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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문건 공개, ‘문재인 정부의 공작’으로 몰아가는 TV조선
등록 2017.07.15 22:31
조회 1226

14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 공간을 재배치하던 중 7월3일 한 캐비닛에서 이전 정부의 민정비서관실에서 생산한 문건을 발견했다”며 300여 종의 문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수석비서관회의 내용,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자료, △국민연금 의결권 내용,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적극 지원한 정황이 담겨 있었고 ‘세월호 대리기사 사건 철저히’ 등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수사 개입 의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운용 정황 등 국정농단 관련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박근혜, 조윤선, 우병우 등 국정농단 사범의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 경영권 승계를 이전 청와대가 돕고 그 반대급부를 요구한 수석비서관회의 메모의 경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근무 기간과 겹치기도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헌정 파괴 범죄와 관련해 증거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만 단 1건 보도…그럴만한 사안인가
방송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관련 문건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는지 여부는 톱보도에서 갈렸습니다. 14일,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을 제외한 5개 방송사는 모두 청와대 문건 공개를 톱보도로 냈습니다. KBS‧MBC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일시 중단 관련 한수원의 이사회를 톱으로 냈습니다. 


보도량에서도 두 공영방송이 청와대 문건을 중대시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KBS는 이 중대한 사안에 단 1건의 보도만 보도했습니다. MBC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2건만 보도해 타사와 대조적이었습니다. 두 공영방송처럼 보도량이 적은 방송사는 종편 채널인 채널A뿐입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문건 공개 단순 전달(톱 여부) 1 1 1 1 1 1 1
(X) (X) (O) (O) (O) (O) (O)

박근혜‧

삼성 혐의

연관성

   1    6    1   
문건 내용 상세       2 5 1    1

야권

의문제기

      1    1    1
총 보도량 1 2 4 12 3 2 3

△ 14일, 7개 방송사 박근혜 국정농단 관련 문건 공개 관련 보도량 상세 비교(7/14) ⓒ민주언론시민연합

 

청와대의 공개 시점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 국정농단 덮으려는 TV조선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한 KBS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방송사도 있습니다. 바로 TV조선입니다. TV조선은 보도량이 3건이지만 그 중 1건이 ‘문재인 정부가 지금 문건을 공개한 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야권의 입장을 대변한 겁니다. 이는 본질을 덮고 초점을 흐리는 ‘물타기’에 가까운데요. TV조선은 일방적으로, 근거도 없이 의혹을 부풀렸습니다. 


TV조선 <청 ‘박 정부 민정 문건’ 발견>(7/14 http://bit.ly/2v2dLmv)은 ‘문재인 정부의 의도적 시기조절, 특검과의 공조’는 모두 근거 없는 주장일 뿐 아니라 국정농단 사범들의 혐의를 ‘문재인 정부의 공작’으로 덮어버리는 ‘정치적 프레임’을 만드느라 급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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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문건 공개에 ‘공개 시점 정치적 의도’ 조명한 TV조선(7/14)

 

전원책 앵커는 “새 정부가 두달 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 얘기하기로는 문건이 발견된 지 11일 뒤거든요. 그럼 그동안에는 또 뭐 했다는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대담자인 배성규 정치부장은 “300종이나 되는 문건이 한꺼번에 공개된 것 자체가 의심스러운 일이긴 한데. 11일이라는 기간 동안 뭐 했느냐, 왜 이렇게 늦게 공개했느냐를 가지고 논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과 대답 모두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공개 시점을 늦췄다’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부풀린 것입니다. 


그나마 배성규 부장은 “그동안 문건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렸지 다른 것은 아니다”라는 청와대 입장을 간단히 전했지만, “야당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잠시 대통령기록물 여부를 논하던 중, 전 앵커는 “정부가 시기조절을 한 것 아니냐”고 거듭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배성규 정치부장은 “당연히 그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시기가 미묘하다. 박 대통령 재판이 막바지로 치달아서 뇌물죄가 되느냐 아니냐 법리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삼성문건, 블랙리스트 문건이 줄줄이 나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뭔가 시기 조절용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이걸 특검에 복사해서 보내줬다. 특검에 증거로 쓰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더군다나 이 문건은 기존의 비망록이나 수첩 등 개인기록과 다르게 이건 청와대 공식문건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전 앵커는 또 “두 장관 후보자 놓고 내막적으로 참 협상도 하고 근근이 정국을 정상화하는 단계인데, 이게 또 정국경색 시킬 요인이 되지 않겠나”라며 야권에 편향된 질문을 던졌고 배 정치부장은 “야당에서는 시기나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힘들게 국회 정상화 합의했는데 뒤통수치는 것이냐는 말이 나온다”, “아직은 그렇게 안 가지만 재판에서 미묘한 내용 민감한 내용 쏟아질 경우 상당히 큰 파장이 일 수 있다”며 역시 야권의 입장에 섰습니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국정농단 사범들의 혐의와 관련된 문건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문건 자체에 초점으 맞춰져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근거도 없이 일단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인 공작’으로 몰아갔습니다.

 

전원책 앵커의 근거 없는 편파 발언으로 TV조선 기자들 항의성명까지 내놔

 이렇게 편파적인 보도를 일삼는 행태는 앵커직을 맡은 지 불과 10여일밖에 지나지 않은 전원책 앵커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바로 전날인 13일 오프닝 멘트(http://bit.ly/2vnok2V)의 경우 취재기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여 항의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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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이 항의한 전원책 앵커의 13일 오프닝

 

13일 ‘종합뉴스9’를 시작하면서 전원책 앵커는 “어제 정유라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출석했느냐는 겁니다. 특검은 본인 뜻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새벽 5시에 비밀작전하듯 승합차에 태워 데려온 것부터 석연치 않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회부 기자들에게 검찰과 정 씨 간에 뭔가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 취재 좀 잘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특검이 지금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공여가 무죄가 되면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도 무죄가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가 자사 기자들에게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이에 TV조선 기자 80여명은 항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전 앵커가 주장한 “정유라 새벽 5시 이송, 특검의 긴장,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무죄 가능성” 등의 내용이 “팩트 없이 일방의 주장을 담은 내용”이고 “취재기자들은 위와 같은 내용을 보고한 바 없다”는 겁니다. 기자들은 “결론을 내려놓은 취재를 지시받고, 이름을 걸고 부끄러운 기사를 써야 하고, 오프닝 멘트에서 거론되는 모욕을 왜 감수해야 하는지 묻고 싶은 것”이라 항의하기도 했죠. “앞으로 전원책 변호사의 개인적인 의혹 제기나 사적인 의견을 TV조선 기자들이 취재해야 하는 지 궁금하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에 보도본부장은 해당 멘트를 본인이 작성했다고 해명했지만 이에 기자들은 더욱 분노했습니다. 앵커가 보도본부장이 써준 멘트를 앵무새처럼 읽은 것이 더 납득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렇게 편파적이고 일방적 주장으로 내부 기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TV조선 전원책 앵커가 불과 하루 만에 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문건’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입니다.

 

타사는 기계적 중립, JTBC는 ‘박근혜 청와대가 압수수색 거부한 이유’
그렇다면 ‘공개 시점’을 문제 삼은 야당의 주장을 타사는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SBS와 MBN은 청와대의 야권의 주장을 기계적 중립으로 나열했을 뿐, TV조선처럼 주관적인 논평과 의심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JTBC는 ‘공개 시점’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논점 대신, ‘박근혜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했던 이유’와 연결했습니다. 


JTBC <역설적으로 드러난 ‘압수수색’ 거부 이유>(7/14 http://bit.ly/2tT4vAV)는 “오늘(14일) 공개된 문건은 결국 청와대가 왜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았는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짚었습니다. 전진배 앵커는 “차례나 압수수색 시도를 했고 상당히 대비했을 텐데, 왜 캐비넷에 남겨져 있었을까… 이게 궁금한 부분”이라 물었고 서복현 기자는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인수인계 문건조차 없고 컴퓨터도 모두 비워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기록관으로 넘어간 문건 목록도 역시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문건을 일부러 남겨놓은 것 같진 않고요. 아마도 처리하는 것을 잊고 남겨 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국정농단의 실마리가 민정수석실의 캐비닛까지 열리면서 법망을 피하려던 우 전 수석까지 직접 겨냥할 수 있다”, “핵심 사안인 박 전 대통령 뇌물죄에서 매우 중요한 퍼즐을 맞출 수 있다”며 이번 문건의 의미를 짚은 뒤 이것이 “결국, 청와대가 왜 압수수색을 거부했는가”를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문건의 내용과 파장 모두 누락한 KBS…사실상 ‘직무유기’
단 1건의 보도로 청와대의 문건 공개 사실만 간단히 전달한 KBS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KBS <청 “삼성·국정농단 관련 박 정부 문서 발견”>(7/14 http://bit.ly/2tb2fbn)은 “청와대가 전임 박근혜 정부 당시, 민정 수석실이 생산한 문서를 대거 발견했다고 밝혔”다면서 “문서에는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이나 장관 후보자 인사, 지방선거 판세분석 같은 민감한 내용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청와대 발표를 전했습니다. 문건의 내용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 국면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거나 정부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손글씨 메모도 발견됐고, 문화예술계 건전화, 건전 보수권 우군 활용, 문체부 국실장 전원 검증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이 담긴 문서도 나왔”다고만 나열해 상세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 내용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현재 재판 중인 박근혜, 우병우, 김기춘 등 국정단 사범들의 혐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보도량 적은 MBC·채널A도 이재용·박근혜 혐의 연관성은 밝혀
문건이 공개된 당일이니 보도할 내용이 부족해 KBS의 보도량이 1건에 그치지는 않았을까, 예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보기에는 타사의 보도와 차이가 큽니다. 심지어 보도량이 2건에 그친 MBC와 채널A도 이재용-박근혜의 뇌물죄와의 연관성을 1건의 보도로 추가했습니다. MBC <“경영권 승계지원”…삼성 재판 영향?>(7/14 http://bit.ly/2utjbtP)은 “청와대 발견문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자료”라면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탁이 없었다는 삼성 측 주장의 반대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이 당면한 과제 해결에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금산분리 원칙 규제 완화를 지원하겠다는 대목”도 있어 “뇌물죄 성립 핵심인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삼성의 입장에 배치된다는 겁니다. KBS는 이런 기본적인 내용도 보도하지 않았죠. 채널A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 1건을 추가했습니다. 


다른 방송사들을 보면 KBS의 무관심이 직무유기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합니다. SBS는 문건의 상세한 내용을 2건 보도했고 JTBC는 무려 12건의 보도를 할애해 문건의 내용과 국정농단 사범들의 혐의점을 모두 짚었습니다. 


JTBC는 아예 타사 보도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까지 보도했습니다. JTBC <“애국‧우익단체 연합…전사들을 조직”>(7/14 http://bit.ly/2tVtXps)는 “우익단체를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내용”도 있다면서 “특검이 밝혀냈지만 관련자들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부분, 이른바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또 관제데모의 실체가 보다 분명해졌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메모에 ‘전교조 국사교과서 조직적 추진’이라고 적힌 옆에 ‘교육부 외 애국단체, 우익단체 연합적으로’, ‘전사들을 조직’, ‘반대선언 공표’, ‘건전 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등의 대목이 있다는 겁니다. JTBC는 “‘전사’라는 표현은 극렬한 활동을 짐작케 하는데 실제로 일부 단체들은 정부 입장을 두둔하는 불법 폭력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7월 1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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