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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도 분노한 ‘7시간 해명’, 공영방송은 ‘용비어천가’
2017년 1월 10일
등록 2017.01.11 17:01
조회 343

10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을 단연 주목해야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측은 세월호 참사 1000일이 지나서야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답변서 형식으로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답변서 곳곳에서 모순이 발견되고 그동안 청와대가 해명했던 부실한 내용과 별 차이가 없어 재판부마저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특검은 장시호 씨가 제출한 이른바 ‘제2의 최순실 PC’를 공개했는데요. PC 내부 자료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삼성 관련 뇌물죄와 1년 전까지 이어진 청와대 문건 유출 증거가 추가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무유기, 삼성 관련 뇌물죄, 기밀 유출 등 박근혜 대통령의 전방위적 국정파탄이 더 뚜렷해진 하루였습니다. 그동안 이렇게 핵심적인 사안을 외면하던 공영방송 KBS와 MBC는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 ‘부실‧모순’ 7시간 답변서, 번지수 잘못 찾은 KBS‧MBC의 ‘용비어천가’
KBS와 MBC의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답변서’ 관련 보도는 공영방송이 아직도 청와대에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일단 두 방송사 모두 관련 보도가 단 1건입니다. 고작 1건의 보도에는 박 대통령 측 해명에 대한 반박이나 비판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 와중에 대통령 해명을 누가 더 충실하고 꼼꼼하게 전했는지 따져 점수를 준다면 MBC의 우세입니다.  


먼저 KBS <‘7시간’ 답변서 제출…헌재, 보완 요청>(1/10 http://bit.ly/2ih2fPO)의 구성은 박 대통령 측 답변을 요약한 뒤 대통령 대리인 발언까지 덧붙여주고, 여기에 국회 소추위원 비판적 반응을 요약한 뒤, 소취위원 발언도 담아주는 형식이었습니다. 기자는 우선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오전 10시쯤 국가안보실로부터 첫 서면보고를 받았다”, “잘못된 보고와 오보로 오후 2시 50분 쯤 되서야 인명피해 심각성을 인지했고 이후 바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를 지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등 박 대통령 측 답변서 내용을 그대로, 장황하게 읊었습니다. 시간대별 행적을 그래픽 자료로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여기다 “대통령이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됐다거나 직무를 유기했다, 생명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이중환 대통령 측 대리인 발언 장면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국회 소추위원 측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적극적인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고 상황보고를 받았는지도 불명확”하다는 정도의 내용만 전달했고, 발언 인용도 이춘석(국회 소추위원) 의원의 “김장수 안보실장과 통화했다는 사실만 있고 통화 기록은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그 부분에 대해 석명을 했다고 봅니다”라는, 발언만 실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기계적 균형을 지키는 척 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대통령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수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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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모순 7시간 해명’도 있는 그대로 받아쓴 MBC(1/10)

 

그나마 국회 측 반박이라도 언급한 KBS는 MBC보다는 양호합니다. MBC <‘7시간 행적’ 제출…“보완해 달라”>(1/10 http://bit.ly/2iecdOP)는 박 대통령이 해명한 시간대별 행적을 구구절절 설명했습니다. “오전 10시쯤 국가안보실에서 세월호 침몰 현황 보고서를 받았고, 10시 15분과 22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상황 파악 지시와 철저한 구조를 당부했다”와 같이, 받아쓴 대통령 측 입장도 KBS보다 훨씬 더 구체적입니다. 심지어 MBC는 국회 소추위원 측 반박은 덧붙이지 않은 채 헌재가 보완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말하고는 보도를 끝내버렸습니다. MBC 보도 재판을 보도하면서 양측의 주장을 함께 담지도 않은 채, 오로지 대통령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운 겁니다.

 

2. 타사는 일제히 “모순덩어리 답변서” 비판…공영방송의 추락 어디까지
KBS와 MBC가 얼마나 부실한 보도를 했는지는 타사 보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SBS는 7시간 해명 관련 보도 3건 전부를 비판에 할애했고 JTBC는 13건 모두를, TV조선은 2건 중 1건을, 채널A는 3건 중 2건을, MBN은 5건 중 4건에서 대통령 해명을 반박했습니다. TV조선‧채널A‧MBN의 경우 관련 보도량 중 1건에서 헌재의 보완 요구를 따로 전한 것 외에는 모두 반박 보도를 했고 SBS와 JTBC는 관련 보도 모두를 반박에 할애한 것입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 해명의 허점을 파고든 JTBC 보도를 조금만 살펴보겠습니다. JTBC <이것이 팩트입니까? ‘부실‧모순’ 7시간>(1/10 http://bit.ly/2iZSB2Z)은 이미 보도 제목에서 엉터리 해명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보도 내용은 박 대통령 해명을 조목조목 치밀하게 반박했습니다. ▲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7차례 통화했다고 했으나 통화 기록은 제출하지 않은 점 ▲ 서면보고를 받고 전화 지시를 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점 ▲ 집무실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본관 집무실이 아닌 관저 내 집무실로 바꿔 ‘관저 근무’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혼동을 유도한다는 점 ▲ 논란의 “구명조끼” 발언에 ‘선실이 침수됐어도 그 안에서 구명조끼 입고 있으면 물에 뜨는데 왜 발견을 못하냐’는 취지라 설명했으나 정작 답변서에서는 이미 그 전에 특수구조원들의 선내 수색이 어렵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쓴 점 ▲ 반복적으로 언론 오보에 책임을 돌렸지만 구조 정보는 청와대가 해경을 통해서 시스템을 통해서 파악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당시 오보를 한 언론들도 모두 첫 오보를 한 오전 11시 이후 불과 20~30분 만에 정정보도를 했는데 대통령이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심각성을 인지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JTBC 외에 SBS도 3건의 보도에서 비슷한 반박을 전했고 TV조선은 1건의 보도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통화기록은 없다면서 세월호와 무관한 최원영 복지수석 통화기록을 제출한 청와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채널A‧MBN 역시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KBS‧MBC와 결을 달리했습니다. 

 

3. ‘제2의 최순실PC’ 등장했지만…MBC는 ‘대통령 뇌물죄’ 빼고 ‘태블릿PC 흔들기’
MBC는 또 하나의 결정적 증거로 떠오른 ‘제2의 최순실PC’를 보도하면서도 편파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타사는 모두 ‘제2의 태블릿PC’에서 나온 최순실-삼성 간 이메일에 주목해 박 대통령-최순실-삼성으로 연결되는 뇌물죄 증거가 더욱 확실해졌다고 언급했는데요. MBC만 박 대통령의 뇌물죄를 쏙 빼버렸습니다. 반면 MBC는 타사가 주목하지 않은 ‘첫 번째 JTBC 태블릿PC’의 증거능력 논란을 부각했습니다. 


MBC의 ‘제2의 최순실PC’ 관련 보도는 총 3건으로 2건의 KBS‧TV조선‧MBN과 1건의 SBS보도 보도량이 많고 채널A와 보도량이 같습니다. MBC보다 보도량이 많았던 건 5건의 JTBC뿐입니다. 그러나 MBC는 3건이나 보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뇌물죄’를 끝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MBC <“또 다른 태블릿PC…장시호가 제출”>(1/10 http://bit.ly/2ibAwSl)라는 보도입니다. 이날의 톱보도이자 ‘제2의 최순실PC’ 첫 보도이기도 한 이 기사에서 김태윤 기자는 “특검팀에 태블릿PC를 건넨 사람은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 “특검은 태블릿PC를 확인한 결과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판단” 등의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이어 느닷없이 “특검은 앞서 검찰이 JTBC로부터 제출받은 태블릿PC와는 달리 증거능력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제2의 최순실PC’를 전하는 첫 보도에서 어떤 증거가 나왔는지를 먼저 보도하지 않고 ‘첫 번째 PC 증거능력 논란’부터 조명한 겁니다. 여기다 이규철 특검보의 기자회견 발언 중 “(기존) 태블릿PC의 경우에는 제출자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확인이 안 돼서 계속 논란거리가 있는데요. 증거물인 태블릿PC를 특검에서 입수하는 절차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부분만 잘라 보여줘 ‘첫 번째 PC 논란’을 더욱 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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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최순실PC’ 등장에도 ‘JTBC 태블릿PC 흔들기’ 선보인 MBC(1/10)
 

MBC는 지난해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 태블릿PC’를 보도해 정국을 급변시키자, 곧바로 ‘JTBC가 보도한 PC는 최순실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연이틀 내더니 다시 28일 ‘검찰이 최순실 소유임을 확인했다’며 꼬리를 내린 바 있습니다. 11월에 조용했던 MBC는 12월 7일 청문회에서 고영태 씨가 “최순실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증언을 하자 다시 ‘JTBC PC 증거능력 논란’을 보도하며 태도를 바꿨고 12월 17일 새누리당 의원의 위증공모 의혹과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JTBC 태블릿PC 증거 감정 요청’ 등 일련의 사태에 기대어 계속해서 같은 보도를 냈습니다. 12월 1달 간 이른바 ‘태블릿PC 흔들기’ 보도만 11건이나 냈던 MBC입니다. 그랬던 MBC가 이제는 대통령 혐의를 증명할 또 다른 증거가 나왔는데도 또 ‘태블릿PC 흔들기’ 의도만 드러낸 겁니다. 

 

4. SBS‧JTBC는 ‘첫 번째 PC도 증거능력 확실’
타사는 모두 MBC와 달리 ‘제2의 최순실PC’가 박 대통령 뇌물죄와 직접적 연관이 있음을 밝혔고 첫 번째 태블릿 PC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언급은 아예 없었습니다. SBS와 JTBC는 아예 첫 번째 PC도 증거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특검 측 입장까지 전달했습니다. 


SBS <‘최순실 태블릿PC’ 또 나왔다>(1/10 http://bit.ly/2ietA1V)는 “최 씨는 앞서 언론에 공개된 태블릿 PC에 대해 자신은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며 증거능력을 문제 삼아 왔”고 이에 특검이 “새로 입수한 태블릿PC는 다르다고 자신”했다면서 “아울러 기존 태블릿 PC에 제기된 조작설도 일축할 수 있는 증거물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 PC를 보도한 당사자인 JTBC도 <국정농단 스모킹 건…태블릿PC 또 나왔다>(1/10 http://bit.ly/2jhdR3W)에서 “지난번에 JTBC가 발견해서 검찰에 넘긴 태블릿PC, 최 씨의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 저희가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일부 친박단체에서는 계속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두 대의 태블릿 PC 모두 최씨 것으로 본다면서, 관련 논란은 무의미하다”는 특검 관계자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나마 MBC처럼 기존 태블릿PC 논란을 언급한 방송사는 채널A인데요. 그러나 채널A도 <기존 태블릿PC 논란 종지부 찍나>(1/10 http://bit.ly/2jta56G)라는 제목을 뽑아 ‘논란 종식’에 방점을 찍었고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첫 번째 태블릿PC가 최순실 씨의 것이라고 밝혔”음을 언급하며 “다만 첫번째 태블릿PC의 증거능력 논란을 특검 스스로 언급하면서,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수준으로 논란을 전달했습니다. 

 

5. ‘반기문 프리허그’가 단독보도? TV조선은 반기문의 팬클럽인가

조기대선이 확실시되면서 방송사들도 대선주자 관련 보도를 꾸준히 내고 있는데요. 특히 탄핵 정국 속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행보에 보도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검증 보도’가 아닌 ‘반기문 대권 군불떼기’라는 점입니다. 특히 TV조선은 지난해 12월 24일, 시사저널이 반기문 전 총장의 23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단 하루 만에 ‘네거티브 공세’로 치부해 아예 검증을 원천 차단해 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 TV조선이 10일에는 ‘반기문 팬클럽’에서나 볼 법한 보도를, 그것도 단독으로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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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프리허그’를 정성들인 화면과 함께 단독 보도한 TV조선(1/10)
 

TV조선 <귀국 직후 ‘프리 허그’ 행사>(1/10 http://bit.ly/2j46Nda)에서 윤정호 앵커는 “이제 이틀 남았습니다”라는 말로 반기문 전 총장 귀국에 기대감을 드러내더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모레 귀국하면 바로 서울역에 들러 큰 절로 국민께 인사하고, 시민들을 안아주는 프리허그도 할 태세입니다. 대선 캠프 좌장으로 총리급 인사를 모시겠다는 생각도 하는 듯 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리포트 역시 “12일 귀국 직후 공항 귀빈실이 아닌 별도의 장소에서 기자회견” “서울역으로 이동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춰 귀국 감사 인사를 할 예정” “태극 머플러를 두르고 프리 허그와 감사의 큰 절을 하는 방안을 고려” 등 반기문 전 총장 측의 계획을 ‘단독’으로 일일이 보고하는 내용입니다. 화면에는 “태극 머플러를 두르고 프리 허그와 감사의 큰절 고려 중”이라는 자막이 나왔는데요. TV조선은 이 자막 화면에서 ‘태극 머플러’라는 글자에 태극문양과 함께 “나라 사랑”이라는 태그까지 직접 붙여 설명해줬습니다. “프리허그 : 불특정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행위”라는 주석도 달아 그야말로 ‘지극 정성’을 보였습니다.


MBN <반기문 의전 비상>(1/10 http://bit.ly/2j038Lv)도 TV조선과 비슷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보도는 “반기문 전 총장 캠프의 ‘10인 전략회의’의 최대 화두는 의전”이라면서 “반 전 총장이 외교부가 제공하는 귀빈급 의전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수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라 전했습니다. 반 전 총장 캠프의 “다급히 동선 체크”까지 구구절절 보도해 TV조선처럼 팬클럽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물론 뉴스 아이템의 선정은 방송사의 재량이지만, 과연 ‘반기문 전 총장의 프리허그’가 단독으로 타전할 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인지 의문입니다. 이날 채널A에서도 반기문 전 총장 관련 보도가 나왔는데요. 채널A는 2건의 보도에서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 후 부산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표와의 대결 국면에 접어들 예정’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전했습니다. TV조선보다는 수용할 만한 현실적인 내용입니다. 대권주자를 조명하는 보도는 충분히 나올 수 있지만 TV조선과 MBN처럼 검증‧공약‧정세 등 ‘진짜 선거 보도’와는 무관한 ‘가십성 근황 보도’는 지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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