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취재진을 목줄 푼 개 앞으로? TV조선의 안전불감증
등록 2017.12.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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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반려견의 습격…안전 대책은?>(12/6 https://goo.gl/BkLB94) 보도는 자사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탐사보도 세븐’ 16회 <우리 개는 순한가 반려견의 습격> 편에 대한 홍보성 보도인데요. 반려견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의 하소연과 개의 무는 힘 정도만을 자극적으로 나열한 수준미달 보도였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취재진을 위협에 빠뜨린 뒤 그 장면을 촬영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완결성 없는 광고성 보도 속 위험에 방치된 제작진 
이 보도는 볼거리를 위해서 제작진을 위험에 방치해놓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노출하고 있습니다.

 

실제 보도는 “지난 해 개에 물려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무려 2111명. 반려견 사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목줄 없는 반려견들이 주택가를 돌아다닙니다”라며 진짜 목줄이 풀린 대형견 앞에 서서 두려워하는 제작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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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줄 풀린 개의 위험성을 말하며 취재진을 목줄 풀린 개 앞에 세운 TV조선(12/6)


탐사보도 세븐 제작진으로 명시된 이 사람은 겁에 질려 “어 다가오는데, 오잖아” “어떡해 따라오는데, 아저씨 개가 따라와요”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TV조선은 이 화면 뒤에는 대형견인 “셰퍼드가 무는 힘은 74kg. 20대 여성이 무는 힘은 21kg으로 측정됐습니다. 사람보다 3.5배나 무는 힘이 강합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TV조선은 ‘목줄이 풀려있는, 사람보다 3.5배나 무는 힘이 강한 대형견’ 앞에 프로그램 제작진을 별다른 안전대책도 없이 내몬 셈입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같은 상황 보여줘 
같은 날 방영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16회 <우리 개는 순한가 반려견의 습격> 편에서도 이 장면을 보여주는데요. 저녁종합뉴스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래이션 : 견주는 개의 목줄이 풀려있는데도 그냥 지나가라고만 합니다. 그의 말대로 정말 안전한걸까요?
제작진 : 어 어떡해 따라가는데? 아저씨! 아저씨 개가 다가와요! 
개 주인 : 이래와! 
제작진 : 아저씨! 아저씨!
나래이션 : 사고는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6주간 6929분의 촬영 분량. 카메라에 담은 개만 258마리. 목줄이 풀린 개때문에 온몸이 얼어붙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 탐사보도 세븐 16회 <우리 개는 순한가 반려견의 습격> 편 스크립트 일부(12/6)

 


특히 놀라운 것은 목줄이 풀린 개 앞에게 쫓기던 제작진이 개 주인을 크게 부르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TV조선의 여타 관계자들은 그 장면을 가만히 촬영만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러 뛰어간 것은 개 주인 한 명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이번에는 개가 공격하지 않고 그저 제작진 앞으로 다가가기만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TV조선이 내레이션으로 지적하듯 “사고는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무엇보다 단지 ‘목줄이 풀린 개 앞을 지나가는 것이 안전할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렇게 위험한 상황으로 별다른 보호 장치도 없이 제작진을 몰아세워야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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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보도 세븐 16회 <우리 개는 순한가 반려견의 습격> 편 갈무리(12/6)


당연한 말이지만 시청자나 취재 대상과 마찬가지로 방송 제작진․취재진의 인권도 반드시 보호받아야 합니다. 명백히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임에도 적절한 안전대책 없이 취재진을 위험 상황에 몰아세우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요.

 

직접 반려견에게 물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을 만나고, 개의 무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바가 전혀 없었던 것일까요? 이 보도와 프로그램을 보고 있지만 반려견 안전관리 실태의 문제점보다 TV조선의 제작진 안전관리 실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해 보일 지경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2월 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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