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보도 모니터

신문_
마지막까지 ‘총선 프레임’ 총력전 벌인 조선·중앙
등록 2020.04.20 20:08
조회 90

총선 전 마지막 주, 이주의 나쁜 선거보도

 

1. 정치 컨설턴트인가 언론인인가

최근 조선일보 고문에서 퇴임한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선거 전날 칼럼 <옐로카드 선거>(4/14, 김대중 칼럼니스트)에서 국민이 판단해야 할 총선 구도를 무 자르듯 규정했습니다. “4·15 총선은 야당의 능력을 묻는 선거가 아니”고, “내일 있는 선거는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것입니다.

이 칼럼의 논리는 무당층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김대중 씨는 “4·15 총선의 최대 변수는 무당층 또는 중도라고 한다.(중략) 따라서 무당층 또는 중도의 표심을 겨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김대중 씨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핵심인 ‘무당층’이 선거를 대하는 관점은 두 가지인데, “사정이 급박하고 불안정할 때 ‘안정’ 쪽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과 “이 난국에 야당이 과연 나라를 리드할 능력이 있는가, 야당의 지도자는 믿을 만한가, ‘저 사람들에게 맡겨도 되는가’ 등에 회의적인 경우”라고 합니다. ‘4·15총선은 야당의 능력을 묻는 선거가 아니고 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대목은 위 관점에 반대하면서 나옵니다. 논리로 보아 이 칼럼은 무당층을 설득하려는 칼럼인데, ‘무당층은 야당이 믿을 만 한지 주의 깊게 본다’면서도 ‘4‧15총선은 야당의 능력을 묻는 선거가 아니’라니, 자가당착에 가깝습니다.

그러면서 김대중 씨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크게 홀대받은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는 옥중 서신을 통해 친박 세력에게 야권 단합을 호소했지만 정계의 친박은 박 전 대통령의 충정을 보란 듯이 배신하고 있다. 그래도 ‘국민 속의 친박’은 그의 지시를 존중할 것이다”라고도 했습니다. 김대중 씨는 예전 칼럼 <‘정치인 박근혜녹슬지 않았다>(3/10)에서도 박근혜 옥중 서신을 두고 ‘영어 생활(*수감 생활)을 하는 불운의 탄핵 대통령에서 분열된 야권을 단합시켜 거대 집권 세력에 도전하게 만드는 막후 실력자로 변신’했다고 평한 바 있는데, 그 연장선에 있는 주장입니다. 칼럼 말미에 “(이번 선거는) 국민 전체가 스스로를 정리할 시간이다”라고 한 것만이 이 칼럼에서 유일하게, 김대중 씨 의도와는 무관하게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 심사위원 한줄평

- 한쪽에 치우친 가치 편향으로 국민 전체를 향해 짐짓 훈계하는 글. 이보다 위험한 글과 생각이 또 있을까요?

 

2. ‘차명진 막말’ 축소보도하고 ‘범여권 막말’ 이슈 띄운 조선일보

총선 투표일 직전,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세월호 유가족 혐오 발언으로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지난해의 ‘세월호 막말’을 정당화하고자 더 참담한 발언을 한 태도에 미래통합당도 ‘제명’을 거론했는데요.

그러나, 조선일보는 ‘차명진 막말’을 비판하는 대신, ‘차명진 막말’과 비교할 수 없는 범여권 의원들의 발언들을 따옴표로 그대로 인용한 보도를 남발하며 ‘여권 막말’을 이슈화하려 했습니다. 일종의 ‘물타기’ 수법이죠.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통합당은 쓰레기당’ 발언은 <여당, 막말 비난하더니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당”>(4/13), 정봉주 열린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XX들아여비난한 정봉주, 하루만에 죄송 방송’>(4/14), 강남병 김한규 후보자 카톡방 논란은 <“2번 찍으려는 부모님 투표장 못가게 하자”>(4/14), 김남국 후보자의 과거 발언 논란은 <여당 김남국, 성인지 감수성 강조하더니 섹드립 팟캐스트나와 성희롱 맞장구>(4/14)로 선정적인 대목까지 그대로 제목으로 뽑아 보도한 겁니다. 심지어, 위 발언 중 김한규 후보자의 막말 논란은 후보자가 직접 한 것도 아닌,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김한규 후보자의 선거캠프 오픈카톡방에서 신원 불상의 인물이 한 발언이었는데, 14일 총선 특집 지면 머릿기사로 보도되었습니다. 반면 차명진 후보의 발언은 <차명진 세월호 텐트막말에초고속 제명’>(4/9)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는데, 조선일보가 ‘초고속 제명’이라고 강조한 것과는 달리, 차명진 후보는 결과적으로 제명당하지도 않았고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한 성희롱적 막말도 이어나갔습니다. 조선일보는 선거 직전까지, 당초 ‘초고속 제명’ 대상이라고 보도했던 차명진 후보가 제명이 안 됐다는 기사를 두 번, 제명이 됐다는 기사를 한 번 더 써야 했습니다.

 

* 심사위원 한줄평

- 조선일보의 선택적 비판을 비판합니다.

 

3. 정부가 고의적으로 총선 전 코로나 검사 수를 줄인다?

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은 지난 3월 초 칼럼 <“의료 사회주의 김용익 사단, 그 중 코로나 실세는 청와대 이진석”>(3/3, 장세정 논설위원)이라는 칼럼에서 시대착오적인 ‘의료 사회주의자’ 색출을 벌였습니다. 그 영향으로, 자발적으로 결성된 범학계 전문가 자문단인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랬던 그가 총선을 앞두고 <총선 다가오자 마술처럼 급감코로나 검사 축소의혹 진실은>(4/13, 장세정 논설위원)에서 한 의사가 SNS에 올린 글을 가져다 ‘정부가 총선 전 의도적으로 검사 수를 줄인다’는 음모론을 퍼뜨렸습니다. 장세정 논설위원은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과장으로 일하는 중견 의사 B씨는 최근 SNS에 실명으로 마치 ‘양심선언’ 하듯 글을 올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번 의혹은 따져보면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사례정의를 수정하면서 촉발했다. (중략) ‘원인 미상 폐렴 등’이라는 문구가 갑자기 추가되자 일선 의사들은 CT나 X선 검사에서 폐렴이 보여야만 검사 대상이 된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4·15 총선 투표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검사 건수가 줄어들고 확진자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누적 검사 51만 건이라는 질본 주장에 대해) 1명이 확진 받기 까지 수차례 검사를 받기 때문에 100명 중 1명은 통계 부풀리기라는 지적이다”라면서 ‘의도적 코로나 검사 축소’가 진실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사진1.jpg

△ 총선이 다가오자 코로나 검사를 의도적으로 축소한다는 음모론 키운 중앙일보 칼럼(4/13)

하지만 해당 SNS글은 장세정 논설위원의 칼럼 2주 전인 3월 말 올라와 이미 팩트체크가 끝난 상태였습니다. 중앙일보 온라인판의 팩트체크 기사 <“정부가 총선전 코로나 검사 막는다의사가 부른 조작 논란[팩트체크]>(4/1)에 따르면, 해당 SNS글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리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질본의 사례 개정과 관련, “정부 지침에 따르면 폐렴을 포함해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증세가 있다고 의사가 판단하면 진단 검사가 가능하다. (중략) 전문가들도 지침 규정에 ‘폐렴’이 들어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뀐 건 없다고 본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코로나 검사 횟수와 관련, 중앙일보는 “(질본의 새로운 지침이 시작된)지난달 15일 이후 코로나19검사 횟수를 들여다보면 뚜렷한 감소세보다 어떠한 경향도 보이지 않는 ‘불규칙성’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검사 수 축소 논란을 일으킨 SNS글이 올라올 당시 검사 수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가 아니었던 겁니다. 게다가 실제로 유증상자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면 검사수도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 부풀리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질병관리본부는 ‘누적 검사자 수는 중복검사를 포함하지 않은 수여서 오히려 검사 횟수는 알려진 것 보다 30만회 가량 많다’고 반박했습니다. 장세정 논설위원은 13일 오후 질본의 반박 내용을 반영해 기사를 수정했습니다.더 재미있는 대목도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 장세정 논설위원은 “정치인이 아닌 의사들의 생각을 들어봤다”며, 방상혁 의협 부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코로나 방역은 과학이지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지만, 정작 방상혁 의협 부회장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되었다가 사퇴한 바 있습니다.

 

* 심사위원 한줄평

- 팩트체크인지 의심을 부각해 주는 기사인지 알 수 없는 글입니다.

 

총선 전 마지막 주, 좋은 선거 보도

 

1.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정책 검증 보도,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어

이번 선거는 위성정당 창당 논란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각 당의 선거공약이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개돼 정책 검증의 기회가 극히 적었습니다. 언론들은 아예 정책 검증을 포기하거나, 선거 직전에서야 기획보도로 정책 비교를 다루었는데요.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정책 비교 평가를 제공해 준 언론들이 있었습니다. 한겨레의 <! 이 공약> 기획보도는 이슈별·분야별로 정책을 깔끔하게 정리‧평가하여 유권자가 선거 전 빠르게 각 정당의 정책을 파악하도록 도왔습니다. 한겨레는 4월 3일부터 13일까지 7회에 걸쳐 순서대로 ‘디지털 성범죄 대처’, ‘부동산 정책’, ‘일자리·노동 정책’, ‘기후 정책’, ‘감염병 대응 등 보건 정책’, ‘교육 정책’, ‘기타 진보정당의 공약’ 등을 짚었습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과 코로나로 인한 고용충격, 기후위기, 정시비율에 관한 논란 등 정책 현안을 잘 정리했습니다.

경향신문과 경제정의실천연합이 공동으로 진행한 총선 정책 검증 보도 <경실련·경향신문 공동 총선 정책 검증>은 경실련과 협력해 나온 기획기사인 만큼 보다 더 세세하고 전문적인 관점의 정책 비교 분석을 제공했습니다. 경실련은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국민의당 4개 정당에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을 묻는 설문지를 보내 정책을 검증했습니다. 경향신문은 4월 6일부터 10일까지 정치, 경제, 사회, 부동산, 통일 분야로 나누어 비교 평가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데이터 시각화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어 아쉽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이외 정책 평가를 제공한 기획보도는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의 <공약이 뭐더라>, 한국일보의 <리셋!정책선거>가 있지만, 정책 제공보다는 정치 비평에 치중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사진2.jpg

△ 한겨레 <콕! 이공약> 기획 보도(4/3)

 

* 심사위원 한줄평

- 각 당의 정책을 꼼꼼한 해설과 함께 비교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입니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의 최종 길잡이로 추천할 만 했던 보도들입니다.

 

2. 경향신문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 기획보도

경향신문은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 기획보도에서 선거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정치 신인과 청년 후보, 여성 정치인, 성소수자 후보, 장애인 유권자들을 차례대로 주목해 사회적 약자들이 정치 참여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심층 보도했습니다. 특히, 선거 직전인 4월 7일과 4월 10일 보도에서는 각각 소수자·청년 후보와 장애인의 선거 접근권 문제를 다뤘습니다.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트랜스젠더·25세 최연소 등차별의 벽에 온몸으로 돌진>(4/7)에서는 녹색당 비례대표로 나온 성소수자 김기홍 후보, 여성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출마한 20대 여성 무소속 이가현 후보와 기본소득당 신민주 후보를 주목했습니다. 다만, 김기홍 후보가 과거 2010년경 SNS상에서 ‘소라넷’에 관한 농담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자진사퇴한 점은 소수정당의 성소수자 후보를 주목한 기사의 빛이 바래게 했습니다.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수어통역 등 늘렸지만그림 투표용지도입 등 과제 여전>(4/10)에서는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인터뷰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점자 공보물은 일반 공보물보다 분량이 많아야 하는데 공보물 분량 제한은 그대로라 공약이 아닌 후보자들의 기본정보만 수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과거 선거보다 나아진 점도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사전투표소 중 93.3%, 본선거 투표소 중 99.1%가 장애인 접근권을 고려했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사도 늘렸다고 합니다. 다만, 경향신문은 투표소가 주로 공공시설에 설치되는 만큼 평소 공공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3. 세월호 6주기를 앞에 둔 선거, 세월호 진상규명의 현주소 질문한 경향신문

이번 총선은 세월호 6주기를 앞둔 선거였습니다. 그러나 선거기간 말기, 일부 후보의 세월호 막말이 터져나왔고 선거판세가 요동쳤습니다. 모두가 막말 논란에 집중할 때 경향신문 <세월호 6, 거꾸로 간 정치권에이젠 코로나가 묻는다>(4/14)은 지난 20대 국회의 ‘세월호 진상규명’ 성적표를 물었습니다. 경향신문은 “통합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소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피해자 지원 법안에도 반대해왔다.(중략) 민주당도 세월호 참사가 남긴 과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13일 세월호 유가족과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을 만나 국민안전기본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규제 강화 방안’을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20대 국회 내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심사위원 한줄평

- 2번, 3번 보도 모두 총선 보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잘 짚어냈고, 의제 선정의 흐름으로 만들어 준 고마운 기사입니다.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4/6~4/14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지면보도에 한함)

<끝>

 

vote_20200420_091.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