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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조작한 30분, 조선과 중앙은 정치공방으로 처리하고 외면
등록 2017.10.17 17:16
조회 275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최초 시점을 30분 늦춰 발표하는 등 관련 사실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된 30분이 당시 재난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었다는 점에서 비판적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가위기관리지침이 안보실장의 지시로 불법적으로 변경되었다는 점도 발견돼 관련된 재수사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충격적인 사안을 외면하고 ‘정치 공방’으로 보도한 곳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입니다.
 

조선과 중앙은 정치 공방성 ‘vs 구도’를 제목으로 뽑아

이번 사안은 모든 매체가 보도했는데요. 다만 두 매체만이 보도량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조선일보는 1건, 중앙일보는 사진기사가 포함돼 2건을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는 4건을 보도했고,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모두 5건을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5

4

1

2(1건은 사진)

5

5

△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첫 보고 시점 조작 사실 관련 매체별 보도량 비교 (10/13)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청와대의 발표내용과 야당의 정치공작설을 나란히 강조하는 제목의 보도를 내놨습니다. 조선일보 <청 “세월호 첫 보고 시간조작”… 야 “박 전 대통령 구속연장 여론전”>(10/13 이민석 기자 http://bit.ly/2z3Ifpi), 중앙일보 <청와대 “세월호 첫 보고시점 조작” 한국당 “정치공작”>(10/13 허진 기자 http://bit.ly/2yI60rd)를 보도했고요. 


반면 한겨레․경향신문․한국일보는 대부분 박근혜 정부가 왜 첫 보고시점을 조작했는지에 초점을 맞춘 제목을 뽑으며 관련 내용을 다뤘습니다. 예를 들면 경향신문은 <박근혜 청와대 ‘9시 30분’에 바로 대처했더라면…>(10/13)보도를 통해 청와대가 실제 보고시점에 대처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겨레 <세월호 지시까지 45분 공백… 비난 피하려 보고시점 조작>(10/13)과 한국일보 <‘보고 늦었으나 박 빠른 지시’ 주장하려 시점 간격 좁혔다>(10/13)는 당시 청와대가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피하고자 의도적으로 시점을 조작했다고 파악했습니다. 

 

‘진실공방’으로 넘긴 조선일보, 세월호가 중요하지 않다고?

다른 신문은 자유한국당의 발언을 소개한 수준이었지만, 조선일보는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인터뷰해 청와대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당시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당시 오전 9시 30분에 최초 보고서가 작성됐지만, 대통령에게 보고하기엔 입수된 정보가 부족해 내용을 더 파악한 뒤 10시에 보고가 됐다” “정확히 확인한 결과 사고 당일 해경이 청와대에 팩스로 처음 보고한 시간이 오전 9시 33분이었는데 9시 30분에 대통령에게 첫 보고를 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위기관리지침 불법변경에 대해서도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대규모 재난을 총괄․조정하기 위해 행정자치부 산하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둔다는 규정이 있다” “청와대 내부 지침 수정은 기존 ‘청와대 안보실이 컨트롤타워’라고 규정돼 있는 부분이 상위법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세월호 때문이 아니었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골든타임’에 보고가 지연되었고, 지침이 불법적으로 변경된 사실은 맞습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당시 관계자를 인터뷰해 전 정권의 책임을 피하고 오히려 ‘진실공방’으로 넘기려 했습니다.

 

세월호.jpg

△ 세월호 보고 시간 조작을 ‘진실공방’으로 넘기려 한 조선일보(10/13)

 

조선일보의 의도는 다음 날 사설에서 좀 더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국정 운영 우선순위 심각하게 전도돼 있다>(10/14 http://bit.ly/2gHYOR1)에서 청와대의 발표를 트집 잡았습니다. 조선일보는 “그제 임종석 비서실장이 생방송으로 한 긴급 브리핑은 새 정부가 국정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 ‘중대 발표’는 박근혜 청와대가 세월호 최초 보고 시간을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로 조작했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참담한 국정농단’이라고 했다”면서 “그러자 그 30분 때문에 사람들이 더 죽었다는 얘기까지 뒤따르고 있다. 세월호가 처음 알려졌을 때 일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 대통령이 지시한다고 사고 현장에서 사람을 구조하고 지시 안 하면 구조 않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며 당시 늑장 대응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을 분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어 “그 30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정말 수도 없는 비난을 받았다. ‘30분’으로 얼마나 타격을 더 줄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중대한 현안이 쌓이고 쌓인 나라의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이 직접 TV 생방송에 나와 긴급 발표할 만한 사태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북이 핵실험을 하고 ICBM을 쏘고 괌 포위 사격을 위협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 완전 파괴를 연설할 때 청와대의 그 누구가 이런 식으로 중대 발표를 예고하고 TV를 불러 모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비난을 받은 건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 했고, 진상은 회피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김정은과 트럼프의 말 폭탄 사이에서 청와대가 중재하지 못하고 ‘중대 발표를 예고’해 부추기는 건 더 위험한 행동입니다.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의 긴급 발표는 바로 그 다음 날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연장하기 위한 여론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 외에 달리 이유를 찾기 어렵다. 새 정부 국정기획위는 국정 과제 ‘제1호’를 박 전 대통령 유죄 받아내기로 정했다. 새 정부 국정 과제 1호는 안보와 경제였어야 한다” 이는 청와대 발표가 박 전 대통령 구속 때문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심지어 ‘그 외에 달리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힌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사건 당시 골든타임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보다 박근혜 정권의 수호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사설에선 ‘참담한 국정농단’ 인정하면서 ‘친박 집회’ 보도한 동아일보, 왜?

동아일보는 <박 구속만기 사흘 앞두고… 청 “국정농단 수사의뢰 하겠다”>(10/13 한상준․유근형 기자 http://bit.ly/2kSNCWl)에선 이번 사안을 세 쟁점으로 나눠서 보도했는데요. △세월호 보고 조작 △위기 지침 변경 △청 공개 시점 논란으로 나눠 야당의 반발을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동아일보에선 같은 면에 <“구속연장 반대” 법원 앞 친박 2000명 집회>(10/13 배석준․최지선 기자 http://bit.ly/2icGAL9)보도를 배치했습니다. 세월호 보고 조작 사건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번 사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과 관련지으려 한 셈입니다. 그러나 정작 <사설/‘박근혜 청와대’ 세월호 대응 조작․은폐까지…>(10/13 http://bit.ly/2gn6P13)에서는 “세월호 참사는 당시 정부가 좀 더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을 비극”이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거짓 증언을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지침까지 무단 변경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범죄”이기에 “‘박근혜 청와대’가 미증유의 참극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팩트를 조작하고 법령까지 손댔다면 임 실장이 지적했듯이 ‘가장 참담한 국정 농단의 표본적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발표 사항이 심각한 범죄 사항임을 인정하고 관련자들의 처벌이 필요하다 본 것입니다. 다만 “물론 청와대의 폭로 시점에 불편한 느낌은 없지 않다”면서 “16일 박 전 대통령의 6개월 구속만기를 앞두고 구속 연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라고 정리해 이번 사안과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과 관련지으려 했습니다. 

 

유가족의 목소리를 담은 곳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보도한 곳은 한겨레와 경향신문뿐이었습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가족들 “천인공노할 대국민 사기극”>(10/13 김기성 기자 http://bit.ly/2xInCmw)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이번 문서 조작 사실은 책임자 처벌에 큰 증거가 될 것”이라며 “10월 21일부터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고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에서 촛불을 들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유가족들 “국가가 이럴 수 있나”>(10/13 이유진 기자 http://bit.ly/2yq8WFS)에서 전명선 운영위원장과 정성욱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 장훈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이중 전명선 운영위원장과 장훈 진상규명분과장은 각각 “이번 청와대 발표로 2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출범과 활동이 힘을 얻어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희생자․유가족의 명예회복이 이뤄지길 바란다” “2기 특조위 출범해 조작이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해 2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출범을 요구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3일 ~ 1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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