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반기문 대망론’부터 ‘오세훈 대세론’까지, 총선 내던지고 대선 내다보는 방송사들(D-10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4.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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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기문 대망론’부터 ‘오세훈 대세론’까지, 총선 내던지고 대선 내다보는 방송사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일부 방송사들은 총선 대신 2017년 대선을 벌써부터 예단하고 있다. 이런 보도는 향후 4년간 국민의 삶과 정치를 결정하는 총선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V조선과 채널A에서 이런 보도가 눈에 띄는데, 2일에도 두 방송사는 20대 총선을 두고 다음 대선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여기서 ‘반기문 대망론’과 ‘오세훈 대세론’을 노골적으로 띄우면서 사실상 대권 후보 홍보에 가까운 발언들이 나왔다.

 

■ “유력한 대선주자 반기문” 띄우기에 여념 없는 TV조선‧채널A

TV조선과 채널A는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서 부각되고 있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띄웠다. 채널A <친밀감 과시한 3분 대화>(4/2, https://me2.do/5topEJNn)에서 정연욱 앵커가 “핵안보정상회의에 박 대통령이 갔는데 반총장 반갑게 웃는 사진이 전달됐다”라고 운을 떼자 천상철 기자는 “3분 정도로 길진 않았지만 반 총장이 먼저 가서 악수청하고 아주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이가 굉장히 끈끈하고 정감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정치적인 해석 낳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연욱 앵커는 반 총장을 겨냥한 김무성 대표의 “당내 경선을 거치라는 메시지”를 언급했고 이수희 변호사는 “내리꽂으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서 천상철 기자는 “여당 내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그래도 압도적인 후보였는데 쫓기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오세훈 전 시장이 11.1%로 새누리당에 현재 몸담고 있는 사람 중에 가장 앞서고 반기문 총장이 있지만 20∼30%넘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며 사실상 반기문 총장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가정하고 가상 대결 결과를 내놓았다.

 

△ 채널A <친밀감 과시한 3분 대화>(4/2)

 

다음날인 3일에도 TV조선과 채널A는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한 반기문 총장을 조명했다. TV조선 <“위중한 상황…꼭 투표”>(4/3, https://me2.do/5Yu7VbM0)와 채널A <“나라 상황 대단히 위중”>(4/3, https://me2.do/5KTKsY8u)은 제목도 약속이나 한 듯 반 총장의 발언을 그대로 따왔다. 단지 재외국민 투표 참여만을 다룬 보도라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TV조선은 “4·13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 되면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총성 없는 전쟁도 막이 올랐지만 반 총장은 여전히 차기 유력대권주자 1위”라며 반 총장을 추켜세웠고 채널A도 “반 총장이 국내 상황을 위중하다고 진단한 것을 두고 대권을 염두에 둔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을 강조했다.

 

■ “오세훈에 줄 잘 서야한다”? TV조선의 낯 뜨거운 ‘오세훈 대세론’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4/2, https://me2.do/xwi1gnzE)에서 대담자로 나온 김재곤 기자는 총선 격전지 5곳을 짚던 중 난데없이 “이번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이 될텐데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이번에 승리한다면 여론조사에서 상승세 타는데 대권가도로 가는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오세훈 대세론’을 꺼내들었다.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은 “줄 잘 서야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오세훈 전 시장이 이번에 당선되면 꽤 세가 몰릴 것”이라고 맞장구쳤고 진행자로서 중심을 잡아야 할 이하원 앵커도 “총선 끝나면 오세훈 후보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말을 보탰다. 이어서 앵커와 대담자들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가도에 대해서도 논했다. 김행 전 대변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제1야당으로 시간의 문제인데 흡수통일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 대선을 너무 앞에 두고 있어서 확실한 대선 주자 없는 당은 길게 존립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면에서 쏠림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악담에 가까운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2. ‘김경란 아나운서의 남편’, ‘당 대표의 아내’…선거를 ‘가십’으로 만드는 MBN

각 방송사마다 총선 관련 보도가 본격화되면서 TV조선, 채널A, MBN을 중심으로 출마자들의 유명인 배우자를 조명하는 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다. 각 당의 공천 갈등이 선거를 잠식하면서 방송 보도에서 이미 공약과 정책이 사라졌지만 이런 ‘유명인 배우자’를 비추는 보도는 매우 부적절하다. 특정 후보를 홍보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선거를 ‘가십’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홍보성 보도는 대부분 새누리당 후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4월 2일, MBN은 하루에 무려 2건을 이런 편파적 ‘가십’ 보도에 할애했다.

 

△ MBN <유명 아내 덕 ‘톡톡’>(4/2)

 

MBN <유명 아내 덕 ‘톡톡’>(4/2, https://me2.do/5q6ZniGZ)은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의 배우자인 김경란 아나운서를 조명하면서 “단상에 오른 김경란 아나운서는 화사한 미소로 청중의 시선을 남편에게 몰아줍니다” “송과 CF에서 얼굴을 알린 김 아나운서의 동행은 남편에겐 천군만마” 등 민망한 수준의 홍보성 묘사를 가미했다. “서울 강동을 이재영 후보의 아내인 배우 박정숙 씨는 드라마 출연 당시 분장까지 해가며 남편 알리기에 열심”이라며 또 다른 새누리당 후보인 이재영 후보의 배우자도 소개했다. 여기에 “1990년대 최고 인기 배우였던 심은하 씨의 등장도 관심”이라며 또 새누리당 후보인 지상욱 후보를 띄웠다. 마지막으로 “문희상 후보는 연예인 조카의 덕을 보는 경우”라면서 더민주 문희상 후보의 조카인 배우 이하늬 씨를 소개했는데 결과적으로 MBN이 유명인 배우자로 홍보한 후보 4명 중 3명이 새누리당 후보였던 셈이다.
바로 다음 보도인 <남편 대신 목발 짚고>(4/2, https://me2.do/GEB06Q4l)는 “목발에 의지해 어렵게 걸음을 내딛지만, 악수 한 번, 눈 한 번 더 맞추려 바쁘게 움직입니다”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아내 최양옥 씨”의 유세를 화면에 담았다. “큰 딸과 사위도 손을 잡고 포옹”했다며 김무성 대표의 가족을 총동원한 화면도 노출했다. 보도 말미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아내 김미경 씨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시장과 지하철역, 상가를 혼자 돌며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열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부인 김미경 씨는 전문가급 식단관리로 김 대표의 건강을 챙기며 유세를 지원”이라며 짧게 야당 대표들의 배우자도 조명했지만 보도의 비중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쏠려있었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