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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유출된 경선 결과, 보도로 유포한 TV조선
등록 2017.03.2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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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바로 전날(22일) 1072일 만에 인양 작업이 시작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7개 방송사 모두 톱보도를 냈고 보도량도 MBN(8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10건을 넘겼습니다. 방송사들 모두 인양 과정과 방법, 희생자 가족 심경을 공통적으로 다뤘지만 지연된 인양에 대한 비판은 SBS와 JTBC에서만 나왔습니다. KBS는 오히려 이번 인양을 극찬했네요. 
한편 대선 국면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내용이 SNS에서 유포돼 논란이 컸습니다. 7개 방송사 모두 이를 다뤘는데 TV조선이 보도량도 3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출된 내용을 가림 처리 없이 그대로 노출시켰습니다. TV조선은 아예 사실 확인도 안 된 투표 결과를 세세히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1. 사실 확인도 안 된 사전 유출 자료, 1건의 보도로 집중 분석한 TV조선
민주당 경선 투표 결과 유출은 캠프 당 4명 씩 총 1000명에 이르는 참관인들에 의해 유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고된 사고이므로 민주당의 선거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민주당 선관위는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유출 자료는 몇몇 지역이 빠져있는 등 허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유출 자료를 보도하면서도 모두 ‘블러’(화면을 흐리게 해 내용이 보이지 않게 하는 장치) 처리를 했습니다. JTBC는 아예 유출 자료를 화면에 띄우지도 않았습니다. 선거 결과 사전 유출은 선거법에 저촉되고 유출된 내용이 사실 확인도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은 ‘블러’ 처리 없이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심지어 이 자료를 집중 분석하며 마치 진짜 경선 결과를 다루듯 했습니다. TV조선 <유출 자료보니 ‘문 초강세’>(3/23 http://bit.ly/2ndysIy)는 리포트 시작부터 유출된 투표 결과표를 보여주면서 “이재명 18, 문재인 168, 안희정 27”이라는 개표 수를 강조했습니다. 지선호 기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크게 앞섭니다. 52개 지역을 묶어 통계를 낸 엑셀파일에선 문 전 대표는 65.6%, 안 지사 11.6%, 이 시장 22.5%의 득표율을 보였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언뜻 보면 공식 경선 투표 결과를 보도하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이 자료에서 확인된 건데, 안 지시는 각종 여론조사와는 달리 이재명 시장에게 역전 당했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이런 묘사는 안희정 지사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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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출된 민주당 경선 투표 결과, 내보낸 TV조선(3/23) ※ TV조선 보도의 경우 실제 보도화면에서는 개표수가 그대로 표시됐으나 민언련이 자체 삭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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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출된 민주당 경선 투표 결과, 가리고 보도한 KBS(3/23) 

 

물론 TV조선은 “신뢰성이 떨어지거나 일부 조작된 흔적이 있다는 지적”과 “특정 후보 진영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만 모아서 낸 것 아니냐”는 안 지사 측 반발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허위에 가까운 사전 투표 결과를 아무런 가림 장치 없이 내보내고 이를 설명까지 한 행태는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 객관성은 “방송은 선거에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다루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12조 사실보도는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과장․부각 또는 축소․은폐하는 등으로 왜곡하여 보도하여서는 아니된다. 방송은 선거결과에 대한 예측보도로 유권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합니다. TV조선의 이 보도는 이런 규정을 모두 어긴 겁니다. 이날 MBN도 ‘블러’ 처리 없이 유출 자료를 방송에 내보냈지만 7초 간 잠시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고 TV조선처럼 유출 자료를 상세히 설명해주지는 않았습니다. 

 

2. 3년 만에 떠오른 세월호, 인양 지연과 진상 규명은 SBS‧JTBC만 보도
23일, 세월호는 드디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2일 시작된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미수습자 9명의 귀환과 진상 규명을 바라는 염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방송사들도 세월호 인양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송사들의 보도는 인양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어째서 3년이 지나서야 인양이 되었는지, 묻혀 있는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지, 많은 국민들이 지니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서는 SBS와 JTBC만이 보도를 냈습니다. SBS가 인양 지연과 진상규명에 각 1건씩, JTBC는 인양 지연에 2건, 진상규명에 1건을 할애했습니다. TV조선도 인양 지연 이유에 1건을 할애했지만 정부 입장을 받아쓰기만 했습니다. 인양 과정에서 뚫은 수많은 구멍들과 인양 후 선체 절단 여부로 인해 불거지는 ‘미수습자 유실 및 증거 훼손 우려’도 SBS(1건)와 JTBC(3건)만 보도했습니다. 나머지 방송사들은 관련 보도가 없고 대부분의 보도가 인양 과정을 스케치하고 인양 방식을 설명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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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세월호 인양 보도량 상세 비교(3/23) Ⓒ민주언론시민연합

 

3. 오히려 인양 ‘극찬’한 KBS
KBS는 오히려 인양 기술을 극찬하는 보도로 남다른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KBS <‘8천 톤급’ 통째로…바지선 방식 주효>(3/23 http://bit.ly/2ndfJNq)는 “바닷 속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세월호 인양 기술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인양 사례를 들면서 “세월호와 같은 초대형 선박을 해체 없이 인양한 것도 전례가 드”물다는 겁니다. 보도 말미에는 “세월호가 수면 위 부상에 성공하면서 세계 선박 인양사에도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희생자 가족의 슬픔, 시민들의 추모와 동떨어진 태도입니다. 또 KBS는 “바지선 방식이 주효”했다고도 했는데 이는 정부의 ‘인양 지연 책임’을 은폐하는 겁니다. 해수부는 애초에 해상 크레인을 통한 방식을 고수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이 때문에 인양이 9개월가량 더 늦어졌습니다. 


반면 SBS <이렇게 건질걸.. 왜 3년이나 걸렸나>(3/23 http://bit.ly/2ngfa71)는 “당초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고집하다 실패하는 바람에 2년을 허비”했고 처음부터 “재킹 바지선 방식이 거론됐지만 정부가 거부했다는 지적”더 덧붙였습니다. 이에 “성공가능성과 시간보다 비용을 먼저 고려한 사실상 최저가 입찰이 아니었냐는 논란”까지 언급해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JTBC도 비슷한 내용으로 정부의 인양 지연 책임을 2건 보도했습니다. 

 

4. 유실 우려부터 정부의 ‘진실 은폐’까지…고군분투 JTBC
가장 적극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은 JTBC입니다. JTBC <선체 절단 ‘엇갈린 시선’>(3/23 http://bit.ly/2ndDy7P)은 “미수습자 수색 작업과 관련한 가장 큰 쟁점은 세월호 선체를 잘라낼 지 여부”라면서 “해수부는 절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참사 원인 규명의 증거물인 선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선체는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마지막 증거물인 만큼 절단 작업은 '증거 인멸 행위'”, “절단 과정에서 선체의 주요 시설과 부속물 등이 훼손될 우려” 등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JTBC <3년 전 참사, 여전한 3대 의혹…쟁점은?>(3/23 http://bit.ly/2ngFsGx)은 밝혀내야 할 세월호의 진실을 다시 정리해줬습니다. 김태영 기자는 “세월호 화물에 제주 해군기지로 운반되는 철근 400여 톤이 실려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면서 “세월호가 무리하게 출항하게 된 배후에 국정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상황인데요. 때문에 군사 기지로 운반하려 했다는 철근의 실체, 그러니까 철근의 출처가 어디인지, 철근의 용도가 무엇인지가 밝혀져야 할 핵심 의혹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의혹의 상당수는 세월호 특조위가 밝혀낸 건데, 왜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이유. 그건 역시 인양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인양은 특조위 활동이 종료되기 전에 완료됐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보도는 JTBC <예고된 인양…지연된 조사계획>(3/23 http://bit.ly/2nukLHl)에서 손석희 앵커는 “4월 초 인양은 이미 예고돼 왔었지만 참사 원인에 대한 조사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버들 기자는 김영한 청와대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세월호 참사 한 달 뒤 “정부가 세월호 소유주 유병언의 탐욕과 과적, 무리한 개조를 참사 원인으로 단정한 정황”이 남아 있고 검찰도 증축과 조타 미숙을 침몰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애초 정부가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는 관심 밖”이었음을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선체 정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어서 강 기자는 “해양수산부는 제대로 된 선체 조사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세월호 선체가 모습을 드러낸 지금도 조사 계획은 커녕 조사위원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비판했습니다. 정부가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의 핵심인 침몰 원인 규명에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반드시 선체 조사 등 침몰 원인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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