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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아는 사람들이 기사를 그렇게 쓰나(2/28 일간 기고쓰)
등록 2020.02.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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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걸 아는 사람들이 기사를 그렇게 쓰나

보수언론들의 ‘코로나 정치’가 점입가경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은 모두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친중파’이기 때문이라는 억지 논리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습니다.

 

28일 중앙일보 칼럼 <안혜리의 시선/나라 전체가 세월호다>는 이미 제목에서 코로나19를 세월호와 동일시하며 참사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어두운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안혜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현 정부를 “무고한 학생들에게 ‘가만 있으라’고 권하고는 혼자 유유히 빠져나갔던 세월호 선장”에 비유했습니다. 그리곤 “세월호의 비극은 그때 한번으로 족하다”며 반복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갖다 썼습니다.

 

칼럼의 요지는 무능한 현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다가 방역에 실패했다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총선을 앞두고 시진핑 방한에 목을 맨 청와대와 정부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문을 활짝 열어놨다”, “청와대는 국민 안위에는 아랑곳않고 중국만 바라”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중국인 입국금지를 안 한 것이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을 넘어 총선을 앞두고 시진핑 방한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갖가지 허위와 정부를 향한 혐오가 뒤섞인 주장인데요. 기본적으로 중앙일보가 입증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세월호에 비견할 정도로 국민들이 중국을 싫어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어째서 시진핑 방한을 정부‧여당에 유리한 총선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총선과 코로나19를 마구 뒤섞어 정부를 공격하려다 보니 이런 황당한 모순이 발생하는 겁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중앙일보 칼럼 <이현상의 시시각각/코로나보다 더 비정한 말들>은 “중국인 입국 금지는 그 실효성을 놓고 다툴 수 있다고 본다. 경제와 외교를 고려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논리와 실증으로 다퉈야 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현상 논설위원의 칼럼을 포함해 중앙일보는 그간 ‘논리와 실증’에 입각한 보도를 했는지 스스로 성찰해보길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까지 악용해 중국 전역 입국금지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중앙일보와 달리, 과학적으로는 전면 입국금지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방역 전문가 단체인 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중국인 입국금지에 지속적으로 반대했고 지난해 국내 언론이 무려 124회나 인용한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도 ‘효과가 없다’는 기고문이 최근 게재됐습니다. 마라 필링거 조지타운대학 오닐 연구소 박사는 23일 포린폴리시에 낸 <바이러스 입국 금지조치는 피할 수 없지만 효과가 없다>에서 “(입국 금지는)각국이 자신의 발생사례를 숨기는 데 유인을 주고, 대응 노력을 방해하며, 인권을 침해하고, 인종차별을 확산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국내 언론들, 왜 이런 왜 이런 주장은 은폐하고 있나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당신들의 거짓보도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 중앙일보 <안혜리의 시선/나라 전체가 세월호다>(2/28 https://muz.so/aauU)

- 중앙일보 <이현상의 시시각각/코로나보다 더 비정한 말들>(2/28 https://muz.so/aauT)

 

2. 야당의 황당한 정부 심판론, 언론사들은 비판 기능을 잊으셨나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7일 대구를 찾아 유세를 벌였습니다. 코로나19로 각 당 예비후보들 상당수가 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를 찾아간 건데요. 여기서 황교안 대표는 “오늘은 오면서 보니까, 거리가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이런 도시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누가 이렇게 했는가”라며 정부 책임론을 꺼냈다고 하네요. 특히 황교안 대표가 방문한 대구 서문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휴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황 대표 방문이 보여주기 식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습니다.

 

그런데 황 대표 방문과 정부 책임론을 그대로 받아쓴 방송사가 있습니다. 바로 MBC와 채널A입니다. 코로나19 발병과 같이 국민 건강이 달린 국가적 비상사태에, 정치적 해석은 내려놓고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나요? 그러나 MBC와 채널A는 비판의 일침 없이 황당한 정부 책임론을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채널A는 황교안 대표가 “(총선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실정에 대한 심판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것까지 내보냈네요.

 

-MBC <여 경선 중진도 ‘추풍낙엽’…야 황교안 대구행>(2/27) https://muz.so/aauP

-채널A <썰렁한 서문시장…“정권 심판” vs “총선 공격용”>(2/27) https://muz.so/aauQ

 

3. 기자가 직접 중국인 혐오 부추기는 TV조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25)에서 김미선 기자가 청도대남병원 환자들이 먹는 도시락이 우한 유학생들보다 부실하다는 점에 분노하면서 “사실 누가 잘못했습니까? 우리 청도 쪽에 있는 그런 환자들도 그렇고 또 신천지 그렇게 관련돼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분들 역시 피해자”, “중국발 감염이라는게 확실합니다”라고 억지주장을 했습니다. 특히 31번 확진자를 두고 격양된 목소리로 “그 분 어디서 걸렸겠습니까? 신천지 교회에서 걸렸겠습니까? 중국에서 온 분에게 옮았겠죠”라며 중국을 대놓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인 혐오를 조장할 뿐 아니라 사실과도 다릅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의 기점이 된 31번 확진자의 감염원은 아직 확인되지도 않았습니다. 근거도 없이 ‘중국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또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본다는 식의 선동만 강화하는 겁니다. 언론인의 역할은 혐오를 조장하며 책임소재를 따지는 게 아니라 정확한 정보 전달로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라는 걸 TV조선 기자들이 명심하길 바랍니다.

 

- TV조선 <이것이정치다>(2/25) https://muz.so/a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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