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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고백 뒤엔 용서’? TV조선의 한계 보여준 앵커의 한 마디
등록 2018.03.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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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동료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지난달 29일 JTBC의 피해 검사 단독 인터뷰로 밝혀진 안태근 전 국장의 성추행 및 은폐 의혹은 사법부는 물론, 사회 전반의 추악한 성범죄 실태가 드러나는 시발점이 됐습니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잇달아 고발하는 운동인 ‘미투 운동’이 확산됐고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 배우 조재현‧조민기‧오달수, 천주교 수원교구 한만삼 신부 등 각계 인사들의 성범죄가 폭로됐습니다. 언론계와 학계에서도 고발이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의 참담한 젠더 폭력 실태가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평창 올림픽은 25일 폐막했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27일 방남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대화의 전제로 삼은만큼 과제가 많지만 대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 한국 정부가 대화의 중재자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성과로 꼽힙니다. 이렇게 대형 이슈가 겹쳤던 시기, TV조선과 채널A는 부적절한 발언과 함께 편파성도 노출했습니다.  

 

“미투 운동 한참인데 주사파 반성하라”? 채널A의 황당 논평
미투 운동이 진행되면서 민언련에는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TV조선‧채널A의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미투 운동을 왜곡한다는 제보가 많습니다. 사실 확인 결과, TV조선‧채널A가 미투 운동과 관련 명백히 왜곡‧허위 보도를 한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전반적으로는 사태의 추이를 차분히 전달하고 있는 편입니다. 


다만 일부 심각한 왜곡 발언 사례는 있습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26, 이하 돌직구쇼)에서 김용남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 미투 운동이 한참 벌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를 주도하는 과거 운동권 세력이 과거에 내가 한때 주체사상을 공부하고 학습하고 신봉했던 것에 대해서 반성한다는 좀 얘기를 한 번이라도 했더라면 이렇게 남북관계에 있어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미투 운동과 ‘청와대를 장악한 주사파’, ‘남북관계’를 한 데 엮은 마법에 가까운 논리입니다. 이 발언은 미투 운동 관련 보도를 모두 다룬 이후에 북한 김영철 통일선전부장 방남 등 남북관계를 두고 대담을 벌이다 나온 것입니다. 


이날 채널A <돌직구쇼>(2/26)은 출연 패널을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 김지예 변호사,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용남 전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채웠는데 남북관계 관련 보도와 대담에서는 김병민‧김근식‧김용남 세 사람만 발언을 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종편의 단골 패널로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들입니다. 자연스럽게 이날 방송도 김영철 통전부장 방남을 강하게 비난한 자유한국당의 입장만 대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고 이런 가운데 김용남 씨의 해당 발언이 나온 겁니다.

 
김용남 씨는 정부의 ‘김영철 방남 수용’을 비판하던 중 “남북관계 주도하는 세력이 586이다. 김영철이 책임을 맡은 정찰총국 정식명칭은 조선인민군 586, 우리나라의 청와대를 비롯해 남북관계 주도하는 세력은 과거 운동권들이 나이를 먹어서 이제 586”이라 주장했고 이후 느닷없이 미투 운동을 거론하며 ‘주체 사상 공부한 운동권 반성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그러자 함께 정부를 비판하던 김근식 씨도 “무리한 주장”이라며 “386세대는 맞으나 주사파로 연결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386세대를 미투 운동과 연결한 부분에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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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방남 관련 청와대 ‘주사파’라 비판하다 ‘미투운동’까지 엮은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김용남 씨(2/26)

 

‘미투 운동-주사파’ 연결한 채널A, 김어준 씨는 강력 비판
김용남 씨와 같이 미투 운동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386세대’ 등 특정 정치세력을 공격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태도는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성폭력 가해자들을 엄단하고 성범죄에 침묵을 종용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을 혁파하며, 여성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기 때문입니다. 미투 운동은 이념적, 정치적 사안이 아니며 성범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그러한 ‘정치적 오염의 우려’를 표명하다 도리어 본인이 ‘미투 정치적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3일 김어준 씨는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 ‘다스뵈이다’에서 ‘문재인 정부 개헌안은 고려연방제’라 주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 법률 대리인 도태우 변호사의 ‘가짜뉴스’와 언론 기사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댓글 조작 의혹 등 여론 조작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언을 하겠다.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보이는 뉴스다. 최근에 미투 운동과 권력, 위계에 의한 성범죄 뉴스가 많다. 이걸 보면 ‘미투 운동을 지지해야 겠다, 이런 범죄를 엄단해야겠다’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첫째 섹스는 주목도 높은 주제,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 그러면 이제 ‘피해자를 준비시켜 진보 매체를 통해 등장시켜야겠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고 사고가 돌아간다. 지금 뉴스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예언이다. 저들은 우리와 사안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본다. 거기엔 윤리와 도덕은 전혀 없다. 이 관점으로 보면 올림픽 이후 반드시 그런 방향으로 가는 사람 혹은 기사가 몰려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특정 정치세력의 조직적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미투 운동이 그러한 조작에 이용될 우려를 표명한 것이지만 노골적인 ‘편가르기’식 표현으로 큰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채널A <돌직구쇼> 출연진들도 모두 김어준 씨를 비판했습니다. 김병민 씨는 “정치적으로 갈라서 문제를 보는 것”이라 지적했고 김지예 씨도 “공작으로 치부하는 프레임, 피해자들에 대한 억압”이라 비판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같은 방송에서 미투 운동을 ‘청와대 주사파 비난’에 연결한 김용남 씨도 이를 거들었다는 겁니다. 김 씨는 김어준 씨를 옹호한 손혜원 의원을 향해 “어떻게 국회의원이 국민을 상대로 ‘너희들이 못 배워서 그래’ 이런 취지의 말을 할 수 있나”라며 맹비판했는데 이에 진행자 이남희 기자가 “그런 발언은 아니었다. 좀 나아간 해석”이라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가해자의 용기 있는 고백, 그 뒤엔 용서 있어야’, TV조선의 ‘한계’
채널A <돌직구쇼>(2/26)의 김용남 씨 사례를 제외하면 채널A 보도·시사프로그램이 미투 운동을 다루며 노출한 문제점은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민언련에는 채널A가 미투 운동을 빌미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성범죄자로 매도하고 있다는 제보도 많았으나 채널A <돌직구쇼>(2/22, 2/26, 2/27)을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은 없었습니다. 채널A <돌직구쇼>(2/22)의 경우 “탁 행정관의 저서는 여성혐오를 담고 있다. 성폭력은 여성혐오에 기인하므로 문제가 크다”(김지예), “청와대 부담 클 것, 이쯤에서 탁 행정관이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김근식) 등 합리적인 비판이 나왔고 26, 27일 방송에서는 탁 행정관이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2/26)은 성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의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TV조선은 배우 최일화 씨의 성추행 고백을 다뤘고 이때 엄성섭 앵커가 “실제로 성추행을 최일화 씨가 고백을, 사실 어떻게 보면 용기 있게 고백을 한 건데, 고백이 있었으면 용서가 있어야 되고 그래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성폭행이었다라고 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최일화 씨는 자신의 성범죄가 폭로되기 전 먼저 혐의를 털어놨고 이후 다른 성폭력 피해 고발이 이어졌습니다. 즉, 최일화 씨는 자신의 성추행을 스스로 인정한 가해자이며 더 참담한 성범죄 정황까지 나온 겁니다. 이 사안에 ‘가해자의 용기’를 운운하며 ‘용서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으니 TV조선은 가해자를 강하게 두둔한 겁니다. 가해자가 폭로 전 고백을 하든 뒤늦게 범죄가 드러나든 모든 범죄의 초점은 피해자 보호에 맞춰져야 하며 범죄자가 먼저 혐의를 털어놓는 일은 ‘자백’일 뿐, ‘용기 있는 일’이 아닙니다. 더불어 ‘용서’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사회적·법적 처벌 이후 피해자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TV조선 엄성섭 앵커는 용서를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날 TV조선은 배우 조민기·오달수 씨 성추문, 김어준 씨 발언 논란 등 미투 운동의 큰 흐름을 모두 다뤘고 엄 앵커 발언 외에는 문제점이 없었습니다. 성추행 폭로 내용 및 당사자의 입장 등 사실관계를 나열하고 일정한 비판을 가하는 등 무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성섭 앵커가 무심코 뱉은 말 한 마디가 TV조선이 지닌 인식의 한계를 명백히 드러낸 겁니다.

 

‘미투’보다 ‘북한’에 집중한 TV조선‧채널A
TV조선‧채널A이 ‘미투 운동’을 다루면서 아직 심각한 문제를 크게 노출하지 않은 데는 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바로 ‘미투’보다 더 중점적으로 보도하는 다른 이슈가 있다는 겁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 이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너명 주요 보도 보도 내용
신문 콕 중앙일보 <“북에 하키장비 반납 요구해 서먹해져”> 폐막식 남북 별도 입장 논란
여기는 평창 평창 올림픽 결과
첫 번째 주제 신문 동아일보 <피눈물 고백 두고…미투 공작 음모론꺼낸 김어준> 김어준 총수 미투 공작 우려 발언논란
현장 연결 안태근 전 검사장 동부지검 출석 현장 생중계
두 번째 주제 신문 한국일보 <폭로전 사과…꼬리 내린 사과> 미투 운동 현황
세 번째 주제 신문 조선일보 3<회동 안 알리고 사진도 공개않고…140분 후에야 서면 브리핑> 문재인-김영철 회담 비공개 비판
네 번째 주제 신문 경향신문 <한국당 북 김영철, 개구멍 방남민주당 대화없이 비핵화는 요원”> 김영철 방남 관련 여야 대립
다섯 번째 주제 신문 한국일보 <이방카, 대북압박 원칙만 거론한 채 미 대표팀 응원에 치중> 이방카 방한 일정
여섯 번째 주제 신문 동아일보 8<엑소 만난 이방카 우리 애들이 팬…믿어지지 않아”> 이방카 방한 일정
글로벌 신문읽기 르몽드 평창 올림픽은 성평등 올림픽로이터 통신 남한 전략이 김정은과 트럼프를 궁지에 빠뜨렸다폭스뉴스 “4월 북미 간 전쟁 가능성등 올림픽 관련 외신 소개

△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26)가 다룬 보도 목록(첫 코너 1면 비교는 생략)

 

평창 올림픽 폐막 다음날이자 방남한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부장이 정의용 안보실장 등 정부 인사와 회동을 가졌던 26일, 채널A <돌직구쇼>는 ‘미투 운동’ 2꼭지, 북한 이슈에 6꼭지를 할애했습니다. 1시간 여 동안 그날 조간신문의 여러 보도를 비교한다는 명목을 지닌 프로그램이지만 단 2개의 이슈만 다뤘으며 특히 북한 이슈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1면 보도를 대략 비교한 후 시작되는 첫 번째 코너인 ‘신문 콕’은 중앙일보 <“북에 하키장비 반납 요구해 서먹해져”>(2/26 http://bit.ly/2Fi7fjC)을 소개했는데 이는 오보에 가깝습니다. 


중앙일보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선수에게 지급했던 경기용 장비는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 산이다. 유엔 제재 등 이유로 북측에 반납을 요구했다가 관계가 서먹해졌다”는 익명의 대한체육회 관계자 전언을 빌어 ‘폐막식 남북 별도 입장’의 근거라 주장했습니다. 통일부는 곧바로 “폐막식 입장은 개회식과 다르게 국가별 입장이 없고 참가국 기수단이 함께 입장한 후에 선수단이 국가 구분없이 입장하는 것”, “IOC가 북한에 제공한 장비는 현재 국내에 보관중인데, 북한에 제공한 장비를 반납받거나 무상으로 증여하는 문제는 우리 정부가 북한과 협의할 사안이 아니고 IOC가 결정한 문제”라 반박했습니다. 물론 채널A <돌직구쇼>의 방송 시각은 오전 9시로, 정부의 반박이 나오기 이전이지만 수많은 올림픽 관련 보도 중 하필 이 보도를 톱으로 내세운 의도는 의문입니다. 

 

‘북한 이슈’ 열중한 TV조선‧채널A, ‘회담 비공개 비판 올인’도 ‘판박이’
채널A <돌직구쇼>의 이러한 ‘북한 이슈 편중 현상’은 다음날인 27일에도 반복됐습니다.

 

코너명 주요 보도 보도 내용
신문 콕 조선일보 <최순실 25년 구형…오늘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형량 
첫 번째 주제 신문 한국일보 <같은 메달 다른 포상금…컬링시스터즈 1인당 3500만원> 평창올림픽 결산
두 번째 주제 신문 동아일보 <“북 응원단, 김일성 가면으로 평양 질책받아”> 김일성 가면 논란으로 북 응원단이 혼났다는 전언 및 
북 응원단 방남 실패론
세 번째 주제 신문 조선일보 <“4인 찾아갔지만 김영철이 비핵화에 뭐라 했는지 아무도 말 안해”> 김영철-정의용 회동 비공개 비판
네 번째 주제 신문 조선일보 <북미 사이에 꼈던 이진성 헌재소장 너무 어색했다”> 폐막식 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김영철 부장 사이에 앉았던 이진성 헌재소장
다섯 번째 주제 신문 경향신문 <안보 여론 편승한 MB “천안함 주범 국빈대접 부끄럽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김영철 방남 비판
여섯 번째 주제 신문 동아일보 <“고은 여대학원생 성추행하며 신체 주요부위 노출”> 고은 시인 성추행 파문
일곱 번째 주제 신문 한겨레 <문 대통령 미투 지지…성폭력 발본색원”> 문 대통령 미투 지지 발언
사회면 비하인드 미투 운동 현황 관련 보도 총정리

△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27)가 다룬 보도 목록(첫 코너 1면 비교는 생략)
 

27일, 첫 코너 ‘신문 콕’에서는 비록 박근혜 전 대통령 구형 관련 보도가 꼽혔으나 이후 두 번째 주제 신문부터 내리 4꼭지가 북한 이슈로 채워졌습니다. 이후 방송 말미에 이르러서야 3꼭지가 미투 운동에 할애됐고 방송은 마무리됐습니다.

 

코너 명 보도‧대담 주요 내용 주요 발언
작전명 진달래 김영철 통전부장 일정 비공개 비판 “KTX까지 변칙 운행” 
“(김영철 수송)그야말로 첩보작전
문 대통령 비핵화 언급, 어제는 없었고 오늘은 있다
“2014년 김영철 방남, 현 상황과 등치 어려워
캐주얼 입은 뜻은 이방카의 한국 사랑’, ‘자녀 사랑 이방카 방한 패션은 3가지 색깔, 검정 하양 빨강
이방카, 한복 입어봤으면 좋겠다
용서의 조건 미투 운동 현황 “최일화 씨, 용기 있게 고백했는데 고백 있으면 용서가 있어야 되는데 오히려 성폭행 글이 올라왔다”
고마웠어 행복했어 평창 올림픽 결산

△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2/26) 주요 보도‧대담 내용

 

이런 경향은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2/26)에서도 나타납니다. TV조선은 총 4개의 꼭지로 방송을 구성했고 이중 절반을 역시 북한 이슈로 채웠습니다. TV조선의 경우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패션 등 또 ‘가십’에 열중한 부분이 두드러집니다. 


이보다 더 눈에 띄는 점은 TV조선과 채널A가 북한 이슈로 보도‧시사 프로그램 대부분의 구성을 채우면서 유독 ‘김영철 일정 및 회동 비공개’라는 같은 주제에 큰 비중을 뒀다는 겁니다. 내용은 김영철 통전부장의 동선과 회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겁니다. TV조선‧채널A 모두 이방카 고문 관련 가십 보도를 제외하면 ‘김영철 회동 비공개 비판’ 및 ‘김영철 방남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치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영철 통전부장이 연일 우리 정부와 회동을 가지던 26일과 27일 방송이므로 북한 이슈가 비중이 컸던 점을 수긍한다 해도, 이렇게 똑같은 주제,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조선일보만 사실이고 한겨레‧경향은 해설’?
같은 기간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등 다른 주요 일간지를 보면 이번 김영철 통전부장 방남으로 얻은 수확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평창 접견에 서훈 배석…국정원‧통전부 채널 공식화>(2/26 http://bit.ly/2Fg4u23)는 “남북 물밑대화 파트너 대면”으로 “정부가 북미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경향신문 <김정은 ‘대화 메시지’ 가져온 북…미와 ‘핵 문제 논의’ 시사>(2/26 http://bit.ly/2oAQo22)은 “미의 대화 조건에 반응, 남측 중재 노력에 힘 실어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조명했습니다. 놀랍게도 TV조선과 채널A는 이런 소식을 전혀 전하지 않았습니다. 


채널A가 <돌직구쇼>(2/26)에서 잠깐 해당 보도들을 다루긴 했으나 놀랍게도 이 보도들을 ‘추정’에 불과한 것으로 몰아붙였습니다. 박민혁 기자는 26일 조선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의 보도를 비교했고 “조선일보가 콕 짚어서 1면에 비핵화 얘기 없었다고 하니까 청와대에서는 바로 잡기 위해서 비핵화 얘기는 있었다만 얘기하고 더 이상 얘기를 안 한다. 어떤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누가 얘기했고 김영철은 뭐라고 했는지 얘기를 안 한다. 이해가 안 된다”라며 먼저 조선일보 <평창의 남북, '비핵화·천안함' 한마디 없었다>(2/26 http://bit.ly/2tgvMAX)를 근거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반면 한겨레 <북 “미국과 대화” 전향적 변화…‘탐색적 대화’ 길 열렸다>(2/26 http://bit.ly/2F7ujOG)를 겨냥해서는 “북한 쪽에 힘을 좀 실어줬다”고 평했고 경향신문 <김정은 ‘대화 메시지’ 가져온 북…미와 ‘핵 문제 논의’ 시사>(2/26)과 함께 묶어 “(한겨레‧경향이)김정은의 대화 메시지라고 했지만 어디에도 이런 것들이 드러나 있지는 않다. 신문들이 해설을 한 것이다. 미와 핵 문제를 논의를 시사한다고 했지만 그런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박 기자 본인 역시 “오늘 청와대가 비핵화 얘기는 있었다고 하지만 그 얘기는 천안함 얘기는 없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며 ‘어디에도 없는 내용’을 ‘해설’하기도 했습니다. 

 

‘가재는 게 편’, 채널A는 조선일보 편
이런 태도는 주요 일간지를 다양한 시각을 비교한다는 채널A <돌직구쇼>의 방송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조선일보에 동조하는 채널A의 편파적 시각을 사실인 것처럼 포장한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두고 조선일보와 한겨레‧경향의 해석이 갈렸는데, 조선일보는 ‘사실’이고 한겨레‧경향만 ‘해설’이라는 겁니다. 신문들의 해석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하자 북 김영철 통전부장이 ‘생각을 같이한다’고 답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갈라졌습니다. 조선일보는 ‘비핵화’를 공식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고 한겨레와 경향은 ‘미국과의 핵문제 논의를 거론했고 북한이 이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26일, 정의용 안보실장이 다시 김영철 통전부장을 만나면서 전날(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로드맵’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결과적으로 한겨레‧경향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던 겁니다. ‘북미관계’의 핵심이 핵문제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채널A는 심지어 ‘김정은의 대화 메시지’조차 경향신문의 해설로 치부했지만 김영철 통전부장은 회담 마다 평양에 보고를 하고 훈령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채널A 주장대로 모든 것이 해설에 불과하다면 훈령을 받은 김영철 통전부장이 제멋대로 ‘북미대화에 생각을 같이한다’고 말한 셈이 되는데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걸 해설로 치부하고 청와대가 25일 발표한 내용을 문자 그대로만 믿는다면 한겨레 보도를 ‘북한 쪽에 힘을 실은 것’이라 평하고 ‘천안함 얘기는 없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고 ‘추정’한 채널A 스스로의 태도역시 주관적 해설에 불과합니다. 요컨대 채널A는 자사와 시각이 같은 조선일보 보도를 일방적으로 사실로 규정했으며 타사 보도를 부당하게 ‘해설’로 폄하했습니다. 이는 균형 감각을 잃은 태도입니다. 

 

‘회담 비공개 비판’에 열중한 TV조선‧채널A
이렇듯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비공개’ 비판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26일, 전날(25일) 문 대통령이 ‘비핵화 로드맵’을 거론했고 이를 북한이 수긍한 것이라 밝혔는데요. 청와대의 발표가 나오자 TV조선과 채널A는 ‘말 바꾸기, 여전한 비공개’라 비판입니다.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2/26)의 김대현 기자는 “문 대통령 비핵화 언급, 어제는 없었고 오늘은 있다”고 비판했고 채널A <돌직구쇼>(2/26)은 “저럴 정도로 몰래 만나고 그 내용 도 공개하지 않고 사진도 공개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면 뭐하러 공개적으로 수용을 했나?”(김근식 씨), “북한 대표단이 어디로 움직이게 되는지 명명백백하게 얘기하는 게 온당”(김병민 씨) 등 대담 내내 자유한국당과 똑같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김용남 씨의 ‘미투 운동, 주사파 반성’이라는 놀라운 발언도 이 과정에서 나온 겁니다. 물론 모든 국민이 회담 내용을 궁금해 할 수 있으나 북미 간 핵 관련 대화 등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이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민감한 사안을 무조건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 김영철 통전부장 방남에 야권의 반발도 심했고 이 역시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비공개를 비판할 수는 있으나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대변하며 그에 대한 반론을 ‘해설’로 치부한 TV조선‧채널A의 태도는 편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폐막과 ‘미투 운동’의 확산이 겹쳤던 26일과 27일, TV조선과 채널A는 미투 운동과 관련하여 낮은 수준의 인권 감수성을 노출한 한편, 북한 이슈에 있어서는 여전히 편파적 시각을 버리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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