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보고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JTBC <한끼줍쇼>의 공식질문은 “평당 시세가 얼마입니까?”
등록 2018.09.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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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식큐멘터리 한끼줍쇼>(이하 한끼줍쇼)는 “평범한 가정, 국민들의 저녁 속으로 들어가 저녁 한 끼 나누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엿보고자 한다”는 취지로 2016년 10월 방영을 시작했다. 가족끼리 식탁에 둘러 앉아 저녁 먹는 일상이 귀한 풍경이 된 요즘, <한끼줍쇼>는 밥 한끼 나눠 먹으며 일면식도 없던 사이가 돈독해지는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그러나 <한끼줍쇼>는 방영 초반부터 무작정 한 끼를 얻어먹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민폐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집안내부를 모두 보여주고 진행자가 “은행 대출이 좀 끼어 있습니까?”와 같은 무례한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끼줍쇼>는 현재 5%대(1~95회 평균)의 시청률과 함께 엄연히 JTBC의 대표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한끼줍쇼>가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평범한 우리네 삶을 담으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1회부터 95회까지 모니터했다. 하지만 방송 곳곳에서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멀어 보이는 지점이 발견되었다.

 

전체 방송 중 서울‧경기 지역만 85%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한끼줍쇼>가 방문한 지역들이다. 방송의 취지대로 평범한 가정을 보여준다면 전국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해 일상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95회까지 방송된 지역을 조사한 결과 서울이 64회로 가장 높았고, 인천‧경기 지역이 16회로 그 뒤를 이었다. 부산‧경상 지역은 4회, 강원, 세종‧충청, 광주‧전라 지역은 2회에 그쳤다. 제주는 1회로 가장 적었다. 해외의 경우 일본과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한 국가에서 두 지역을 찾아가 총 4회 방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모니터 대상인 95회까지의 방송에서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을 합산할 경우 80회로 전체 방송의 85%에 달하는 수치였다. 타 지역의 경우 2~4% 남짓인 점을 보면 수도권에 집중된 방송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통계는 실제 전국의 인구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였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전체의 약 49.7% 가량이다. <한끼줍쇼>가 보인 방문지역 통계는 “평범한 가정, 국민들의 저녁 속으로 들어가 저녁 한끼 나누며 우리네 모습을 엿보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다르게 수도권 지역 국민들의 일상만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방문지역

방문 횟수

전체 통계.JPG

서울

64

인천‧경기

16

강원

2

세종‧충청

2

광주‧전라

2

부산‧경상

4

제주

1

해외

4

총합

95

△ JTBC <한끼줍쇼>(1~95회) 방문지역별 분류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에서도 ‘잘 사는 동네’ 많이 찾아간 <한끼줍쇼>

또한 전국을 통틀어 가장 방문을 많이 한 서울에서도 지역구별 편중이 드러났다. 서울에서 이뤄진 방송을 지역구별로 분류했을때 종로구가 8회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강남구‧마포구가 6회, 동작구‧용산구가 5회, 서대문구‧서초구가 4회 등 순이었다. 반면 서울에서 진행된 64회의 방송 중 금천구‧영등포구‧중랑구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심지어 강남구와 용산구에서는 과거 방송에서 있었던 식사 실패를 이유로 재도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부분은 <한끼줍쇼>가 서울시 내에서도 일부 지역 국민들의 모습을 더 많이 담아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한끼줍쇼>는 특히나 서울시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잘사는 동네’를 자주 방문했다.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1년(2017/8~2018/7)간 조사한 서울시 아파트 평당시세를 기준으로 상위 10곳의 지역구 방문 횟수는 38회, 하위 10곳의 지역구 방문 횟수는 12회였다. 단편적인 수치만 보더라도 방문횟수가 3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특히나 상위 10곳의 경우 서울 지역 방송의 약 59.4%에 달했고, 전체 방송에서도 40%에 달했다.

 서울 통계.JPG

△ JTBC <한끼줍쇼>(1~95회) 서울시 지역구별 방문횟수 ⓒ민주언론시민연합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서울에서 방문비율이 높았던 지역구가 상위 10곳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6회 방문으로 전체 서울지역 방문에서 두 번째로 많았던 강남구‧마포구 등은 모두 평당 시세 상위 지역에 출연한 횟수 38회에 포함되었다.

 

지역구

횟수

지역구

횟수

강남구 등 서울 지역 방송 중

평당시세 상위 지역 방송 출연횟수

38

강북구 등 서울 지역 방송 중

평당시세 하위 지역 방송 출연횟수

12

△ JTBC <한끼줍쇼>(1~95회) 서울 지역구별 방송횟수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한끼 먹는 것과 평당시세가 무슨 상관? 도를 넘은 <한끼줍쇼>의 부동산 방문

<한끼줍쇼>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소는 부동산이다. 그런데 이 부동산을 방문하는 비율에서도 평당시세별로 차이를 보였다. 상위 10곳의 경우 전체 38회의 방송에서 부동산을 23회 방문했고, 하위 10곳의 경우 12회의 방송에서 5회 방문에 그쳤다. 백분위로 환산할 경우 상위 10곳의 부동산 방문비율은 60.5%, 하위 10곳은 41.7%로 약 20%의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이를 보인 이유는 <한끼줍쇼>가 부동산을 방문하며 보인 태도에서 드러난다. <한끼줍쇼>에서 부동산 방문은 주변 지역의 정보를 파악하고 매주 달라지는 동네의 소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부동산 방문시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목적과는 다른 불필요한 정보를 묻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런 문제점은 진행자인 이경규 씨에게서 도드라졌는데 15회 방송에서 이 씨는 “여기 평당 얼마 합니까?”라며 노골적으로 방문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물었다. 이와 같은 태도는 프로그램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27회에서는 똑같은 질문에 ‘부동산규 공식질문’과 같은 자막이 달렸다. 65회의 경우 심지어 게스트로 출연한 지현우 씨가 “공식질문 안하시지 않았나요?”라며 평당 시세를 묻는 질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엿보고자 하는” <한끼줍쇼>의 공식질문이 “평당 시세가 얼마인가요?”인 셈이다.

 

지역구

방송횟수

부동산 방문횟수

부동산 방문비율

중구

2

2

100%

강남구

6

5

83.3%

서초구

4

3

75.0%

중구 등 서울 지역 방송 중

평당시세 상위 지역 부동산 방문 횟수 및 비율

38

23

60.5%

지역구

방송횟수

부동산 방문횟수

부동산 방문비율

성북구

2

2

100%

구로구

1

1

100%

노원구

2

1

50.0%

성북구 등 서울 지역 방송 중

평당시세 하위 지역 부동산 방문 횟수 및 비율

12

5

41.7%

△ JTBC <한끼줍쇼>(1~95회) 서울 지역구별 부동산 방문 횟수 및 비율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물론, 평당시세 및 매매가 등은 부동산을 방문했을 때 주로 묻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식사’와 ‘다큐멘터리’를 합성한 ‘식큐멘터리’라는 부제목을 가진 <한끼줍쇼>가 취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지점이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일반인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 지역의 평당가격은 중요치 않다. 또한 부동산 채널의 프로그램에서나 등장할 법한 “평당 5000만 원, 6000만 원”과 같은 정보는 JTBC의 대표 예능인 <한끼줍쇼>가 전달할 내용은 아니었다.

 

촬영지라는 이유로 ‘부촌’과 ‘빈촌’을 나눌 수 있나

비슷한 문제점은 부동산 방문 장면 외에 식사를 함께할 집을 찾는 과정에서도 발견됐다. 도시 내에 존재하는 불균형과 빈부격차를 진행자의 멘트와 자막을 통해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8회에서 진행자 이경규 씨는 본격적으로 초인종을 누르기 앞서 “대저택 및 고급빌라를 위주로 하고 안 되면 마구잡이로 눌러”라고 말했다. 67회 성북동 편에서는 동네를 소개하면서 “북악산 자락의 대저택들과 소시민들의 삶이 공존하고 있다”는 자막을 덧붙였다. 10회 이태원 편에서는 “큰 집 오니까 쫄린다”는 말을 하며, 방송화면은 아예 대저택과 일반주택을 분리한 그림까지 띄웠다.

 

두 진행자의 발언은 웃음과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가벼운 농담조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굳이 대저택과 다세대 주택을 구분하고 소시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를 분류할 필요가 있었을까? 프로그램의 의도는 아니었더라도 가볍게 던진 멘트와 자료화면 구성은 결국 같은 지역에서도 ‘부촌’과 ‘빈촌’을 나누는 태도였다.

 

대저택.jpg

△ 대저택과 주택가을 분리해서 보여준 JTBC <한끼줍쇼>(10회)

 

누구를 위한 ‘대저택 보여주기’인가

<한끼줍쇼>의 또 다른 문제점은 대저택 위주의 벨누르기다. 앞서 언급했듯 진행자부터 “대저택 및 고급빌라를 위주로 하고 안 되면 마구잡이로 눌러”라는 멘트를 할 뿐만 아니라 69회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김수미 씨가 “단독주택 단지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며 노골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초점이 이미 대저택과 단독주택에 맞춰진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재도전을 위해 강남구에 방문한 82회에서는 부동산 전문가가 “일반 아파트라든지 이쪽으로 가셨다면 성공하셨을 수 있지만, 컨셉 자체가 단독주택이었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높지 않았나”라며 단독주택을 주로 방문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대저택을 우선으로 방문하는 것이 <한끼줍쇼>의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하는 것일까? 대저택을 방문하는 것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한끼줍쇼>가 취지로 내세운 국민들의 평범한 삶을 보여주기에 대저택은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의 대상일 수는 있겠지만 대저택의 호화로운 삶을 일반적인 국민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태도는 <한끼줍쇼>가 방송을 통해 추구하는 방향이 잘 사는 동네를 보여주는 것인지 의심케 하는 부분이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6년 10월 19일부터 2018년 8월 29일까지 JTBC <한끼줍쇼>

<끝>

정리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김상경 회원

 

* 위 모니터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 모임인 방송모니터위원회에서 작성했습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방송 비평 비평을 직접 해 보고 싶으신 분 △방송을 보고 답답해진 마음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분 △직업인으로서의 방송인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닌, 참 언론인이 되고 싶으신 분들 모두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모임 참여나 참관 문의는 02-392-0181 방송모니터위원회 담당자에게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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