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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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이 ‘부역 언론’임을 보여준 1월
2017년 1월 1일~1월 31일
등록 2017.02.21 16:24
조회 431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7년 1월 ‘이달의 좋은 신문‧방송‧온라인 보도상’과 ‘이달의 나쁜 신문‧방송’을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1월 ‘이달의 좋은 보도’ 방송부문은 SBS의 ‘삼성-박근혜 대통령 뇌물죄 공모’ 단독 보도(박상진‧이한석‧박현석‧임찬종‧전병남‧윤나라‧김혜민‧박하정‧민경호 기자)가 선정되었습니다. 기자들과 함께 하는 시상식과 간담회는 2월 28일(화)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교육공간 <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자리이니 많이 오셔서 좋은 보도를 만든 진짜 기자와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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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방송보도, ‘삼성-박근혜 뇌물죄 공모’ 증명한 SBS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금을 출연하면서 국정파탄 사태의 한 축을 이룬 재벌 기업들 중에서도 삼성은 매우 특별하다. 삼성은 무려 43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최순실 모녀에 비밀리에 지원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정유라의 승마를 지원하는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부터 세 차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하면서 반복적으로 ‘정유라 승마 지원’을 채근했고 삼성이 그때마다 즉각 최순실 측에 돈을 입금한 정황이 나왔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검은 1월 12일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했고 16일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19일 기각됐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삼성의 뇌물죄 공모 혐의를 소극적으로 보도하고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는 ‘삼성 위기론’을 내세울 때 SBS만이 삼성의 뇌물공여죄 정황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그 결과 충격적이면서도 생생한 정황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례적인 ‘헤드 테이블 상견례’, SBS 단독보도의 시작
SBS는 1월 이전에도 꾸준히 삼성의 뇌물죄 연루 의혹을 보도했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점을 구체화한 1월, SBS의 보도도 본격적으로 빛을 발했다. 그 시작은 박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국빈 방문 당시의 한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BS <안종범이 박상진을 대통령 테이블로>(1/4 http://bit.ly/2j8K6FK)는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장면을 포착했다. 임찬종 기자는 2016년 5월 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열린 ‘한-에티오피아 비즈니스 포럼’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장면에서 안종범 당시 정책조정수석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데리고 “박 대통령이 앉을 헤드 테이블로 급하게 데려가 직접 소개”했다. 임 기자는 “경제단체장이나 그룹 총수가 아닌 계열사 사장을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배치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박상진 사장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독대한 직후 독일에 가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삼성 관계자는 이런 조치가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에 대한 청와대의 감사 표시로 이해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 “지난해 5월은 삼성이 재작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최순실 씨 모녀와 조카 장시호 씨 등 최 씨 일가에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지원한 직후”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김성준 앵커는 이를 “삼성이 최순실 씨 측에 승마훈련을 명목으로 거액을 지원한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이 알고 있었을 정황”이라 짚어줬다. ‘최순실-박근혜-이재용’으로 이어지는 ‘뇌물죄 커넥션’을 파헤친 SBS 단독보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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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삼성 뇌물죄 단독 보도’의 시작, ‘헤드 테이블’ 보도(1/4)

 

독대 직전엔 ‘정유라 지원 회의’, 직후엔 ‘정유라 말 구입’한 삼성
이후 이어진 SBS의 보도는 정유라를 지원한 삼성의 행보가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독대 시기와 어떻게 맞물렸느냐에 집중됐다. 이중 SBS <“독대 전부터 이재용이 직접 챙겼다”>(1/9 http://bit.ly/2kzg3Xq)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15년 7월에 대통령과 독대하기 직전에 직접 회사에서 회의를 소집해서 정유라 씨 지원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초에야 최순실을 알았다고 했던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은 2015년 박근혜 대통령 독대 이틀 전인 7월 23일 “사장단 회의를 직접 소집해 승마 관련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고 삼성 고위 관계자가 진술”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2015년 7월 25일 박 대통령 독대 직후 일어났다. SBS <최순실 격노하자 "다 해드리겠다">(1/9 http://bit.ly/2kRNMvX)에 따르면 독대 직후 “최순실 씨는 당시 박원오 승마협회 고문을 통해 정유라 씨 말을 사 줄 것을 삼성에 요구”했고 “삼성은 2015년 11월 우리 돈 7억여 원 들여 명마 살바토르를 구입해 최 씨에게 건”냈다. 보도는 이때 말의 소유주를 삼성으로 등록했다가 “(최순실이)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했지 빌려 달라고 했느냐며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독일로 보내라고 격노했다”는 박원오 전 승마협회 고문의 진술을 보도했다. 박상진 사장은 이 말을 듣고 최순실에 “원하는 대로 다 해드리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고 결국 최순실의 요구에 따라 “2016년 2월 ‘비타나V’와 ‘라오싱’ 등 말 2마리를 25억 원을 들여 사줬다”고 한다. 

 

뇌물의 대가 ‘경영권 승계’ 지원 정황도 드러낸 SBS
SBS는 삼성이 뇌물의 대가로 받은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의 ‘경영권 승계’ 지원 정황도 놓치지 않았다. SBS <‘합병 시나리오’ 청와대에 수시 보고>(1/4 http://bit.ly/2hQLTPh)는 특검의 보건복지부 압수수색 결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시나리오’를 수차례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단독 보도했다. “지난 2015년 6월부터 7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송”된 이메일을 보니 “삼성물산 합병안을 외부 전문위원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신 내부 투자위원회로 바로 보내 합병을 찬성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그해 7월 이런 시나리오대로, 외부 전문위원회 논의 없이 내부 투자 위원회가 삼성 합병안을 찬성하도록 의결했”고 특검은 “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전문위원들을 상대로 합병 찬성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자, 청와대가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도록 지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SBS <“승계 도와달라…부정한 청탁” 명시>(1/18 http://bit.ly/2iLERqD)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두고 '‘부정한 청탁’을 했다. 이렇게 명시해서 최대 강수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해,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따른 삼성과 한국 경제 위기’를 운운하던 타사와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SBS <대통령 “합병 반대한 위원 잘라라”>(1/17 http://bit.ly/2jK3chj)는 “국민연금이 독단적으로 (국민연금의 삼성합병) 찬성 방침을 정했다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전문위원회 김성민 위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이 이름을 콕 집어 경질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눈치 보지 않았던 SBS
SBS는 이재용 부회장이 피의자로 소환되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12일부터 19일까지의 기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당시 다른 지상파 방송사인 KBS‧MBC와 TV조선‧채널A‧MBN은 모두 ‘삼성 리더십 부재 및 삼성 위기론’을 읊었다. 


SBS <삼성, “정유라 지원설 싹 자르자” 제안>(1/15 http://bit.ly/2jSPjlf)는 2015년 11월, 한 언론이 삼성이 정유라에 말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취재하자 “이를 걱정한 삼성이 정 씨에게 지원한 말을 반품하거나 다시 팔고 대신 다른 말을 사서 지원하겠다는 제안”한 정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SBS <정유라 지원 ‘함부르크 프로젝트’도 제안>(1/17 http://bit.ly/2k8e5ws)는 2016년 9월 23일 삼성의 정유라 승마 독일 연수 지원 보도가 나오자 이번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극비리에 독일로 날아가 최순실에게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회 지원하겠다”며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SBS는 <‘최순실 문건’대로 삼성 압박>(1/30 http://bit.ly/2kKZcOo)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에서 “삼성이 회장을 맡고 있는 승마협회가 선수단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질책”했으며 “승마협회 이영국 부회장과 권오택 총무이사를 콕 집어 교체하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SBS는 2월에도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청와대에 청탁을 넣은 정황을 꾸준히 보도하고 있다. 재벌 권력과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SBS의 활약으로 인해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삼성도 국정파탄 사태의 ‘공범’임을, 국민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민언련은 SBS ‘삼성-박근혜 뇌물죄 공모’ 관련 단독 보도 일체를 2017년 1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나쁜 방송보도, ‘부역 언론’의 면모 드러낸 TV조선

 

TV조선은 2011년 개국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역 언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25일 TV조선이 ‘최순실 의상실 영상’ 단독보도로 세간의 이목을 끌자, 많은 시청자들이 TV조선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TV조선이 이전의 친정부적, 무조건적 청와대 감싸기에서 벗어나 이제 권력에 대해 할 말은 하는 제대로 된 언론 기능을 하는 방송사로 변화했다고 오인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국정농단 사태를 기점으로 ‘비빌 언덕’을 바꾸려 했던 TV조선은 여전히 ‘부역 언론’이고 ‘반저널리즘 언론’이라는 증거들이 지난 1월에도 차곡차곡 쌓였다. 민언련은 이런 TV조선의 행태를 ‘1월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기자들 불러놓고 ‘소명’한 박 대통령…TV조선은 ‘추억 팔이’?
그 첫 번째 사례는 새해 벽두부터 나왔다. 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은 출입 기자단 신년 인사회라는 빌미로 기자들을 불러 모아 일방적으로 자신의 혐의를 ‘소명’했다. 심지어 노트북과 녹음기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질문의 기회도 제한적이었다. 질문을 해도 같은 대답만 반복됐다. 특검이 사실로 확인한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개입과 증언 및 사진 자료로 정황이 입증된 세월호 참사 당시 미용시술 의혹을 모두 ‘허위’로 규정한 것이다. 이때 지상파 3사와 TV조선, MBN은 모두 아무런 비판 없이 박 대통령 입장을 받아쓰기만 했다. 이 중에서도 ‘박 대통령 심경보도’까지 더해 2건이나 ‘받아쓰기’ 보도를 한 TV조선이 단연 압권이었다. 


TV조선 <“답답하고 마음 무겁다” 토로>(1/1 http://bit.ly/2hECAgm)는 박 대통령의 “착잡한 심경”과 ‘간담회 배경’을 짚은 보도이다. 그 내용은 민망할 지경이다. 윤동빈 기자는 “국민들께도 계속 미안하고 이런 생각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라는 박 대통령 발언 장면을 보여준 뒤 “세월호 7시간 루머에 대해선 어이가 없고, 답답한 심정” 등의 대통령 반응을 전했다. “대통령부터 모든 사람이 자기의 사적 영역이 있지 않겠습니까.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이 어떤 병을 앓았는가를 일일이 리스트로 만들고”라는 발언도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화면으로 인용했다. 박 대통령의 ‘미용 시술 의혹’은 의료법을 위반한 청와대의 비정상적인 약물 구입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직무유기 때문에 헌정 유린인 것이지 ‘대통령의 병 리스트’는 관련이 없다. TV조선 보도에서 상식 수준의 인식은 찾아볼 수 없다. 

 

하이라이트는 보도 말미에 나온다. 윤 기자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퍼스트레이디 생활을 하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면서 “어릴 때 그네 묶어서 놀려고 했다가 아버지께서 그러다가 나무 상한다”라고 말하는 박 대통령 모습을 보여줬다. 이때 TV조선은 자체적으로 박 대통령이 어린 시절 청와대에서 뛰어 노는 흑백화면을 내보냈다. 대통령의 ‘감성 팔이’, ‘추억 팔이’를 TV조선이 대신해준 것이다. 심지어 “이번 간담회는 박 대통령이 강하게 원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기습 기자간담회’의 배경까지 비틀었다. 당시 간담회는 기자들도 30분 전에야 개최를 통보받을 정도로 일방적이고 기습적이었다. TV조선이 국정농단 사태 관련 단독보도를 쏟아냈지만 박 대통령만큼은 ‘치외법권’으로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보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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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박정희와의 추억’까지 화면으로 대변해준 TV조선(1/1)
 

기회는 이때다 싶었나, 세월호 천막 걷으라는 TV조선
TV조선이 부역 언론임을 증명하는 두 번째 사례는 바로 세월호 참사에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보도이다. 1월에만 이런 보도가 2건이나 나왔다. 요컨대 서울광장을 차지한 탄핵 반대 세력과 함께 광화문의 세월호 추모 천막도 함께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TV조선이 그런 주장을 하게 된 빌미는 1월 23일,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 등 박 대통령 친위 세력이 서울광장에서 시작한 ‘텐트 농성’이다. 탄기국은 ‘탄핵 기각’과 ‘JTBC 태블릿PC 보도는 조작’이라는 몰상식한 주장으로 서울광장을 무단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충돌했는데 ‘광화문에 있는 세월호 천막도 걷어라. 그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느닷없이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을 걸고 넘어졌다. TV조선은 바로 이 주장을 그대로 보도에 차용했다. 보도를 가장해 짐짓 근엄하고 합리적인 척 점잔을 뺀 것만 다르다. 

 

TV조선 <서울광장, ‘탄핵 반대’ 텐트 20여 동>(1/23 http://bit.ly/2km2xDk)은 탄기국의 텐트 농성과 세월호 참사 천막을 언급하면서 “강대강 천막 충돌”이라 규정했다. “세월호 천막 걷으면 우리도 걷겠다는 거예요. 여기에 천안함 용사들 분향소 설치할거예요”라는 익명의 ‘텐트농성 참가자’ 인터뷰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이때 화면에는 “태블릿PC 조작 의혹 진실을 밝혀라”라는 큼지막한 현수막도 노출됐다. 정혜전 앵커는 “‘강대강 천막 충돌’이 벌어진 건데 분열된 우리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라고 말했고 윤우리 기자는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이 본래 취지에 맞게 돌아오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분열된 광장’의 책임을 세월호 천막에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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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천막도 걷으라’는 TV조선(1/23)
 

TV조선 <좌우로 나뉜 광장>(1/31 http://bit.ly/2kbKlxf)은 28일, ‘탄기국’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사모’ 회원의 분향소를, 유족이 원하지 않는데도 서울광장에서 강행한 이후 나온 보도이다. 유족의 반대가 워낙 강경해 ‘탄기국’은 3일 만에 분향소를 접어야 했다. 그러나 TV조선은 ‘탄기국’의 ‘묻지마 분향소’는 언급하지도 않은 채 엉뚱하게 서울시를 물고 늘어졌다. “서울광장 사용 허가 권한은 서울시장이 갖고 있”는데 “광장 사용을 두고, 과거에도 논란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추모 분향소”, “2013년 쌍용차 해고자 분향소”를 “시민 모두의 광장을 특정 단체가 너무 오래 독차지 한다는 비판”의 사례로 지목했다. “시장의 정치 성향에 따라, 설치하려는 쪽과 철거하려는 쪽은 계속 바뀝니다. 열린 광장에 보이지 않는 좌우의 벽이 높아집니다”라며 보도는 마무리됐다. 


특검과 법원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 및 헌정유린의 증거를 모조리 무시하는 ‘탄기국’의 텐트 농성을,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과 노무현 대통령 추모 분향소, 쌍용차 해고 노동자 분향소에 비유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정당하고 합리적인 추모, 분명 정부에 책임이 있는 사안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는 ‘탄기국’의 ‘탄핵 반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TV조선은 국정농단 사태를 줄곧 보도해놓고도 오히려 ‘세월호 천막도 걷으라’는 ‘탄기국’의 입장을 교묘하게 옹호했다. 이는 ‘세월호의 노란색만 봐도 질색했다’는 최순실의 관점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가장 길었던 이재용의 하루’? 케케묵은 재벌 논리 내면화 한 TV조선
최대 광고주인 삼성에 대한 충성심도 TV조선의 ‘구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1월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차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3일 만인 19일 기각됐다. 당시 TV조선은 이재용 부회장의 피의자 소환이 알려진 11일부터 일관적으로 ‘삼성 걱정 보도’를 냈다. ‘글로벌 기업’이라 칭송받는 삼성이 총수 한 명의 부재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삼성의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냐는 상식적인 관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도, 피의자 소환도 아직 이뤄지기 전인 1월 11일, TV조선 <비상 걸린 삼성, 창사 이래 최악>(1/11 http://bit.ly/2ifaygA)은 일찌감치 “삼성 초비상”, “창사 이래 최악”, “굵직한 사업 올스톱”, “리더십 부재”를 목 놓아 외쳤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16일에는 <“영장 청구 이해 안 돼” 삼성 충격>(1/16 http://bit.ly/2jZ2RMc) 제하의 리포트에서 “뇌물기업 낙인 노심초사”이고, “미국 반부패방지법에 걸려 수십억원 과징금, 막대한 벌금, 입찰 제한 등의 추가 피해 예상”되며 “해외국가에서 대규모 벌금 사실상 영업활동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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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었던 이재용의 수감기’ 집중 조명한 TV조선(1/19)
 

‘삼성 걱정 보도’의 절정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19일 나왔다. TV조선은 영장이 기각되자 특검을 조롱했고 이재용 부회장의 ‘길었던 하루’를 집중 조명했다. TV조선 <“증거 차고 넘친다”더니 자존심 구겨>(1/19 http://bit.ly/2k9f80y)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 영장 내용이 기절할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보인 특검이 결국 “말을 앞세운 여론전에 의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법원을 압박하기 위한 여론전”, “특검이 말을 앞세운 것 아니냐”, “자신감이 강했던 만큼, 그 만큼 더 자존심을 구긴 셈” 등 보도 내내 특검을 비아냥댔다. TV조선 <“고심 찬 결정”…비난 댓글도>(1/19 http://bit.ly/2j0sBG5)는 “엘리트 판사” 이자 “법리에 충실한 원칙론자”인 조의연 판사가 “매우 신중하게 구속 여부를 판단”했는데도 부당하게 비판을 받고 있다며 열을 올렸다. 이례적으로 “뇌물수수자의 조사 여부”를 고려하고 무려 삼성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의 “주거 및 생활환경”까지 기각 사유로 포함시킨 의혹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TV조선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 이었다”>(1/19 http://bit.ly/2iRnEMC)는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15시간을 구치소에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의 하루를 삽화를 동원해 묘사했다. 기자는 “속옷까지 벗고 수형복을 입으면서 표정이 굳어지며 긴장한 모습”이었다면서 “흉기 소지를 살피기 위한 항문 검사까지 일반 사범처럼 똑같이 받았”다고 전했다. “비누와 세면도구 등을 지급받은 이 부회장은  바닥에 전기 판넬이 깔리고 세면대와 변기가 있는 2평 독방에 수감”됐고 “저녁으로 1,444원짜리 4찬 식사를 제공받았지만, 입맛이 없어 거의 밥술은 뜨지 못했”다며 이 부회장의 ‘수감기’를 읊기도 했다. 화면엔 우울한 표정으로 생필품을 전달받고 독방에 앉은 이 부회장의 모습이 삽화로 표현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일반 수감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 독방에서 밥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 TV조선에게는 무척이나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감성 호소’와 ‘추억 팔이’를 적극 대변해주고, 세월호 참사를 묻어 버리기 위해 ‘탄핵 반대 집회’의 참담한 주장까지 끌어왔으며, 삼성에 충성심을 보인 TV조선. 지난 1월에만 ‘부역 언론’은 물론, ‘반저널리즘’의 구태를 모자람 없이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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