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특수활동비 삭감‧인권위 위상 제고도 못마땅한 MBC
등록 2017.05.26 21:17
조회 873

25일 있었던 문재인 정부의 특수활동비 삭감,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제고 등 행보에 대해서 이번에도 MBC와 TV조선가 비판적 논조를 보였습니다. 두 방송사는 그동안 4대강 사업 재감사,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탁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야권의 비난을 일일이 받아쓰고 이미 해명된 논란을 또 다시 제기하는 방식으로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각개전투’에 나섰습니다. MBC는 특수활동비 삭감 지시와 국가인권위 위상 제고에, TV조선은 비정규직 축소와 국정 역사교과서 철폐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여기서는 MBC 보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특수활동비 삭감하면 검찰‧국정원 업무 차질? MBC만의 ‘기우’

MBC는 ‘특수활동비 삭감’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MBC <“활동비 삭감되면…비밀업무 어쩌나?”>(5/25 http://bit.ly/2qieG3G)는 지난해 정부 기관들의 특수활동비가 “8천억 원이 넘”고 그중 국정원이 5천억 원으로 “절반 넘게 차지”하는데, “어디에 썼는지 꼬리표를 달 필요가 없어 '쌈짓돈'이란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고 먼저 짚었습니다. 그러나 특수활동비에 대한 비판은 이 한 마디가 전부입니다. MBC는 “무작정 줄이면 수사나 정보수집이 위축될 수 있다는 걱정”만 나열했습니다.

 

K-001.jpg

△ 특수활동비 삭감에 ‘기밀 업무 차질 우려’라는 MBC와 ‘부조리 근절 의지’로 규정한 SBS(5/25)
 

K-004.jpg

△ 특수활동비 삭감에 ‘기밀 업무 차질 우려’라는 MBC와 ‘부조리 근절 의지’로 규정한 SBS(5/25)
 

MBC는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된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도 거론했는데요. 그가 이름을 알린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도 “제보자를 만나거나 잠복근무를 하고 또 보안을 유지하며 수사를 할 때, 필요시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특수활동비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자칫 기록이 남는 돈을 사용할 경우 수사가 알려지거나 정보 제공자들이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용처를 밝히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더니 최근 검찰의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인해 특수활동비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 때문에 “첩보 수집 등 현장 수사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 MBC의 결론입니다. 


MBC는 국정원도 걱정해줬습니다. “국가정보원도 대북 정보 수집에 장애를 받을 것이란 지적”이 있고 “비밀리에 이뤄지는 첩보 업무를 일일이 승인받아야 한다면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다른 국가 기관들과의 정보 수집 경쟁에서도 뒤처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는 겁니다. 


특수활동비 삭감에 검찰‧국정원의 수사권 및 정보 활동 위축을 내세워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은 MBC뿐입니다. 타사는 그동안 무분별하고 남용되던 특수활동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타당한 개혁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SBS ‘엉뚱한 곳에 쓰는 특수활동비는 적폐’, 타사도 ‘개혁’에 방점 찍어
특히 SBS는 2건의 보도에서 ‘특수활동비라는 또 다른 적폐의 청산’라고 규정했습니다. SBS <예산만 9천억…사용처는 ‘깜깜이’>(5/25 http://bit.ly/2r3p1Qd)는 MBC처럼 “지난 10년 동안 특수활동비로 쓰인 국가 예산은 8조 5천억 원이 넘”고 “올해 예산도 9천억 원에 이른다”면서 먼저 그 규모를 언급했지만 리포트 내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SBS는 “원래는 기밀 유지가 꼭 필요한 일에 쓰라는 돈인데, 영수증도 필요 없고, 또 사용 내역을 제출하지도 않다 보니까, 말 그대로 쌈짓돈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장진수 전 주무관. 특수활동비 일부를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상납했다고 밝혀 큰 파문”이 일었던 사례도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지난 2015년 법무부 특수활동비를 따져”본 결과, “교정교화에 11억 8천만 원, 소년원생 수용에 1억 3천8백만 원 등. 총 280억 원이 쓰였습니다. 특히, 사용처를 알 수 없는 온갖 경비를 따져보니, 10억 원이 넘”는 등 기밀 유지와 관계 없는 부분에 남용됐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보도인 SBS <특수활동비 손 댄 이유?>(5/25 http://bit.ly/2qifXYp)는 이렇게 남용된 특수활동비를 삭감하고자 한 새 정부의 행보에 “또 다른 이름의 적폐 청산”이자 “공직사회 부조리 근절 의지”라고 평가했습니다. MBC가 검찰의 기밀 활동을 위축한다면서 그 이유로 댔던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해서도 SBS는 “이번에 문제가 된 검찰 돈 봉투 만찬 사건도 사실, 따지고 보면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미덕처럼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라며 “고생하는 일선 검사들에게 고위공직자 등이 자기 쌈짓돈을 내놓는다는 식”, 즉 기밀과는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SBS는 특수활동비 삭감의 의도를 “돈을 투명하게 하라는 건 이들의 활동도 그만큼 투명하게 하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해석하면서 “국정원의 경우 정보활동을 하는 직원들은 밥 먹고 술 먹는 것까지 다 특수활동비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를 투명하게 하면 누가 누구를 만나고 다녔는지 어느 정도까지는 파악이 가능해지는 만큼, 불법 활동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결국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감축되면 사용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정보수집 활동도 자연스럽게 축소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가능하며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방지하겠다는 새 정부의 개혁 의도와도 연결된다는 겁니다. 


SBS뿐 아니라 KBS‧JTBC‧채널A도 그간의 특수활동비 운용을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TV조선과 MBN은 1건의 보도로 문 대통령 행보를 단순 전달했습니다.

 

인권위 위상 제고가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자유한국당, 이걸 또 유포하는 MBC
MBC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제고 방침에도 부정적인 보도로 대응했습니다. MBC <“인권위 위상 제고”…“초법적 발상” 반발>(5/25 http://bit.ly/2qiqbrJ)은 “국가인권위원회 대통령 특별 보고가 부활”,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 '전부 수용'하는 비율이 절반도 안 되는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이라고 지시”, “수사권 조정을 원하는 경찰에도 인권 보호 방안을 주문” 등 문 대통령의 방침을 전한 후,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상세히 나열했습니다. “삼권분립 예외 조직인 인권위에 무소불위 권한을 줘 검찰과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초법적 발상”, “권력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하는 일을 막을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북한 인권 문제와의 형평성 문제”가 그 내용입니다. 반면 이를 환영한 여당의 입장은 “국민 인권을 강화하고 유명무실했던 인권위가 제 기능을 하게 됐다”는 언급 한 마디로 갈음했고 야당 중 환영의 뜻을 밝힌 정의당 논평은 아예 거론도 하지 않았습니다. 각 사안마다 야당 입장을 전한다면서 유독 정의당만 누락하는 MBC의 행태가 여기서도 반복된 겁니다. 이렇게 인권위 위상 제고에 반감을 드러낸 것도 MBC뿐입니다. 타사는 개혁의 의미를 더 부각했고 특히 수사권 조정을 원하는 경찰에 ‘인권 개선’을 요구한 측면을 중요시했습니다.

 

JTBC “무력화 된 인권위 정상화”
인권위 문제에 있어서는 JTBC 보도가 MBC와 대조적입니다. JTBC <‘무력화 된 인권위’ 다시 힘 실린다>(5/25 http://bit.ly/2s1HHgd)는 MBC가 단순히 ‘부활’했다고만 전한 국가인권위원회 대통령 특별 보고를 “국가인권위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정부들에서 유명무실해져버린 제도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완전히 다르게 설명했습니다. 법에 보고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MBC가 은근슬쩍 말하지 않은 겁니다. 


이어지는 JTBC <문 대통령, 경찰에 안긴 숙제이자 선물>(5/25 http://bit.ly/2s1yTHt)은 청와대의 인권강화 조치에 “당장은 경찰 혁신을, 더 나아가서는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까지 개혁하려는 계획이 깔려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 조직의 숙원인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을 기정 사실화 해준 대신, 전제조건을 단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SBS와 채널A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냈고 KBS‧TV조선‧MBN은 청와대 조치를 1건의 보도로 단순 전달했습니다.

 

K-005.jpg

△ 인권위 위상 제고에 “초법적 발상”이라는 자유한국당 주장 강조한 MBC와 ‘무력화된 인권위’ 강조한 JTBC(5/25)

 

K-002.jpg

△ 인권위 위상 제고에 “초법적 발상”이라는 자유한국당 주장 강조한 MBC와 ‘무력화된 인권위’ 강조한 JTBC(5/25)

 

타사 보도도 아쉬워…‘이명박근혜가 망쳐 놓은 인권위’
MBC처럼 노골적으로 자유한국당 주장을 유포하지는 않았지만 타사 보도들도 아쉽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을 법적으로 지니고 있지만 지난 9년 간 그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점을 짚어줘야 국가인권위원회를 정상화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2015년 3월, UN에 보내는 보고서에 세월호 참사와 통진당 해산 등 대표적인 인권 문제를 삭제했는데 이를 지시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인사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인권과 무관한 경력의 현병철 교수를 위원장에 앉혔고 현 위원장은 강연에서 흑인을 “깜둥이”라고 칭하는 등 반인권적 행보를 보였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후임으로 임명한 이성호 위원장 역시 인권위원장이 성소수자 차별 발언을 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죠.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긴급 구제 요청 등 주요 인권 침해 사건들에 침묵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유가족에 대한 경찰의 사찰, 단식 농성 및 세월호 특별법 이슈에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고 논평 한 줄 내지 않았습니다. 


즉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9년의 세월 동안 국가인권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인권을 퇴보시킨 겁니다. 이 때문에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매년 발간하는 연례 보고서에서 계속해서 한국의 인권 상황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UN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25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monitor_20170526_188.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