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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기고쓰_
조선일보 100년이 부끄럽다(3/5 일간 기고쓰)
등록 2020.03.05 18:55
조회 215

1. 가족 같은 조선미디어그룹의 낯 부끄러운 ‘조선일보 100년 자화자찬’

오늘(5일)은 조선일보 창간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반민족, 반민주, 친독재, 친자본, 반노동의 대표지, 조선일보의 생일을 맞아 자매사인 TV조선이, 그것도 평일 저녁종합뉴스 앵커의 논평 코너에서, 조선일보 100년을 축하하는 말을 전했습니다. 얼마나 낯 부끄러운지 직접 보시죠.

“조선일보는 동아일보와 함께, 민족이 떨쳐 일어난 3.1운동의 함성에 힘입어 태어났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민족과 같은 운명을 갔습니다. 말과 글을 빼앗긴 암흑시대에 한글을 지키면서 신문 압수 4백 일흔한 번, 발행 정지 259일, 폐간 5년의 수난을 겪었습니다”

“시청자 없는 방송, 독자 없는 신문이 무의미하듯 언론이 바른말을 할 수 있는 힘은 오직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언론이 해야 할 일 하나만 꼽으라면 저(신동욱 앵커)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고 말하겠습니다. 온갖 거친 손가락질이 난무하는 지금, 그 사명은 더욱 무겁고 절실합니다”

굳이 첨언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거짓말은 하지 맙시다. 국회 도서관만 가면, 국회 도서관이 너무 멀다면 ‘리얼조선 홈페이지’만 방문해도 조선일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한국 언론, 새로운 100년>(3/4) https://muz.so/aazd

- 리얼조선 홈페이지 realchosun.com

 

2. 인터넷 음모론에 꽂힌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

3월 2일, 조선일보가 온라인 상의 출처 불명의 음모론인 이른바 ‘차이나 게이트’를 받아쓰자 이번엔 동아일보가 따라 나섰습니다.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는 3월 5일자 자신의 기명 칼럼에서 6개 주요 일간지 지면 사상 두 번째로 ‘정부 지지 댓글이 조선족에 의해 쓰인 것’이라는 음모론을 기사화했습니다. 김순덕 기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차이나 게이트’에 청와대가 트래픽 통계 공개로 반박한 것을 두고, “지금까지 청와대가 이렇게 신속하게 나선 적이 있었나 싶다”, “가짜뉴스 퇴치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청와대가 모범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 게시판에는 주요 내용이 허위 사실이면 답변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는데 모처럼 속 시원한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중국의 여론 조작 여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청원 사흘 만에 딱 잘라 부인한 건 이례적이다”고 평가했습니다. 말을 빙빙 돌리고 있지만 결론은 ‘조선족 댓글 음모론’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칼럼은 “중국공산당의 통전 공작이 어디까지 파고들었는지, 국운을 건 실태 파악을 문재인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끝납니다.

청와대가 2월 트래픽을 공개하게 된 것은 김순덕 기자가 암시하는 것처럼 뭔가 찔려서 그런 게 아니라 이미 작년 4월 비슷한 음모론이 있었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 것뿐입니다. 작년 4월 말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에 183만 명이 서명했을 때도 소위 ‘베트남 조작설’이 돌았는데, 당시 청와대는 자체 트래픽을 분석해 ‘4월 29일의 국내 접속 비중이 97%이고 3월의 전체 베트남 발 접속자 비중은 3.55%’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이번 음모론의 핵심도 ‘문재인 대통령 응원 청원’에 중국 발 트래픽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준석 당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SNS에서 ‘베트남 조작설’을 퍼 나르다 하루도 안 되어 사과했는데, 김순덕 대기자는 그 사건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조선족 혐오’와 맞물린 일베 발 음모론에 혹하는 일부 기자들의 모습은 기자의 자격을 따져 묻게 합니다.

 

- 동아일보 <김순덕칼럼/청와대가 펄쩍 뛴 차이나게이트’>(3/5)

 

3. 이제는 ‘관료사회에 퍼진 소문’까지 간 ‘익명 보도’

익명 취재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보도의 문제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이런 수법은 나날이 발전해 이제는 ‘관료사회에 퍼진 소문’까지 분석의 근거로 인용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중앙일보 이철호 기자는 3월 5일 자신의 기명칼럼에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부정평가가 올라간 요인들을 짚더니 느닷없이 ‘정확하지 않은 소문’을 길게 언급했습니다. 이철호 기자는 “장관이나 대통령 측근들의 자충수와 설화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나 책임 추궁은커녕 오히려 친문 네티즌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관료와 전문가들은 침묵한다”더니,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런 왜곡 현상의 근원을 2018년 봄에 열린 청와대 비공개회의에서 찾고 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어떤 현상의 본질적 원인이라면 근거가 확실해야 하지만, 이 칼럼은 “극소수 측근들이 참가한 이 회의의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청와대 담장을 넘어 고약한 소문이 번졌다는 게 문제다”라고 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의 건의를 묵살했다’는 회의 내용이 “소문”으로 퍼졌고 그 출처는 무려 “관료사회에 퍼진 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이철호 기자는 “이후 누구도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굳어졌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익명취재원 활용의 원래 목적은 기자들이 예민한 정보를 얻었을 경우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한 겁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처럼 ‘카더라 통신’을 사실처럼 쓰는 데 애용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려는 중앙일보 칼럼은, 그런 사례들 중에서도 아주 ‘고약한’ 사례입니다.

 

- 중앙일보 <퍼스펙티브/국민 정서 민감하게 건드린 치명적 장면들>(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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