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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꿀잼 지구과학 특강’? ‘녹조 궤변’ 띄워주는 조선일보 페이스북
등록 2017.05.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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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준표 '녹조 궤변'이 '꿀잼 지구과학 특강'이라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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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페이스북에 5월3일 게재된 게시글 캡쳐


 5월 3일, 조선일보 페이스북에는 “[Video C] 홍준표 강사의 지구과학 특강.kkuljamdrip”이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하나(https://www.facebook.com/chosun/videos/10155317935643118/)가 올라왔습니다. 영상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일 토론회에서 유포한 ‘녹조 궤변’을 ‘준표의 지구과학 강의’라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영상의 컨셉은 아무것도 모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홍 후보가 한 수 가르쳐준다는 것입니다. 영상에는 따끔한 훈계를 잊지 않는 ‘홍 강사’가 등장합니다. 홍 강사는 ‘수강생 문재인’에게 녹조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수강생이 반박하자 답답해하며 수강생이 ‘잘못 알고 있는 사안’을 바로잡아줍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사실 홍 후보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장면을 문 후보를 가르치는 장면으로 둔갑시킨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녹조박사 홍준표의 거짓말 강연
 홍준표 후보는 5월 2일 토론회에서 녹조현상이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며 낙동강의 녹조는 낙동강에 방류된 폐수에 들어있던 질소와 인, 그리고 고온 다습한 기후가 만나 생기는 것일 뿐이라는 ‘가짜 뉴스’를 유포했습니다. 소양댐은 4대강과 마찬가지로 200일 넘게 물이 고여 있지만 녹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낙동강의 녹조가 오염물질 때문이라고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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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페이스북(5/3)에 게재된 
 동영상 분 녹조 부분 캡쳐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녹조는 4대강 사업 전이었던 2012년의 28건이었던 반면 4대강 사업 후인 2015년엔 94건까지 증가했습니다. 4대강 전후로 녹조 발생량의 증가세가 이렇게 확연하지만, 홍 후보가 원인으로 지적한 오염물질(인, 질소)의 양은 도리어 줄어들었습니다. 갑자기 녹조 발생이 증가한 것에 다른 원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4대강이 소양댐과 달리 오염물질이 풍부해 녹조가 생길 조건을 갖췄던 것은 사실이지만, 4대강으로 인해 강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지 않았다면 녹조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녹조는 오염물질, 더운 기후, 물의 체류시간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갖춰져야만 발생한다고도 말합니다. 이 세 조건 중 녹조가 많아진 2013년을 기점으로 달라진 낙동강의 조건은 4대강 사업의 결과로 느려진 유속 밖에 없습니다. 결국 4대강 사업이 녹조 문제의 원인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홍 후보가 4대강 사업을 옹호하며 녹조의 원인에 대한 전문지식을 뽐냈지만 그 전문지식은 거짓이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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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페이스북(5/3)에 게재된 
 동영상 분 녹조 부분 캡쳐


 그런데 토론회에서의 해당 발언을 편집해 담은 조선일보 페이스북의 영상은 홍 후보의 ‘전문지식’이 진짜인 것처럼,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홍 후보가 문 후보의 무지를 타일러 가르쳤다는 식으로 그립니다. ‘이번 토론에서도 따끔한 훈계를 잊지 않는 홍강사’, ‘수강생의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하는 녹조 박사’라는 자막으로 홍 후보를 표현하고, 문 후보는 ‘반발하는 수강생’이라는 자막으로 표현합니다. 문 후보가 ‘물이 고여서 그렇다’고 정답을 이야기할 때, 이것이 틀렸다며 가르치려드는 홍 후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오는 자막은 ‘어디서 반발이야’와 ‘이건 아니?’입니다. 이 자막들은 홍 후보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문 후보를 꾸짖고 있다는 조선일보의 시각을 반영합니다.

 

■ 준표강사의 ‘정치외교 강의’는 더 황당한 꾸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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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페이스북(5/3)에 게재된 
 동영상 분 녹조 부분 캡쳐

 

 녹조도 기가 막히지만 더 기가 막힌 것이 남아있습니다. 지구과학 강의 뒤에 이어서 ‘정치외교 강의’가 등장합니다. “북한 정권은 적폐입니까 아닙니까?”라는 질문에 문 후보가 “적폐입니다”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면서 영상은 ‘주입식 교육의 결과’라는 자막을 달고, 문 후보를 가르치는 홍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합니다. “내가 하나하나 가르쳐줘야겠니?”라는 자막과 홍 후보가 답답해할 것이라는 듯 ‘열 내는’ 이미지를 합성해 문 후보가 홍 후보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것 역시 ‘지구과학 강의’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던 것만큼이나 악질적입니다.

 

■ 도대체 이런 영상을 누가 만들었을까? 

 너무 상식적이지 않은 영상. 이런 황당한 영상을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우리는 혹시 이 영상이 홍 후보를 풍자하려는 내용인가 잠시 의심도 했습니다. 가짜뉴스를 배포하고도 아랑곳 않는 홍 후보의 뻔뻔함을 풍자하려는 영상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또는 그저 홍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이 만들어서 유포했고, 그것을 조선일보가 게시한 것은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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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페이스북(5/3)에 게재된 동영상 

 그러나 영상을 끝까지 보면 <CHOSUN MEDIA  VIDEO C>라고 로고가 나오고 현민지 기자가 편집했다고 나옵니다. 바로 이 황당한 동영상의 제작자는 조선일보인 것입니다. 게다가 조선일보 페이스북 지기는 이 게시물에 댓글로 <한줄요약 : “허허허”>라고 달아놨습니다. 페이스북 지기의 코멘트는 조선일보가 이 영상을 홍 후보를 풍자하기 위해 게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음을 보여줍니다. 조선일보가 토론 장면을 발췌해 이런 영상을 만든 것은 ‘한 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문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이를 열심히 가르치는 홍 후보를 홍보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페이스북 지기는 만들어진 영상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올린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영상 속 문 후보가 했던 ‘물이 고여 있어서’ 녹조가 생겼다는 것이 진실이고 홍 후보의 ‘강의’가 거짓임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거짓으로 윽박지르는 사람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상천외한 영상을 다른 누구도 아닌 조선일보가 직접 만들어 배포했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2. 홍준표의 ‘전문지식’은 경남 도지사 지낸 경험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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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과 녹조현상’의 연관성 전혀 검증않는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 
<홍준표, 4대강 공격에 “녹조가 왜 생기는지도 모르고…” 전문 지식 뽐내>(5/2)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이 기사를 5월 2일 게시했다. 


 홍 후보 녹조발언에 대한 조선일보 페이스북의 옹호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5월 2일에 올린 게시물에는 <홍준표, 4대강 공격에 “녹조가 왜 생기는지도 모르고…” 전문 지식 뽐내>라는 기사가 링크되어 있습니다. 홍 후보의 녹조발언이 ‘전문적인 내용’이라는 겁니다.

 이 온라인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홍 후보는 특히 4대강 녹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소양강 댐의 연중 저수 기간, 녹조가 발생하는 원리 등 전문적인 내용을 언급하며 문재인 후보를 조목조목 공박했다”며 홍 후보의 ‘전문 지식’이 모두 사실인 것처럼 말합니다. 
 기사 마무리 부분에서는 “홍 후보가 이처럼 녹조 문제와 관련해 전문적인 지식으로 문 후보를 반박한 것은 녹조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낙동강 유역이 포함된 경남 도지사를 지낸 경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하며 홍 후보의 발언에 공신력을 더해주기 까지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기사는 홍 후보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담은 수준입니다. 그의 ‘전문 지식’을 칭찬할 뿐 발언에 대한 사실 검증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전 정부에서도 인정한 ‘4대강과 녹조현상’의 연관성을 홍 후보와 조선일보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 특정 지지층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조선일보
 홍 후보는 저성장은 귀족노조 탓이라고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니, 이젠 아예 ‘4대강 녹조’가 4대강 탓이 아니라고 하며 문재인 후보에게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이런 후보의 궤변을, 조선일보가 검증도 없이 잘했다며 더 칭찬하고는 여기에 양념으로 문재인 후보를 향한 비아냥거림까지 더해 홍보해준 것입니다. 
 그간 대선미디어감시연대 페이스북 모니터에서 문제보도가 많이 발견된 매체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앙일보 페이스북도 4대강 사업에 대해 정치적 호불호를 앞세워 홍 후보의 발언이 ‘옳다’는 아전인수 격의 보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4대강에는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믿고 싶어 하는 이들은 누굴까요? 보수정권의 과오가 과오여선 안 되는 이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싶은 이들일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지금 사실을 왜곡해 보수정권의 과오를 지워주는 것, 그리고 그걸 이용해 보수정권의 몰락으로 고통스러운 보수정권 지지자들이 듣기 좋은 보도만 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조선일보는 변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언론은 시민이 외면하고 싶은 진실일지라도 과감히 전달해야합니다. 하지만 지금 조선일보는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유포하며, 듣기 좋은 말만 들려주어 자사 독자들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보다 언론의 권력으로 시민의 귀를 닫으려 드는, 때로는 시민들에게 진실을 가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조선일보의 현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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