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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4주기, 여전히 유가족 울리는 조중동
등록 2018.04.23 09:57
조회 244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4주기였습니다.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는 처음으로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려, 이낙연 총리와 유가족들을 비롯해 추모객 7천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안산 뿐 아니라 인천, 진도 등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장소는 다르지만 “잊지 않고, 행동하고,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다짐의 시간이었습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세월호 4년, 별이 된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달라지게 했다”라는 추모글에서 “세월호의 비극 이후 우리는 달라졌다”, “선체조사위와 세월호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해낼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생존자․유가족․자원봉사자 목소리부터 특조위 문제까지 다양한 이야기 다룬 한겨레․경향․한국
세월호 4주기를 앞둔 4일전부터 4일후까지 8일간, 한겨레는 8일간 총 35건의 보도로 세월호를 다뤘고,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각각 24건과 20건의 보도를 내놨습니다. 조선일보는 총 11건을 보도했고, 동아일보 8건에 이어, 중앙일보는 고작 3건의 보도를 내놓는 데 그쳤습니다.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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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세월호 4주기 관련 신문 보도량(4/12~4/20) ©민주언론시민연합

 

8일간 35건으로 가장 많은 세월호 관련 기사를 낸 한겨레는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을 규명하려는 각계의 움직임을 방해한 사실들을 보도했습니다.  16일과 17일 이틀 동안은 세월호 합동 영결식 스케치부터 유가족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세월호 2기 특조위가 해야 할 역할과 ‘진상규명’이라는 남겨진 과제를 짚어주는 등 총 24건의 보도를 내며 다양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경향신문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과 세월호 생존자 인터뷰, 세월호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다룬 기사를 냈고, 한국일보는 세월호 사건 당시 민간 잠수사의 이야기와 박근혜 정부가 1기 특조위를 어떻게 방해했는가를 다룬 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모두 사설에서 남은 과제로 온전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과제를 언급했습니다. 또 2기 특조위가 침몰과 늑장구조 원인을 밝히는 등 진상규명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끝까지 유가족 울리는 조선일보의 기만
조선일보는 16일 <사설/세월호 4주기, ‘정치 이용’은 할 만큼 하지 않았나>(4/16 https://bit.ly/2vevF9T)에서 세월호 이후 여러 조치를 하는 듯 했으나 그 뒤로도 병원, 지하철 등 곳곳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며 그때마다 희생자 유족들은 “세월호 때와 뭐가 달라졌느냐”며 울부짖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이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인명 사고가 어느 정도 숫자가 넘으면 무조건 ‘정치화’되는 이상 현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여행객들이 해난 사고를 당한 일을 정치 문제로 만들어 지금까지 우려먹는 정권은 그 부채 의식 때문에 낚시배 사고에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묵념하는 과잉 쇼까지 벌였다”고 조롱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지금도 대통령 잘못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냐”면서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왜 취임 후 일어난 많은 떼죽음 사건의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했나”, “말도 안 되는 억지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세월호 2기 특조위를 두고 “괴담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민망한 ‘잠수함 충돌설’까지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면서 “국민세금으로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좌파 운동가들에게 자리와 월급을 주기 위한 용도로 변질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구조와 정확한 상황 전달 없이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들의 무능과 무책임, 작동되지 않던 정부의 재난구조 운영 시스템, 검증 없이 받아쓰며 현장소식을 왜곡한 언론, 과적 등을 눈감아주며 사고 위험을 키운 부정부패한 공무원 조직 등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문제들이 집약적으로 민낯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특히 사고 발생 원인과 구조 실패 문제를 명확히 밝혀야할 정부가 거짓과 은폐로 일관해 정부에 대한 불신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후 촛불시민들이 요구한 ‘적폐청산’은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사회의 만연한 문제들을 도려내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세월호 사건의 의미를 ‘사람이 죽은 대형사고’로만 처리하며 “모든 사고를 앞으로 다 정부가 책임질꺼냐”는 식으로 억지를 부립니다. 


앞서 12일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에 “세월호 4년…배 인양되고 유골 수습되고 7시간 해명됐어도 광화문 천막은 그대로.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들어야”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이어 10면 <광장에 선 세월호 천막, 어느새 4년>(4/12 https://bit.ly/2qL2Zk4)에서는 “‘7시간 의혹’도 해소…‘광화문광장서 철거’ 여론 높아져”라는 소제목을 달고 광화문 광장을 철거하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도 없이, 기사에서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인터뷰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사에는 임모(64)씨와 김모(76)가 광화문 광장 천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와 있는데, 기사 첫 문장에는 “광장내 세월호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다수의 여론인양 다뤘습니다. 후반부에는 천막 철거를 반대한는 시민 김모(22)씨의 인터뷰도 실렸는데, 인터뷰 앞에는 “일부 시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어떠한 기준도 없이 자신들이 내세우고자 하는 ‘광화문 천막 철거’ 주장에 방점을 찍기위해 ‘만들어 낸’ 기사입니다.

 

조선일보_광장에 선 세월호 천막, 어느새 4년_2018-04-12.jpg

△ 광화문 광장 천막 철거 여론이 높다는 조선일보 10면 기사(4/12)


하단 기사는 <“안산 공원에 세월호 납골당 설치 절대 안된다”>(4/12 https://bit.ly/2vAML1E)로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공원(가칭 4․16 안전공원) 설치에 반대하는 측의 입장을 기사로 내놨습니다. 기사는 내낸 추모공원을 ‘세월호 납골당’이라는 표현으로 명명했습니다. 추모공원에서 희생자 봉인시설은 지하에 설치되고, 그 규모는 전체 추모공원 면적에 0.1%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를 ‘세월호 납골당’이는 반대 측 입장을 제목으로 뽑고, 기사에서도 반복해 표현하는 것은 그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12일 10면 위(광화문 광장 천막), 아래(안산 추모공원) 기사를 읽고나면 “세월호 유가족들이 불법으로 땅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인상만이 남습니다. 
이런 보도를 반복한 조선일보가 영결식 다음날 <별이 된 너희들, 절대 잊지 않을게>(4/17 https://bit.ly/2qL643x)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놨습니다. 지금껏 잊으라고, 지나치다고, 유가족들이 떼를 쓴다고, 이미 진실을 규명됐다고 시민들과 유가족들의 입을 틀어막았던 조선일보가 ‘절대 잊지 않을게’라는 제목을 사용하다니, 이건 국민을 기만하는 거 아닐까요?
 
세월호 4주기 8일간 중앙일보 기사 ‘고작 3건’이 의미하는 것
중앙일보 3건의 보도는 △세월호 가족 극단의 연극공연 △목포-제주 여객선의 여전히 부실한 안전관리를 다룬 16일 보도 2건과 17일 영결식 사진을 1면에 실은 사진 기사 총 3건이 끝입니다. 이 3건 외에 대통령의 메시지도 특조위 문제도 어떤것도 중앙일보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16일 기사 2건은 제목이 <“아픈 대사 많아선지…공연 끝나면 몸도 마음도 힘들죠”>, <목포~제주 여객선, 구명조끼 보관함 앞에 승객들 짐 한가득>으로 제목만 보면 세월호 관련 내용인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중앙일보의 이러한 보도행태는 세월호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면서 세월호에 대한 관심을 지우고자 하는 의도로 읽힙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조위 2기’ 소식도, 세월호 관련 영화소식도 중앙일보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 거짓으로라도 “절대 잊지 않을께”라는 제목을 뽑은 조선일보보다도 어쩌면 더 악의적인 것이 중앙일보의 세월호에 대한 무관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광화문 천막도 빨리 드러내자는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16일 <사설/합동분향소 철거 이어질 세월호 4주기의 추모와 다짐>(4/16 https://bit.ly/2HhM0jK)에서 “이제는 분향을 넘어 기억과 다짐으로 새롭게 추모할 때”라면서 “합동분향소 철거에 맞춰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도 정리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생명 존중이 실천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는 것이 세월호 4년의 세월의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추모의 자세 일 것”이라고 훈수를 뒀습니다. 세월호 진실을 감추려했던 특조위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의 만행과 박근혜 정부의 방해에 침묵하고 동조했던 동아일보가 할 말은 아닙니다. 

 

동아일보_합동분향소 철거 이어질 세월호 4주기의 추모와 다짐_2018-04-16.jpg

△ 광화문 광장 천막 철거가 새로운 추모라는 동아일보 사설(4/16)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4월 12일~4월 20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끝> 
문의 유민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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