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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백원우 비서관 ‘흠집내기’, 보도 자체가 ‘흠집 투성이’
등록 2017.05.29 20:57
조회 4627

야권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해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낙연 후보 뿐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다른 내각 후보자들의 논란도 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후보자 논란도 조명, TV조선은 의도적인 ‘흠집내기’ 엿보여
문재인 정부의 내각 구성에서 위장전입만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의 경우 거액의 고문료가 문제가 됐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처벌한 전력이 있어 비판 받고 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위장전입 외에도 두 딸의 증여세를 체납한 사실이 드러나 곧바로 납부했습니다. 방송사들은 이런 논란들도 조명했는데 위장전입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강경화
증여세 체납
    1   1 1 1
서훈
대기업 자문료
  1     1 1  
백원우
대통령 친인척 채용
        1    
김이수
5‧18시민군
처벌
  1     1 1  
김이수
통진당 해산
반대
  1     1 1  
총 보도량   3 1   5 4 1

△ 7개 방송사 문재인 정부 내각 후보자 관련 논란 보도량 비교(5/26~28) ⓒ민주언론시민연합

 

보도량을 보면 TV조선이 모든 사안에 보도를 내면서 가장 적극적인 검증 공세를 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서훈 내정자의 대기업 자문료 수임 문제와 함께, 민정비서관에 임명된 백원우 전 민주당 의원이 2008년, 문재인 대통령의 처조카를 정책 비서로 채용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KBS‧JTBC는 위장전입 이외 다른 논란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내각을 구성할 인사들을 검증하는 보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TV조선이 보도를 많이 냈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백원우 민정비서관 관련 단독 보도는 예외였습니다. 

 

백원우 비서관이 문 대통령 처조카를 채용했다는 TV조선, 근거는?
TV조선 <단독/의원 시절 문 인척 ‘비서’ 채용>(5/26 http://bit.ly/2r8NiCg)은 청와대가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에 대해 직언할 적임자”라며 백 전 의원을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했지만 “백 비서관이 의원시절에, 문 대통령의 처조카를 의원실 비서로 채용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비판했습니다. 


TV조선은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히지도 않고 다짜고짜 “31세 여성 김모씨의 이력서”를 보여주더니 “경력사항란에 '백원우 의원실 정책비서'라는 활동 내역”이 있고 “TV조선 확인 결과 백 의원실에서 근무한 김모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처조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대통령의 친인척 등 주변 관리를 위해 직언이 가능한 정치인 출신이 필요하다”며 백 비서관을 임명했지만 “백 비서관이 문 대통령의 처조카를 의원실에 취직시켰다면 이 같은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느냐”고 재차 비판했습니다. TV조선은 “김모씨가 대학생 보좌진으로 의정활동 지원 업무를 했다. 문 대통령 처조카인 사실은 몰랐다”는 백 비서관 해명으로 보도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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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력서에 경력이 기재됐다는 이유만으로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 제기한 TV조선(5/27)

 

‘대학생 보좌진’을 ‘정식 비서’로 교묘히 바꾼 TV조선
일단 TV조선의 단독 보도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TV조선은 분명 문 대통령의 처조카가 ‘의원실 비서로 채용’되었다고 지적했는데 TV조선이 덧붙인 백 비서관 측 해명은 ‘대학생 보좌진으로 의정활동 지원 업무를 했다’는 내용입니다. ‘의원실 비서’와 ‘대학생 보좌진’은 비슷해 보이지만 명백하게 다릅니다. 의원실의 비서관이나 보좌관은 엄격한 채용과정을 거치지만, 대학생 보좌진, 즉 대학생 인턴은 정식 공무원이 아니어서 선발 절차가 간소합니다. 보좌진들의 재량으로 뽑는 경우도 많고 추천을 받기도 합니다. 실제 민언련이 확인한 결과 백 비서관 측에서는 김 모 양이 “의원실 자체적으로 대학생들에게 국회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모집한 사이버보좌관으로 선발돼 활동”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김 모 양은 “당시 10명 정도 선발돼 일주일에 2번 정도 의원실을 방문해서 주제를 정해 서로 자료조사 등을 통해 국회 보좌진 간접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 활동한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백원우 비서관은 물론, 당시 그의 보좌진들도 김 모 양이 문재인 대통령의 처조카인 것을 전혀 몰랐으며 이번 보도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의원실에서 대학생 인턴을 뽑는 과정에서 굳이 친인척이 누구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백원우 비서관이 현직 의원일 때,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도 아니고 자연인 신분이었습니다. 

 

‘카더라’ 의혹 제기에 가까운 TV조선 보도, 해명이 필요하다
TV조선이 이런 사실관계를 몰랐을까요? TV조선은 이제 두 가지를 해명해야 합니다. 이 보도는 백 비서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문 대통령 처조카를 비서로 부당하게 취직시켜준 것처럼 부각한 뒤,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할 사람이 대통령의 친인척을 고용한 전력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에 흠집을 내기 위해서 백 비서관의 도덕성 논란을 만들어낸 겁니다. 이 정도의 지적을 하려면, 김 모 양은 대학생 인턴이 아니라 공무원 신분인 정식 비서였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TV조선 보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쩌면 TV조선도 취재를 해보니 해당 의혹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TV조선은 교묘하게 모든 것을 ‘이력서에 따른 내용’으로 처리했습니다. 실제로 기자는 “(이력서) 경력 사항란에 '백원우 의원실 정책비서'라는 활동 내역이 보입니다. 이력서에 따르면 김모씨는 2008년 7월부터 1년 간 백 의원실에서 보도자료 작성과 홍보 업무를 맡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 모 양의 신분을 말할 때는 “TV조선 확인 결과 백 의원실에서 근무한 김모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처조카인 것으로 전해졌다”며 확실한 사실이라 전달했습니다. 한마디로 김 모 양이 문 대통령의 처조카인 것은 TV조선이 확인했지만, 이력서에 기재된 ‘정책 비서 활동’의 내막은 확인하지 못한 것이죠. TV조선이 ‘오보의 책임’을 교묘히 피해간 겁니다. 


그러나 TV조선이 없는 의혹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TV조선 스스로 보도한 이력서 내용과 백 비서관 측 해명이 분명히 다른데,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했으니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카더라’ 보도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TV조선이 해명해야 할 것은 또 있습니다. 김 모 양의 이력서를 어떻게 확보 했는가 입니다. TV조선은 정책비서 활동 내역 이외의 다른 내용은 흐리게 ‘블러 처리’하여 글씨가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이력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노출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적자료입니다. TV조선은 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취재원은 누구인지 해명해야 합니다.  

 

MBC‧TV조선‧채널A는 ‘김이수 통진당 해산 반대’도 조명, 또 자유한국당 대변인 노릇
다른 논란들의 경우 청문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 일정 부분 인정하고 해명한 내용들입니다. 이를 보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MBC‧TV조선‧채널A가 주목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통진당 해산 반대 논란’은 대단히 부적절한 보도입니다. 야권은 김이수 재판관이 통합진보당 해산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규정을 반대한 점을 들어 헌법재판관 내정을 비판했는데요. 세 방송사는 이런 야권의 입장을 내세워 비판 여론전에 가담했습니다. 


MBC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MBC <지명 이유 놓고 ‘시끌’…철저한 검증 예고>(5/26 http://bit.ly/2rtZjoN)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이수 재판관을 지명하면서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규정 반대”를 이유로 꼽았지만 “실제 헌재의 최종 결정은 통진당 해산과 전교조 법외노조 규정이 정당하다는 것”이어서 “대통령이 헌재 최종 결정과 다른 김 후보자의 소수 의견을 옳았다고 보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무시하고 헌법 수호 책무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자유한국당 비판,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할 대통령의 책무에 어긋난 것”이라는 바른정당의 비판, “헌법 가치를 수호해야 할 헌재가 지나치게 특정 이념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국민의당 내부 우려를 나열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MBC처럼 언론사 스스로 비판을 가하지는 않았고 야권의 비판을 나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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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수 재판관의 소수의견 문제삼은 MBC(5/26)

 

소수의견 남긴 것이 결격사유? 보도하려면 제대로 설명해야
그러나 통합진보당 해산과 전교조 법외노조 규정 모두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는 사안입니다.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판결 당시 제기된 비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대법원이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 관련 판결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모두 유죄로 전제했다는 점, 통진당의 강령이 민주주의 원칙을 위배하거나 국가 전복의 의미를 담지 않았는데도 정당의 자유를 헌재가 침해했다는 점 등입니다. 김이수 재판관은 당시 “일부 구성원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사상을 가지고 있으므로 나머지 구성원도 모두 그러할 것이라는 가정은 부분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을 전체에 부당하게 적용하는 것으로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통진당의 강령과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선언은 민중에 해당하는 계급과 계층의 이익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모순들을 극복해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것” 등 철저히 법리에 입각한 소수의견을 남겼습니다. 


2013년 10월 내려진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역시 핵심적인 판결 근거가 해고자를 노조원으로 인정했다는 것이어서 해고자도 노조원으로 인정하도록 교원노조법을 개혁해야 한다는 비판을 야기했습니다. 김이수 재판관은 이때도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 제한 조항의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 해도 전교조는 물론, 해직교사나 구직 중인 교사자격 취득자 등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단결권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헌법적 권리에 입각해 소수의견을 남겼죠. 


MBC‧TV조선‧채널A가 굳이 김이수 재판관의 소수의견을 문제 삼고 싶었다면 이런 내용을 조금이라도 설명해야 마땅합니다. 헌재는 법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판결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2005년부터 소수의견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파면 당시에도 김이수 재판관이 남긴 세월호 참사 책임 관련 소수의견은 국민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때문에 김이수 재판관이 남긴 소수의견이야말로 헌재의 투명성과 공정함을 담보하는 자격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습니다. 이를 누락한 채 오로지 ‘비판 여론’만 조명한 MBC‧TV조선‧채널A는 결국 자사가 편파적인 이념에 치우쳐 있음을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26~2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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