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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관리가 탈원전을 위한 것이라는 방송사들
등록 2017.08.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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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전력수요자원 거래시장’ 제도를 도입했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들이 전기 사용량을 줄이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함으로써 전기 수요도 줄이고 그만큼 발전기 증설에 대한 부담도 줄이기 위해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간단히 말해 전기를 덜 쓰고 아낀 전기를 한국전력 산하 전력거래소에 되파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제도의 운영방식은 크게 최대전력 삭감을 위한 피크감축 수요반응과 전력공급비용 절감을 위한 요금절감 수요반응으로 나뉩니다. 그중 피크감축은 전력거래소가 미리 등록해놓은  전기 소비자에게 감축요청을 하면, 수요관리사업자가 이 감축량을 관리해 실제 감축된 양 만큼 정산금을 현금으로 소비자에게 나누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6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실은 전력거래소가 전기 소비자들에게 지난달 두 차례 ‘급전 지시’를 요청했다고 발표했고, 이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전력거래소가 논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조선․동아의 보도 이후 방송에서도 KBS, MBC, TV조선이 각각 한 건씩 보도했는데요. MBC는 아예 정부가 ‘급전 지시’를 통해 2,500여 곳 기업의 공장 가동을 멈추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실일까요?

 

산업부가 공장을 멈추게 했다는 MBC
MBC <전력 충분하다는데‥공장 멈춘 이유는?>(8/7 정동욱 기자 http://bit.ly/2ukp4K8)에서 이상현 앵커는 “전력 사용 감축을 위해 정부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공장 가동을 멈추는 조치를 취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탈원전 반대 측이 내세우는 전력 수급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왔습니다”고 라고 비판했습니다.


리포트에서는 지난달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중단 여부에 대해 공론화위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급전 지시’와는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붙여 보도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500여 곳 기업의 공장 가동을 멈추게 했”다며 이를 ‘급전 지시’라고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이날 전력공급 예비율은 12.3%”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급전 지시’가 없었더라면 “예비율은 한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12일에도 450여 개 기업에 같은 급전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급전 지시’는 2014년 도입 이후 모두 다섯 차례 있었는데, 지난달에만 두 번 발령”이라며 최근 급전 지시가 늘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서 “탈원전 정책 반대 논리인 전력 수급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를 전달하며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의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고 전기료 인상도 없다는 주장을 해온 것과 전면 배치”된다는 발언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면서 “탈원전 TF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면서 주한규 서울대 교수의 “정부에서는 일방적으로 (탈원전) 홍보를 하고 한수원이나 다른 데서는 원전의 편익성·안전성을 홍보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마지막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은 “정당한 '급전 지시'였”다며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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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론화위 결정 수용 입장과 ‘급전 지시’를 연결시킨 MBC (8/7)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을 위한 것이냐는 억지주장은 TV조선도 마찬가지
TV조선도 MBC와 비슷한 논리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TV조선 <“전기 사용 줄여라” 지시…논란>(8/7 이유경 기자 http://bit.ly/2velAYp)에서 오현주 앵커는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도 전력 수급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는데 “기업들에게 전기 사용을 줄이라는 지침을 두 번 내린 것으로 확인”되었다면서 “전력 예비율이 충분하다면서 왜, 전기 사용을 줄이라고 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여기에 이유경 기자는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는 것과 “발전 설비의 여유를 보여주는 예비율이 14년만에 가장 높은 34%를 기록했다”는 것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인용해 “두 차례 걸쳐 기업들에 전기 사용을 줄이라는 ‘급전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름에 급전 지시를 내린 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고 “지난달 21일 감축 지시량은 작년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며 “21일 전력 예비율은 12.3%로 급전 지시가 없었다면 한자릿 수로 떨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는 여기에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 명분을 위해 전기 사용을 억제한 것 아니냐”고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이채익 자유한국당 원전대책특위 위원장의 “전력 수급의 문제가 없다더니 뒤에서는 기업에 공장가동을 중단하라는 태도는 폭염보다 더한 폭정”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해명은 마지막에 “12일은 지역 복합 발전소 2기에 이상이 생겨, 21일에는 최대 전력 갱신이 예상돼 감축을 지시했다며 탈원전과는 무관하다”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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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공급의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KBS (8/7)

 

보다 중립적이기는 하지만 KBS도 여전한 ‘기업활동 제약’ 프레임
KBS는 MBC와 TV조선보다는 중립적인 태도로 이번 논란을 보도했지만 여기에서도 정부가 기업활동에 제약을 가했으므로 전력공급의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논리는 여전했습니다. KBS <기업 사용 감축 지시…‘전력 수급’ 논란>(8/7 송형국 기자 http://bit.ly/2wCPCmK)는 시작에서 “폭염에 전력사용이 늘면서 취한 조치”라는 단서를 붙이면서도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 만큼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업 2천5백여 곳에 ‘급전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동참하는 기업들에겐 보조금을 주고 전력 사용을 줄”이도록 했다는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탈원전을 선언한 정부가 기업활동에 제약을 두면서까지 급전지시를 한 만큼 전력공급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며 “필수적인 것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의 말을 붙였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의 “1년에 하루 이틀뿐인 피크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계속 만들 수는 없”다는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마무리에서는 “전력 수급에 대한 신뢰를 얻으려면 발전소 고장이나 급전지시 등 주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력수요관리를 잘하면 탈원전 정책을 위한 것이다?
KBS, MBC, TV조선 모두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전기 사용을 억제한 것은 탈원전 정책을 위해서가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피크감축을 통한 최대전력과 전력예비율 관리는 지난 2011년 블랙아웃 사태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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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와트(전력 수요관리) 시장 구조 Ⓒ 동아일보

 

‘전력수요자원 거래시장’이 당시 ‘네가와트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던 2014년의 보도에서는 전력난 해소에 대한 기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동아일보 <민간 전력수요 관리 ‘네가와트 시장’ 개설>(2014/10/2 이방실 기자 http://bit.ly/2vfqNzj)에서 전력 수요관리 시장을 ‘네가와트(Negawatt) 시장’이라고 표현하면서 “민간에서 실제 전력을 생산하지 않더라도 전력을 아낀 만큼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고 그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전은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고 민간에선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어서 “모두가 ‘윈윈’이라는 게 정부의 구상”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 ‘급전 지시’는 한국전력의 전력난 해소를 위한 맥락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조치인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때 도입된 이 정책을 KBS, MBC, TV조선은 탈원전 정책을 위해서 하는것 아니냐고 우려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예비율을 높이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 7월의 설비 예비율은 높았으나, 최대전력 갱신이 예상되는 등 기준을 충족하였고 ‘전력수요자원 거래시장’의 활성화 측면에서 시행한 것이라고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급전 지시’는 기업 제약?
탈원전 정책에만 그치지 않고 이번 ‘급전 지시’로 인해 기업의 활동에 제약이 가해졌다고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전력거래소의 피크감축이 어떠한 절차로 이루어지는지 살펴본다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전력거래소의 감축지시를 받기 전에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등록해야 하는데 이는 온전히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이에대한 반박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겨레 <탈원전 하려고 기업에 “전력 사용 줄이라” 했다고?>(8/7 김성환 기자 http://bit.ly/2fp42Dz)에서는 “탈원전 논리에 필요한 전력예비율을 맞추려고 기업에게 무리하게 전력 사용을 줄이라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흔들기 위한 억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보도에서 “정부가 전기 사용량 감축을 지시한다는 주장도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면서 “기업이 기본정산금 등 전력 사용량을 줄인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급전 지시’를 통한 피크감축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업들은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에대한 대가로 보상도 받는다는 사실을 KBS만 언급할 뿐, MBC와 TV조선은 역으로 기업들에 대한 산업부의 제약이라고 억지를 부린 것입니다.

 

과거 전력피크 관리 부실을 지적받기도…
오히려 과거에는 이런 감축지시를 하지 않아 최대전력 수요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한겨레 <정부, 전력피크에도 감축지시 안해…기업들 1574억 ‘공돈’>(2016/10/14 이근영 선임기자 http://bit.ly/2uBwLqz)에서 연 60시간의 감축 지시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3~8% 정도만 사용해 기업들에 지급된 기본정산금(급전지시에 따라 의무적으로 전기소비를 줄이기로 하는 대신 기본으로 지급받는 금액)인 1,574억 원이 낭비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2016년 8월 12일 당시에 역대 최대전력 수요를 기록했을 때에 급전지시를 발동했다면 2015년의 최대전력 수요를 넘지 않았을 것이고 전력예비율도 8.5%에서 12.7%로 높아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지적도 나왔었던 만큼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전력관리에 효과적인 정책을 문재인 정부에서 적절히 사용해 전력예비율을 높은 수치로 관리한 것입니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효율성은 이미 ‘사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전력예비율뿐만이 아니라 경제성에서도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KBS, MBC, TV조선 모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데일리한국 <김무성 산업부 전력감축 강제지시 주장 ‘해프닝’>(8/8 안희민 기자 http://bit.ly/2vhGAMi)에서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장점으로 “석탄이나 원전의 20분의 1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력피크에 따른 전력예비율 저하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덕에 혹서로 전력수요가 넘치는데도 7월 전력예비율 34%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민단체들도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경제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최대전력수요가 늘어날 때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수요를 줄이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면서 “발전소는 용량요금도 비싸서 연간 킬로와트당 8만1천 원으로 수요자원 기본정산금 4만4천원의 거의 두 배”라는 점과 “신고리 5‧6호기의 호기당 건설비용 4조3천억 원이면 동일용량의 수요자원을 약 76년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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