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갑질’ 철저히 외면하는 방송사, 1월 ‘최악의 미보도’로 선정
등록 2018.02.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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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1월 ‘이달의 좋은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2018년 1월 ‘이달의 좋은 보도’ 방송 보도 부문에는 MBC <인사 불이익 있었다 형사부 배제>(1/23)가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2월 27일(화요일) 오후 7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공덕동 110-22 3층)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취재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도 시상식 직후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올해 신설된 ‘최악의 미보도’ 부문에는 ‘방송사의 방송계 갑질 사례 외면 행태’가 선정되었습니다. 최악의 미보도 부문은 마땅히 보도해야 할 사안에 대해 보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발견될 경우에 한해 비정기적으로 선정될 예정입니다. 이와 별도로 2018년 1월 나쁜 방송보도는 가상화폐 투기 과열에도 ‘투기 독려’로 해악 끼친 TV조선의 보도로 선정되었습니다.


아래는 2018년 1월 최악의 미보도,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8년 1월 ‘최악의 미보도 및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2018년 1월 ‘최악의 미보도 및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최악의 미보도

‘방송사의 방송계 갑질 사례 외면 행태’

매체 : KBS․MBC․SBS․JTBC․TV조선․채널A․MBN

좋은 방송보도

<단독/인사 불이익 있었다 형사부 배제>

매체 : MBC 기자 : 김현경․강연섭․임현주․이지선․김정인 일자 : 1월 3일

나쁜 방송보도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 외 2건

매체 : TV조선 기자 : 조덕현․신은서 기자 일자 : 1월 12~17일

선정위원

김규명(민언련 신문모니터 활동가),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방송모니터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종편모니터 활동가),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1월 1일부터 31일까지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종합뉴스9>․<종합뉴스7>, 채널A <뉴스A>, MBN <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1월 ‘최악의 미보도’. ‘방송계 갑질’ 철저히 외면한 방송사

 

선정 배경 요약 방송계의 비정상적 제작 환경 실태 개선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현 시점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한겨레21 ‘상품권 페이’ 보도는 이 사안에 대한 관련 종사자들의 추가 증언과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작 그 비정상적 외주제작 시스템의 가해자이자 수혜자인 방송사는 한겨레21 보도 이후부터 현 시점까지 저녁종합뉴스는커녕 그 외 어떤 방송 보도를 통해서도 이 사안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정된 시간 내에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방송 보도에서 모든 사회적 이슈를 소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킨 사회적 의제에 대해, 이해 당사자가 모조리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침묵의 의도를 ‘업계 종사자의 카르텔’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민언련은 ‘방송사의 방송계 갑질 사례 외면 행태’를 2018년 1월 ‘최악의 미보도’로 선정했다. 방송은 공공의 전파를 이용하여 송출되기에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구분과 무관하게 모두 공적․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방송사 전반의 이러한 공적 책무 방기 행태가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방송계의 비정상적 외주제작 환경 실태와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 처우개선 문제가 현재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임은 명백하다. 방송사 제작 시스템 전반에 만연한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왔다.

 

특히 지난해 프리랜서 신분으로 장시간 노동과 폭언 등 직장 내 갑질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tvN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 PD와 열악한 상황 속에서 EBS 외주 제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연출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박환성·김광일 PD의 사례 이후, 유족과 독립PD협회, 시민단체는 이 ‘악습’을 이제는 뿌리뽑아야한다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정부와 방송사가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시간을 끄는 사이, 지난해 12월 23일 tvN 드라마 ‘화유기’ 촬영현장에서 협력 업체 파견 직원 추락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방송사 외주제작시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 문제 개선을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MBC 사장 공채과정에서는 사장 후보들이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확보 문제와 함께 독립제작사 및 비정규직 노동자와 처우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지니고 있는지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실제 당시 각 후보는 한 목소리로 방송사 내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외주제작사와의 상생 도모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한겨레21은 ‘상품권 페이’ 지적을 시작으로 방송계 비정상적 외주제작 환경 실태 폭로 기획 보도를 내놓아 상황을 대중 전반에 알리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추가 증언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했다.

 

이후 상품권 페이를 지급한 것으로 지목된 SBS는 실태조사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고, 한국PD연합회는 자성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정치권 역시 피해자들의 사례를 수집하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은 ‘결과만이 아닌 과정 역시 공정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외면해서도 안 되는 사안이지만, 외면하기 쉽지 않았던 사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일을 비정상적 제작 시스템의 가해자이자 수혜자인 방송사가 해내고 있다. 7개 방송사는 현 시점까지 저녁종합뉴스는커녕 그 외 어떤 ‘방송 보도’를 통해서도 이 사안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침묵의 견고함은 놀라운 수준이다. 다른 방송사는 물론이고, 자사 관련 논란이 불거진 이후 공식 입장을 낸 SBS조차 이를 홈페이지 공지로만 등록했을 뿐 보도로는 전하지 않았다. MBC는 상품권 페이가 한참 논란이 되던 시기 뉴스데스크 보도를 통해 ‘직장 갑질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내놓았으나, 정작 방송사 내 프리랜서 방송 노동자들이 당한 갑질 사례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 기행을 선보였다. 이 침묵은 ‘공영방송 KBS조차 구인광고에 버젓이 상품권 지급을 명시하고 있다’는 한겨레21의 후속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물론 계속 이어졌다. 


방송사가 방송사 내 적폐와 관련한 사안에서는 평소 보도 논조와 무관하게 ‘모두 미보도를 선택해버리는’ 이러한 부적절한 담합 행태는, 앞서 이한빛·박환성·김광일 PD의 사망 사례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언급을 한다 해도 인터넷 뉴스로 처리하거나, 저녁종합뉴스에서는 다루지 않는 방식으로 사안을 은폐해왔다. 다른 분야의 ‘갑질’은 경쟁적으로 단독을 붙여 보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인 셈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방송 보도에서 모든 사회적 이슈를 소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킨 사회적 의제에 대해, 이해 당사자가 모조리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침묵의 의도를 ‘업계 종사자의 카르텔’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민언련은 ‘방송사의 방송계 갑질 사례 외면 행태’를 2018년 1월 ‘최악의 미보도’로 선정했다. 방송은 공공의 전파를 이용하여 송출되기에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구분과 무관하게 모두 공적․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방송사 전반의 이러한 공적 책무 방기 행태가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1월 ‘좋은 방송 보도’

시의적절한 검증으로 ‘판사 블랙리스트 없다’ 물타기 저지한 MBC

 

선정 배경 요약 대법원 사법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는 1월 22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다수의 법관을 사찰해 작성한 문건을 다수 발견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추가조사위는 인사상 불이익 등이 실현됐는지는 ‘조사 대상이 아니라 확인하지 않았다’며 해당 문건을 ‘블랙리스트’라 규정짓는 것조차 유보하며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MBC는 지난 7년 동안의 법원 인사기록을 일일이 대조해, 사찰 문건에 이름을 올린 판사들이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다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배치 과정에서 배제되어 왔음을 밝혀냈다. 이는 그 자체로 ‘블랙리스트는 없으니 더 이상 추가조사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보수 세력 주장을 반박할 유의미한 사실관계다. 나아가 해당 보도는 단순 사실 검증 및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바라볼 관점까지 제시함으로서 저널리즘 본연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에 민언련은 MBC <인사 불이익 있었다 형사부 배제>를 2018년 1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대법원 사법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는 지난 1월 22일,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 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해 청와대와 정보를 주고받은 정황이 담겨 있는 문건과 역시 법원행정처가 진보성향 판사모임 소속 법관들을 사찰한 문건을 발견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추가조사위는 특정 판사들에 대한 사찰 증거를 확보하고도 “대응방안 실행여부 등은 조사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조사하지 않았”고 “블랙리스트 개념에 논란이 있으므로 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계를 드러냈다.

 

 

추가조사위 발표 근거로 ‘블랙리스트는 없다’ 주장 꺼내든 보수 언론
이러한 추가조사위의 발표 내용은 곧바로 ‘결국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보수언론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었다.


실제 추가조사위 발표 당일인 1월 22일 TV조선과 채널A는 관련 첫 보도의 제목을 각각 <“판사 동향 파악…인사 불이익 없어”>, <논란 남긴 ‘판사 블랙리스트’>로 뽑고, ‘조사를 해 봤지만 블랙리스트에 실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태도는 TV조선 <“판사 동향 파악…인사 불이익 없어”> 보도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날 신동욱 앵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수 정권 당시 진보 성향의 판사들을 분리해서 인사에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한 조사였습니다. 결론은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문건 같은 건 찾아내지 못했다는 거였습니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사들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라는 멘트로 보도를 시작했다. 보도 제목과 앵커 멘트를 통해 ‘블랙리스트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가 아닌 ‘블랙리스트라는 근거가 없다’는 이미지를 부각한 셈이다. 


이 주장은 이후 <법원 ‘뒤숭숭’…내부 통신망선 “수사해야”>(1/23) 등의 보도에 등장하는 ‘결국 재조사를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 왜 재조사를 하자고 우겨서 내부 분란을 일으키느냐’는 부류의 질책과도 다시 연결된다. 모든 주장은 ‘블랙리스트는 아니니까 이 문제를 더 조사하지 말자’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러나 애초 ‘특정 정치성향을 지닌 판사를 사찰 분류만 했다’는 이유로 이를 블랙리스트로 부를 수 없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리스트를 통해 따로 분류해두는 그 행위를 시작하는 순간, 이미 특정 성향의 판사를 대상으로 불이익을 가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따라서 사찰을 통한 성향 분류 및 리스트 작성은 그 자체로 명백히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반 헌법적 행위이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정하며 이 문건을 ‘사찰 문건’ ‘뒷조사 문건’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부르자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행위가 지닌 위법 요소를 은폐․축소해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만일 명단을 만든 수준이 아니라 실제 불이익을 가하기까지 했다면? 이 사건의 추가 진상조사 필요성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음날 곧바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실제 작용 근거’ 제시한 MBC 
이런 측면에서 MBC가 추가조사위 발표 바로 다음날 내놓은 단독 보도 <인사 불이익 있었다 형사부 배제>(1/23 강연섭 기자 https://goo.gl/ymWzsm)의 가치는 높다.

 

해당 보도는 MBC가 직접 “지난 7년 동안의 법원 인사기록을 일일이 대조해” “명단에 있던 판사들은 한 명 빼고는 모두 형사 1심 재판에서 배제돼”있었다는 점을 확인해냈고, 이러한 사실이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작용되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 근거임을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설명하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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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블랙리스트 실제 작용 근거’ 제시한 MBC(1/23)


취재를 통해 확인한 이 묵직한 사실관계가 ‘현 시점 어떠한 의미를 지진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한 노력은 이후 리포트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실제 기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부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블랙리스트 의혹,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지난 한 해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의 1심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 내 핵심 재판부”라는 점을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는 “어제 공개된 법원 내부 문건에는 핵심그룹과 주변그룹으로 나뉘어진 21명의 판사들이 등장”하는데 이 판사들은 “대법원장의 정책이나 인사권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온 이른바 강성 판사들”이며 “특히 21명 모두 법원 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는 점을 재차 상기시킨다. 


그런 뒤에야 기자는 “이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이 진짜 없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2010년 이후 이들의 인사 기록을 모두 확인”했더니 “블랙리스트에 오른 21명 가운데 지난 7년 동안 서울중앙지법 1심 형사부에 배치된 판사는 단 한 명”에 불과했으며 “충분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형사부를 지원해도 이유도 모른 채 배제되기 일쑤”였다는 충격적인 취재 결과를 풀어 놓는다. 


보도는 이러한 자사 취재 결과가 “법원이 대법원장에 반발하는 핵심 그룹으로 분류해 관리하던 21명에 대해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다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배치를 막아왔다는 걸 보여주는 정황”임을 설명한 뒤 “법원이 관리해온 블랙리스트가 판사들에 대한 인사 배제로 연결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는 명확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MBC의 위 보도는 추가조사위 발표 이후 ‘단순 사찰 문건’으로 치부되어가던 ‘판사 블랙리스트’라는 문건의 본질에 주목함으로서, ‘블랙리스트는 없으니 더 이상 추가조사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보수 세력 주장을 반박할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밝혀냈다.

 

나아가 해당 보도는 시민 개개인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을 시의 적절하게 대신 검증하고, 사실관계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바라볼 관점까지 제시함으로서 저널리즘 본연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에 민언련은 MBC <인사 불이익 있었다 형사부 배제>를 2018년 1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1월 ‘나쁜 방송 보도’. 가상화폐 투기 과열에도 ‘투기 독려’로 해악끼친 TV조선


선정 배경 요약 가상화폐 투기 과열 우려가 불거지면서 관련 정부 규제가 논의되고 있던 지난 1월, TV조선은 대책 마련 과정에서의 정부 부처 간의 혼선을 빌미로 가상화폐 규제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무리하게 엮어 비교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해당 보도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젊은 세대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프레임을 부각하기 위해 ‘오락가락 대책’과 ‘적절한 규제’를 구분하지 않고 관련 규제 마련 시도 자체를 비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투기 과열 현상으로 상당수 투자자들의 실질적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보도였던 셈이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 보도 외 2건을 2018년 1월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가상화폐 거래시장이 거대한 투기판으로 변질되어 버렸으며, 적절한 규제 법안 마련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거래의 안전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 지난해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만 투자자 개인 정보 유출 사건과 서버 중단 사태가 모두 발생했으며, 또 다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은 아예 해킹으로 170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파산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거래소 사고와 별개로 가격 급등락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 열풍 그 자체로 인한 피해자 역시 속출하고 있으며, 가상화폐의 속성을 이용한 불법행위의 가능성 역시 여전히 열려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각 정부부처가 ‘거래소 폐쇄’라는 극단적 대책을 놓고 각기 다른 입장을 밝히며 심각한 혼선을 초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다수 언론은 ‘정부의 우왕좌왕한 태도’에 초점을 맞춘 비판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 와중 TV조선은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은 물론이고 ‘규제를 하려는 행보 그 자체’를 비판하는 듯한 취지의 보도를 내놓았다. 문제의 보도는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1/12 조덕현 기자  https://goo.gl/mLEswh)다.

 

 

‘국정농단보다 코인규제가 더 나쁘다’ 물타기
이 보도는 제목을 통해 부각한 주장의 ‘황당함’으로 인해 상당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실제 보도는 제목 그대로 “가상화폐 주된 투자자인 이삼십대 청년층”이 문재인 정부에 분노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규제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비교”까지 하고 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일부 분노한 투자자가 이러한 발언을 했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이 같은 비교가 상식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어야 한다. 그러나 TV조선은 이를 제목을 통해 부각하며 사실상 ‘동의’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TV조선은 보도 제목에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라는 발언을 큰 따옴표로 인용해 실제 누군가 이러한 발언을 직접적으로 한 것처럼 전하고 있으나, 정작 보도 안에는 실제 이러한 발언을 내놓은 인물, 음성 등은 등장하지 않는다.

 

기자가 “가상화폐 규제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비교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 뒤, 마치 이러한 해설을 뒷받침하는 시민 의견인양 붙여놓은 인터뷰는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그렇게 얘기한 거는 독단적으로 한거라 생각하거든요. 그 발언 한 마디로 투자자들 심리가 위축되고”라는 말에 불과하다. 이는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독단적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일 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문재인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비교하는 내용이 아니다.

 

이어서 TV조선이 부각하여 보여준 인터넷 댓글들 역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철회’ 혹은 ‘압박 예고’ 의사를 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제목에 인용한 구절의 출처를 보도 내에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보도는 앞서 설명했듯 ‘가상화폐 규제 과정에서의 혼선’이 아닌 “가상화폐 규제”까지 모두 비판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규제의 필요성과 별개로,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규제로 자신이 산 가상화폐의 가치가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이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기자는 “가상화폐 규제 시도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주된 지지층이었던 20~30대의 마음이 흔들린다는 때 이른 관측도 나옵니다”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정책으로 불거진 젊은 세대의 반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규제 그 자체를 비판한 꼴이다.

 

 

‘초대박 설’ ‘대학생 투자동아리’ 소개로 투기 심리 자극
이 보도 이후에도 TV조선은 투기 세력의 심리를 자극하는 후속 보도를 반복하여 내놓았다.

 

먼저 <나라 안팎 가상화폐 ‘초대박’ 설설설>(1/13 신은서 기자 https://goo.gl/2bBWoF)에서는 “여러 위험이 있는데도 가상화폐 투자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 이른바 대박이 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칭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이 쏟아집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를 번 사례가 있을까요?”라며 보도를 통해 무려 ‘가상화폐 투자 대박 사례’를 나열하고 있다.

 

2분 3초짜리 보도에서 앵커멘트를 제외한 ‘성공 사례’ 나열 시간은 무려 1분10여초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가상화폐 투자자의 “10초 만에 600(만원) 먹었어(벌었어)”라는 흥분에 찬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반면 투자 위험에 대해서는 “하지만 손실을 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워렌 버핏, 마윈 등은 가상화폐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를 4-5년 연구한 이들이 지금 큰 돈을 벌고 있다며 준비없는 투자를 경계합니다”라며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의 “솔직히 전 비트코인의 팬은 아닙니다”라는 ‘추상적’ 발언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폭락은 기회’ 대학생 동아리 결성 투자>(1/17 신은서 기자 https://goo.gl/nMqLsA)에서도 TV조선은  ‘폭락장이지만 여전히 들고 가려는 이들이 많고, 이들 중에는 대학생들, 명문대생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를 부각하여 전달했다.

 

앵커멘트 역시 “이렇게 아찔한 폭락장이지만, 오히려 긴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연구하는 대학 동아리도 생겼습니다”가 전부이며, 기자 역시 ‘카페에 모인 대학생들의 가상통화 시세 토론’ 모습과 관련 동아리 회원의 “조금 더 내려갈 것 같고 저점이 등장하면 크게 반등해서 오를 것 같습니다”라는 ‘긍정적 전망’을 전하고 있다.

 

기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재학생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재테크 게시판’ 등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를 부추기는 글이 넘쳐”난다는 사실 등과 “1년 이상은 버틸 생각이예요. 세상의 구조가 바뀐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들고 가 보려고 합니다”라는 등의 기존 투자자들의 다짐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이러한 현상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구절은 보도 말미 기자의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 관련 확인되지 않는 글이 한탕주의 환상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라는 멘트가 사실상 전부다. ‘대학생’ ‘명문대’ 등의 키워드를 이용해 ‘계속 투기하는 당신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투기 과열 현상으로 상당수 투자자들의 실질적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시도 자체를 문제 행위로 낙인찍고 투기를 조장하는 이러한 보도는 정치적 악의성과 별개로 그 자체로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친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 보도 외 2건을 2018년 1월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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