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활동가 인사]한국언론을 상대로는 ‘1+1=2’도 모두의 힘으로 지켜야 할 진실이 됩니다.(공시형)
등록 2019.07.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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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제목부터 숫자 이야기로 시작해서 당황스러우셨나요? 이과라서 죄송합니다... 신입 활동가 공시형 인사드리겠습니다.

 

 

1+1=2,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시나요? 사실 깊게 들어가면 ‘1+1=2’라는 걸 증명하는 건 어렵습니다. ‘1+1=2’가 된다는 걸 증명하는 데만 7개의 전제(공리)가 필요하죠. 그럼에도 우리가 1과 1을 더할 때 긴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 그런 전제들은 합의로 정해진 규칙이거나 보기에 당연한 내용들이라 따로 논의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합의의 기반을 흔들고, 심지어 지나칠 정도로 잘 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이 있습니다. 언론입니다.

 

 

물론,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사건은 ‘1+1’보다는 복잡합니다. 넓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좁게는 한 가지 사건의 맥락에 따라서도 사건의 본질은 달라지기 마련이죠. 그런데 ‘1+1=10’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보고 잘못됐다고 하니, ‘10은’ 사실 이진수였다고 우기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자주 하는 농담이긴 하지만 이 말을 진지하게 하니 별로 상종하고 싶지는 않군요. 얼마 전 북한 사람들을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부두술사로 만들어 소동을 일으킨 조선일보가 그랬듯 말입니다.

 

 

중세 호족처럼 시장자유라는 이름의 치외법권을 원하는 듯한 노동착취 기업들과, 아직도 군사독재 시절의 논리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과 신성동맹을 맺은 왜곡언론들은, 말장난으로 우리 윗세대가 피로 지켜낸 우리 사회의 ‘공리’와 땀 흘려 밝혀낸 ‘증명’들을 흔듭니다. 폴포트처럼 200만쯤 밀어버리면 어떨까 고민하다 총을 맞아 죽은 독재자는 자유민주주의의 영웅이 되고, 아직도 전라도 시골에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을 북한군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법원 판결을 대놓고 무시하는 기업에 모든 것을 희생하며 9년째 대항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조직폭력배가 되고, 녹조 라떼는 수질이 좋아지는 징후라고 하고, 언제나 인재의 위험을 안고, 한번 사고에 인근 지역을 몇 세대 동안 불모지로 만들 수 있는 원전은 ‘이론적’으로 사고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친환경이 됩니다.

 

 

진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활동가 몇 명의 힘으로는 지킬 수 없습니다. 팩트체커 수 백 명의 힘으로도 지킬 수 없습니다. 진실의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진실을 소비하고 끝없이 무엇이 진실인지 질문할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바로 민언련 회원 여러분들입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도 아니었고, 저널리즘을 공부한 적도 없었습니다. 언론계에서 일하겠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죠. 저의 전공은 천문학이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말기가 되어서야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생각을 접고 공인노무사 공부를 하기 전까진, 사회과학 서적을 수박 겉핥기로 읽은 것 이외에는 일명 ‘문과’와는 담을 쌓았었습니다. 대학교를 마친 저에겐 시민단체나 정당을 통해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활동을 하겠다는 막연한 계획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 제가 지난 11월 인턴 모집으로 민언련과 만났습니다. 미리 여러 가지 공부를 해 놓긴 했지만, 인턴 기간을 합쳐 민언련에서 7개월째가 다 되어 가는데도 저의 관점과 실력이 언론단체에서 통할까, 언론개혁 목표에 도움이 될까 아직은 스스로에 대한 일말의 의심이 있습니다. 지난 7개월을 돌아보면, 저의 이과 감성(?)을 발휘해서 잘 짚어낸 주제도 있고,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되어 잘 못 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 시간 만에 제가 평생 한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은 팟캐스트 녹음은 항상 어색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부족한 저라도, 앞으로도 민언련 회원분들과 함께 왜곡언론들에 맞서 진실을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팬지어스와 윌슨은 천문학자가 아니라 안테나 공학자였지만, 전체 신호에서 3%에 불과했던 잡음을 없애려고 안테나를 닦고 또 닦고 비둘기 배설물까지 치우는 수고 끝에 그 3%가 우주 탄생의 비밀을 담은 우주배경복사라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언론개혁을 위해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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