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반복되는 오보는 실수가 아니다”
등록 2018.09.12 18:35
조회 255

5월 23일 발족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9월 5일 17차 안건을 상정했다.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해 각종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을 규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범했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새로운 안건을 민언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 및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아래는 9월 5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월 12일 오전 11시까지 집계한 16차 심의 결과와 9월 12일 오후 6시 30분에 상정한 17차 안건이다.  

 

시민 방심위 16차 안건 1,709명 심의

 

기본적인 사실조차 오보로 낸 채널A
시민 방송심의위 16차 안건은 채널A <정치데스크>(8/28)이었다. 채널A는 27일 국회 정무위에서 국가보훈처의 ‘보훈단체 정치활동 관련법 개정안’을 두고 벌어진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피우진 보훈처장의 논쟁을 보도했다. 채널A는 보훈처 개정안을 ‘전체주의’, ‘독재주의’라 비난한 김진태 의원 발언 장면을 모두 보여주면서 “보훈처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 지원을 받는 보훈단체들은 특정 정당의 정강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 활동을 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 위헌이라며 반발했지만 피 처장은 단체회원들의 정치활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선을 그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는 제정 당시부터 “각 단체는 특정 정당의 정강(政綱)을 지지ㆍ반대하거나 특정 공직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고 이번 보훈처의 개정안은 이 조항의 모호성 및 포괄성을 보완하기 위해 “단체의 임원 및 지부장, 지회장이 정당 간부에 취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구체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각 보훈단체별 현행법에도 이미 “각 단체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고 보훈처는 “각 단체는 특정 정당의 정강(政綱)을 지지ㆍ반대하거나 특정 공직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구체화했다. 즉 보훈처는 현행법을 개선한 것인데 채널A가 현 보훈처가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법을 고쳤다고 보도한 것이다. 사실상 오보라고 할 수 있는데 ‘독재주의’라는 자유한국당의 비난에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에 ‘맞춤형 오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복되는 오보는 실수가 아니다”
해당 안건에 총 1,709명의 시민들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재승인 심사에 벌점이 있는 ‘법정제재’가 1,7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벌점이 없는 ‘행정지도’와 ‘문제없음’은 총 9명이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문제없음

1,021명

418명

189명

72명

7명

2명

-

1,709명

60%

25%

11%

4%

-

100%

K-001.jpg

△ 시민방송심의위 16차 안건(채널A <정치데스크>(8/28)) 심의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14차 안건과 15차 안건에서 50%대로 떨어졌던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은 다시 60%로 올라섰다. 특히 15차 안건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8/22)의 경우 진행자 김광일 씨가 상습 성폭행의 피해자인 장애인을 ‘반편이’라고 지칭하는 등 진행자의 막말이 두드러져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비율이 하락하는 대신 ‘관계자 징계’가 30%까지 증가했는데, ‘오보’에 해당하는 이번 16차 안건은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60%, ‘관계자 징계’ 25%로 다시 통상적 수준으로 돌아왔다. 진행자의 문제점, 보도의 특성 등 안건의 성격마다 시민들이 분별력있는 심의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6차 안건 채널A <정치데스크>(8/28)의 경우, 1,709명의 참여 시민 중 단 1명도 ‘문제없음’을 의결하지 않았으므로 모든 시민들이 ‘오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오보로 냈다’는 점에 착안했다. ‘경고’를 의결한 시민들은 “기본적 팩트체크를 하지 않았다”,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걸 오보를 했다는 것은 고의로 볼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오보는 실수가 아니다”라며 중징계를 내렸다. ‘주의’를 선택한 시민 역시 “딱 봐도 아닌 걸 우긴다”고 일갈했다. 다만 실수일 가능성까지 염두한 시민도 있다. ‘경고’를 준 한 시민은 “일단 경고를 준 뒤 정정보도를 하면 제재 수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무조건 강한 징계를 내리지는 않음을 잘 보여준다. 

 

오보에는 역시 ‘제14조 객관성’

시민 방심위원회는 16차 안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17조(품위유지)로 제안했다. ‘없음’과 ‘기타 적용 조항 의견’도 택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시민들은 적용 조항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

없음

867명

1,554명

1,578명

2명

51%

91%

92%

-

K-002.jpg

△ 시민방송심의위 16차 안건(채널A <정치데스크>(8/28)) 적용 조항 Ⓒ민주언론시민연합

 

오보라는 안건의 특성상 적용 조항의 편중이 두드러졌다. 보훈처를 ‘독재주의’로 비방한 자유한국당 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썼다는 점에서 제시된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은 51%에 그쳤으나 ‘오보’라는 점과 직결된 제14조(객관성) 및 제17조(오보정정)은 각각 91%, 92%로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적용 조항에서도 역시 ‘오보’라는 점이 핵심적으로 작용했다. 


시민 방심위가 제시한 심의 규정 외에도 제9조(공정성) “① 방송은 진실을 왜곡하지 아니 하여야 한다”, 제27조(품위유지)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적용한 시민도 있었다. 

 

16차 심의에 참여한 시민 구성 
이번 심의에 참여한 시민은 총 1,709명 중 남성 1,184명(69.3%) 여성 522명(30.5%) 기타 3명(0.2%)/ 10대 4명(0.2%), 20대 35명(2.1%), 30대 350명(20.5%), 40대 931명(54.5%), 50대 334명(19.5%) 60대 이상 55명(3.2%)이었다. 


민언련이 이처럼 의견을 남겨주신 시민의 연령대와 성별을 취합해 공개하는 이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지난 3기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에는 9명 전원이 남성이었고, 고연령층이었다. 이 같은 구성에서 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의견을 취합하면서 계속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취합하고자 한다. 

 

17차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안건 상정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29) 
민언련은 17차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안건으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29)를 상정했다. TV조선은 바로 전날(28일) 경찰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발표한 2009년 쌍용차 사건 조사 결과를 다뤘는데, 조사위가 밝힌 경찰의 불법적 국가 폭력을 은폐한 채 ‘새총 쏜 노조’를 탓하며 ‘경찰의 과잉진압이 아니다’라는 정반대의 결론을 주장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대테러 임무의 경찰특공대 투입 △헬기, 컨테이너 박스 동원해 2급 발암물질 최루액 살포 △헬기 저공비행 △테이저건, 다목적발사기, 고무탄 등 대테러 장비 △경찰 50여 명 동원한 인터넷 댓글 여론 왜곡 등 경찰 진압은 상상을 초월했고, 심지어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 상관인 강희락 경찰청장의 지시도 무시한 채 직접 청와대와 접촉해 승인 받은 ‘대테러 작전급 진압’임이 드러났다. TV조선은 이를 간단한 판넬과 함께 설명했으나 이 명백한 사실관계를 패널 4명의 주관적 판단으로 일제히 반박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당시 진압엔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공권력이 너무 무력하다’는 한탄부터 ‘노동운동을 합법적으로 해야 진압도 합법적으로 한다’는 전근대적 발상까지, TV조선 대담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공권력 오남용’에 ‘공권력 무너진다’고 한탄한 TV조선
TV조선 서정욱 변호사는 “경찰청장을 안 거치고 한 거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고”라더니 “선진국 중 우리나라만큼 경찰 공권력이 무력한 나라가 없어요”, “경찰 공권력이 무너지면 법 질서가 무너지고요. 법질서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지거든요. 따라서 진상 조사를 하는 김에 그거는 경찰의 부당한 공권 행사만 조사할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청와대로부터 작전을 직접 승인 받아 노동자를 때려 잡은 사건을 두고 ‘공권력이 무너진다’고 한탄한 것이다. 

 

‘화염방사기, 새총’ 타령, 결론은 ‘경찰 잘못 없다’ 
TV조선 막말의 하이라이트는 ‘쌍용차 노조가 먼저 화염방사기와 새총을 사용했으니 경찰은 불법적으로 진압해도 된다’는 전근대적 논리였다. 서정욱 씨는 “화염 방사기나 새총까지 쏘면 경찰도 그에 대응해서 장비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 주장했고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화염방사기, 쇠구슬을 넣은 새총, 이런 거에 경찰은 뭐로 대항해야 합니까? 경찰이 거기에 몽둥이로 대항할 수 있습니까? 경찰이 그래서 최루액과 테이저 건으로 대응한 거예요. 경찰이 가지고 있는 무기로 대항한 것”, “화염 방사기와 쇠구슬을 담은 새총을 쏘는 사람을 뭐로 진압하냐는 거예요. 그게 과잉이냐, 저는 그다지 과잉이 아닐 것”이라 주장했다. 최 씨는 “노동운동도 합법적으로 하면 되잖아요. 노동 운동을 불법적인 방향으로 하고 국가 재산에 손해를 끼쳤는데 그러면 국가는 그냥 넘어가야 하나요?”라는 발언도 했다. 

 

‘새총’ 집착도 우습지만 사실관계도 틀렸다
그러나 MBC <스트레이트>(9/2)에 따르면 쌍용차 사측은 파업은커녕 자신의 구조조정 방침이 발표되기 3개월 전인 2009년 2월부터 ‘노조의 충돌 명분을 만들어 진압하는 방침’을 수립했고 경찰력 투입을 먼저 요청하기도 했다. 사측이 6월 작성한 ‘선봉 2팀 회사 진입 작전 계획, 작계명 for recovery’라는 문건에는 ‘조기 공권력 투입의 명분을 제공한다’고 기록했고 실제로 2주일만에 사측에 동원된 노동자들이 노조와의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경찰 병력 투입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 용역은 TV조선이 애타게 찾은 ‘볼트와 쇠구슬 넣은 새총’을 노조에게 쐈으며 경찰은 이를 방조하는 걸 넘어 용역과 함께 상주하며 노조에 돌을 던졌다. 이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남아 있다. 노조가 농성 중이던 도장 공장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는데 이 때 처절하게 불을 끈 것은 노조였으며 역시 경찰은 사측 용역과 함께 지켜봤을 뿐이다. 심지어 경찰은 이때 노조를 고사시킨다며 사측과의 협조 아래 단수, 단전, 가스차단을 단행한 상태였다. 이런 사실에 비춰보면 ‘새총을 누가 먼저 쐈느냐’에 집착해 ‘경찰 책임 없다’고 주장한 TV조선 보도‧대담은 가히 반인륜적이다. 

 

‘경찰 조금 무리했을 뿐, 손배소 취하는 사법권 침해’?
TV조선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경우 조사위가 경찰에 권고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취하’를 ‘사법권 침해’로 규정하며 비난했다. 김 씨는 조사위 조사 결과를 “경찰 진압이 조금 무리했다. 그리고 인권 침해 사항이 있었다는 정도”로 일축하더니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사법부의 1심 판결을 뒤집어엎는 정도의 소송을 취하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조사위의 권고는 국가 폭력을 자행한 경찰이 스스로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 도리라는 의미이지 재판부에 판결을 바꾸라고 종용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법부 독립성과는 관련이 없다. 

 

민원 제기 취지
사측과 경찰이 의기투합한 살인 진압 작전으로 인해 무급휴직 455명, 희망퇴직 2004명, 정리해고 187명 등 수많은 노동자가 삶의 터전을 잃었고, 파업 이후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정부와 경찰의 압박으로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는 해고 노동자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대체 사람이 얼마나 죽어야 TV조선 눈에 ‘과잉진압’으로 보일지 의문이다. 또한 2심 판결을 뒤엎고 사측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결론 내린 대법원의 판결은 ‘양승태 대법원’의 박근혜 정부 재판 거래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있다. 이런 사실관계와 맥락을 모두 잘라낸 채 ‘새총을 쏜 노조’라는 프레임에 매달린 TV조선은 대체 누구를, 무엇을 옹호하려는 것인지 알 수도 없으나 그 대상이 국민과 국민의 인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민 방심위가 17차 안건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29)에 대한 적용조항을 제시하는 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② 토론프로그램은 출연자의 선정에 있어서 대립되는 견해를 가진 개인과 단체의 참여를 합리적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제14조(객관성)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21조(인권 보호) ① 방송은 부당하게 인권 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23조(범죄사건 보도 등) ① 방송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해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범인으로 단정하는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시민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참여 바로가기  http://www.ccdm.or.kr/xe/simin03

 

monitor_20180912_263.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