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_
제4회 『성유보 특별상』 선정 결과
등록 2018.12.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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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성유보 특별상 선정 결과

 

1.성유보 특별상은 이룰태림 故 성유보 선생 1주기를 맞아 우리 사회의 언론민주화와 평화․통일 발전에 기여한 단체나 개인의 활동을 기리기 위해 <성유보 특별상>을 제정했습니다. <성유보 특별상 위원회>는 故 성유보 선생을 기리기 위해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희망래일 등 언론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구성한 위원회입니다.

 

2.고 성유보 선생은 1967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후 1974년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서 10‧24 자유언론 실천에 동참하는 등 언론자유 실천과 반독재 민주화운동, 그리고 평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했습니다. 성유보 선생이 생전에 몸담았던 언론․평화․통일운동 단체들은 선생의 활동을 기리기 위해 2018년 제4회 <성유보 특별상> 수상자로 ‘서지현 검사’와 ‘진천규 기자’를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3.제 4회 성유보 특별상 시상식은 민주언론시민연합 34주년 창립기념식 당일(12월 19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열립니다.

 

제4회 <성유보 특별상> 선정 근거

 

■ 서지현 검사

서지현 검사는 2018년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과 검찰 내 성차별을 고발했습니다. 성폭력을 수사할 책임 기관인 검찰 내 검사조차도 직장 내 성폭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이는 여성들의 개인적 노력으로 벗어나기 힘든 남성중심주의적 시스템과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too)운동은 그동안 성폭력 피해를 말할 수 없었던 여성들의 분투를 폭발적으로 분출시켜 남성중심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를 고발하고 한국사회가 성평등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인터뷰에서 서지현 검사는 성폭력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비난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부정의한 사회적 통념과 관행에 일침을 가하며 모든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성폭력은 남성중심사회의 구조적 문제였다는 공감대가 더 넓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문제 해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언론 민주화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정당한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서지현 검사가 여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촉발시킨 미투운동 역시 언론 민주화인 셈입니다. 피해자들이 저마다 피해사실을 고발하고 시민들이 ‘위드유(#with you)’로 화답하는 가운데, 여성들은 연대할 수 있었습니다. 연대는 또 다른 용기를 만들고 또 다른 말하기로 이어졌습니다. 그간 침묵하던 여성들이 서로를 북돋우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목소리의 민주화’가 실현된 겁니다.

제4회 성유보 특별상 선정위원회는 고 성유보 선생께서 천착하신 언론 민주화 운동을 계승합니다. 수상자를 선정하며 ‘올해 누가 가장 핍박받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이끌어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대답으로 서지현 검사의 목소리를 찾아냈습니다. 이 상은 모든 여성들의 미투에 함께 하고 있음과 용기를 잃지 마시라는 저희만의 위드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언론민주화를 위해 더욱 매진해 주기를 기대하며, 제 4회 성유보 특별상을 수여합니다.

 

■ 진천규 기자

진천규 기자가 평양을 찾았던 2017년 10월 6일, 누구도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복원될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없었습니다. 9월 3일에 6차 핵실험이 있었고, UN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역사상 최고 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방북 한 달 전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시민권자의 방북을 불허했습니다. 예정된 취재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지만 미국영주권자인 진천규 기자는 홀로 방북을 강행했습니다.

진천규 기자는 1992년 2월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에 처음 갔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을 찍어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그 후 17년 만에 방북한 것입니다. 5‧24조치 이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기자로는 최초로 방북해 변화된 평양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후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고, 북미 대화가 오고 가는 극적 변화 속에서 3차례 더 방북했습니다.

진천규 기자는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는 책을 펴내 남쪽 기자로서 최초로 취재한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들이 북한이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을 때, 북한 보도를 포기했을 때, 북한 취재를 시도하고 성공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진천규 기자의 북한 보도는 세 가지 점에서 진보했습니다.

첫째, 북한 측의 검열이나 제지 없이 찍은 결과물입니다. 4차례 취재하는 동안 북한 측에 카메라에 담긴 단 한 장의 사진이나, 단 1초의 동영상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반공의식 때문에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북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했습니다. 과거에 평양에 간 남한 기자들은 북한의 열악한 경제를 증명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애썼다고 합니다. 그간 북한 보도 사진이 객관과 멀었던 데 비해 진 기자는 구태여 그런 사진 보도를 답습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변화된 북한,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여줬습니다. 단동-평양 국제여객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찍은 평야지대와 추수 장면, 평양 73층 아파트(려명거리 살림집 내부), 주체사상탑 전망대에서 찍은 평양 야경, 옥류관·청류관 및 온반집 주방사진, 실제 평양지도 등 북한에서 찍은 사진을 생생히 보여줬습니다. 물론, 평양 안의 늘어난 택시와 높은 건물, 생기 넘치는 시민들만의 모습을 보고 북한을 다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의 삶이 다르듯이 평양시민의 삶과 지방시민의 삶이 다르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는 그런 사실조차도 방북 취재가 허가된 제3국 언론사 기자들을 통해 건너 들어야만 했습니다.

셋째, 이제 진천규 기자가 북한 보도의 물꼬를 튼 셈입니다. 선례가 남으면 후행 보도는 자연스레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합법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상주하며 취재하는 남한 언론이 많아지면 그만큼 북한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시도도 늘어날 것입니다. 북한 관련 보도는 특종 아니면 오보라는 오명을 씻고, 종북몰이 보도나 레드컴플렉스를 자극하는 보도 등 냉전 시대의 잔재가 더는 힘을 쓰지 못하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제3회 성유보 특별상 선정위원회는 고 성유보 선생께서 천착하신 언론민주화와 평화통일이라는 가치를 중점적으로 고려하여 수상자 선정 과정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진천규 기자가 ‘평화통일 분야’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편, 진천규 기자가 이중국적 신분이 아니었다면 보도할 수 없는 현실은 한반도 분단의 비극이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 기자들도 평양에서도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도록 언론민주화 및 평화통일을 위해 더욱 매진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수상자

1회(2015년)

미디어몽구(일인 미디어 활동가)

김운성․김서경(‘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2회(2016년)

김종술(오마이뉴스 시민기자)

3회(2017년)

소성리 할매들

4회(2018년)

서지현(검사) , 진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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