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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대선 공작, 언론은 책임 없나
등록 2017.06.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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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민의당이 충격적인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사상 초유의 대선 공작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대선을 나흘 앞뒀던 5월 5일,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국민의당이 의혹의 증거라고 제시한 것은 문준용 씨와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함께 다닌 동료가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했다”, “돈을 물 쓰 듯 했다”고 말한 녹취와 카카오톡 대화였습니다. 국민의당은 26일, 이 증거가 모두 조작이었다면서, 당원 이 모 씨가 남동생과 짜고 가짜 녹취 파일을 만들어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제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먼저 검찰 수사를 목전에 두고서야 갑자스레 조작임을 실토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당원 개인에게 모든 혐의를 뒤집어 씌워 꼬리를 자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주동자로 지목된 당원 이 모 씨가 ‘당이 기획해서 지시해놓고 꼬리 자르기 하려 한다’고 쓴 문자가 보도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선 당시 언론은 국민의당의 조작된 의혹 공세를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대부분의 매체는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을 연일 이슈화했고 특별히 추가되는 사실관계나 이슈가 없어도 보도를 했습니다. 특히 선거를 나흘 앞두고 나온 국민의당의 녹취는 그 파급이 컸습니다. 

 

국민의당의 ‘조작 실토’, 뉴스 후반부 단신으로 처리한 TV조선
먼저 26일, 국민의당의 실토와 사과를 방송사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6일, JTBC만 2건을 보도했고, 나머지 6개 방송사는 모두 관련내용을 1건씩 보도했습니다. 그중 TV조선은 단신이었습니다. 보도 내용은 국민의당의 사과를 전달하는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JTBC만 ‘국민의당이 기획했다’는 당원 이 모 씨의 주장을 1건 추가했습니다. TV조선은 국민의당 기자회견만 따로 보도한 것이 아니라 뉴스 후반부에서 “놓치면 아쉬운 더하기뉴스”라는 주제로 3개의 단신을 간단하게 나열하면서 이 사안도 포함했습니다. 


해당 보도인 TV조선 <더하기뉴스>(6/26 http://bit.ly/2sgPKp3)는 이날 뉴스에서 27번째로 배치되어 방송이 거의 끝날 때 쯤 보도됐습니다. 타사의 경우 KBS는 7번째, MBC 6번째, SBS 10번째, JTBC 4번째, 채널A 9번째, MBN 13번째로 국민의당 대국민 사과를 보도해 TV조선보다 훨씬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타사가 모두 이 사안을 따로 뉴스 전반부에 1건의 보도로 조명한 것과 달리, 뉴스가 끝날 때 쯤 보도되는 단신 모음 코너로 처리한 TV조선의 보도태도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TV조선은 이 보도에서 먼저 “이용섭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부위원장이 민주노총의 총파업 돌입 예고에, ‘지금은 총파업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고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세 과시”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대립을 부각한 소식 바로 다음에 국민의당 녹취 조작을 다뤘습니다. 오현주 앵커는 “국민의당이 오늘 대국민 사과를 했죠?”라고 물었고 조정린 기자는 “국민의당은 지난 5월 5일, 문준용 씨의 파슨스스쿨 동료라는 제보자의 음성 증언 파일을 공개했”지만 “당원 이모씨가 자신의 친척과 짜고 해당 녹음파일을 허위로 만들어냈다”고 전했습니다. 오 앵커는 “네거티브 선거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아 씁쓸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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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부 단신 모음보도에서 ‘국민의당 녹취 조작’을 다룬 TV조선(6/26)

 

TV조선은 대선 당시에 ‘문준용 특혜 채용’을 얼마나 보도했나
그렇다면 대선 당시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 보도는 어땠을까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처음 이 의혹을 제기했던 3월 17일부터 4월 5일까지 보도를 살펴보면 TV조선이 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0여 일의 기간 동안 7건을 보도했으니, TV조선은 3일의 한 번 꼴로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을 이슈화한 겁니다. KBS가 6건, MBC와 MBN이 각 5건씩 보도했습니다. SBS‧JTBC‧채널A가 2~3건으로 필요한 내용만 보도하는 태도를 보였고 특히 SBS와 JTBC는 ‘팩트체크’ 형식의 검증 보도를 포함시켰습니다. 이중에서 문재인 대통령 측의 반론도 붙여주지 않았던 보도도 MBC 3건, TV조선 1건, 채널A 1건 있었습니다. 채널A의 경우 3월 17일, 선관위가 허위 사실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선 ‘문준용 씨 5급 일반직에 채용, 단독 지원 단독 채용’을 그대로 보도했다가 하루 만에 삭제하기도 했죠.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기계적 중립 4 1 0 2 4 1 3
일방적
의혹 제기 
반론 부실 2 1 1 0 2 0 2
반론 없음 0 3 0 0 1 1 0
허위 사실 0 0 0 0 0 1 0
검증 보도 0 0 1 1.5 0 0 0
총 보도량 6 5 2 3.5 7 3 5

△ 7개 방송사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보도량 비교(3/17~4/5)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작된 녹취,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했던 방송사는 MBC
이번에 밝혀진 중대한 사실은 국민의당이 증거라며 제시했던 녹취가 조작됐다는 겁니다. 해당 녹취는 5월 5일, 국민의당이 공개했습니다. 대선을 나흘 앞둔 시점이라 문재인 대통령 측의 반박의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 네거티브’라는 비판도 나왔는데요. 바로 이 시점에는 MBC가 가장 열성적으로 국민의당의 여론전을 거들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1 4 1 2 2 0 2

△ 7개 방송사 ‘문준용 특혜 채용 증언 녹취록’ 보도량 비교(5/5~5/8) Ⓒ민주언론시민연합

 

녹취록이 공개됐던 5월 5일부터, 대선 바로 전날인 8일까지, MBC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국민의당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도했습니다. 4일 간 총 4건을 보도한 것이죠. 같은 기간 타사는 1~2건만 보도했고 채널A는 아예 보도가 없었습니다. 2건을 낸 JTBC‧TV조선‧MBN도 5일 국민의당의 녹취 공개 1건, 7일 민주당의 고발 조치 1건을 보도하며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을 때만 보도했습니다. 이와 달리 MBC는 의혹 관련 새로운 내용이나 이벤트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매일 보도한 겁니다. 


특히 아무도 보도를 내지 않았던 5월 8일 보도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MBC <‘문 아들 특혜취업’ 의혹…사활 건 공방>(5/8 http://bit.ly/2q0QbUY)은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지사 아들을 선거의 양아들 삼고 있는 아버지(문 후보)를 보면서, 준용 씨는 지금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국민의당의 자극적 공세를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문 후보가 직접 특혜 채용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복수의 증인으로부터 확인됐다”며 녹취에 자신만만했던 국민의당의 입장도 전했습니다. 


심지어 MBC는 “준용 씨의 채용 당시 이력서 사진을 활용해 지명수배 포스터까지 만들어 대선 이후에라도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문준용 지명수배’까지 거론한 자유한국당 겁박도 전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문준용 씨의 사진과 제보 전화번호까지 내걸며 ‘공개수배’를 선언했는데요.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명예훼손입니다. MBC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이를 받아쓴 것이죠. 5일 최초 녹취 공개 이후, 국민의당이 녹취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추가 증언이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렇게 4일 내내 ‘문준용 특혜 채용 녹취’를 보도한 것 자체가 부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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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8일, ‘문준용 공개수배’까지 받아썼던 MBC(5/8)

 

이렇듯 지금은 국민의당이 실토한 녹취 조작을 방송사들이 태연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MBC와 TV조선은 국민의당의 ‘조작된 의혹 공세’를 앞장서서 유포했던 방송사들입니다. 선거 공작에 연루된 국민의당이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해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여기에 동조했던 언론 역시 책임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6월 2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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