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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도 모자라 환경단체까지…‘미세먼지’보다 못한 신문들
등록 2019.03.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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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벽두부터 한국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역시 3월 초 폭증했고 대부분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는 왜곡 보도도 있습니다. 미세먼지를 빌미로 탈핵 정책을 비난하며 왜곡을 일삼는 보수언론들의 보도입니다. 조중동을 필두로 문재인 정부가 탈핵을 추진하면서 석탄발전은 늘렸고 이 때문에 미세먼지가 급증했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습니다. 이들은 한국전력 통계 중 연도별 석탄원자력 발전량에서 2017년의 수치만 뚝 잘라 ‘문재인 정부가 석탄발전을 늘렸다’고 주장했고 이를 ‘미세먼지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했죠. 그러나 △2009년에도 핵 발전량이 감소하고 석탄 발전량이 급증하는 등 2017년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 시기가 있었다는 점 △발전량 추이는 총 설비용량이 아닌 실제 가동률을 반영한다는 점 등을 무시했고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는 석탄 발전도 핵 발전과 함께 장기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사실도 은폐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가동률, 정부의 장기적 에너지 정책에 따라 석탄 발전 규모의 확대와 별개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석탄 발전의 미세먼지가 감소한 바 있는데요. 그만큼 핵심적인 사실관계들을 모조리 제거하고 입맛에 맞는 내용만 골라 전체 사실을 왜곡하는, 전형적인 ‘가짜뉴스’의 수법입니다. 보수언론은 그간 미세먼지 관련 활동을 해온 환경단체들까지 아무런 근거 없이 비방하면서 ‘이념’ 딱지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행태는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사합니다.

 

조선일보의 ‘미세먼지=탈핵’ 프레임…‘교리’ 수준

조선일보는 미세먼지가 특히 심각해진 3월 1일부터 또 탈핵 정책을 미세먼지의 원흉으로 지목했습니다. 3월 1일에는 <탈원전 고집하면 미세먼지 재앙 못 막는다>(한갑수 21세기에너지연구회 명예회장)의 칼럼을 게재했고, 4일에는 <사설/연휴 덮친 미세먼지, 탈원전부터 바꾸자>, 6일에는 <사설/사상 최악 세계 최악 미세먼지, 바람 불기만 기다리는 나라>에서 “탈원전은 이 정권의 성역”이니 “(미세먼지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휴일을 제외한 3월 1일, 4일, 5일, 6일 중 5일을 제외한 모든 날짜에 미세먼지가 탈핵 탓이라고 강변하는 사설/칼럼을 실은 것입니다. 그나마도 5일은 <사설/‘미세먼지비상엔 하는 척하고 보 부수기몰두 환경부>에서 4대강 원상복구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쉬어 간’ 날이었습니다.

조선일보의 ‘핵발전 집착’은 흡사 종교 수준입니다. 앞서 살펴봤듯 석탄 발전과 핵 발전의 비중은 단기적으로는 정책 영향과 상관없이 변동해 왔습니다. 경향신문 <원전 가동률 떨어지자 한전 적자탈원전 정책 때문?>(2018/10/25, 이주영 기자)은, “현 정부 정책에 따라 일부러 원전을 세웠다기보다는 부실 시공으로 점검·정비 기간이 늘어난 측면이 크다”면서 지난주 국감에서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가동률이 80%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말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2013년 불거진 대규모 원전비리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 때문에 원전 가동률이 7.7퍼센트 감소했고 다음 해인 2014년에 원자력 발전 비중이 12.7% 급증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 2019년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단기적 수치만 좇고 있는 조선일보의 논리대로라면 2019년, 문재인 정부는 돌연 ‘친핵 정책’을 펼치는 셈이 됩니다. 당연히 상식에서 벗어난 논리입니다.

 

‘석탄발전 감소하는 자료’로 ‘석탄발전 증가’를 보도한 중앙일보

중앙일보는 국회미래연구원과 공동기획하여 발표한 <13대 분야로 살펴보는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미래 예측 보고서를 인용하여, <원전 2310, 석탄발전 늘려 에너지 역주행>(2019/3/6, 최준호 기자)라는 기사를 내고 탈핵 정책이 결국 석탄발전을 늘린다는 잘못된 인식을 되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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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탄발전이 감소하는 자료를 인용해 놓고 석탄발전 늘린다는 중앙일보 보도(3/6)

 

황당한 것은 중앙일보가 위의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입니다. 중앙일보가 인용한 이 자료에서 석탄발전의 비중은 2017년 33.5%, 2022년 33.4%, 2030년 31.6%로 한 번도 증가하지 않습니다. 더 자세히 보면 발전설비의 전체 용량을 따지는 정격용량과 여름이나 겨울철 전력수요가 최대일 때 기여할 수 있는 발전용량인 실효용량이라는 두 가지 수치 중 중앙일보는 실효용량 자료를 인용했는데요. 정격용량으로 따지면 석탄발전 비중은 2017년 31.6%, 2022년 29.5%, 2030년 23.0%로 감소해 중앙일보가 쓴 실효용량보다 감소폭이 큽니다. 중앙일보가 석탄발전의 감소폭을 더 작게 보이도록 의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중앙일보가 쓴 실효용량 통계가 의미 있는 시기는 기후의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비교적 옅은 여름이나 겨울입니다. 중앙일보는 석탄발전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을 따지기에는 적절한 수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당 수치를 내세운 겁니다. 여러 모로 상당히 부실한 보도인데요. 이런 보도가 일부 수치들만 내세워 객관성을 가장하고 독자를 현혹한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 참고했다는데…보도 초점 ‘오락가락’

2019년 3월 7일 기준으로 중앙일보가 공동연구했다는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 중 공개된 것은 ‘기후변화환경 분야’ 뿐이라 중앙일보가 인용한 ‘에너지․자원 분야’의 세부 내용을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보도에서 중앙일보의 시각은 오락가락합니다.

중앙일보는 “(국회미래연구원의 시나리오에서) 원전은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늘려 가는 ‘에너지 전환’에 실패하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그렸다”며, 양혜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원의 말을 빌어 “석탄‧원전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천연가스 발전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무작정 늘릴 수 없다. 원전처럼 전력 공급의 바탕을 이루는 기저부하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두 문단 뒤에는 연구팀의 평가가 전혀 달라집니다. 중앙일보는 연구팀이 제시한 2050년 바람직한 에너지의 미래 시나리오는 ‘친환경 에너지 사회’였다며, 친환경 에너지 사회에 대해 “탈화석, 탈원전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0%까지 증가하고 나머지는 원자력‧천연가스 등으로 채운다”는 것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즉, 연구진은 현재 탈화석 정책이 같이 포함되어 있는 탈핵 정책을 바람직한 미래상이라고 평가한 것입니다.

 

‘미세먼지’ 아닌 ‘핵발전 업계’ 걱정하는 왜곡 보도

국내 미세먼지 요인에 대해 정확한 조사가 없어 미세먼지 유발 원인에 대해 다소 혼란스러운 상태이지만, 대체로 석탄 화력 발전소와 노후 경유차가 그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석탄 화력 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저감 등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실제 측정값’이 감소하는 중입니다.

노후 경유차의 경우 폭스바겐 사의 디젤게이트 사건이 터지기 불과 두 달 전 나온 조선비즈 기사 <불붙은 차 연비 레이스속도 못 내는 국산차>(2015/7/7, 이혜운 기자)에서 볼 수 있듯 경유차를 ‘클린 디젤’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홍보해 온 언론의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원전업계 관련자의 칼럼과 일방적인 주장을 보도하는 언론들의 행태는 자동차업계의 말을 빌어 ‘클린 디젤’을 홍보하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보수언론들의 보도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미세먼지와 함께 찾아오는 왜곡보도들을 접하는 언론 소비자들이야말로 바람과 함께 이런 미세먼지 같은 보도들이 물러나길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탈핵 정책’ 비난도 모자랐나…애먼 환경단체까지 희생양 삼은 조선일보

미세먼지를 빌미로 애먼 탈핵 정책을 겨냥한 보수언론은 느닷없이 환경 시민단체들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또한 가짜뉴스나 다름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미세 먼지포기한 정부, 꿀 먹은 벙어리 된 환경단체>(3/7)이라는 극단적인 제목과 함께 환경단체들을 이렇게 비난했습니다.

 

이 와중에 많은 사람이 의아해하는 것은 미세 먼지가 재난 수준인데도 그 집요한 환경단체들이 쥐 죽은 듯 조용하다는 사실이다. 국내 최대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6일 미세먼지로 자욱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핵폐기물 답이 없다'는 시민선언 행사를 가졌다. 이달 들어 엿새 연속 전 국민이 스모그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데도 환경운동연합은 집회는커녕 논평·성명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녹색연합은 6일 오전 10명이 '미세 먼지 bye'라는 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갖긴 했지만, 며칠 전엔 북·미 정상회담 관련 논평·성명을 내놨다. '환경정의'의 경우 작년 발표한 19번의 성명 가운데 4대강 비판이 3번 있었지만 미세 먼지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이는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를 조금만 살펴봐도 거짓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3월 1일 미세먼지 관련 보도를 한 조선일보보다 빠른 2월 28일에 이미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조기폐쇄 하라는 성명을 내고 정부종합청사, 충남 보령화력, 경남 삼천포 터미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환경정의 역시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환경정의에서 활동영역별로 나누어 놓은 ‘먹거리’, ‘유해물질’, ‘대기’, ‘환경 부정의’, ‘환경정의연구소’, ‘환경책큰잔치’, ‘이슈대응’ 중에서 2018년 19건의 글이 있는 항목은 ‘이슈대응’ 카테고리의 ‘성명/논평’ 항목이었습니다. 즉, 조선일보는 환경정의의 전체 활동 분야 중 일부만 떼어 미세먼지 언급이 없다고 왜곡한 것입니다. ‘대기’ 항목들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경유차 감축, 통학시간 배출가스 감축 등을 꾸준히 요구해 온 것이 확인됩니다. 조선일보의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환경정의는 2018년 6월 5일 <성명/환경의 날, 환경 적폐청산을 위해 분투할 때>에서 “미세먼지 문제, 기후변화 대응 문제, 폐기물 문제 등 환경부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은 환경부 스스로 새겨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미세먼지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거짓이라는 것이 명백히 확인됩니다.

 

분명히 미세먼지 관련 활동을 벌여왔고 인천을 중심으로 서명운동도 진행한 녹색연합이 북․미 정상회담 논평도 냈다며 문제삼은 부분은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조선일보는 시민단체가 스스로의 의견을 내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마저 불만인 모양입니다.

매일경제 역시 <4대강때와 달리 목소리 안내는 환경단체>(2019/3/7, 문광민박윤근 기자)에서 “세월호나 사드, 제주 강정마을 시위 등 환경 문제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더 강한 문제에는 목소리를 내면서 미세먼지에는 미온적인 주류 환경단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며 조선일보와 같은 주장을 펼쳤는데요. 다만 “4대강 보 철거 문제와 미세먼지 문제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조명을 덜 받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 아쉽다” 등 환경운동연합 측의 반론을 아주 조금이라도 보장한 부분은 조선일보와 다릅니다.

 

‘일부 커뮤니티 가짜뉴스’ 퍼나르는 신문들?

이처럼 아무 근거도 없는 환경단체를 향한 비방은, 사실 3월 초부터 ‘일베’를 포함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를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소위 ‘메이저 언론’이 기사로 내면서 급기야 국회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오마이뉴스 <환경단체 공격한 나경원 "미세먼지에 왜 말이 없냐...이념 환경 하나">(2019/3/7, 유성애 기자)에 따르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환경단체들이 미세먼지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며 ‘이념 환경’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환경단체들이 탈원전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는 한국당 입장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지만, 시기상 이 날 나온 조선일보와 매일경제 기사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평소에는 특정 이슈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가, 그 이슈를 꾸준히 다뤄온 단체들에게 뒤늦게 ‘왜 이 이슈에는 침묵하냐’고 엉뚱한 비난을 하는 행태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주 쓰이는 선동 전략입니다. 이제는 조선일보나 매일경제 같은 나름 주류 언론에서도 이런 어설픈 비난이 나온다는 것은 한국 언론 전체의 비극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3월 1~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경제 보도(신문에 게재된 보도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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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 정리 공시형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