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모니터 존재의 이유
등록 2019.01.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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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과 채널A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와 학부모 집회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니 어색했다. 그래도 “어쨌든” 싶었는데, “역시나”로 깔끔하게 털어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보고서 <지역아동센터 예산부족이 최저임금 때문이라니?>(1월 23일)에 따르면 TV조선과 채널A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지역아동센터 운영이 어려워진 것처럼 보도했다. 지역아동센터 예산은 전적으로 정부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인건비나 관리운영비가 늘면 아이들 교육에 들어갈 사업비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 지출의 상승을 의미할 것이니 자연히 프로그램 사업비가 줄어들까 우려된다는 보도였다.

최저임금 인상이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위기를 가져왔다는 판단을 할 수는 있다. 정부 보조금에서 인건비, 월세와 냉난방비를 내는 관리운영비, 아이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사업비까지 모두 포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 항목의 지출이 증가하면 프로그램을 운영할 사업비는 자연히 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은 10.9% 올랐지만 정부의 지역아동센터 기본 운영비 지원 예산은 2018년 대비 2.8%가 올랐다. 이마저도 신규 지역아동센터가 생기는 자연증가분이어서 실제로는 각 센터의 기본 운영비는 약 2.5% 증가분 정도에 그친다.

방송에 등장하는 집회 참석자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없어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현했지만 방송에선 ‘최저임금이 올라 사업비가 줄었다’는 문제를 부각하는 화면으로 쓰였다.

두 방송사가 제대로 보도하려 했다면 지역아동센터에 적정한 예산 배정이 되지 않은 이유를 찾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비를 줄이는 문제에 대해 국회와 보건복지부를 찾아가 취재를 했어야 했다.

 

요즘 맑은 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휴대폰 경고음이 놀랍지도 않다.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지난 1월 12일부터 19일 사이 조선일보는 사설과 칼럼을 포함해 12건의 보도에서 미세먼지가 탈원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시기 동아일보에서는 탈원전 관련 보도가 없었고, 경향신문과 매일경제는 관련 정치권 논란을 다룬 것과 비교하면 이 시기에 조선일보가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나선 것이다.

조선일보는 <팩트체크/미세먼지 뿜는 석탄·LNG 발전 19%늘었다>(1/17, 안준호 기자)에서 한국전력 전력 통계를 언급했다. 석탄과 LNG 발전량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늘고 있는 것에 비해 원자력 발전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탄 발전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인 만큼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 증가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일면 그런 주장이 맞을 법도 하다. 그러나 민언련 신문모니터보고서 <미세먼지로 된서리 맞은 탈원전, 사실은?>(1월 22일)에 따르면, 조선일보가 인용한 한전 자료를 2008년부터 살펴보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계획이 발전량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시기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량이 2017년 크게 증가했고 원자력 발전량은 크게 줄었지만 통계 장난이 있다.

2017년에는 신보령 화력 발전소, 북평 화력 발전소 등이 잇따라 완성되어 가동에 들어갔고, 2017년 원자력 발전의 경우에는 정기 정비 중 철판 부식과 콘크리트벽 공극 등의 문제가 발견되어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던 상황들이 있다. 말하자면, 발전량 변화가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은 ‘참’이 될 수 없다.

또 하나, 석탄화력이 내뿜는 미세먼지량도 과거보다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한겨레 팩트체크 기사 <팩트체크/탈원전 탓 미세먼지 악화? ‘주범’ 노후 석탄화력도 줄이는 중>(1/16, 최하얀 기자)를 보면 노후 선탁화력 축소와 친환경 설비 강화 등의 추진으로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가 운영하는 석탄화력의 초미세먼지는 2013년 3만5292톤에서 2017년 2만6658톤으로 줄었다.

정부가 잘못한다면 언론이 비판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최저임금이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기사들을 비롯해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일부 언론의 비판은 성급하고 무책임한 측면이 있다. 모두 중요한 사실관계를 누락하고 자기 논리만 내세우고 있다. 이래서는 정작 필요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 누가 들어줄까 염려된다.

지난 1년 민언련이 발행한 모니터보고서는 총 467건으로 일주일 평균 8건 이상을 발행했다(2018년 한해). 신문모니터보고서 124건, 방송모니터보고서 147건,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 11건, 종편&보도전문채널모니터보고서 121건. 이달의 좋은나쁜보도보고서 30건,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심의결과보고서 30건, 연합뉴스모니터보고서 4건을 포함했다. 여기엔 선거보도모니터보고서와 방송모니터위원회 보고서를 포함하고 있다.

모니터만 했냐? 그렇지 않다. 누군가 지적하지 않으면 브레이크 없이 가속될 문제를 제대로 감시하고 공론화하고 있다. 언론의 왜곡, 편파 보도 수법에 대해 시민들이 평가할 것이고 기억해 둘 것이다. 2019년 민언련 모니터는 노동과 경제 관련 주제의 보고서에 집중해 보려한다. 경제로 정치를 잠식하는 프레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관련 기사와 보도를 모니터하겠다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주변에 모니터 자문을 구하는 일이 많아지지 싶다. 모니터 자문위원을 하실 분들의 적극적인 자기 추천을 소망한다.

 

김수정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