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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판문점 선언 수용 거부’, 채널A는 ‘침묵’하고 TV조선은 ‘감싸기’
등록 2018.05.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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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27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연일 강한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30일에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의 숨은 합의’ ‘비정상적인 합의’ ‘자발적 무장해제’라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판문점 선언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와 토론회 등에서 “북핵이 폐기된 것도,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문을 연 것도 아니다”, “북핵 문제는  마지막 항에 단 3줄 포함되는 데 그쳤다”며 홍 대표의 정상회담 성과 깎아내리기 언사에 보조를 맞췄습니다. 


이런 지도부의 강경 발언에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너무 나갔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홍 대표는 5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는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문 정권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 “제비 한 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 듯이 환호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는 지적은 빼놓지 않았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은 현재 80%를 넘나들고 있고, 국내 최대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과 재향군인회 회원들도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대표와 원내지도부 등이 민심과 상식에 반하는 정상회담 평가절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은 언론에 보도가 되어야 할 정보입니다. 그런데 평소 자유한국당의 발언은 적극 전달하던 채널A가 이 발언은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도 간단하게 전하는 수준에 그쳤는데요. 보수언론조차도 홍 대표의 막말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자유한국당에 불리한 선거 이슈’라고 판단한 것일까요? 관련 보도행태 짚어보겠습니다. 

 

 

홍준표 기자회견 ‘막말’, 못 본 척 하는 채널A 
방송사의 홍 대표 막말 보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채널A의 ‘못 본 척’입니다. 채널A는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홍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저녁종합뉴스에 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날 채널A는 <판문점 선언…국회 동의 ‘온도차’>(4/30 곽정아 기자 https://han.gl/1tet)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이만을 소개․부각했는데요. 이 보도는 홍준표 대표가 당일 기자회견에서 “남북간의 정치적 선언을 국회 비준으로 받은 일이 있습니까”라고 발언한 모습만을 ‘잘라’ 보여주는데 그쳤습니다. 


같은 날 KBS도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KBS <홍 “수용 불가”…국회 비준 쟁점 부상>(4/30 안다영 기자 https://han.gl/1teu)은 채널A처럼 홍준표 기자회견 막말을 ‘감추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부터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당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문제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하고 있고요. 기자 역시 “비정상적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이면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는 홍 대표 발언을 보여준 뒤 “홍 대표의 강경 표현이 보수 세력 결집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당내에선 지방선거를 앞둔 후보들 중심으로 공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TV조선은 ‘홍준표 발언 반발=선거 의식’ 공식 부각
TV조선은 홍 대표 발언도 보도하고, 홍 대표 발언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 내 반발도 전하며‘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자회견 당일 TV조선 <“위장평화쇼 미몽”…“구체 약속 없다”>(4/30 정수양 기자 https://han.gl/1tev)에서 앵커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은 위장 평화쇼, 그리고 판문점 선언은 ‘김정은과 주사파의 숨은 합의’라며 비판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그렇고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다소 다른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라는 냉소적 멘트로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이 뒤에 기자는 짧은 설명과 함께 추미애 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등의 발언을 나열하여 소개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유한국당 내부 반발이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 발언의 문제점을 짚지 않고 일방적으로 홍 대표 발언에 대한 반발을 ‘선거 영향’으로만 치부할 경우 ‘홍 대표는 정론을 말하고 있는데 선거를 의식한 세력이 이해관계에 따라서만 반발’하는 것인 양 상황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이 보도의 온라인 송고용 제목은 <홍준표 “판문점 선언은 위장 평화쇼”, 유승민 “구체 약속 없다”>이기도 합니다. 이번 선언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부각함과 동시에 홍준표 대표만 판문점 선언의 ‘한계’를 지적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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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발언에 사실상 힘 실어주는 구성의 보도 내놓은 TV조선(4/30)

 


SBS․MBC ‘당 내에서도 못 받아들일 주장’․MBN ‘색깔론’
반면 같은 날 SBS <연일 비난 쏟아내는 홍준표…당 내에서도 비판>(4/30 이세영 기자 https://han.gl/1tf6)는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일단 환영하고 평가한다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유독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만은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나름 정치적 계산이야 있겠지만 한국당 내부에서도 정신 차리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판문점 선언 자체를 못 받아들이겠다는 홍 대표를 두고 범보수 야권마저 돌아섰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홍 대표 발언의 ‘비정상성’을 부각하는 설명입니다.  


MBC <연일 비난 당내에선 ‘온도 차’>(4/30 서혜연 기자 https://han.gl/1tez) 역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김정은과 주사파의 숨은 합의가 있다, 깜짝 이벤트는 차고 넘친다, 우리 안보를 자발적으로 무장해제했다는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당내에서는 온도 차가 있습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홍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 및 이에 대한 반발을 소개했는데요. MBC는 ‘선거를 의식했다’는 TV조선의 해설과는 달리 “‘북핵 폐기’가 명시돼야 하는데 그러나 정작 자신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스스로 말에 모순을 보이기도 했습니다”라며 홍 대표 발언의 모순점을 짚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라는 비난이 당내에서부터 거세게 일었”다고 전했지요. 이는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홍준표 대표 발언의 수준이 심각하다’는 인상을 주는 구성입니다.  


MBN <“주사파 숨은 합의”>(4/30 서정표 기자 https://han.gl/1tey)도 비슷합니다. 특히 MBN은 “남북정상회담에 혹평을 쏟아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비난의 수위를 더 높여, 북한 김정은과 우리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있는 것 같다고 색깔론 공세까지 펼쳤습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조차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언문 이면에 한국 내 주사파들의 이념적 토대가 있다고 색깔론을 펴기도 했습니다”라며 아예 홍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이 ‘색깔론’이었다는 점을 짚기도 했습니다. 

 

 

홍 대표 발언․자유한국당 주장 허점 적극 지적한 JTBC
JTBC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이래도 비판, 저래도 비판…한국당 논리는?>(4/30 이서준 기자 https://han.gl/1tf0)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과연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는 것인지 이 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이 올 초부터 펼쳐온 남북정상회담 관련 비판 공세의 논리적 허점을 짚었습니다.

 

같은 날 <비하인드 뉴스/김정은의 노력?>(4/30 박성태 기자 https://han.gl/1tf1)에서는 홍 대표의 ‘주사파’ 논리에 대해 “‘자주를 강조하면 한미동맹이 약해진다’ 이런 식의 논리로 해석이 되는데요.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을 ‘쇼’라고 폄하를 했지만 정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고무적’이라고 높게 평가한 바 있습니다. 정작 그래서 한미동맹을 자유한국당이 강조하지만 그래서 ‘자주가 들어가면 주사파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한미동맹 미국과 생각이 다른 것은 자유한국당입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뒤에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홍준표 대표가, 홍준표 대표 입장에 대한 우려가 좀 많”다며 “당대표 입장하고 선거를 곧 치러야 할 사람들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임을 덧붙여 전했습니다.

 

JTBC는 다음날에도 <팩트체크/‘판문점 선언’ 왜곡한 정치권 주장들 살펴보니>(5/1 오대영 기자 https://han.gl/1tf4), <비하인드 뉴스/진심, 반복 재생>(5/1 박성태 기자 https://han.gl/1tf3) 등으로 홍 대표 기자회견 발언과 자유한국당이 그간 펼쳐온 이러한 주장의 논리적 모순을 짚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4월 30일~5월 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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