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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만 발끈한 ‘언론사 게이트키핑 발언’, 제발 저리나
등록 2018.10.16 15:58
조회 416

10월 4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민주당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과 국회 대정부질문 의사진행발언에서 언론의 부적절한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허위사실을 제기하고 언론이 받아쓰고 다시 야당이 부풀리는 핑퐁게임을 했다”는 겁니다. 


신 의원은 “유 후보에게는 20여 종류의 의혹이 제기가 됐고 매일 한 두 어개씩 기사가 튀어나왔”고 “수백 언론이 비슷하게 기사를 씀으로써 기사가 수천 개를 헤아렸”지만 그 의혹들 중 딸의 위장전입과 교통법규 위반 두 개만 진실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발언 말미에는 언론을 지목하여 “언론의 데스크들이 평기자가 발제한 기사에 손을 댈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것은 언론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사라졌다는 얘기”, “권력에 맞서 쓰는 용기는 물론 필요하다. 그것이 언론 본연의 모습이다. 그러나 안 쓰는 판단력도 동시에 필요하다. 쓰는 용기와 안 쓰는 판단력을 동시에 갖추는 언론이 되기를 촉구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자질, 비전, 전문성을 검증”하는 공당의 태도와 언론 보도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간 언론은 선거 시기 후보자의 자질이나 전문성을 직접 검증하거나 탄탄한 근거로 선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대신, 특정 정당의 의혹 제기를 무작정 받아쓰면서 ‘이슈몰이’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확인조차 하지 않고 트집 잡기에 가까운 주장을 앵무새처럼 전하는 보도를 쏟아냈죠. 이는 우리 언론의 뿌리 깊은 문제점입니다. 최근에서야 정당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팩트체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으나 이 역시 사후적 조치에 해당할 뿐, ‘후보자 검증’의 바람직한 방향을 언론이 선도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신 의원의 ‘게이트 키핑’ 발언은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지적이었지만,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TV조선은 달랐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4)는 4일 유은혜 장관 임명 건을 43분간이나 다뤘는데 이중 무려 11분 남짓한 분량을 할애해 신경민 의원 발언에 대해 “언론의 자유 부정”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신경민 의원은 ‘기사 쓰지 말라’고 한 적이 없는데…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4)의 출연자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고성국 TV조선 객원 해설위원, 유창선 시사평론가, 김종래 충남대 특임교수,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 등 5인이었습니다. 중도적 입장을 피력해온 유창선 씨, 현근택 전 민주당 부대변인을 제외한 3인이 모두 대표적인 ‘보수 패널’입니다. 


보수 패널 3인은 일제히 신 의원을 질책했습니다. 먼저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신 의원의 언론관을 비판했습니다. 이 씨는 “신경민 의원이 MBC 기자 생활을 하셨는데 기자 생활 하셨을 때 기사 있으면 안 쓰셨나요?”라고 비꼬더니 “어떻게 여당 되면서 저렇게 언론관이 바뀔 수 있는 건지 정말 저는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는 것 같은데, 기자들이 기사가 되면 쓰는 것이고 기사를 쓰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처럼 쓰는 것이고, 그게 언론의 자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신경민 의원의 이야기는 언론 자유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데스크들이 그러면 밑에 있는 기자들이 써오는 거를 무단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그런 것을 하라는 얘기 아닙니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억지에 가깝습니다. 신 의원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을 걸러내는 안 쓰는 판단력 필요”하다고 했지 무조건 기사를 쓰지 말아야 한다거나 데스크가 기사를 내보내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신 의원의 발언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발언 자체를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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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민 의원이 ‘언론 자유 부정했다’는 TV조선(10/4)

 

‘게이트키핑을 잘 하는 것’이 독재시대 언론관?
진행자 윤정호 앵커도 이현종 씨 발언이 지나쳤음을 느꼈는지 “적절하지 않은 기사를 왜 내보내느냐 이런 취지”라고 제지했고 패널 유창선 씨 역시 “데스크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이 되거나 아니면 내보내는데 조심스러운, 더 확인을 거쳐야 할 부분들 같은 것을 좀 더 근거를 갖고 내보내야 할 것, 이런 것들을 한 차례 걸러주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라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이현종 씨는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더 화를 내면서 “그거는 정말 데스크의 책임이죠. 책임져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언론관은, 굉장히 독재시대 언론관인데, 나름대로 신경민 의원은 언론 자유 운동을 했다는 분이 어떻게 저런 말씀을 할 수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외쳤습니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이현종 씨는 본인의 말을 뒤집었으나 본인은 그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방금 전까지 ‘신경민 의원이 데스크가 기사를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곧바로 ‘적절하지 않은 기사는 내보내지 않는 것이 데스크의 책임’이라고 말을 바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신경민 의원의 언론관은 독재시대 언론관’이라는 비방입니다. 신 의원을 비난하기 위해서라면 논리가 무너져도 아무 상관없다는 태도죠. 그러나 ‘사실과 다르거나 근거가 부족한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 데스크’는 ‘독재 시대 언론관’이 아니라 모든 언론의 기본적 책무이자 민주 사회의 상식입니다. 전두환 정권 당시 안기부 요원들이 보도할 내용을 제목과 문장까지 정해주고 보도하지 말아야 할 것을 보도하면 기자를 잡아 고문하던 것이 ‘독재 시대 언론관’이죠. 

 

‘모욕감 느낀다’는 TV조선, 대체 왜?
또 다른 TV조선의 대표적인 ‘보수 패널’ 김종래 씨는 어떨까요. 김 씨는 “저는 신경민 의원하고 대학교 동기입니다”라며 느닷없이 ‘학연’을 거론하더니 “기자들이 발제한 기사를 데스크에서는 이렇게 손을 댈 수 없다는 이른바 게이트키핑 얘기를 했는데 도대체 어떤 신문사에 어떤 부장과 어떤 평기자 간에 저런 일이 있었는가,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김종래 씨는 모든 언론에 게이트키핑이 존재하는데, 왜 신 의원이 저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식이었습니다. 


고성국 씨는 “개인적으로는 신경민 의원의 이 발언을 보면서 모욕감 같은 것을 느꼈”다고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받아쓰는 언론이 있는가. 어떤 언론도 저는 받아쓰는 언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경민 의원의 발언은 한 달 가까이 야당이 허위 사실을 제기하고 언론이 받아쓰고, 이렇게 돼 있잖아요. 그러니까 우선 야당이 허위 사실을 제기했는지도 제가 잘 모르겠고요, 의문이에요. 그리고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언론이 있다면 좀 구체적으로 적시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엿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언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신경민 의원의 이 발언 때문에 저와 비슷하게 모욕감을 느낄 것”이라 엄포를 놓았습니다. 역시 결론은 ‘신경민 의원이 지적한 그런 언론은 없다’는 겁니다. 

 

‘게이트키핑 부실한 언론 없다’? TV조선이 있다!
TV조선의 주장과 달리 ‘사실과 다르거나 근거가 부족한 의혹을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은 분명 존재합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TV조선이 대표적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보도만 봐도 그런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흥미롭게도 TV조선 <이것이 정치다>가 ‘그런 언론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4일, TV조선 <뉴스9>는 <“문화‧예술 공공기관 임원 50%가 낙하산”>(10/4 https://bit.ly/2C01p4u )이라는 리포트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33개 기관 임원 3명 가운데 1명은 이른바 '친문 캠코더' 인사”라고 주장했는데요. 마치 자사의 취재인 것처럼 보도했으나 이는 자유한국당이 지난 8월부터 내세운 ‘문재인 정부 캠코더 인사’라는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며 바로 전날인 3일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겁니다. 이 보도에서 TV조선은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방송인 김제동 씨 기획사 대표 출신”,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은 지난 5월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영화 <다이빙벨 그 후>_편집자주)가 개봉해 논란” 등 케케묵은 색깔론과 공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적 인연’까지 모조리 ‘낙하산 인사’의 근거로 악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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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 김제동 씨까지 ‘문재인 정부 낙하산’의 근거로 동원한 TV조선(10/4)

 

반대로 TV조선이 먼저 비방성 의혹 보도를 내고 자유한국당이 이를 이용한 경우도 있습니다. TV조선 <뉴스9>는 8월 1일 <‘헬기사고’ 국방장관 조문 밀착 수행?>(8/1 https://bit.ly/2MbG2PR )이라는 보도로 ‘군 개혁을 요구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자격도 없이 마린온 헬기 순직 장병 영결식에 나타나 송영무 국방장관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는데 바로 다음날 자유한국당은 이 보도를 근거로 “군인권센터는 문재인 정권의 하청업자”라 공세를 폈죠. 그러나 임태훈 소장은 마린온 헬기 순직 장병 유가족들이 공식적으로 자문을 맡겨 군과의 협상을 대리한 인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합동분향소’는 시민이면 누구나 가서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TV조선과 자유한국당이 합심하여 당시 파문이 컸던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란’을 ‘물타기’한다는 비판도 있었죠. 


대표적 사례만 꼽았을 뿐 TV조선과 자유한국당의 ‘콜라보’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 ‘퍼레이드’가 없다며 ‘안보 불안’을 주장한 TV조선 <뉴스9>의 <따져보니/건군 70년 국군의 날 축소 논란>(10/1 https://bit.ly/2QoBd7f ),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서민 종부세 부담 폭증’이라는 모순적 주장을 내놓은 TV조선과 조선일보의 수많은 보도 등 많은 사례에서 TV조선은 자유한국당과 같은 논리를 폈습니다.

 

“그러면 너네는?” 갑자기 진보‧보수로 갈라치기하는 TV조선
신 의원을 향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4)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고성국 씨는 신 의원의 지적 중 “야당이 허위 제기를 하고 언론이 받아쓰고 그것을 다시 야당이 부풀리는 식의 유통 구조”라는 부분에 대해, “진보 성향, 보수 성향 언론을 통틀어서 만약에 이런 구조가 있다면 해체해야 한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또 지금 대부분의 언론사의 민노총 소속의 언론 노조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는 야당이 문제제기하고 언론이 받아쓰고 진보 성향, 더불어 민주당과 좀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언론들이 받아쓰고 그것을 다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증폭하고 하는 방식으로 이 핑퐁게임 메커니즘을 작동해온 것 아니냐하는 의구심을 가진 보수권 시민이 많다”고 받아쳤습니다. 더 나아가 “신경민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정말 제대로 된 조사를 한번 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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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지도 민주당 받아쓰기 한다’고 받아친 TV조선

 

‘그런 언론 없다’더니 돌연 ‘우리만 그렇진 않다’? TV조선의 ‘횡설수설’
고성국 씨의 주장은 요컨대 ‘보수만 그런 게 아니라 진보도 그랬다’는 겁니다. 대담 내내 ‘그런 언론은 없다’고 주장하던 TV조선이 돌연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라며 잘못을 시인하는 모양새인 셈인데요. 이렇게 ‘문제의 핵심을 피해 ‘나만 그랬냐, 너도 그랬다’는 식으로 책임 전가에 힘쓰는 논리적 오류를 가리켜 ‘피장파장의 오류’라 하는데 바로 TV조선이 이런 오류를 저질렀네요.


더 흥미로운 점은 신경민 의원 발언 중 ‘보수언론’을 지목한 대목이 없는데도 TV조선이 제발이 저린지 ‘보수와 진보’를 갈라쳤다는 겁니다. TV조선 스스로 신경민 의원이 지적한 언론이, 자신과 같은 ‘게이트키핑 부실한 보수언론’임을 아는 모양입니다. 


언론이 신경민 의원 발언에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게이트키핑이 부실한 것은 아니며 유은혜 장관 관련 의혹 보도 역시 위장전입과 교통법규 위반은 사실이었고 피감기관 건물 입주의 경우에도 위법 여부는 사실이었으므로 모든 보도가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언론의 이념적 성향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언론 행태 중 특정 정당 주장을 검증 없이 받아쓰는 부실한 부분을 지적한 겁니다. 민주노총, 보수, 진보를 운운하며 본질을 흐린 것은 오히려 TV조선입니다. 또한 앞서 살펴봤듯이 많은 언론이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쓰며 기본적 책무를 방기하고 있고 TV조선이 대표적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유독 TV조선만 신경민 의원 발언에 발끈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0월 4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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