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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매크로 조작 의혹에 침묵하는 언론, 드루킹 때와 너무 달라
등록 2018.06.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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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한겨레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2006년부터 매 선거 때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불법선거여론조작 활동을 벌였다는 정황을 폭로했습니다. 당을 지지하는 개인이 벌인 일이 아니라, 선거 캠프 사이버 담당 부서가 조직적으로 매크로를 지시하고 관리했다는 내용입니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디지털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박철완 씨도 당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트위터 RT와 댓글을 다는 팀들이 운영됐다는 사실과 더불어 “불법적인 온라인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가 BH 홍보수석실로 흘러갔다”고 증언하며 김한수 행정관 등은 최소 4~5명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과 강병원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에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한겨레만 15건, “12년간 계속된 공당의 선거유린행위, 신속 수사해야”
한나라당, 자유한국당의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은 한겨레가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한겨레는  6월 5일 1면 보도부터 시작해서 8일까지 이 사안을 주요하게 전했습니다. <“한나라당, 2006년 선거부터 ‘매크로’ 여론조작”>(6/5 https://bit.ly/2LlxmW3)에서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한나라당 o의원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ㄱ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당시 네이버 댓글을 확인해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사이버팀’”에서 “전형적인 매크로 작업”을 벌였을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다음날 1면 <“새누리당 때도 매크로 돌려 가짜뉴스 유포했다”>(6/6 https://bit.ly/2HvmiDq)에서는 “2014년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소통본부 상황실이 개설한 카카오톡 채팅방 대화록 일체”와 상황실 구성원이었던 ㄴ씨의 인터뷰를 통해 “캠프마다 사용 수준은 달랐지만 ‘오토핫키’ 등의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SNS 홍보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일 3면 <“일베 글 퍼뜨려 달라” 주문하자, 캠프 담당자들 2분만에 “완료”>(6/6)기사에서는 ‘새누리당 SNS 소통본부 채팅방 대화록’을 바탕으로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가짜 뉴스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글을 퍼뜨리라는 주문하면 완료했다는 답변이 올라온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기사는 “지시가 내려진 지 1~3분 만에 확산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은 매크로를 썼기 때문”이라는 ‘당시 광역단체 후보 캠프의 실무자 ㄱ씨’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7일에는 <6․13 선거도 ‘여론조작’ 무방비>(6/7 https://bit.ly/2kUZUdV)에서 “한겨레 보도이후, 네이버 정치 기사에 달린 댓글이 무더기로 삭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가 “기사 10건을 임의로 뽑아 분석해보니, 전체 댓글 3289개 가운데 611개가 자진 삭제돼 자진 삭제율이 1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매크로 활용 등 문제가 될 것 같은 댓글을 집중적으로 삭제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며 “특히 동일한 아이디로 여러 개의 댓글을 달았다가 삭제한 흔적이 다수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일파만파 ‘매크로 조작’, 신속 수사로 진상 밝혀야>(6/7 https://bit.ly/2JjuRad)에서 “관련자가 여럿 있고 증거인멸 가능성도 상당한 만큼 수사 당국이 신속하게 나서 사건 전모를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설은 “최소한 2007년 대선 이후 대부분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 정당들이 불법 온라인 여론조작을 밥먹듯해왔다는 주장인 셈”이라며 “공당의 선거 유린행위가 최소 12년 동안 계속돼 왔다면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8일 <인천시장 선거 ‘새누리 2014년 매크로 의혹’ 변수>(6/8 .https://bit.ly/2JD3yqN)는 “2014년 인천시장 선거 당시 새누리당에서 친박 핵심인 유정복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여론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6․13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재선에 도전하는 유정복 후보의 인천시장 당선 과정에 대한 의혹이 표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일보, “(한나라당․새누리당 여론조작)사실이라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

한겨레가 압도적으로 15건을 보도하는 나흘 동안 타사의 보도량은 지나치게 적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조중동뿐 아니라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일간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보도량 1 0 1 1 15 2

△ 한나라당-새누리당 매크로 여론조작 관련 주요 일간지 보도량 비교(6/5~6/8)

 

언론사들이 이런 경우 내놓는 변명은 타사가 단독 발굴한 보도를 앵무새처럼 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체 취재를 통해서 단독보도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는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타사의 기사를 그대로 베껴 쓸 수는 없으니 자사가 취재한 내용으로 보강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런 변명은 정권이나 재벌의 중대한 의혹을 드러내는 경우에만 주로 해당되고, 연예 기사나 가십성 기사에 있어서는 매우 빠르게 비슷한 보도들을 내놓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일보 2건, 경향신문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각 1건, 동아일보 0건이라는 수치는 우리 언론의 ‘불편한 진실’을 보여줍니다. 


그나마 한국일보는 8일 기사 <여 ‘드루킹 공세’ 반격…한국당 겨냥 ‘매크로 조작’ 고발>(6/8 https://bit.ly/2sDyOMN)기사를 보도했고, <사설/허익범 특검은 성역 없는 수사를, 검은 새누리당 의혹 밝혀야>(6/8 https://bit.ly/2xZX2pI)에서 이 사안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 사설은 허익범 특검의 성역 없는 수사를 요구하며 “수사기관의 부실수사와 청와대의 석연치 않은 태도까지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려면 특검의 각별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댓글조작 의혹은,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중앙당 차원의 조직적 행위라는 점에서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이든 개인이든 온라인 여론조작은 용납돼선 안된다”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디지털 공론장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행위는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민주당의 고발장 제출 사진과 함께 <‘한나라․새누리당 매크로 의혹’ 민주당 “헌법훼손행위”고발>(6/8 https://bit.ly/2kYQ8Yi)를 내놨습니다. 기사는 “특검을 2개 할 수 없으니 지금하고 있는 특검에 이 문제를 포함해 진행해야 한다”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조중동은 공방 처리하고, 한줄 처리하고, 아예 무보도
조선일보는 <민주당 ‘한나라․새누리 매크로 의혹’ 검찰 고발>(6/8 https://bit.ly/2M8kQKT)에서 민주당 고발장 제출 소식을 전한 뒤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물타기’”라며 반발하는 야당의 목소리를 붙였습니다. 소제목도 <김경수 면죄부용 물타기>라고 뽑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월 14일부터 드루킹 사건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계 의혹을 집중 보도했지요. 무려 4월 14일부터 6월 8일까지 조선일보 지면에서 ‘드루킹’으로 검색되는 기사는 총 307건에 달합니다. 그러나 정작 12년간 지속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차원의 매크로 여론조작 사건은 단 1건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보도한 내용도 ‘여야공방’과 ‘드루킹 면죄부용 의혹’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중앙일보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매크로 여론조작’ 관련 보도는 숨어있습니다. 중앙일보는 드루킹 특검 사안을 전하는 <“허익범팀, 드루킹-여권핵심 관계자 규명이 성패 가를 것”>(6/8 https://bit.ly/2sRKBWU) 기사 말미에 단 한 문장으로 “한편 민주당은 이날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이 과거 선거에서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고 전하는 데 그쳤습니다. 어떤 증언이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거론된 정치인은 누구인지, 근거가 무엇인지도 전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굳이 비교해보자면 중앙일보는 5월 24일 <야당 “댓글조작, 국정원은 유치원생급 드루킹은 프로급”>(5/24 https://bit.ly/2saBPEb)이라는 기사에서 ‘매크로’를 활용한 드루킹의 행위가 국정원의 댓글조작을 뛰어넘는 사건이라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발언을 ‘전문가들의 분석’을 붙여 기정사실화한 바 있습니다. 주요일간지 중 주 의원의 발언을 기사화 한 것은 중앙일보가 유일합니다. 이처럼 정치인의 억지에 가까운 선전 선동에 대해서는 한 건으로 즉각적으로 보도한 중앙일보가 이번 사안에 있어서는 한마디로 보도한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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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에서 ‘한나라당 매크로 여론조작’을 다룬 건 빨간 박스 안 기사가 전부


동아일보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매크로 여론조작 관련한 보도를 단 한건도 다루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고발장을 제출한 것까지 외면했습니다. 개인의 ‘매크로’ 여론조작 문제를 집중 부각하며 연일 보도를 내놨던 조중동이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벌인 불법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 앞에서 침묵과 ‘한 줄 보도’ 등은 일관성을 상실한 전형적인 이중잣대입니다. 


<끝>
문의: 유민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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