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MBC가 제 발 저린다
등록 2017.06.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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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이 언론장악 적폐청산을 위한 ‘언론 부역자 3차 명단’ 41명을 15일 발표했습니다. ‘언론 부역자 명단’의 선정 기준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등 노사가 합의했던 민주화 제도를 퇴행시킨 인사, 정부여당에 불리한 보도를 방해하거나 상식에 맞지 않게 정부여당 편드는 보도를 하게 한 인사, 정부의 정치적 인사조치에 협조한 인사 등입니다. 지난해 12월 14일 1차 명단 발표, 4월 11일 2차 명단 발표에 이은 3번째 명단 발표로서 ‘언론 부역자’는 지금까지 총 10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언론노조는 앞으로도 증거가 더 나오면 추가로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언론 적폐 청산을 위한 노조의 이러한 행보에 유독 MBC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2차 명단 발표가 있었던 4월 24일, MBC는 2건의 보도를 통해 노조를 ‘종북의 용어를 쓰는 집단’으로 매도했고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등 관계자를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번 3차 명단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고자 하는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공영방송이 보도와 송사로 겁박하는, MBC의 ‘뉴스 사유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사측 성명 읽으며 ‘블랙리스트’라 매도, ‘사영방송' MBC
MBC <‘언론 블랙리스트 또 발표…“모욕죄”>(6/15 http://bit.ly/2sywh80)는 이미 제목에서 언론노조의 ‘언론 부역자 명단’을 박근혜 정부의 범죄인 ‘블랙리스트’로 규정했고 ‘모욕죄’라고 폄훼했습니다. 보도는 사측의 성명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상현 앵커는 “반헌법적 행위를 중단하라며 언론노조의 정치적 책동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사측 입장으로 운을 띄웠고 백연상 기자는 “언론노조의 '노영방송' 만들기에 순종하지 않는 인사들과, 정권이 바뀌어도 투항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언론인들이 학살 대상에 포함됐다”는 입장을 읊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중대한 위헌이라고 주장하던 언론노조가 오히려 언론인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반헌법적 발상을 하고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여당 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공영방송 사장에게 사퇴를 강요하며 '언론장악 적폐'를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 위원장 등을 고발하겠다” 등 리포트 대부분이 사측 입장으로 채워졌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언론노조의 명단 발표를 중대한 범죄 행위로 보고 있”다면서 “명단에 오른 분들을 싸잡아서 마치 인민군 부역자들을 연상시키는 부역자라는 표현을 쓰는 행위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손재화 변호사 인터뷰도 덧붙였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동일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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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부역자 명단’에 발끈한 MBC(6/15)

 

‘공영방송 파괴자’가 ‘블랙리스트 피해자’?, MBC의 ‘적반하장’
일단 이렇게 사측의 일방적 입장을 보도로 읽어주는 행태 자체가 심의규정 위반이자 기본적 언론 윤리를 위반한 겁니다. 방송심의 규정 제9조(공정성) 4항은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MBC가 뉴스로 선전한 사측의 입장조차도 심각한 왜곡과 오류로 점철되어 있다는 겁니다. MBC는 언론노조의 ‘부역자 명단’을 ‘노영방송과 문재인 정권에 투항하지 않는 사람들을 학살하는 명단’이라며 ‘언론인 블랙리스트’로 규정했는데요. 이는 MBC의 자의적인 해석일 뿐입니다. ‘3차 언론 부역자 명단’에 포함된 MBC 관계자들은 송병희 경영지원국장, 정재욱 법무실장, 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총 16명입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에 따르면 송병희 경영지원국장은 안광환 전 사장 시절부터 노무 업무를 맡아 공정방송을 촉구한 구성원들을 부당전보 시켰다가 패소한 바 있습니다. 정재욱 실장은 ‘백종문 녹취록’의 당사자입니다. 정 실장은 녹취된 대화 당시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 극우 인터넷 매체 ‘폴리뷰’ 국장 등과 만나 최승호 PD 등 MBC 구성원들을 ‘증거 없이 해고’ 했다며 ‘자화자찬’ 했고 ‘폴리뷰’의 부당한 청탁을 수리했습니다. 김원배 방문진 이사는 정수장학회 출신의 ‘친박 인사’로 현재 목원대 총장 재직 시절 비리혐의로 재수사를 받고 있고 윤길용 전 울산MBC 사장에게 받은 로비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명단에 포함된 모든 MBC 인사들은 비상식적인 ‘친박 보도’로 MBC 뉴스를 망쳐놓은데 일조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1차 명단에 포함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MBC를 ‘애국 방송’이라 칭송하기도 했죠. 즉, 언론노조가 발표한 명단은 노동 탄압, 공정방송 파괴의 주범, 심지어는 명백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공표한다는 공익적 의미를 지닙니다. 박근혜 정부가 탐탁치않은 예술가들의 생계를 끊기 위해 조직적으로, 비밀리에 작성한 ‘블랙리스트’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자유한국당과 결탁한 MBC, 근거 없는 ‘방송 장악 음모론’까지
MBC는 1건의 보도를 더 추가했습니다. 이 보도에서는 사측 성명이 아니라 자유한국당 입장을 거들었습니다. MBC <“21세기 인민재판”…“언론 장악 시도”>(6/15 http://bit.ly/2rjQuKJ)는 언론노조의 ‘언론 부역자 명단’에 ‘인민재판’, ‘언론 장악 시도’라는 매우 자극적인 비판을 가했는데요. 이는 모두 자유한국당의 주장입니다. MBC는 “노조 친화적인 문 정부가 들어서자 이를 믿고 노조가 완장 차고 나서서 21세기 인민재판을 하겠다는 것”, “공공연히 (공영방송) 사장 퇴진 압력을 넣으면서 소위 노조와 정권이 연합하는 '노·정 방송'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등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나열했는데요. “노조와 정권의 결탁 의혹”, “노조에 의해 장악된 언론이 권력과 결탁하면 공정성과 객관성, 언론 자유가 보장될 수 없다” 등 적극적인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국정기획자문위 대변인이 ‘노조가 방송사 사장 사퇴를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여당 당직자가 직접적으로 공영방송 경영진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면서 ‘노조와 정부의 방송 장악’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심지어 법적 절차에 따른 “김용수 전 방통위원의 미래부 차관 임명과 고삼석 방통위원 재임명”까지 “정부의 방송 장악”이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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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부역자 명단’에 발끈한 MBC(6/15)

 

정당한 권리와 절차까지 왜곡한 MBC, ‘적폐’의 전형
이 보도 역시 왜곡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노조와 정권의 결탁’이라는 MBC와 자유한국당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노조 친화적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노조가 완장을 차고 인민재판을 벌인다’고 했지만 노조는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MBC 경영진에 대항해 공정방송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MBC가 이날 문제 삼은 ‘언론 부역자 명단’만 해도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해 12월부터 노조가 발표한 겁니다. 또한 MBC 구성원들의 ‘공정방송 투쟁’은 ‘MB 낙하산’ 김재철 사장 시절인 2010년부터 시작됐고 그 결과 수많은 언론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해고됐습니다. 법원도 부당해고를 인정해 복직을 명령했죠. 이를 따르지 않은 MBC가 오히려 사법권에 도전하고 있는 겁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의 “노조가 방송사 사장 사퇴를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는 발언도 노조의 당연한 권리를 말한 것뿐입니다. ‘노동조합’의 법적 의미 자체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로서 헌법이 보장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실현하도록 법적으로 보장한 조직입니다. 이런 노조가 교섭을 벌이거나 쟁의를 하는 대상은 ‘사용자’이고 이는 사장을 의미합니다. 지난 2014년 1월,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승호 PD, 이용마 기자 등 MBC 해직자들에 대한 징계와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공정방송의 의무는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이고, 의무적 교섭사항”이라 지적했고 “이 사건 파업 직전까지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피고의 경영진은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위한 단체협약의 여러 절차상의 규정들을 위배하고 인사권을 남용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내부에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억압하는 한편, 경영자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 방송만을 제작, 편성하려 시도했다”고 사측을 비판하기도 했죠. 이는 공정방송을 파괴한 사장에 대한 노조의 퇴진 요구가 법적으로 정당한 ‘쟁의행위’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당연한 권리를 ‘노조와 정권의 결탁’이라 폄훼한 MBC의 시각은 상식과 법치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용수 전 방통위원의 미래부 차관 임명과 고삼석 방통위원 연임까지 문제 삼은 부분도 거짓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김용수 전 방통위원은 대선 이전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권교체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임명한 인사였습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해야 할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일었죠. 문 대통령은 김용수 전 위원을 미래부 차관으로 옮기면서 자신의 방통위원 임명권을 회복한 것뿐이고 이 절차 역시 정당한 임명권을 사용한 것입니다. 고삼석 방통위원은 원래 민주당 추천으로 재임 중이었고 임기가 6월 종료되자 민주당이 연임을 결정한 겁니다. 방통위 설치법에 따라 방통위원은 대통령이 2명, 여당이 1명, 야당이 2명을 임명하게 되어 있는데요.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1명의 임명권한을 정상적으로 이행했을 뿐입니다. 이게 문제라면 자유한국당이 지난 4월 연임을 결정한 김석진 위원도 부적절한 인사가 됩니다. 

 

‘무리수’ 남발한 MBC, 최후의 몸부림?
이렇게 각종 왜곡으로 ‘무리수’의 가까운 보도를 내놓은 MBC의 속내는 복잡해 보입니다. MBC 내부에서 매일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지난해 말부터 MBC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져 ‘탄기국 방송’이라는 오명을 쓴 지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노동 탄압과 편성권 침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장겸 사장 취임 이후 MBC는 탄핵 관련 다큐멘터리 방영을 막더니 담당PD를 비제작부서로 전보 조치해버렸고 6‧10 항쟁 특집 다큐멘터리 역시 제작을 중단시킨 후 담당PD를 비제작부서로 발령냈습니다. MBC 편성규약이 보장하는 ‘내부조직으로부터 편성·제작의 독립 및 제작자 자율권’을 MBC 경영진이 스스로 파괴한 겁니다. MBC의 이런 전횡은 셀 수 없을 지경인데요. 이 때문에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외친 김민식PD는 징계를 앞두고 있습니다. MBC 뉴스는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탄핵 반대 세력’의 ‘태극기 집회’를 긍정적으로 보도했다가 지탄을 받더니 최근엔 뉴라이트 진영의 ‘친일사관’을 버젓이 보도로 설파하기도 했죠. 이런 상황에서 언론노조가 ‘MBC를 망가뜨린 주범’을 명단으로 만들어 공개하자 발끈한 것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격언이 잘 어울리는 행태입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2017년 6월 15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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