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노조 탄압’ 이마트 유착관계 폭로한 SBS
등록 2018.07.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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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6월 ‘이달의 좋은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6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부문에는 한겨레 ‘2018 노동실태 보고서, 한겨레 orz’ 기획과 경향신문 ‘노동의 신새벽’ 기획이 공동 선정되었습니다. 방송 부문에는 SBS ‘고용노동부-신세계 이마트 유착 실태 폭로’ 보도가 선정되었고 온라인 부문은 수상작이 없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7월 27일(금) 오후 2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마포대로14가길 10 동아빌딩 3층)에서 열립니다. 시상식과 취재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 페이스북 페이지 계정으로 생중계됩니다.


아래는 2018년 6월 이달의 좋은‧나쁜 보도 방송 부문 선정 사유입니다.   

 

2018년 6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좋은 방송 보도

‘고용노동부-신세계 이마트 유착 실태 폭로’ 보도

매체:SBS, 취재:원종진․박찬근 기자, 보도일자:6/26

나쁜 방송 보도

<포커스/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의문투성이’>

매체:TV조선, 취재:서주민 기자, 보도일자:6/25

선정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활동가/방송),

유민지(민언련 운영팀장/신문)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온라인),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6월 1일부터 30일까지 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8뉴스>, JTBC<뉴스룸>, TV조선<종합뉴스9>(주말<종합뉴스7>), 채널A<뉴스A>, MBN<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2018년 6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6월 좋은 방송 보도, 고용노동부-이마트 유착관계 폭로한 SBS

선정 사유 요약 2013년, 신세계 이마트의 직원 불법사찰, 노조탄압 등 불법·탈법 행위가 폭로됐다. 문건 공개로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자 이마트는 곧바로 ‘노조를 인정하고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하며 변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마트 노조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신세계 이마트의 노조 탄압 양상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SBS는 고용노동부와 이마트의 유착관계를 폭로했고, 이 문제가 단지 신세계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했다. 이 보도는 대다수 시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졌으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이마트 노조 탄압 사안 공론화에 힘을 보태고, 감독기관과 업체의 유착 근거를 제시해가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민언련은 SBS의 ‘고용노동부-신세계 이마트 유착 실태 폭로’ 보도를 2018년 6월의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2013년 1월 22일, 민주통합당 노웅래, 장하나 의원실은 ‘복수노조 관련 참고 솔루션’이라는 이름의 신세계 이마트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노동조합 설립을 막기 위해 노동자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활용해 사찰을 진행했다. 노조설립을 추진하는 직원이나 그와 친하게 지내는 동료, 혹은 민주노총 등에 가입된 것이 확인된 이들에 대해서는 퇴사를 유도할 것을 지시했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복수노조 제도 시행을 앞두고, 향후 노조 구성원들이 집회·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연차휴가 사용을 요청할 경우에 대비하고, 노조 유인물 배포나 대자보 부착을 차단할 근거규정을 마련하겠다며 모든 계열사에 취업규칙 변경을 지시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고용노동부는 신세계 이마트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근로감독 이후 서울고용노동청은 최병렬 당시 대표이사, 윤아무개 당시 인사담당 상무 등 이마트 임직원들과 노무 관련 자문 협력사 임직원들만을 검찰에 송치했다.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은 “부당노동행위 사실을 인지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마트 사태’의 근본에는 무노조 경영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신세계 그룹이 있었음에도 면죄부를 준 것이다. 2014년 서울중앙지법은 이마트 노동조합 탄압과 노조원 사찰 등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마트 인사담당자와 최종책임자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노조 인정하겠다’ 약속한 신세계 이마트, 그러나…
문건 공개로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자 이마트는 곧바로 ‘노조를 인정하고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선언을 내놓으며 변화를 약속했다. 2013년 3월에는 매장 진열을 담당해온 하도급 회사 소속 직원 1만여 명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트 노조는 2013년 부당노동행위 판정 이후에도 신세계 이마트의 노조 탄압 양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7년, 신세계 이마트가 주 35시간을 도입한 이후 노동 강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노동자들의 이마트지부 가입이 늘어나자, 사측은 새로 설립된 이마트지부 수원·반야월·평택지회의 지회장과 사무장 등을 소속 지점 내 다른 부서로 발령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는 이를 노조 탄압을 목적으로 한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2018년 1월 17일, 이마트 이갑수 대표이사 등 5명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마트산업노조를 비롯한 10여개의 단체로 구성된 ‘대형마트 고객·노동자 생명 안전과 노조활동 보장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역시 2018년 5월 ‘연이은 신세계이마트의 노동자 사망사고, 안전무시, 노조탄압 폭로대회’를 개최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다. 이마트 사업장 내에서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안전보건관리가 미흡한데다가 2013년 공개된 이마트 노조탄압 문건 내용이 여전히 실행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감독 기구가 ‘단속 계획에 일일 상황 보고서’까지 유출 
내부 구성원의 실태 폭로와 지속적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지난한 상황이 이어지던 와중, SBS는 고용노동부와 이마트의 유착관계를 폭로하며 이 문제가 단지 신세계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먼저 <근로감독관이 ‘감독 기업’에 정보 유출>(6/26 원종진 기자 https://bitly.kr/J9Gz)은 “위법 행위를 감시하고 또 감독해야 할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정부의 단속 계획과 일일 상황 보고서를 이마트 측에 지속적으로 넘겨”줬다며 “이마트 노조가 설립되기 1년여 전인 2011년 8월 25일 이마트 인사팀 주임이 팀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해당 이메일에 첨부된 ‘사내 하도급 점검 계획’ 문서에는 광주지방노동청이 이마트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불법적으로 관리 감독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는 상세한 조사 계획이 담겨 있었다. 이런 사전 정보를 제공한 이후, 나흘 뒤 노동청은 이 계획대로 단속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일하던 노동부 공무원은 “이마트 노조가 가입한 민주노총 산하 주요 노조들의 동향이 망라”된 노동부의 ‘일일 상황보고서’를 “2011년 2월부터 1년 가까이 이마트 인사팀에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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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감독관이 ‘감독 기업’에 정보 유출>(6/26) 보도 갈무리

 

 

이마트는 명절 선물로 ‘지속적 관리’
그렇다면 고용노동부는 대체 왜 이렇게 이마트를 ‘챙겨’ 줬던 것일까? <‘관리 명단’ 보니…노동부 차관까지>(6/26 박찬근 기자 https://bitly.kr/zxM0)에 따르면 이마트는 “고용노동부의 주요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보도는 “2012년 설을 앞두고 이마트에서 작성한” “관리 대상을 정해서 명절에 선물을 보낸 문건”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름과 소속 기관, 직위에 이어 전화번호와 주소 그 뒤에 한우 세트와 천일염, 와인 같은 선물 품목과 가격이 쓰여”있는 이 문건에는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대다수 이름을 올렸다. SBS는 “이마트에 일일 상황 보고서를 넘긴 공무원은 물론 당시 고용노동부 차관으로 장관까지 지낸 이기권 씨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계획’만 세우고 집행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문건에는 금액에 맞게 법인카드로 집행하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었으며 “2011년 이마트가 정부 기관 접대 비용을 철저히 집행했는지 집중 점검할 것을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문건”까지 확인됐다.   
 


그때 그 사람들 여전히 ‘그 자리에서 승승장구’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상황이 ‘현재 진행형’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실제 SBS <고용노동부-이마트 유착은 ‘지난 일?’>(6/26 원종진 기자 https://bitly.kr/PkqA)은 “정권은 바뀌었지만 공무원들은 그대로”이며 심지어 “조사 계획서를 사전에 유출한 공무원, 이마트의 ‘관리 리스트’ 이름까지 오른 공무원들이 일부는 승진까지”한 현실을 짚었다. 이어 SBS는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노동정책들을 소개하면서 근로 감독을 강화해서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고용노동부 공무원과 기업 간의 유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신세계 이마트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이마트 노조 파괴 공모자들, 사내서 승승장구>(7/13)에 따르면 “이마트 노조를 조직적으로 탄압한 회사 간부들은 유죄 판결 이후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측은 ‘업무 성과’를 들먹이고 있으나 이마트 취업규칙 34조는 “법에 의해 기소된 임직원들은 징계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이마트 노조 탄압 사안 공론화에 힘을 보탠 SBS
노조의 지속적인 실태 고발에도 2013년 이후 신세계 이마트의 노조 탄압 문제는 ‘이미 다 끝난 일’ ‘해결된 일’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노조 탄압에 앞장섰던 회사 간부들도, 이들과 유착되어있던 공무원도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실 속에서 노동자들의 상황만 획기적으로 달라지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SBS의 위 보도는 대다수 시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졌으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이마트 노조 탄압 사안을 공론화에 힘을 보태고, 감독기관과 업체의 유착 근거를 제시해가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이에 민언련은 SBS의 ‘고용노동부-신세계 이마트 유착 실태 폭로’ 보도를 2018년 6월의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6월 나쁜 방송 보도, ‘강진 실종 사건’ 가십으로 소비한 TV조선

선정 사유 요약 강진 고교생 사망 사고 당시, 실종 직후부터 추측성 가십 보도를 쏟아내던 언론은 시신이 발견되자 무분별한 ‘시신 상태’를 전달에 집중했다. 특히 이 중 TV조선은 ‘불필요한 정보를 부각’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사안 자체를 노골적으로 가십성 이슈로 소비했다.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불필요한 가십성 정보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평판’을 소개하고, 일부러 시신이 발견된 현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헉헉’ 등의 장난스러운 자막을 붙이는 식이다. 온 국민이 고교생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었음에도 8일 만에 시신이 발견된 상황이고, 아직 부검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시기에 ‘흥미 있는 범죄스토리 전달’에 골몰한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의 <포커스/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의문투성이’> 보도를 2018년 6월의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6월 16일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고등학생이 실종 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직후부터 추측성 가십 보도를 쏟아내던 언론은 시신이 발견되자 ‘시신 상태’ 전달에 집중했다. 이 중 TV조선은 ‘불필요한 정보를 부각’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사안 자체를 노골적으로 가십성 이슈로 소비했다. 
 


아무 의미 없는 피해자‧가해자 평판 나열
TV조선 <포커스/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의문투성이’>(6/25 서주민 기자 https://bitly.kr/OBQV)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해당 보도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평판’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실종 여고생과 여고생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유력 용의자가 평상시 어떤 평판을 받아왔던 사람인지는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불필요한 가십성 정보다. 그럼에도 TV조선은 피해자 여고생의 평판은 ‘슬픈 음악’과 함께 소개하고, “내가 볼 때는 (김씨가) 절~대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랑께. 항상 방글방글 웃고”라는 사망한 유력 용의자에 대한 마을 주민의 발언을 내보냈다. 특히 유력 용의자 관련 ‘긍정적’ 평판은 보도에 포함되어야 할 가치가 전혀 없는 내용일 뿐 아니라 희생자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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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포커스/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의문투성이’>(6/25)

 


시신 발견된 장소 찾아 올라가며 ‘헉헉’
동시에 해당 보도는 “시신이 발견된 야산은 경사가 70∼80도에 달할 만큼 험준”하다는 점을 전하기 위해 “취재진이 맨손으로 올라가는 것도 힘들 정도”라며 기자가 ‘쉬었다 가자’고 하소연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TV조선은 이러한 화면에 <“선배, 좀 쉬었다 가시죠. 헉…헉…”>이라는 장난스러운 자막을 붙이기도 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강력 사건을 전하며 유력 용의자에 대한 긍정적 평판을 담거나, 산을 힘겹게 오르며 민망해하는 기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기자의 ‘헉헉’ 효과음을 자막을 통해 부각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보도 태도다. 특히 이러한 기사가 나온 시점은, 온 국민이 고교생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었음에도 8일 만에 시신이 발견되어, 정밀 부검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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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포커스/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의문투성이’>(6/25)


이런 상황에서 TV조선 <포커스>는 보도를 빙자해 ‘흥미 있는 범죄스토리 전달’에 골몰한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의 <포커스/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의문투성이’> 보도를 2018년 6월의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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