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보도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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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때문에 공천 차질?’
등록 2018.05.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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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심사 일정 및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후보와 예비 후보자에 대한 검증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미투 운동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높은 상황이라 예비후보의 성폭력 가해 사실에 대한 폭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2018 전국 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 선거보도감시준칙은 “양시양비론과 기계적 균형에 매몰되지 않고 제대로 된 검증보도를 하는지 감시”하겠다고 선언했고, 언론에게 “근거 없는 음모론과 흑색선전 그리고 의혹 폭로 등을 추적하여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진위를 가려 그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유·불리를 이유로 선거쟁점에 대한 진실 추적이나 도덕적 판단을 포기하지 마세요. 검증보도에 최선을 다해주세요”, “특정 후보의 공직 적격성 평가나 폭로성 기사를 보도할 때에는 당사자의 반론 기회나 소명기회를 주세요”, “특정 후보에 대한 폭로성 주장에 대해서 당사자의 반론 혹은 근거에 대한 추가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단순 인신 공격성 비방, 명예훼손이 확실시되는 경우에는 보도하지 마세요”라고 요구했습니다. 


언론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최소한의 취재도 없이 ‘확대 재생산’에만 골몰하거나, 반대로 근거도 없이 폭로 내용을 일방적으로 ‘흑색선전’으로 치부해 외면해버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언론의 영향력과 의미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요구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선거 기간 정치권 인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미투’에 대해서 현재까지 우리 언론은 어떤 보도를 내놓았을까요? 모니터 결과 검증은 없이 미투 운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강화하는 보도들이 대부분이었고, 노골적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후보자 입장만을 대변하는 보도까지 있었습니다. 

 

 

‘미투로 공천 차질’, 은연중 폭로 행위 탓하는 보도 속출
사회적으로 크게 알려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정봉주 전 의원 관련 내용 이외에도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권 인사에 대해 미투 관련 문제제기는 △더불어민주당 강위원 광주 광산구청장 예비후보(2월 5일) △더불어민주당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2월 23일)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3월 6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서울시장 예비후보(3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유행열 청주시장 예비후보(4월 11일)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 김수용 전 경북도의원(5월 3일 여성단체 실명은 적시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 등을 대상으로 나왔습니다. 


이런 성폭력 의혹 제기로 공천 일정이 연기된 상황에서 언론은 어김없이 미투 운동에 ‘악재’ ‘발목’ ‘여파’ 등의 부정적 표현을 결합한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제기된 성폭력 의혹을 다룬 보도에서 ‘미투 운동 탓’을 하는 식입니다. 이들 보도의 방점은 특정 후보에게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을 전하고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것이 아닌, 미투 운동으로 인해 특정 후보 혹은 정당이 피해를 입고 있고, 선거 일정에 차질까지 생겼다고 전하는 것에 찍혀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연합뉴스TV <민주, 미투 악재 털고 지방선거 모드 본격 전환>(3/15)의 보도 마무리 멘트는 “다만 미투 불씨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만큼 본격적인 선거 캠페인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도 감지됩니다”입니다. “미투 불씨가 어디로 튈지”라는 표현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해당 정치인이 아니라 ‘미투 운동’ 그 자체인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이런 식의 ‘제목 뽑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중부매일 <‘미투’ 발목…민주당 공천 어쩌나>(4/17), 국제뉴스 <미투 발목에 선거 시계제로 공천 취소까지…위기 맞나>(4/19), 뉴스1 <‘미투로 멈춘 시계’ 민주당 청주시장 경선>(4/19), 브릿지경제 <‘미투 악재’ 일단락 된 민주당, 지방선거 모드 전환>(3/28), 충청타임즈 <‘미투 폭로’ 이어 ‘기부행위’ 민주당 잇단 악재로 비상>(4/19) 등은 미투 운동을 특정 정당에 악재라거나 발목을 잡았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뉴스1 <민주당 충북 예비후보들, 미투 국면 장기화에 ‘울상’>(4/25), 영남일보 <민주, 미투 장기화 깊은 고민…“선거분위기 띄워야 하는데”>(3/13) 등 후보와 정당의 피해를 부각한 제목도 있었습니다. 


선거 시기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다는 것은 후보자 입장에서는 분명 매우 큰 악재입니다. 그러나 언론이 후보자에게 불리한 사안이 터졌다는 식으로 상황을 표현하는 것은 미투 운동에 나선 폭로자에게 혼란의 책임을 떠넘기는 부적절한 태도입니다. 또한 자신이 투표할 사람이 성폭력 가해자이거나, 2차 가해자인지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알아야 할 사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적 책무인 언론이 각 정당의 입장에서만 해당 사안을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런 보도는 미투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해야 합니다. 

 

 

정치권 미투 운동을 비난하는 언사 받아쓰기
한편 KBC광주방송 <안병호․강위원 전격 사퇴…미투 ‘변수’>(3/19)는 3선에 도전하려했던 안병호 함평군수나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던 강위원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상임이사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후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전한 보도인데요. 기자는 “두 후보 모두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미투 운동’의 파고를 넘지 못했습니다. 진위를 떠나 유권자들에게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낙인찍힐 경우 치명타를 입게 돼 후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라며 “선관위는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미투 운동’을 빙자한 음해성 흑색선전이 난무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습니다”라는 등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두 후보가 정말 억울한 무고 피해자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며 언론사는 이에 대해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도는 ‘흑색선전 걱정’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정치권인사들의 ‘억울하다’는 입장에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특정 후보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후 출마를 포기한 사례를 나열한 뒤 “선관위도 미투 운동을 빙자한 음해가 난무할까 걱정하고 있다”는 설명만 덧붙인 것도 적절한 태도는 아닙니다. 


톱스타뉴스 <‘정가 술렁’ 6·13 지방선거 ‘태풍의 눈’ 바로 ‘미투’…출마 예정자 불출마 잇따라 선언>(3/23)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사는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에도 성추문 논란으로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미투(#Me too) 정국’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6·13 지방선거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성폭력이나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이후 불출마를 선언한 후보자 혹은 정치권 인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폭로자들의 신빙성을 아무 근거 없이 흔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는 자신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여성 3명을 향해 “이번 폭로는 선거철을 앞두고 배후세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뒤 검찰에 고소했는데요. 톱스타뉴스는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지역정가가 술렁인다’는 설명 뒤에 가해자로 지목된 안병호 군수의 입장만 소개하고, 그가 검찰 고소를 했다는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언론이 미투에 나선 여성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단정’지어 소개한 모양새입니다. 

 

 

가해자 입장 대변하는 일방적 보도도 있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의 입장만을 적극 대변하는 보도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제뉴스는 <오천도 “한사람 인생 망치는 미투…상식선 넘지 말아야”>(4/18 이인영 기자 https://han.gl/1ty8)에서 전형적인 가해자 옹호 발언까지 아무런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특히 “이런 게(민주당 유행열 충북 청주시장 예비후보 성폭력 의혹이) 미투라면 대한민국 남자를 전부 다 미투해야 한다. 상식과 보편적 가치를 가진 것이 미투”라는 단정적 평가를 그대로 옮기기만 한 것은 언론이 노골적으로 유 후보에 대해 지지입장을 표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요. “이번 지방선거가 선출직 출마자들의 어린 시절 누구나 있을 법한 연애라는 도덕적 과거를 검증하는 선거냐”라는 오 대표의 발언은 유 후보 성폭력 의혹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어린 시절 연애에 대한 도덕적 검증 수준일 뿐이라는 일축했다는 점에서 매우 저급한 수준의 발언임에도 이 또한 아무 문제의식 없이 받아썼습니다. 


또한 기사 어디에도 오천도 대표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미투를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데, 기자는 오 대표에게 그 방안을 묻기는커녕 “후보자 미투 검증에 나서겠다고 한 시민단체 대표가 소신을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칭찬 위주의 평가만 내놓았습니다. 
 


민병두 의원 사의 철회에 대한 언론보도는 진영논리에 치우친 것으로 보여
한편, 지난 3월 뉴스타파 <민병두 의원에게 노래방에서 성추행 당했다>(3/10 김경래 기자 https://newstapa.org/43658) 보도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 보도 이후 민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며 3월 12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5월 4일 민주당 최고위는 언론 보도 이후 민 의원이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를 표명하고, 사퇴했다는 점과 수많은 지역구 유권자들이 탄원서를 통해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는 점을 들어 민병두 의원에게 복귀를 요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민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의를 철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곧바로 ‘사퇴 쇼’를 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에 대한 보도태도는 ‘사안의 가치’가 아닌 ‘진영’에 따라 갈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지면에 한정하지 않고 온라인 기사를 포함해 신문 보도량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경향신문은 2건, 한겨레 1건을 보도했는데 보도 모두가 야권의 비판은 소개하지 않고, 민 의원 입장만을 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경향(2건)

<민주당 민병두 의원 "당과 유권자 뜻에 따라 의원직 사직 철회">(5/4)

<지면/민주당 민병두, 의원직 사의 ‘철회’>(5/4)

동아(4건)

<전희경 “사퇴 철회 민병두, 뻔뻔함에 두께있다면 1등 할 것”>(5/4)

<바른미래 “‘더듬어 민주당’ 민병두, 성추문 회피 메뉴얼 몸소 제시”>(5/4)

<한국당 “민병두 사퇴 번복,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쇼였다”>(5/4)

<민병두 “당·유권자 뜻 따라 의원직 사퇴 철회…두달치 세비 전액 기부”>(5/4)

조선(4건)

<민병두, 성추행 논란 2달 만에 의원직 사퇴 철회>(5/4)

<각종 논란에도 "그냥 간다"는 민주당…野 "지지율에 취한 오만한 정당">(5/4)

<지면/미투 민병두의 '두달 쇼'>(5/4)

<지면 사설/'미투' 소나기 지나자 두 달 만에 사퇴쇼 접은 의원>(5/4)

중앙(4건)

<민병두 “국회의원직 사퇴 철회…두 달치 세비 전액 사회 기부”>(5/4)

<“민병두 의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쇼였다”>(5/4)

<노무현·정세균도 빈말로 끝낸 ‘의원직 사퇴’…박근혜와 싸운 박세일이 최근 유일>(5/7)

<지면/민병두 ‘의원직 사퇴’ 빈말로 끝나… 약속 지킨 건 박세일이 유일>(5/8)

한겨레(1건)

<민병두, 의원직 사의 철회 “활동중단 두달치 세비 사회 기부”>(5/4)

한국(1건)

<지면/‘성추행 의혹’ 민병두 의원직 사퇴 철회… ‘조폭스폰 의혹’ 은수미 성남시장 출마 강행>(5/4)

△ 주요 일간지 민병두 의원 사퇴 철회 관련 보도 제목△ ©민주언론시민연합
  

반면, 조중동은 각각 4건씩 보도하며, 민 의원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미투 민병두의 '두달 쇼'>(5/4), <사설/'미투' 소나기 지나자 두 달 만에 사퇴쇼 접은 의원>(5/4) 지면 기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은 이후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도 이제 와서 사퇴를 번복”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는 1건의 기사를 내놓는데 그쳤지만 그나마 “민 의원의 거취는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 선출과 원구성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원내 제1당 사수와 무관치 않은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방송도 양상이 유사합니다. MBC와 JTBC는 민 의원 측 결정만을 단신으로 정리해 보여주는데 그쳤습니다. 이 중 JTBC는 민 의원의 사퇴 의사 철회 소식을 “민 의원은 오늘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한다’며, ‘두 달 치 세비는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라는 멘트로 전했습니다. KBS와 MBN은 온라인 기사만 내놓았을 뿐 저녁종합뉴스로 이 사안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TV조선 <민병두, 의원직 사퇴 철회…야 “역시나”>(5/4 주원진 기자 https://han.gl/1u0c)와 채널A <민병두, 어물쩍 사퇴 철회>(5/4 김민지 기자 https://han.gl/1u0b)는 모두 “진정성없는 사퇴 쇼”라는 야권의 지적을 부각하며 민 의원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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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의원직 사퇴 철회에 대한 TV조선과 채널A 보도

 

 

SBS만 <의원직 사퇴 ‘번복’…야 “사퇴 쇼”>(5/4 전병남 기자 https://han.gl/1u0d)에서 민 의원의 결정 배경을 “민주당은 민 의원이 사퇴 선언을 한 직후부터 난감해했습니다. 지방선거 출마로 소속 국회의원 수가 줄어 1당 지위가 불안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며 이번 결정에 대한 야권의 반발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미투 관련 보도에서는 특정 정당에 유리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해당 사안이 근거가 있느냐 또는 해당 결정이 합리적인 것이냐를 최대한 점검해서 보도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민병두 의원 관련 보도는 한국일보와 SBS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이 ‘선거 공학적 판단’에서 보도한 것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2월 1일~5월 15일 온라인보도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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