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보도 모니터

종편·보도채널 시사토크_
비례용 정당 꼼수, 미래한국당만 감싸려 무리수 둔 종편 출연자들
등록 2020.03.19 18:02
조회 140

3월 2주차 종편 시사프로그램 ‘말말말’

 

1. ‘미리 경고했으니 미래한국당 창당은 정당하다’?

3월 13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그 전부터 종합편성채널에서는 ‘미래한국당은 정당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안 된다’는 주장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 근거는 ‘선거법 개정이 일방적이었다’, ‘미래한국당은 미리 창당을 공언했으니 문제없다’는 것으로서 미래통합당의 논리와 같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여야 입장으로 논쟁을 할 수 있고, 종편이 공익이나 합리성과 무관하게 특정 정당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행태를 보여왔지만 금도는 지켜줘야 하는데요. ‘선거법 개정이 되면 비례용 정당 만들 것이라 미리 말했으니 미래한국당만 괜찮고 여당은 안 된다’는 주장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지 시청자나 유권자를 향한 메시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더 많은 민심과 더 다양한 정체성을 정치에 반영하겠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분석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박선규 서울과기대 교수 : 비례민주당을 만들면은 그게 이미 비례한국당이 있기 때문에 그건 저쪽의 반칙에 대해서 우리가 반칙하는 거다? 아닙니다. 다릅니다. 왜냐하면은 선거법 개정할 때 ‘당신들 지금 같은 선거법 제1야당 빼놓고 가면은 우리 그렇게 갈 수밖에 없을 거야. 우리 갈 거야 갈 거야’ 하고 경고했던 겁니다. 경고했는데 간 겁니다. (중략)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3/11)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 더군다나 미래통합당의 경우는 이 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비례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었어요. (중략)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3/11)

 

서정욱 변호사 : 저는 이제 세 가지 점에서 그 미래한국당하고는 틀리다고 봐요. 첫째는 미래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를 반대를 했어요. 그런데 준연동형 비례를 1+4로 강제로 밀어붙였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정당방위나 자구행위로 저는 어쩔 수 없이 만들었다 이게 첫째 차이점이고 (중략) – 채널A <정치데스크>(3/13)

 

사진1.JPG

△ 미래한국당은 창당이 타당하다는 박선규 씨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3/11)

 

선거법 개정이 ‘일방적 강행처리’?

이렇게 미래한국당 창당을 정당방위쯤으로 여기는 종편 출연자들의 기본적인 전제는 ‘선거법 개정이 일방적이었다’는 겁니다. 이는 선거법 개정을 물리력까지 동원해 막으려 했던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입장일 뿐, 모든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사실관계가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의 일방적 입장을 전제로 미래한국당을 또 두둔하고 있으니 반복되는 정쟁 외에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처음부터 선거법 개정을 반대한 것도 아닙니다. 선거법 개정은 지난 2018년 12월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합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불과 2일만에 합의를 부정했고, 여야4당이 자유한국당에 대안 제시를 촉구했지만 응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자유한국당은 2019년 3월에는 애초 선거법 개정 취지에 완전히 반하는 ‘비례대표제 폐지안’을 제시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무리 자유한국당을 지지한다고 해도 시사 프로그램 출연자로 나왔다면 이러한 사실관계 정도는 짚어주고 논평을 해야 설득력이 있겠죠. 결국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2019년 4월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일부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고 2019년 12월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4+1 협의체’가 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을 완전히 무시한 것도 아닙니다. 꾸준히 자유한국당과의 협의를 시도했으나 매번 협상이 결렬되고 자유한국당은 끝까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개정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내 4개 정당과 1개의 조직이 표결을 통해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니 절차상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여야 5개 정당 및 정치조직이 합의한 법 개정을 ‘일방적’이라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비례용 위성정당이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뒤엎어도 미리 말했으니 괜찮다?

‘미리 말했으니 미래한국당은 괜찮다’는 주장은 더욱 자의적이고 군색합니다. 빨간불에 건너겠다고 공언했으니 무단횡단이 아니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미리 경고를 하든 안 하든 꼼수는 꼼수입니다. 시사 프로그램이라면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점은 비판하고 분석을 전개해야 합니다. 미래통합당 쪽 출연자라고 해서 방송에 나와 미래통합당 대변인 역할을 해야할 필요가 없으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이번 선거법 개정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정당 투표의 중요성을 높였습니다. 이는 유권자의 투표결과가 국회에 반영되는 비중을 높이고,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 문턱을 낮춰 보다 다양한 국민을 대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세부 내용에서는 3% 이상 지지를 얻은 정당 가운데 지지율에 비해서 지역구 의석수가 낮은 정당에게 우선적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취지를 뒤집는 ‘꼼수’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종편 시사 프로그램이 편파성 논란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여야 정쟁을 재현하더라도 적어도 이런 꼼수는 지적을 해줘야 합니다.

 

2. ‘미래한국당’이 경기 규칙을 따랐다고?

TV조선 <신통방통>(3/10)에 출연한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의 경우 앞서 살펴본 사례들처럼 미래통합당 입장을 대변했는데, ‘미래한국당이 경기 규칙을 따른 것’이라는 참신한 논리를 추가했습니다.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 : 처음에 선거법이라는 것은 여야가 합의 처리해온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에요. 단 한 번도 합의 처리를 안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강행 처리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무슨 얘기냐 하면 경기 도중에 경기 규칙을 바꾸어버린 거예요. 그러면 경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선택할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어요. 하나를 경기를 보이콧하든가. 그렇죠? 하나는 이 바뀐 경기 규칙을 따르든가. 그렇죠? 그런데 한국당은, 그러니까 지금의 미래통합당은 경기 보이콧을 선택하지 않았어요. 그러면 이 경기 규칙을 따라야 하죠. 안 따를 수 없잖아요. 따르려니까 미래한국당을 만든 거예요.

 

사진2.JPG

△ 미래한국당은 경기 규칙을 따른 것이라며 옹호하는 최병묵 씨 TV조선 <신통방통>(3/10)

 

최 씨의 발언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누락하고 있습니다. 최 씨가 가장 먼저 언급한 ‘여야 합의가 없는 선거법 처리는 선례가 없다’는 주장은 2019년 4월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했던 발언과 똑같은데요. 당시 MBC <정참시/선거법 날치기는 없었다?>(2019/4/30)는 장 의원 발언의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노태우 정부 초기인 1988년 “당시 여당 민정당이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까지 모두 날치기로 처리했는데, 이때 통과된 선거법으로 지금의 소선거구제의 기본 틀이 만들어졌”고 “당시 의사봉을 두드린 이 분이 장성만 국회 부의장인데, 공교롭게도 장제원 의원의 아버지”였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최 씨가 장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옮길 뿐 그 ‘팩트체크’까지는 확인을 안 한 겁니다.

 

또한 선거법 개정은 당연히 선거 이전에 처리된 법안으로 최 씨 설명처럼 “경기 도중에 경기 규칙을 바꾸어 버린 것”이 아닙니다. 최 씨는 이런 억지 비유를 통해 ‘미래통합당이 경기 규칙을 지키기 위해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선거법 개정안 그 어디에도 미래한국당과 같은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경기 규칙을 지킨 것이 아니라 어긴 것이죠. 아무리 미래통합당을 두둔한다고 해도 이런 억지로는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3. 비례용 위성정당 나왔으니 “이상한 선거법”이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3/13)에서도 비례용 위성정당과 관련된 황당 발언이 나왔는데요. ‘이상한 선거법을 만든 여당의 책임이다’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장희영 시사평론가는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가를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희영 시사평론가 : 처음에 자유한국당 지금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 만든다고 할 때 꼼수라는 표현 썼었고. 그 다음에 명분을 쌓기 위해서 최근에 나온 말들이 절도범 또 중앙선 침범 등등의 말들을 쓰면서 저러는데 우리가 가만있으면 안 된다라는 말은 우리도 중앙선 침범하겠다라는 말과 똑같은, 방어운전이 아니죠, 똑같이 하겠다라는거고, 중앙선 침범하겠다라는 거고 절도범을 방어하겠다는 표현을 쓸려고 절도범이란 말을 꺼냈습니다만 어쨌든 저기에 찬성을 하면서 절도범이 되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고. 그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그런 이상한 법안을 누가 만들었느냐라는 본질적인 책임으로 들어가면 답은 나와 있는 부분인데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자신들이 얘기한 거잖아요. (중략)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그래서 미래한국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이 ‘절도범’이라는 비판에는 본인도 동의를 한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하기조차 어려운데요. 정리해보자면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창당을 범죄에 비유해 비판하던 여당도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했으니 똑같이 범죄자다, 그런데 그 범죄의 책임은 이상한 법을 만든 여당에 있다’는 겁니다.

 

이런 주장이 시사 프로그램에서, ‘시사평론가’의 분석으로 나온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한 선거법이 대체 왜 ‘이상한 법’이라는 걸까요? 미래통합당을 지지한다는 출연자의 정치적 성향 외에는 그 무엇도 확인할 수 없는 주장입니다. 이걸 차치하더라도, 앞서 살펴봤듯이 처음 선거법 개정을 논의할 때는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도 참여했다가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여당 혼자서만 선거법 개정을 한 것도 아니며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여야 4개 정당과 1개 조직이 함께 법을 만들어 통과시켰고 자유한국당만 홀로 빠졌을 뿐이죠. 개정된 선거법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할 수도 있으며, 이 출연자 스스로도 확인했듯 비례용 위성정당 꼼수를 쓴 거대 양당 모두를 비판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여당이 잘못했다’는 식의 감정 분출을 시사 프로그램에 나와서 하면 안 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3월 9~13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끝>

 

vote_20200319_043.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