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_
홍준표를 보수대표주자로 불러내고 PK 대통령 강조하는 지역언론
등록 2017.03.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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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띄우기 두드러졌다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대선보도는 ‘홍준표 불러내기’가 두드러졌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라 출마를 할 수 없었는데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언론은 유력후보로 지목했다. 지면에는 자유한국당이 홍 지사의 당원권을 회복시켜 줄 것인가, 홍 지사가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만나기로 했다더라, 만나서 의논을 할 것이다, 아니다 아무 이야기 안 했다더라가 꾸준히 오르내렸다.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되었을 당시의 충격과 파장에 비해 홍 지사의 무죄는 기사에서 간단히 설명되었다. 어째서 무죄인지 판결문의 내용을 해설해주는 기사가 없었다. ‘대선 출마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성완종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표현을 두루 썼다. 한 두 기사가 2심 재판에서는 성완종 씨가 남긴 메모의 증거능력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전하는 정도였다.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던지 홍 지사는 알려진 것과 달리 비자금 전달책으로 지목된 이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는 게 무죄 판단의 이유라고 본인 페이스북에 직접 해명했다.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검증 대상인데 언론은 홍 지사가 어떤 면에서 결백하다는 건지 따져 묻거나 더 자세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무죄를 받아 선거에 출마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에만 주목했다.

 

홍 지사의 상승세를 수식하는 표현들은 실제 여론에 비해 과도했다. 부산일보는 ‘홍 지사가 등장하자 이제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홍준표)’, ‘(황교안을 대신할) 구원투구’, ‘(홍준표가)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선 흥행을 위해 홍 지사가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명진 위원장이)“이 분도 이야기 나누어보니 대통령감”이라 했다’고 썼다. 그러나 3월 초까지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지지율은 3%선에 불과했다. 2월 28일 부산일보는 홍 지사의 PK지역 지지율이 2.2%에서 5.5%로 오른 것을 두고 ‘영남 공략 먹히나’, ‘지지율 상승세 눈에 띄어’라고 썼다. 하지만 이 여론조사는 오차범위가 ±2.5%p여서 상승폭을 강조하는 듯한 제목을 달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황교안 지지층이 어디로 흡수되었나’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MBN-리얼미터)를 놓고 각 매체가 주목한 부분은 서로 달랐다. 부산일보는 <보수세력 기댈 곳은 결국 홍준표?>, 국제신문은 <홍준표 ‘황교안 불출마’ 최대 수혜...보수 대표주자 되나>라면서 홍 지사에게로 보수층 결집이 일어났다는 해석을 내놨다. 같은 여론조사에 대해 경향신문은 <홍준표 ‘황교안 낙수효과’ 야권 대선주자도 골고루>, 한겨레는 <길 잃은 보수표 요동...막판 ‘제3지대 단일화’가 최대 변수>, jtbc는 <황교안 지지 보수표...각기 다른 길로>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사실상 보수층 결집은 없었다는 점을 짚어낸 표현으로 부산일보, 국제신문과는 대조적이다.

 

 

무리한 진보 대 보수 프레임 짜기

언론이 홍 지사를 불러낸 것은 진보 대 보수의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범보수 대진표 완성’, ‘범보수 대표주자’라고 말을 제목에 썼다. 부산일보는 3월 3일 데스크칼럼에서 ’말하지 않는 다수의 보수세력을 대변할 건전한 보수가 나와야한다...(중략) 홍준표와 김태호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썼다. 어째서 건전한 보수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건지는 서술하지 않은 칼럼이었다. 3월 13일에는 ‘보수 5인방’ 이라며 홍준표, 유승민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관용 경북지사를 묶어냈다. 김문수, 김태호, 김관용은 출마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였다.

 

3월 초중반까지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합해서 50%를 웃돌고 보수정당 후보들은 한 자리 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었다. 양측의 지지율이 비등하지 않은데도 무리하게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라고 프레임을 짠 것이다.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비문연대’, ‘반문연대’라는 말을 자주 빌어오는 것도 두 세력 간의 싸움이라는 틀로 선거보도를 이끌어갈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이런 프레임 속에서는 각 후보의 행적은 어떠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지는 밀려나게 된다. 누구누구가 뭉치면 승리할 것인가 하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주로 다루어진다. 물론 현재 뒤처지는 후보들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조명해야 한다. 그러나 지역언론에 이재명 후보는 단독기사로 나온 적이 없고, 심상정 후보는 자유한국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탈락한 조경태 후보보다 덜 조명되었다. 새누리당 출신의 보수 후보들이 실제 유권자들의 관심에 비해 많이 노출되었다고 본다.

 

지금 필요한 것은 PK 대통령이 아니다

또 하나 두드러지는 것은 대선 후보를 출신지역으로 묶어내는 관행이다. PK출신 대통령을 특히 강조한 것은 부산일보와 KNN이었다. <본선 오를 ‘보수 대표’, 이번에도 영남에서 나올까>(3/9,부산일보), <포스트 탄핵, PK대선주자 반응과 행보>(3/9,KNN), <장미 대선 PK후보 주도... 부,경 민심은?>(3/13, KBS부산), <PK 여권 대선후보, 이번 주가 출마 분수령>(3/13, KNN), <장미대선, PK대선후보 ‘군웅할거’>(3/17,KNN), <대선 D-50, PK출신 文, 安, 洪 ‘3파전’>(3/20, 부산일보)는 기사 제목에 아예 PK를 내세웠다. 정치 지향이 다르고 지지층도 다른 후보들인데, 단지 부산경남 출신이 대권을 잡을 수 있을까로 묶어 보도하는 것은 지역주의 보도로 지적할 수 있다.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보도는 없어져야 할 관행임을 언론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17대선미디어감시연대 부산시민모니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