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선정 2월 이달의 좋은 보도

놓칠 뻔 한 ‘채용 비리 근절’의 기회, 시사인‧MBC가 나섰다
등록 2018.03.2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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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2월 ‘이달의 좋은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2월 ‘이달의 좋은 보도’에 MBC 스트레이트 <강원랜드 수사 검사 “외압 있었다”>(2/4), 시사인 <“저는 검사이고 싶습니다”>(2/9)이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3월 27일(화) 오후 7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공덕동 110-22 3층)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취재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도 시상식 직후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아래는 2018년 2월 이달의 좋은 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82이달의 좋은 보도심사 개요

좋은

보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 관련 안미현 검사 인터뷰

매체 : 시사인‧MBC

취재 : 주진우·김은지 기자(이상 <시사인>), 양윤경 기자(MBC <스트레이트>),

허유신·강연섭·손병산·신재웅 기자(이상 MBC <뉴스데스크>)

선정위원 김규명(민언련 활동가/신문 모니터)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활동가/방송 모니터),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상임활동가/종편 모니터),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21일부터 28일까지 일간지 및 방송 뉴스를 제외한 모든 온라인 매체의 보도

 

지난해 9월, 한겨레는 충격적인 특종을 터뜨리며 세간을 놀라게 했다. 공공기관인 강원랜드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채용 비리가 벌어진 것이다. 강원랜드의 2013년 신입 사원 채용 당시, 최종 합격자 518명 중 95.2%에 달하는 493명이 부정 청탁에 의해 채용됐고 청탁자만 120명, 청탁 대상자는 625명에 이르렀다. 심지어 청탁을 하고도 탈락하자 지역구 국회의원을 통해 다시 청탁을 넣어 추가 합격한 사례까지 드러났다. 지난해 8월에는 감사원의 특별 감사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이 부정 입사했다는 사실도 보도됐다. 이러한 강원랜드 채용 비리는 이미 2015년 강원랜드의 자체 감사로 밝혀졌지만 2016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채용 비리의 핵심 당사자인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첫 수사가 착수된 지 1년 2개월이나 지나서야 불구속 기소됐고 정권이 교체된 이후인 2017년 11월, 뒤늦게 구속됐다. 비리에 연루된 권성동·염동열 의원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한겨레의 단독 보도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부실 수사 의혹’은 이슈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 그리고 2월 4일, 시사인과 MBC가 결정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안미현 검사의 ‘수사 외압 폭로’, 보기 드문 언론사 간 ‘협업’

지난해 12월, 최승호 사장의 취임으로 정상화 절차에 착수하며 보도부터 뜯어 고친 MBC는 2월 4일, ‘스트레이트’라는 새 탐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첫 방송의 첫 뉴스가 바로 춘천지검 안미현 검사의 ‘강원랜드 수사 축소 외압’ 인터뷰였다. 이는 박근혜 국정농단부터 삼성 비자금, 이명박 전 대통령 개인 비리까지 ‘부패한 권력의 폐부’를 찌르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시사인>과의 공동 취재였다. 안미현 검사의 인터뷰부터 이후 수사 외압 관련 후속 보도까지 <시사인>의 주진우·김은지 기자, MBC <스트레이트>의 양윤경 기자, MBC <뉴스데스크>의 허유신·강연섭·손병산·신재웅 기자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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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인·MBC가 공동 진행한 ‘안미현 검사 인터뷰’(2/4)
 

‘강원랜드 수사 축소 외압’, 3가지 줄기로 구성됐다
4일 MBC 스트레이트 <강원랜드 수사 검사 “외압 있었다”>(2/4 http://bit.ly/2I8DAI2), 시사인 <“저는 검사이고 싶습니다”>(2/9 http://bit.ly/2FlEQKm)를 통해 안미현 검사가 증언한 사실들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자체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안 검사가 밝힌 ‘수사 외압’ 정황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불구속 기소이다. 2016년 2월 시작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는 그 방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양질에서 모두 더뎠고 2017년 2월 사건을 넘겨받은 안미현 검사는 첫 단추부터 ‘외압’을 직감했다. 안 검사에 따르면, 전임 검사로부터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초안과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의 보완수사 지시 사항을 인계 받았으나 두 달 만에 사건 종결 지시가 내려졌다. 지난해 4월 17일, 최종원 당시 지검장은 사건처리 예정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더니 다음날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만났고, 최흥집 전 사장 불구속으로 사건을 처리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안미현 검사는 이 불구속 결정에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은 물론, 당시 고검장과 권성동 의원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는 최흥집 전 사장과 함께 채용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된 브로커 최 모 씨 관련 수사 방해이다. 최 모 씨는 당시 1차 검찰 수사 결과 최흥집 전 사장과 자주 통화하며 수사 상황을 전달한 인물이다. 시사인이 보도한(<지원자 이름과 청탁자 이름이 나란히>(2/9 http://bit.ly/2IIoRnN)) 통화 녹취의 일부를 보면 수차례 권성동 의원도 거론됐고 최 전 사장은 같은 휴대전화로 권성동 의원과도 1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브로커 최 모 씨와 권성동 의원의 관계, 최 모 씨의 비리 주도 혐의를 암시하는 증거였지만 최 모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대검에서 반려됐고 검찰 수뇌부가 재판에서 이 통화 내역과 내용이 공개되지 않도록 ‘증거 삭제’까지 지시했다는 것이 안 검사 측 주장이다. 


세 번째는 검찰이 권성동 의원의 소환 조사를 막은 부분이다. 시사인 <지원자 이름과 청탁자 이름이 나란히>(2/9)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 안 검사는 1차 보고서를 통해 권성동 의원의 소환 조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원랜드 청탁 명단에 ‘국회의원 권성동’이라고 쓰여 있고 △권성동 의원의 5급 비서관 김○○씨가 권 의원에게 강원랜드 채용을 부탁하는 편지를 작성했으며 △김○○씨가 이직을 하며 권 의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고 △최흥집 전 사장과 권성동 의원은 동향 사람으로 상당한 친분 관계가 있으며 △당시 최 전 사장은 강원도지사를 준비했고 권 의원은 강원도 국회의원이었기에, 권성동 의원의 관련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안 검사는 권 의원을 소환 조사하지 않을 경우 부실 수사라는 여론의 비판을 살 가능성이 짙다는 내용도 적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 검사는 오히려 이영주 현 춘천지검장에게 질책을 받아야 했고 “현재까지 조사 결과 권성동 의원은 실제 청탁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안 검사는 권 의원과 최흥집 전 사장이 통화한 목록 및 내용 역시 증거 목록에서 빼라는 압력도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반박부터 별도 수사단 구성까지…재수사 불붙다

안 검사의 폭로가 MBC와 시사인을 통해 보도된 이후 ‘강원랜드 채용 비리’가 다시 전면으로 급부상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보도 이틀만인 2월 6일 별도의 수사단을 꾸릴 것을 지시했고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곧바로 출범했다. 별도 수사단은 대검 보고 없이 독립적인 수사권을 보장 받았다. 이후 2016년 첫 수사 이후 진행되지 않았던 권성동‧염동열 의원의 압수수색 등 현역 의원 수사가 비로소 시작됐고 본래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찰청 반부패부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정 청탁 입사자 중 현재 근무 중이고 점수 조작이 확인된 226명을 직권면직 하라고 지시했다. 시사인과 MBC의 보도가 비리를 뿌리 뽑고 진실을 밝혀낼 마지막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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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인이 보도한 안미현 검사의 ‘검찰 내부 메신저’ 기록(2/6)
 

‘검찰과 맞장 뜬 검사’, 시사인‧MBC가 있어 가능했다
재수사에 불이 붙자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지시에 의한 정치보복”이라 맞섰고 염동열 의원은 소환에 불응하는 등 ‘강대강’으로 대응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도 지금까지 비리 연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도 안미현 검사의 주장을 반박하며 ‘수사 외압’을 부인했다. 안 검사 인터뷰가 처음 전파를 탄 바로 다음 날인 2월 5일, 춘천지검은 안 검사의 2차 보고서를 근거로 안 검사의 주장이 거짓이라 반박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이 2차 보고서는 검찰의 압력으로 안 검사의 1차 보고서와 다른 의도로 작성된 것이었고 검찰이 반려했던 안 검사의 1차 보고서를 곧바로 시사인과 MBC가 보도했다. 시사인과 MBC는 끊이지 않은 압력에 결국 수사를 포기한 안 검사의 검찰 내부 메신저 게시글도 공개했다. 안 검사는 “피고인별로 증거목록이 제출되어야 한다는 부분 외에는 어느 것을 빼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빼야 한다면 그것을 빼야 한다고 마음먹으신 분들이 하셔야 된다고 봅니다. 무책임하다고 비난하셔도 그 비난 받겠습니다”라고 한탄했다.


권성동‧염동열 의원 등 핵심 당사자들과 검찰 측이 수사 외압을 부인하면서 상황은 ‘진실공방’으로 흘렀다. 가까스로 개시된 별도 수사단의 수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론도 다시 강원랜드 채용 비리, 그리고 그 공범으로 지목된 권성동‧염동열 의원에게 집중됐다. 정부의 이례적인 ‘비리 채용자 직권면직 지시’부터 검찰의 재수사 착수까지, 모두 안미현 검사의 용기 있는 인터뷰로부터 시작됐다.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 심지어 불과 1달 전까지 본인이 진행했던 수사에 대해 곧바로 폭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안 검사의 그 용기와 더불어 인터뷰를 이끌어 내고 후속 보도로 착실히 진실을 누적한 시사인‧MBC의 공로도 그 가치가 크다. 여전히 ‘적폐청산’을 두고 정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시사인‧MBC, 그리고 안미현 검사가 오로지 진실만으로 적폐를 혁파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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