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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지 않나
등록 2017.05.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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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주요 일간지의 여론조사 보도를 모니터하기로 했다. 모니터는 △선거 보도의 보조수단인 여론조사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가십성 경마식 보도를 조장하고 있지는 않는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거나 아예 여론조사 실시 과정에서 편향성을 드러내지는 않았는지 △그럼으로써 여론을 파악하기보다 특정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데에 여론조사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총 보도량은 2건 감소, 인용된 여론조사 개수는 17개로 동일
 4월 넷째 주(24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5대 일간지 지면에 실린 19대 대선 여론조사 관련 보도는 총 27건으로 전주 대비 2건 감소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보도를 내놓은 곳은 조선일보(9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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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칸타코리아에 자체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해 9건 중 6건의 기사를 내놨다. 3건의 여론조사 관련 보도를 내놓은 중앙일보는 자사 조사연구팀의 결과를 적극 활용했다. 3건 모두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얻은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해 전체 7건의 기사 가운데 1건을 작성했다. 조사 기간 동안 5대 일간지가 인용한 대선 여론조사의 개수는 전주와 같은 17개였으며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조사기관명

조사의뢰자

조사기간

선거여론조사의 명칭

리얼미터

영남일보

4.25~4.26

전국 대구, 경북 대통령선거 대구·경북 지역 19대 대선 여론조사

4.24~4.25

정례조사(전국 정례조사 4월25일 일간집계)

CBS

4.24~4.26

정례조사(전국 정례조사 4월4주 주중집계)

리서치앤리서치

동아일보

4.18~4.19

대통령선거(전국 대통령선거 정당지지도, 정책지지도)

MBC, 한국경제

4.21~4.22

대통령선거(전국 대통령선거 정당지지도, 정책지지도)

(주)알앤써치

정기조사

4.23~4.25

정기조사(전국 정기조사 알앤써치 바로미터 4월4주차(2017))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중앙일보

4.4~4.5

대통령선거

4.15~4.16

4.23~4.24

칸타코리아

조선일보

4.7~4.8

전국 정례조사 대선 관련 국민여론조사

4.14~4.15

4.21~4.22

폴스미스

TBC

4.23~4.24

대통령선거(대구 경북 대통령선거(정당지지도, 정책의제, 비호감후보 등))

한국갤럽

자체조사

4.4~4.6

정례조사 (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1주 )

4.11~4.13

정례조사 (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2주 )

4.18~4.20

정례조사 (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3주 )

4.25~4.27

정례조사 ( 전국 정례조사 정당 지지도 조사 2017년 4월 4주 )

△ 4/24~4/29 기간 동안 5개 종합일간지에서 인용·보도한 19대 대선 여론조사(조사기관명 순)

 

 

세대차이와 반문이 무슨 관계? 조선의 무리한 추정
조선일보의 ‘반문 프레임’에 대한 집착은 이번 주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낀 세대인 40대 “2030보다 5060에 세대차이 더 느껴”>(4/24 양승식 기자 https://goo.gl/FlR9xb)에서 조선일보는 칸타코리아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선을 둘러싼 세대 간의 이질감이 수치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체로 친문(20~30대)과 반문(50대 이상)으로 세대가 갈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단순히 50·60대를 반문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일단 조선일보가 반문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근거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 조선일보는 “실제로 20~30대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0~50%였지만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20~30% 수준이었다. 반면 50~60대 이상의 문 후보 지지율은 30%대였는데, 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40~50%였다”면서 “친문·반문을 기준으로 세대 간 투표 양상이 정 반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문 후보 지지율이 30%인 50·60대를 ‘반문’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굳이 특정 세대를 ‘반문’으로 규정하고 싶었다면, 이들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의뢰해 칸타코리아가 실시한 여론조사 질문지에는 비호감도를 묻는 질문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50·60대 이상의 문 후보 지지율은 30%대”라는 기사 내용도 ‘OO님께서는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얻은 결과치였다.


기사는 20·30과 50·60을 친문과 반문으로 나누는 반면 40대 지지율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세대 중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가 문 후보의 강력한 지지층인 40대(조선일보가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40대의 51.8%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에 대한 언급이 가장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 이들 세대는 조선일보가 ‘친문’으로 규정한 20·30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세대였다. 스윙보터인 40대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 상황 전달을 꺼리는 조선일보의 이 같은 행태는 조선일보가 ‘세대갈등 상황’임을 강조하면서도 유권자들에게 문재인 대세론을 부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아낸다. 실제 조선일보는 <2030 vs 5060… 문·안의 투표율 셈법>(4/19 홍영림․김아진 기자 https://goo.gl/ca1p2G)에서도 40대의 투표율이나 성향에 대해 유독 언급을 삼간 바 있다.

 

조선일보 리얼미터 결과는 왜 안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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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럽과 리얼미터의 다자구도 여론조사 속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는 대선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된 3월 5주차부터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지면에 일체 인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조선일보가 인용 보도하지 않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의 결과와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3월 5주차부터 4월 4주차까지 ‘다자구도’에 한정해 정보를 취합한 결과, 리얼미터와 갤럽 모두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섰지만, 지지율 격차는 한국갤럽보다 리얼미터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즉 조선일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된 리얼미터의 결과값을 5주간 지면에 일체 인용 보도하지 않은 셈이다. 


특정 조사기관의 결과를 인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각 신문사의 재량이다. 그러나 여타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도 한국갤럽과 함께 대표적 메이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는 철저히 외면했다는 점. 그리고 같은 기간 조선일보를 제외한 중앙·동아·한겨레·경향신문이 모두 리얼미터를 인용한 보도를 내놓았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조선일보의 이 같은 보도 행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가 조선일보의 ‘실제 의도’는 단정지어 말할 수 는 없겠으나, 그간 ‘문․안 양강구도’를 부각하는데 힘 써왔던 조선일보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컸던 리얼미터 조사결과를 철저히 외면하고 갤럽의 조사결과만을 인용해왔다는 사실은 일견 의미심장하게도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 ‘단일화 훈수’ 소재로 이용한 조선일보
이 기간 조선일보는 <동서남북/3당 연대가 안 되는 이유>(4/24 이동훈 정치부 차장 https://goo.gl/6wEAMH)나 <김대중 칼럼/보수는 왜 단일화 못 하나>(4/25 김대중 고문 https://goo.gl/eZesVn) 등을 통해 ‘좌파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향해 ‘후보 단일화 합의’를 종용해왔다. 이는 그 자체로도 촛불 민심이 만들어낸 촛불 대선을 앞두고 후보 간 야합을 종용하는, 염치없는 선거 개입 행태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오피니언란에 그치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하는 기사에서조차 ‘단일화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실제 <문·안 양자대결 땐 41.4% 대 41%… 안·홍·유는 “단일화 안해”>(4/24 최승현 기자 https://goo.gl/dva35l)에서 조선일보는 조선일보·칸타코리아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거 막판 단일화 논의가 다시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뒤 곧바로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격차는 5자 구도일 때보다 4자, 양자 구도에서 더 줄어들었다” “결국 이 여론조사로 보자면 문·안 후보 양자 대결 상황만 오차범위 내 승부가 되는 셈”이라 강조했다. 선거가 반드시 ‘오차범위 내 승부’여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음에도 문재인 후보의 일방적 승리를 막을 ‘방법’으로 ‘후보 단일화를 통한 양자 대결 구도’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기사 말미에는 각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음을 전하며 그 사이에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10% 안팎에서 고착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자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물밑에서 타진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구절을 끼워넣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4자 대결 때도 판세 변화 미미> <막판 단일화 다시 떠오를 수도>라는 부제를 달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보도 행태는 여론조사 결과를 ‘단일화 종용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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