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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브리핑]연합뉴스, 정부 발 대북‧대중 압박 기사로 도배 (D-54 연합뉴스 일일브리핑)
등록 2016.02.19 20:23
조회 188

■ 연합뉴스, 정부 발 대북‧대중 압박 기사로 도배
연합뉴스는 19일 북한 핵과 로켓 발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와 미국의 초강경 대북 군사외교적 강압 정책과, 사드를 매개로 한 중국 압박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 정치면 등에서 비중 있게 배치했다. 그러나 이들 기사 대부분이 정부 측 입장이 시시각각 전달되는 것일 뿐, 이런 움직임이 갖는 객관적 의미나 파장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19일 오후 4시 현재 정치면에 <韓美 , ‘압박’으로 대북정책 전환…“사드 협의에 조건없다”>  <한미, 美 증원전력 한반도 신속전개 훈련…대북 경고메시지> <軍, 北 테러대비 ‘국가급 대테러부대’ 추가 설치한다> < 이철우 “3∼4월 北 사이버테러 공격 예상”> <한국 “北, 유엔회원국 자격있나”··· 유엔서 첫 공식 문제제기> <외교부, 中 ‘평화협정 병행’/ 제안에 “北 비핵화가 우선”> 등을 실어 대화나 협상과는 무관한 북한과 중국에 대한 군사 외교적 압박을 통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 2월 19일 연합뉴스 메인화면 갈무리

 

박근혜 정부는 최근 대북 강경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국민의 희생과 침묵을 지나치게 요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정부에 대한 감시견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미 두 나라의 대북‧대중 초강경 압박 정책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초래된 동북아 ‘신냉전’ 구도와 그로 인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평화통일 문제를 짚는 보도는 연합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예컨대 최근 VOA(미국의소리방송)은 <“한국 핵무장, 엄청난 실책 될 것”>(2/18 21:30 https://me2.do/GtmA2N7C)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 시도는 “절망적 도박”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영국의 민간단체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미국사무소 소장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경우의 사태를 진단한 것이다. 그는 “국제법에 따라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은 법에 따라 한국에 원자력 협력을 제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이 보유한 원자력발전소 23기가 모두 가동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원자력 시설들이 다 폐기되는 것이죠. 한국의 원자력 수출도 막힙니다. 정치적으로도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겁니다.(중략) 심지어 북한 정권이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도 가만히 있지 않겠죠. 그러니까 한국을 엄청난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자위권 차원 평화적 핵·미사일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 사회에서 지금 제기 되는 핵 무장론을 전하면서, 우리 언론은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해야 마땅하다. 특히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정부의 방침을 전달하는 것에만 충실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연합뉴스가 정권이 아닌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기를 촉구한다.

 

■ 또 발언 번복한 홍용표 장관 옹호 기사, 세 문장에 사진만 두 장
연합뉴스는 <홍용표 "개성공단 임금, 북핵·미사일에 사용">(02/18 11:01, https://me2.do/GGJbYSIe)에서 북한의 개성공단 임금 핵무기 개발 전용에 대해 또 말을 바꾼 홍 장관 입장만 전달했다. 보도의 편집 방식에서도 고작 세 문장으로 홍 장관의 국회 발언만 소개하는 짧은 보도를 두 장의 사진으로 부풀리는 꼼수를 부렸다.

 

<홍용표 "개성공단 임금, 북핵·미사일에 사용">(02/18)

 

 이 기사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재원 의원 질문에 대해 ‘개성 공단이 핵과 미사일의 돈줄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을 뿐, 홍 장관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개성공단 자금 핵 유입, 증거 있는 것처럼 와전됐다”며 증거 자료가 있다던 12일의 발언을 번복한 사실은 지적하지 않았다. 17일 홍 장관이 “자꾸 더 얘기를 하면 정치 문제가 되니까 이제는 (지원을 위해) 기업을 자주 만나고 거기(기업 지원)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함구 의지를 밝혔던 사실도 언급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는 자사가 전날 보도한 내용이다.(<홍용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정치적 비화 바람직 안 해”>(2/17 17:01 https://me2.do/FQZvx4X8))


 고작 3문장의 불과한 보도 내용은 “임금으로써 달러로 지급된 70%가 당 서기실, 39호실로 간 것으로 파악되고, 이는 핵과 미사일, (당 지도부의) 치적 사업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된다며 재차 기존의 입장을 강조한 홍 장관의 발언, “개성공단 중단이 북한에 중요하고 의미있는 제재 효과를 낼 수 있다” “북한에 악용되는 미사일 자금을 차단하고, 우리나라의 의지를 밝힘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고 국제사회에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정당화하는 홍 장관의 발언 등 오로지 홍 장관의 입장으로만 채워져 있다. 사실상 정부의 거짓말이 드러난 홍용표 장관의 지난 발언들은 한 번도 문제 삼지 않고, 심지어 자사가 보도했던 홍 장관의 함구 의지까지 모른 척하면서 개성공단 임금이 핵무기 개발에 전용됐다는 정부 입장만 되풀이 한 것이다. 내용이 이렇다면 굳이 18일 있었던 국회 대정부질문을 보도할 필요도 없다. 연합뉴스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을 전한 다른 보도에서도 모두 여야 의원들의 입장을 나열했을 뿐 홍 장관의 거짓말 논란이나 홍 장관 발언으로 인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 개성공단 유입 달러가 60∼70%가 ‘물표’ 형태로 근로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이해찬 의원의 반론 등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연합뉴스가 정부의 그 어떤 거짓말과 비합리적 선택에도 전혀 비판 의식을 지니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