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2차 북미회담 관련 종편 3사 시사 프로그램 방송 분석

‘의제’ 사라진 ‘북미회담 보도’, TV조선‧채널A의 ‘가십 방송’
등록 2019.03.12 17:55
조회 175

 지난 2월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큰 기대를 모았으나 북미 양국은 제재 완화와 비핵화 범위에 합의하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양측 모두 불만을 표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 추후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2차 북미회담 이전부터 회담이 종료된 현재까지, 추가 회담 가능성 및 비핵화 로드맵,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 정상화를 두고 여러 평가와 전망이 오갔습니다. 언론 보도도 쏟아졌는데요. 종합편성채널 3사(TV조선‧채널A‧MBN)의 보도‧시사 프로그램은 남북회담, 북미회담을 앞두고 늘 가십성 대담과 각종 ‘카더라’로 비핵화 협상의 의미를 흐린 바 있습니다. 이번 2차 북미회담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반복됐는지 점검했습니다. 2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종편 3사의 주요 시사 프로그램 8개(TV조선‧채널A 3개, MBN 2개/ 해당 방송 시간대 ‘2차 북미회담 특집’ 편성도 포함)의 2차 북미회담 관련 방송의 주제별 비중과 가십성 방송들의 행태를 짚어봤습니다. 그 결과, TV조선‧채널A는 여전히 선정적 방송으로 일관하며 비핵화 의제보다는 북한을 조롱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종편 3사의 2차 북미회담 방송, ‘가십’ 비중 16%

2차 북미회담을 일주일 앞둔 2월 21일부터, 회담이 막 시작된 27일까지 종편 3사가 북미회담을 다루며 보도하거나 분석한 주제는 크게 5가지입니다. 이중 ‘의제’는 북미 양측의 전략과 회담의 내용, 결과를 전망하는 것으로서 ‘북미회담 방송’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연결‧리포트’는 세계적 이벤트인 북미회담의 성격상 현장의 생생함을 전한다는 의미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이와 정반대로 ‘김여정‧현송월의 일거수일투족’, ‘김정은의 자녀’ 등 비핵화와는 전혀 관련 없는 명백한 ‘가십’의 경우 언론이라면 되도록 보도를 자제해야 할 내용들입니다. 그 외 ‘일정/경호/의전/동선’은 북미회담의 제반사항으로서 보도 가치는 있으나 공식화된 사항만 객관적으로 전달하면 될 뿐, 과도하게 반복할 필요는 없는 정보입니다. 실제로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 경호원들의 키에 집착하거나 김여정 노동당 선정선동부 제1부부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조명하는 등 ‘일정/경호/의전/동선’의 상당 부분을 ‘가십’과 다름 없는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북한 내부의 동향을 담은 ‘북한 근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제 분류

내용

방송 시간(분)

비중

의제

북미의 전략/한국 정부의 입장/종전선언 가능성/제재완화‧비핵화 가능성 및 범위/회담 이후 전망/주변국 반응

440

34%

현장연결/리포트

북미 정상 도착 시 현장 상황/회담 일정 리포트/

북측 숙소 현장 상황/베트남 현지 분위기

78

6%

북한근황

북한 언론 보도 동향/

북한 국내 상황(숙청 가능성‧주민 통제 가능성)

35

3%

일정/경호/의전/동선

북미 정상 공식일정‧동선‧숙소‧회담비용/북미 정상 현지 동향/북미 당국의 경호 이모저모/베트남 측의 경호 및 환영행사/

만찬 일정/북중정상 회동 가능성

526

41%

가십

김여정 담배 의전 등 일거수일투족/현송월 일거수일투족/만찬 메뉴 및 참석자/현지 식당 메뉴/리설주와 멜라니아‧김여정과 이방카 만남 가능성/김정은의 귓속말/북미 인사들 의상/천리마민방위 근황/김정은 자녀 수/‘북 방탄 경호단’ 일거수일투족

210

16%

계(북미 정상회담 관련 총 방송 시간)

1,289

40%

총 방송 시간

3,252

 

△ 종편 3사 주요 보도‧시사 프로그램 2차 북미회담 관련 방송 주제별 방송 시간 비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종편 4사의 주요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2차 북미회담 방송을 살펴본 결과, 종편 3사는 ‘의제’보다 ‘일정/경호/의전/동선’과 ‘가십’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습니다. ‘의제’의 비중은 34%에 그친 반면 ‘일정/경호/의전/동선’은 무려 41%에 이르렀고 ‘가십’도 16%로 무시할 수 없는 수치였습니다. ‘일정/경호/의전/동선’과 ‘가십’을 합산하면 무려 57%에 달합니다. 2차 북미회담 관련 방송의 절반 이상을 가십과 ‘일정/경호/의전/동선’에만 집중한 겁니다.

 

이는 1차 북미회담 당시보다 보도‧분석‧대담의 질이 더 악화된 것입니다. 1차 회담 당시였던 지난해 6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북한 가십’의 대명사인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의제’ 등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51%, ‘경호 및 의전’을 포함한 ‘가십’을 49% 다룬 바 있습니다.

 

보도‧대담의 60% 이상을 ‘주변적 이슈’에 쏟아부은 TV조선‧채널A

방송사별로 주제 분포를 다시 살펴보면 ‘가십’과 ‘일정/경호/의전/동선’에 치중하는 문제점이 주로 TV조선과 채널A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MBN은 ‘의제’의 비중이 46%로 유일하게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으며 명백한 ‘가십’도 6%에 그쳐 유일하게 한 자리 수 비중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MBN <뉴스와이드>의 경우 조사 기간 ‘가십’ 이슈를 단 1분도 다루지 않는 충실함을 보였습니다. ‘가십’이 아예 없었던 방송은 모니터 대상 8개 프로그램 중 MBN <뉴스와이드>가 유일했습니다. 다만 MBN 역시 ‘일정/경호/의전/동선’에 37%라는 큰 비중을 둬 ‘가십’과의 합산 비중이 43%로 작지 않았습니다.

 

 

TV조선

채널A

MBN

의제

126(31%)

131(27%)

183(46%)

440(34%)

현장연결/리포트

13(3%)

22(5%)

43(11%)

78(6%)

북한 근황

9(2%)

25(5%)

1

35(3%)

일정/경호/의전/동선

160(39%)

218(45%)

148(37%)

526(41%)

가십

101(25%)

87(18%)

22(6%)

210(16%)

북미 회담 방송 시간

409

483

397

1,289

△ 종편 3사 주요 보도‧시사 프로그램 2차 북미회담 관련 방송 방송사별 주제 비중 비교(단위(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와 달리 TV조선은 ‘가십’이 무려 25%에 달했고 ‘일정/경호/의전/동선’ 역시 39%로, 두 주제를 합산하면 64%나 됐습니다. 북미회담 관련 분석의 2/3 가량을 주변적 이슈에 할애한 겁니다. ‘가십’이 18%로 그나마 TV조선보다는 작았던 채널A 역시 ‘일정/경호/의전/동선’의 비중이 45%에 이르러 ‘가십’과의 합산 비중은 63%로 TV조선과 대동소이했습니다.

 

이런 여파로 TV조선은 ‘의제’에 31%만 할애했으며 채널A는 이 수치가 3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의제’의 비중이 작게나마 ‘일정/경호/의전/동선’과 ‘가십’의 합산 비중보다 컸던 방송사는 MBN뿐이며, TV조선과 채널A는 ‘의제’보다 30% 이상 더 큰 비중을 ‘일정/경호/의전/동선’과 ‘가십’에 뒀습니다.

 

‘가십’만 44%? 버릇 못 버린 TV조선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채널A <정치데스크>

TV조선 <이것이정치다>

의제

35(26%)

21(16%)

49(33%)

105(25%)

현장연결/리포트

4(3%)

22(16%)

4(3%)

30(7%)

북한 근황

 

5(4%)

9(6%)

14(3%)

일정/경호/의전/동선

37(27%)

46(35%)

61(40%)

144(35%)

가십

61(44%)

38(29%)

27(18%)

126(30%)

북미 회담 방송 시간

137

132

150

419

△ 종편 3사 주요 보도‧시사 프로그램 2차 북미회담 관련 방송 방송사별 주제 비중 비교(단위(분)) Ⓒ민주언론시민연합

 

종편 3사의 8개 보도‧시사 프로그램 중 ‘가십’의 비중이 가장 높은 3개 프로그램만 따로 살펴보면 주변적 이슈에 치중하는 문제점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은 ‘가십’의 비중이 무려 44%로 8개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일정/경호/의전/동선’보다도 훨씬 더 컸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는 ‘가십’이 29%로 ‘일정/경호/의전/동선’보다 크지는 않았으나 비슷한 수준이었고 TV조선 <이것이정치다>가 ‘가십’ 18%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 3개 프로그램에 한정할 경우 8개 프로그램 전체 비중에서 16%였던 ‘가십’은 무려 30%까지 치솟습니다. 그만큼 TV조선과 채널A에서 불필요하고 부정확한 내용으로 일관하는 태도가 훨씬 더 심각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채널A <정치데스크>(2/27)의 패널들은 “북한의 핵 위협이라는 너무나 심각하고 또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까지 계승될 수 있기 때문에 초점을 지나치게 가십쪽으로 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박휘락 교수), “우리의 운명과 관련된 것에 초점을 맞춰가야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사사로운 동정에 방송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대해서 저는 사실 조금 이의가 있어요”(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라며 항의하기까지 했습니다.

 

‘가십’의 목적은 역시나 ‘북한 조롱’

 

‘경호원 쟤들 고사포로 삼족 멸할 것’…도넘은 TV조선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와 지나친 추정으로 북한을 ‘비정상 국가’나 ‘악마’로 조롱하곤 합니다. 2차 북미회담으로 이목이 집중되자 이러한 ‘북한 조롱’도 극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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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가십성 이슈 위주로 회담소식 전달한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가십’ 비중 1위에 빛나는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 대표적입니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북한 경호단에 ‘방탄경호단’이라는 별칭을 붙이고,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세트’의 가격을 따지고, ‘트럼프‧김정은 티셔츠의 판매량’을 산정하는 등 방송 전반에 걸쳐 ‘가십’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때문에 ‘보도본부’인지 가십 토크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방송이 많았습니다. 이런 식의 방송이 반복되다 보니 패널들의 과도한 발언 역시 빈번했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2월 27일 방송에서는 친화적 모습을 보인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을 해석하던 도중 패널들이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또 하나는 김정은은 상당히 너그러운 어떤 권력자의 모습으로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싶겠지만 손톱만큼의 실수가 나온다면 만의 하나라도, 경호상의. 그러면 본국으로 돌아가서 고사포로 갈리는 일은 일도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호위사령부 쟤들은 미리 와서 밥 먹고 하는 게 저것만 하는 거예요. 저거 잘못했다가는 아까 정옥임 의원이 (말했듯이) 고사포로 어떻게 될지 삼족을 멸할지 어떻게 압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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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화적 행보 가식으로 해석한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북한 체제의 반민주성과 잔혹함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은 보수언론이 다룰 수 있는 주된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고사포로 갈린다’, ‘삼족을 멸할지’ 등 TV조선의 방송 내용은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북한 체제와 그 지도자에 대해 비판 없이 유화적인 시각만을 가져서도 안 되겠지만, 아무 근거 없이 북한을 지나치게 악마화해서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악의적 발언에 폭력성까지 더해진 일부 패널의 발언이 부절적한 이유입니다.

 

시청자들은 햄버거가 궁금하지 않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27)는 베트남 현지 기자를 연결하여 현재 김정은 위원장 숙소 앞의 모습을 보여주고 김정은 위원장의 첫 일정이었던 북한 대사관 방문 당시 분위기를 자세히 설명하며 현지 분위기를 전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측 인사들의 ‘햄버거 식사’라는 단편적 정보를 빌미로 북한을 희화화했습니다.

 

진행자 윤정호 앵커는 “미국이 운영하는 유명 패스트푸드 매장에 북한 당국자들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한 대여섯 명이 와서는 햄버거를 대량 주문해서 가져갔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거든요”라며 매우 신기한 현상을 설명하듯 운을 띄우더니 “혹시 김정은 위원장이 맛볼 수도 있을까요?”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무리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라고 하지만, 이미 해외 주재 공사도 많고, 경호원들의 해외 방문이 처음도 아닌데, 북한 당국자들이 햄버거를 먹는 것까지 뉴스거리가 된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군다나 이들이 구매한 햄버거를 김정은 위원장이 맛본 다는 것은 애초에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며 아무 의미가 없는 정보입니다. 이 무의미한 질문에 답변 역시 추측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의 무리한 질문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베테랑 종편 패널답게 ‘추측성 아무 말’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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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27) 화면 갈무리

이현종: 더블 치즈 버거를 30개 정도 샀다고 하거든요. 지금 거기 보면 같이 동행했던 경호원들 100명이 넘습니다. (중략)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는 외국 생활을 했기 때문에 특히 햄버거 같은 게 아마 좋아할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지금 상황들을 보면 지금 맥너겟 여섯 조각 세트하고 등등 한 걸 숫자적으로 보면 이걸 많이 샀으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 산 것을 보면 아마 갔던 공식 수행원들이 먹으면서 저렇게 간단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중략) 김정은 위원장이 먹었을 가능성도 저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미제의 상징 맥도날드’? 막 나가는 TV조선

경호원 숫자와 이들이 구매한 더블치즈 버거 숫자, 김정은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었을 가능성을 이렇게 진지하게 추론해야 하는 TV조선의 현실이 새삼 측은합니다. 이어서 고영환 한국관광대 초빙교수는 이렇게 첨언했습니다. 

고영환: 이렇게 잠깐 또 말씀드리면. 경호원만 100명이거든요. 공식 수행원은 30명 채 안 되거든요. 저는 어떤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보면 30개를 사 가는데 그 안에 어떤 것이 있을지 모르니까 랜덤으로 30개를 골라가지고 거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옛날 스위스 때 유학 때 먹었던 햄버거 생각이 나겠죠. 아이스크림까지 사 갔다고 하는데 사실은 북한 사람들이 지도자가 먹지 않을 그런 음식을 저렇게 와서 베트남에 미국 것을 30개 사 간다는 것은 상상이 안 되거든요. 아니 베트남 갔으면 베트남 쌀국수를 먹어야지 미제의 상징인 맥도날드를 먹어. 이거거든요. 그러니까 저거는 지도자의 어떤 거 하고 분명히 연관되어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중략)김정은 위원장이 그랬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햄버거 가서 잘 사와 봐, 그리고 왔던 사람들이 경호원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경호원들이 자기네 먹을 햄버거를 샀을 리는 없는 거고. 이걸 봐서는 분명히 지도자가 햄버거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

혼란스럽습니다. 고영환 씨는 왜 굳이 첨언을 한 것일까요? 어떤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끝나가는 질문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일까요? 햄버거와 너깃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까지 사 갔다고 하는 것? 상호를 정확히 언급하며 ‘미제의 상징’이라고 칭한 것? 그리고, 고영환 씨나 이현종 씨의 ‘분석’이 모두 맞는다고 하더라도 시청자가 이렇게 장황한 ‘햄버거 가설’을 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들을 수는 없지만 무시무시하다’…방송이 장난인가

전체적인 비중이 3%로 매우 적었던 ‘북한 근황’ 역시 TV조선‧채널A에게는 북한을 ‘비정상’으로 조롱하는 도구로 이용됩니다. 채널A <뉴스 TOP10>(2/27)은 북미 양국의 국내 상황이 회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 자체로는 하등 문제가 없는 이슈이지만 채널A가 다루면 다릅니다. 채널A는 독심술에 가까운 추정으로 근거 없는 ‘북한 쿠데타설’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황순욱 보도본부 차장이 “(김정은 위원장)집권 이후 처음으로 가장 긴 시간을 비우게 된” 것을 강조하자 패널들은 곧바로 ‘무시무시한 쿠데타’를 암시했습니다. 그 근거는 놀랍게도 내용을 알 수 없는 ‘김정은 위원장의 귓속말’입니다. 

김정봉 전 NSC 정보관리실장: 평양에서 무슨 변고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숙제입니다. (중략) 모든 권력이 사실은 지금은 최룡해 조직지도부장한테 가 있습니다. 최룡해 조직지도부장이 당만 장악한 게 아니라 조직지도부를 통해서 군도 통제하기 때문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데(중략) 그걸 견제하기 위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귀에다가 뭔 말을 했습니다. 그 귓속말이라는 게 무시무시한 얘기거든요. 보통 사람이 아니고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이 귓속말을 하면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통해서 최룡해를 견제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라고 우리가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말은 우리가 들을 수 없었지만, 그 말의 길이를 딱 계산해 보니까 글쎄요. 언어 자체로서는 그렇게 무시무시하지 않지만 좌우간 무시무시하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제가 볼 때는 잘 부탁합니다, 이 정도로 딱 감이 오는데. 결국 그 옆에 있던 최룡해 조직지도부장의 얼굴이 별로 데면데면해지더라는 말이죠. 아니, 저 양반이 왜 나한테 잘 부탁한다 그래야지 김영남 상임위원장한테 잘 부탁한다고 그러냐.

 

황순욱: 그러니까 유일한 2인자를 남겨놓으면 불안하니까 견제세력을 둘을 남겨놓는 그런 선택을 한 것이군요.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이제 사실은 쿠데타 같은 것이 걱정이 된다면 군부의 움직임이 제일 걱정이 되겠죠. 

이들이 이런 상상을 남발한 장면은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으로 출국할 때 북측 인사들이 배웅을 했던 상황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해외로 나갈 때면 북측은 늘 떠들썩하게 환송 행사를 하곤 합니다. 많은 인파들이 환호성을 보내기도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배웅에 나선 측근들에게 귓속말을 하는 모습은 이번 북미회담 외에도 자주 포착됐습니다. 그런데도 채널A는 ‘알아들을 수 없는 귓속말의 시간’을 이유로 ‘쿠데타 가능성’을 타진한 겁니다. 객관성이 완전히 결여된 대담으로서, 이쯤되면 쿠데타를 기원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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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뉴스TOP10> (2/27) 화면 갈무리

 

회담마다 희생양되는 김여정 부부장

 

‘재떨이’ 갖다주면 ‘여동생’이라니, TV조선의 저급한 시각 드러나

‘가십’을 다루지 않은 MBN <뉴스와이드>를 제외한 7개 종편 3사 보도‧시사 프로그램이 ‘가십’에 치중하면서 다룬 내용들은 대부분 겹칩니다. 특히 수행원으로 함께 한 김여정 부부장에 집착하는 보도‧대담이 많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TV조선과 채널A는 저급한 수준의 젠더 감수성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27)은 27일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 일행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고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김여정 부부장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때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김여정 부부장이 재떨이를 준비한 장면을 보며 “김여정 제일 부부장 같은 경우는 공식 직책은 당 선전부부장이면서 또 대외적인 공개 행사 때는 의전 비서관의 역할을 하고 또 보도도 나왔습니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흡연할 때는 또 여동생의 자세로. 도와주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두고 “세 가지 역할을 이렇게 나누어서 수행하는 그런 종합적인 역할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죠. TV조선에 따르면 김여정 부부장의 공식적 지위는 ‘당 선전부부장, 의전 비서관, 여동생’ 3가지인 겁니다. 대체 권혁기 씨가 생각하는 여동생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평소 여동생이 오빠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흡연하는 김정은 위원장 옆에서 공손하게 재떨이를 들고 기다리는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을 ‘여동생의 자세’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일까요? 북한을 바라보는 TV조선의 시선도, 여동생을 재떨이 들어주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종편 패널의 시각도, 시청자에겐 너무나 불편할 뿐입니다.

 

“김여성‧이방카 두 여성 만남,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

‘가십’에 너무 치중한다는 비판을 출연자들에게 받아야 했던 채널A <정치데스크>는 22일부터 북미회담을 중점적으로 다뤘으나 ‘의제’가 회담 당일인 27일이 되어서야 등장할만큼 ‘가십 편중’이 심각했습니다. 25일 방송에서는 오로지 여성만을 취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촌극도 빚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2/25)에서 신석호 동아일보 기자가는 “작년부터 이어진 대외매력 공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라며 ‘최고 지도자 부부’를 거론했는데요. 물론 관심사가 될 수는 있겠으나 채널A에게는 ‘양국 여성 인사’가 비핵화 등 핵심 의제보다 더 중요했던 모양입니다. 

신석호: 김여정이 지금 최룡해가 2인자다 뭐다 하는데 어떻게 보면 문고리 권력 아닙니까? 바로 최고지도자를 옆에서 비서 겸 그냥 부부장 겸 다하고 있잖아요. 이방카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딸로서 백악관에 지금 특보로 있지만 어쨌든 아버지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여러 가지 정책조언을 하는 권력이 있잖아요. 그것도 문고리 권력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의 문고리 권력을 쥔 두 여성이 만나면 참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 한번 지켜봐야 되겠네요. (중략)현지에 가서 두 여성이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용환 앵커: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발 빠르게 취재해서 정치데스크 시간에 바로 알려주십시오. 

채널A가 김여정 부부장과 이방카가 북미정상회담의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듭니다. 북미정상회담을 맞이하는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중요한 소식이 과연 북미 여성들의 만남이었을까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월 21~27일 TV조선 <신통방통>‧<보도본부핫라인>‧<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아침&매일경제>‧<뉴스와이드>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정리 박철헌‧정선화‧이정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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