갑니다. 이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으면 실핏줄 정보가 소통되고 민주주의의 기반이 탄탄해지겠지요. 민언련은 어떻게 이러한 공론 생태계가 온전히 형성되도록 할 것인가를 고심합니다. 물론 정책과 제도라는 큰 미디어 마당을 구성하는 벼리입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과 자율성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책적 제안과 대안 마련에도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단체가 할 일들은 꼽아보니 어깨가 무겁고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회원님 그리고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언론운동의 방향과 동력을 만들어 낼 것인가가 찾아보겠습니다.
 
시민운동의 방식도 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식과 안목은 날로 높아지고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각종 정보와 의견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의견을 만들고 제안하면서 시민들이 쟁점과 여론을 이끌어가는 시대입니다. 촛불 혁명을 거치면서 광장에서 얻은 경험으로 새로운 사회변화와 운동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시민과의 연대와 공감이 개혁의 동력이 됩니다. 이러한 흐름을 언론개혁에 녹여내어 운동의 방향과 방식도 거듭 진화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적 기대와 요구를 언론운동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길을 찾을 것입니다.
 
회원님들의 뜻을 받들어 언론개혁 활동을 세우고 실천하겠습니다. 헌신적인 사무처 활동가들은 언론개혁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권력의 가혹한 탄압에도 온갖 고초를 마다하지 않고 언론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워오신 선배 언론인들과 시민들의 정신은 언제나 언론개혁운동의 빛나는 등불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연우 상임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