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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보도 양적분석] 의제 실종 선거, 현실 반영인가 언론의 게으름인가?
등록 2020.02.21 16:08
조회 119

‘정당 동향’만 다루는 선거 보도, 정책 의제 실종

2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6개 중앙일간지의 기사 중 총선 관련 보도는 총 110건으로 파악됐습니다. 총선 관련 보도를 가장 많이 한 언론사는 경향신문으로 총 24건 보도했습니다. 가장 적은 언론사는 중앙일보로 9건 보도했습니다.

신문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합계

보도량

24

13

22

9

21

21

110

△ 신문사별 총선 관련 보도량(2/5~7) ©민주언론시민연합

주제별로 총선 관련 보도들을 분류하여 △각 당의 동향이나 정당의 이합집산, 후보 공천 등을 다룬 보도를 ‘정당 행보’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선관위의 판단을 소개한 기사는 ‘선거법’ △정당의 공약이나 정책 검증 보도는 ‘정당공약’ △전반적인 정치 환경에 대해 평가한 기사는 ‘정치평론’ △나머지는 ‘기타’로 각각 나누어 산정한 결과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보도주제

신문사

합계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정당 행보

19

11

17

7

15

16

85(77.3%)

선거법

3

2

1

1

2

4

13(11.8%)

정당공약

1

-

1

-

2

-

4(3.6%)

정치평론

1

-

-

1

1

-

3(2.7%)

기타

-

-

3

-

1

1

5(4.5%)

△ 신문사 별 선거보도 주제 대분류(2/5~7) ©민주언론시민연합

주제별 보도량을 보면 선거 보도의 무려 77.3%가 ‘정당행보’에 집중되어 대부분의 기사가 정당의 동향이나 이합집산, 후보 공천 과정을 중계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6개 신문사에서 고작 4건에 그친 ‘공약 보도’

각 정당들의 공약사항을 점검하는 정책보도는 6개 신문사에서 고작 4건에 그쳤습니다. 정책보도를 한 곳은 경향신문 1건, 조선일보 1건, 한겨레 2건입니다. 그나마도 조선일보의 <안철수 강남 빌딩 사려는 사람, 정치해선 안돼”>(2/5, 최승현 기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발언 중 나온 공약의 표제만 나열한 수준이라 엄밀히 따지면 정책 보도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눈여겨 볼 공약 관련 보도는 노동정책들을 살펴본 기사들입니다. 경향신문은 <정의당 4호 공약은 전태일 3>(2/6)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기업살인법)’,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확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법적 보호’를 내용으로 한 정의당의 총선 공약을 보도했습니다. 한겨레는 <총선 후보들도 여수산단 죽음의 외주화막아야”>(2/6)에서 여수산단의 위험작업 외주화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전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들도 안전대책을 주문했다”며 지역구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노동안전 대책에 대한 의견을 전했습니다. 한겨레고정필진인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공감세상/청년 공약이 아닙니다>(2/5)에서 정의당의 1호 공약인 ‘청년기초자산제’가 ‘청년’ 이름을 붙이고 나온 것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선거 기사 대부분이 ‘새보수당+자유한국당’만 조명

정치인과 언론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로 “정치인은 자기 부고만 아니면 모든 기사가 반갑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듯, 선거에 관한 보도는 논조가 비판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누구를 주로 보도하는지가 유권자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신문에 실리는 것 자체가 홍보 효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선거 관련 보도 110건이 주로 누구를 조명했는지 따져보니 여기서도 심각한 편중이 나타났습니다.

보도 대상 

신문사

합계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5

0

4

1

7

2

19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10

9

11

4

7

9

50

바른미래당

1

0

3

0

1

3

8

정의당

1

0

0

0

2

1

4

안철수 신당

0

2

1

1

1

2

7

전체

5

2

0

0

1

1

9

기타

2

0

3

3

2

3

13

△ 주된 보도 대상 기준 선거보도 분류(2/5~7) ©민주언론시민연합

‘누구를 주로 보도 했는지’의 여부는 단순 언급 여부가 아닌 어떤 사안에 대한 보도인지, 보도 분량, 보도 제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했습니다. 새보수당의 경우 현재 자유한국당과 통합 절차를 진행 중이고, 2월 초부터 두 정당이 통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므로, 새보수당 관련 기사는 ‘미래통합당’으로 분류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이 추진하고 있는 호남 기반 정당 통합 관련 보도는 대체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행보를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어 바른미래당으로 분류했습니다. 분류 결과, 대부분의 언론에서 미래통합당 관련 보도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동아일보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을 중심적으로 다룬 기사가 1건도 없는 반면 미래통합당 관련 보도는 9건에 이르렀고 타사 역시 비슷한 비율이었습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 관련 기사가 딱 1건인데 이는 민주당의 인재영입을 비판하는 <최상연의 시시각각/닥치고 인생극장>(2/7, 최상연 기자)입니다.

한겨레만이 양당을 균형 있게 다루면서 기타 정당들까지 고루 보도했습니다.

 

황교안 대표 ‘종로 출마’는 대체로 비판

신문 기사가 쏠린 ‘미래통합당’ 및 ‘미래한국당’ 관련 기사의 내용을 보면 신문사마다 평가나 분석의 온도차가 있습니다. 2월 5일부터 7일까지, 특히 화제가 된 선거 이슈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인데, 이를 보도한 기사가 총 19건입니다. 신문사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부정적입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최후통첩 끝에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와 공천을 두고 내홍을 벌이는 자유한국당 동향을 각각 3~4건 보도했고, 한겨레도 비슷한 내용으로 한 건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한국당 황대표-텃밭 의원들, 기득권 집착해 공멸하려 하나>(2/7)에서 “황 대표의 공천 문제가 꼬이면서 한국당의 공천은 물론 총선 전략까지 흔들리는 형국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양상훈 칼럼/꼬리 내린 장수가 무엇을 하나>(2/6, 양상훈 주필)에서 황교안 대표를 대선주자로 규정한 뒤 “지금은 야당 대표가 종로보다 더 어려운 지역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비상 시국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례대표 전략공천 금지’ 비판한 조선일보, 미래한국당 대변하나

신문사들의 반응이 갈린 것은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으로 만들어 선거제 개편의 취지를 후퇴시킨 미래한국당을 향한 평가입니다. 미래한국당 관련 기사는 총 15건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중앙일보는 선거 보도로 분류된 기사 중 관련 기사가 없었고 동아일보는 사진기사 1건으로만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각각 4건씩 기사를 냈고, 조선일보는 2건 보도했습니다.

관련 기사들 중 ‘미래한국당’을 직접 평가하지는 않았으나 그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논조를 보인 조선일보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비례대표 전략공천 못한다선관위 월권 논란>(2/7, 김아진·윤형준 기자)에서 비례대표 선정을 정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할 수 없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 즉 비례대표 전략공천을 금지한 결정을 ‘월권 논란’이라고 규정해 제목으로 썼습니다. 조선일보는 선관위 해석의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제47조 제2항을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 친문계가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전략공천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당원 투표 제도를 일방적으로 법제화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정당들은 선진적인 정당운영을 위해 비례대표 순번까지 투표로 정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시행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익명 취재원의 말을 빌어 “(선관위가) 사실상 정권 총선 전략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래한국당 창당 비판한 경향, 한겨레, 한국일보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미래한국당 창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사설/끝내 위성정당으로 유권자 우롱하는 자유한국당>(2/5)에서 “20일 전 중앙선관위에서 사용 금지 통보를 받은 비례한국당 명칭에서 ‘비례’만 ‘미래’로 바꾸고 끝내 유권자를 우롱하는 위성정당을 강행하는 셈”이라고 썼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조훈현 제명, 한국당 위성정당 쇼해도 너무한다>(2/7)에서 자유한국당이 미래한국당에 ‘파견’하려는 목적으로 비례의원인 조훈현 의원을 제명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잇단 ‘저질 코미디 정치’를 연출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당적을 잃으면 의원직도 잃지만, 제명당했을 경우에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사설/유권자 기만하는 비례용 위성정당출범시킨 한국당>(2/6)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해 “입법기관이자 헌법기관으로서 책무는 물론, 최소한의 체면조차 저버린 행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도 “총선의 규칙을 1야당의 참여 없이 밀여붙여 원인 제공을 했다는 데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치권이 끌고 가는 ‘의제 실종 선거’, 언론이 선도해야

20대 국회는 혼탁한 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21대 총선 역시 초반부터 정당 간 통합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미 정책과 공약이 보이지 않는 ‘의제 실종 선거’로 치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에서 의제가 실종되면, 그 자리는 오직 네거티브 전략과 정치혐오만이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그 책임은 국회의원들에게도 있지만, 위에서 보듯 구체적인 정책의제를 발굴해 내지 못하고 각자의 정파성에 따라 자극적인 이야기만 찾아다니는 언론의 책임도 큽니다. 모든 선거가 유권자에게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는 언론에게도 중요합니다. 우리 언론의 신뢰도는 여전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사회의 모든 의제가 공론의 장에 나오는 선거 국면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면, 언론의 존재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kr/YGT0noy4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it.ly/38GjSQZ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2/5~2/7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지면보도에 한함)

<끝>

문의 공시형 활동가(02-392-0181) 정리 주영은·이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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