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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대책 외면한 방송사들, 우리 언론의 현주소
등록 2018.09.14 17:39
조회 257

12일 정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의 핵심은 국가가 일생을 책임진다는 기조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지원책을 △영유아기 △학령기 △청년기 △중장년기와 같이 연령별로 세분화시켜 해당 연령층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영유아기의 경우에는 발달장애정밀검사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고, 학령기에는 특수학교‧학급을 확대하는 방안, 청년기에는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을 확대하는 방안, 중장년기에는 장애인 기초급여를 인상하는 방안 등이 담겼습니다.

 

이와 같은 정부 정책의 배경에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외쳤던 발달장애인 부모와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지난 4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삭발투쟁과 삼보일배 행진을 했고 농성에도 돌입한 바 있습니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으로 시민사회와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농성도 종료됐는데요. 이번 대책 발표는 그 결실이었습니다. 12일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부모님들은 발달 장애인의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하고 머리를 깎기도 하고 삼보일배도 했다.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반성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 보도한 방송사는 KBS‧MBC‧MBN뿐

그간 언론은 장애인 인권과 사회적 제도 마련에 침묵했습니다. 지난 6월 14일,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요구 휠체어 시위 당시, KBS․JTBC․채널A․MBN은 아예 보도를 하지 않았고 TV조선은 <“이동권 보장” 장애인 시위…지하철 2시간 지연>(6/14 http://bitly.kr/UmvR)에서 시위마다 반복했던 “시민 불편”을 내세우기도 했죠. 이번 정부의 대책 발표에는 달랐을까요?

 

12일 정부의 발표를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전한 방송사는 KBS‧MBC‧MBN뿐이었습니다. SBS‧JTBC‧TV조선‧채널A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기사까지 살펴봐도 SBS <문 대통령 "발달장애인 차별·배제 않는 포용 국가 만들겠다">(9/12 https://bit.ly/2ND81M5), JTBC <문대통령 "발달장애인 차별·배제 않는 포용국가 만들겠다">(9/12 https://bit.ly/2Ndy9y0)만 보도가 있을 뿐, TV조선‧채널A는 온라인에서도 외면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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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종합 대책 발표’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9/12), 괄호 안은 첫 보도 순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부정책 자세히 설명한 방송사는 MBC

발달장애인 종합 대책을 다룬 KBS‧MBC‧MBN 경우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먼저 정부 정책을 자세히 설명한 방송사는 MBC입니다. MBC <발달장애인 나이 따라 ‘맞춤형 돌봄’>(9/12 박진주 기자 https://bit.ly/2N7HrLU)에서 왕종명 앵커는 “지적 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발달 장애인들이 국내 22만 명이 넘습니다. 전체 장애인의 9% 정도이지만 아직도 보호 체계나 지원이 충분치 못한 실정”이라며 현 실태부터 짚었는데요. 이어서 박진주 기자가 “3세보다 낮은 지능을 갖고 있으니까 신체만 커 가고…. (하루 종일) 계속 따라다녀야 되고…”라는 자폐성 발달장애인 부모 이민자씨의 인터뷰를 보여주며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장애아전문 통합 어린이집을 60곳, 특수학교는 23개 이상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을 위해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대상을 내년까지 5천 명으로 두 배 늘리고, '장애인검진기관'을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라며 정부 정책을 자막과 함께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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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대책 필요성과 함께 정부 대책 설명한 MBC <뉴스데스크>(9/12)

 

KBS와 MBN의 경우 정부 정책을 설명하는 데 분량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KBS <발달장애 지원 대책에 “들러리 된 기분”>(9/12 유호윤 기자 https://bit.ly/2xa85sw)의 경우 정부 대책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MBN <“발달 장애인 차별 없는 포용국가”>(9/12 송주영 기자 https://bit.ly/2CMst98)의 경우 보도 말미에 “이번에 발표된 종합대책은 발달장애 정밀검사 지원 대상을 늘리고, 교육·직업훈련·경력관리까지 전생애주기에 필요한 돌봄 내용을 담고 있”다며 큰 틀을 아주 간단히 요약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소수 중의 소수’의 목소리 보여준 건 KBS뿐

KBS의 경우 정부 대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누락해 아쉬웠으나 다른 측면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KBS <발달장애 지원 대책에 “들러리 된 기분”>(9/12)는 정부가 마련한 대책에도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정부 정책 발표 현장에서 정책의 미진함을 지적한 발달장애인 가족이 있었습니다. 지채장애 1급과 뇌병변 장애 1급인 딸을 둔 김신애 씨였는데요. 김 씨는 “대통령님 만나는 행복한 자리에 들러리가 된 기분이다”, “저희 딸은 최중증 중복장애인입니다. 학교 졸업 이후에 집에만 있어서 근육이 다 말라가고요, 먹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 합니다”라며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왜 그런 내용이 없습니까. 최중증 중복장애인에 대해서 왜 한마디도 없습니까”라며 애타게 최중증 장애인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변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울진에서 오신 어머니 말씀도 아주 공감한다”, “발달장애인 가운데서도 가장 무거운 최중증 장애인들도 울진에서 오신 한 분만 계신 것이 아니라 전국 1만 8000명 정도에 달한다. 그분들도 다른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함께 필요한 교육을 받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방송사 중 이 상황을 보도한 건 KBS뿐입니다. KBS는 김신애 씨의 발언과 그 사연을 소개했고 “저희들이 휠체어 같은 보장구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이 갈 수 있도록”라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과 “제 임기 기간 내에 더 크게 종합대책들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까지 전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넘어 더 세심히 살펴봐야 하는 소외층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유익한 보도입니다.

 

‘예산안 3배 확대’에만 관심보인 MBN

마지막으로 MBN은 어떨까요? MBN은 보도를 낸 세 방송사 중 가장 부적절한 보도를 선보였습니다. 정부 정책도, 정책의 사각지대도 아닌 ‘돈’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MBN <“발달 장애인 차별 없는 포용국가”>(9/12)에서 김주하 앵커는 보도 시작부터 “얼마 전 강서 특수학교 설립 문제 때문일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정부 대책이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과 연관되어 급작스럽게 나온 듯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 정부는 6월부터 장애인 가족들의 애타는 요구를 받아들여 일종의 TF를 꾸렸고 이번 대책 발표는 그 결실이었습니다. MBN이 이런 맥락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깎아내린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어 김 앵커는 “내년도 관련 예산안을 3배 이상 확보하겠다고요”라며 ‘예산 3배’를 강조했습니다.

 

이어진 리포트에서 송주영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 종합대책 발표 초청간담회에서 울먹였”다거나 문 대통령이 “지난 2013년 발달장애인법이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종합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아 반성이 든다며 포용국가를 약속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책 발표 현장을 스케치했습니다. 이어서 “발달장애 정밀검사 지원 대상을 늘리고, 교육·직업훈련·경력관리까지 전생애주기에 필요한 돌봄 내용”이라며 정부 대책을 짧게 요약한 기자는 보도 말미에서 “문 대통령은 발달장애인 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을 3배 이상 확대 편성했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며 재차 ‘예산 3배’를 강조하고 보도를 마무리했습니다.

 

‘예산 3배 편성’ 배경은 왜 안알려주나

MBN은 왜 이렇게 ‘예산 3배’에 강조점을 두었을까요? 굳이 ‘3배의 예산’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그 배경을 보도해줘야 합니다. MBN은 이것도 누락했는데요. 그럴만한 배경이 있습니다. 지난 3월 20일, 발달 장애인 지원 대책을 촉구하던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법(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정부가 관련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아 사실상 이 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유는 “발달장애인법을 이행하려면 매년 최소 427억~815억 원이 필요하다고 추산되는데 정부는 발달장애인 지원에 올해 85억 원의 예산만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즉, 책정되어 있던 예산이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었던 것이죠.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대책을 마련한 겁니다. 이런 확실한 맥락이 있음에도 MBN은 단지 ‘예산 3배’만 강조한 겁니다. 그 의도가 무엇이건 상당히 부실한 보도라 할 수 있습니다.

 

*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9월 1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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