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3월 종편 재승인 심사를 똑바로 해라!”
등록 2017.02.1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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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에 한번 씩 돌아오는 종편 재승인 심사가 코앞에 닥쳤습니다. 지난 7일,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원래 심사총점 1000점 중 평균 650점 이상을 얻으면 재승인이 되어야하지만,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방송프로그램의 적절한 편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핵심적 항목에서 50%를 미달하는 점수가 나오면 재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만, 일단 3년 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승인이 나올 것 같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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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2월 한 달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3월 종편 재승인 심사를 똑바로 해라!’라는 캠페인을 벌입니다.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할 엽서쓰기를 하고, 종편에게 화나는 것을 적는 포스트잇 붙이기도 합니다. 엽서쓰기는 광장에서만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도 합니다. 이런 캠페인이 잘 되게 하려고 사무처는 보고서와 동영상 제작 등 종편의 패악질 알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저는 두 번 놀랐습니다. 먼저 언론을 잘 안다고 생각한 분들께 “TV조선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한 2등 공신은 되지 않느냐? TV조선 많이 변했다고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놀랐습니다. TV조선이 미르재단 관련 의혹을 처음 보도했고, 그 유명한 최순실 의상실 영상을 보도한 것은 맞습니다. 시사토크쇼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소리도 곧잘 합니다. 

 

하지만 정말 TV조선이 변했을까요? 작년 TV조선은 미르재단을 보도하면서도 최순실의 ‘최’도 내놓지 않았고요. 그나마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혼쭐이 난 이후에는 후속보도도 없었습니다. 의상실 영상 역시 입수해놓고 전혀 꺼내지 않다가 JTBC가 테블릿 PC 보도를 한 다음날에나 허겁지겁 내놨습니다. 지금도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최순실·박근혜는 종종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박근혜 정권이 한 온갖 실정은 ‘업적’으로 취급합니다. ‘박근혜 이후’는 또 다른 보수정권이 들어서야 하기에, 온갖 방식의 ‘문재인 때리기’는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러니 저에게는 TV조선이 변했다는 이런 질문에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광장에서 캠페인을 하며 다시 놀랐습니다.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종편을 두 개만 적어달라는 질문에 시민 대부분이 주저함 없이 ‘조선’, ‘TV조선’, ‘조선TV’, ‘조선방송’, ‘조선종편’, ‘조선일보TV’라고 쓰셨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몰라도 선뜻 ‘조선’을 적는 시민을 보며 저는 거듭 깨어있는 시민의 힘과 촛불민심을 느꼈습니다. 

 

저는 단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재승인 심사를 ‘똑바로’ ‘제대로’ 하면 됩니다. 그러면 분명 오보, 막말, 편파, 저질 콘텐츠를 쏟아내고, 하루 종일 돈 안들이고 만들 수 있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으로 도배하면서 민주주의에 해악을 끼치는 ‘어떤 종편’이 재승인에서 탈락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대로 똑바로 심사하도록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때입니다. 널리 알리는 캠페인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김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