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방송심의위원회_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38차 안건 심의 결과

“다른 나라 정상이어도 똑같이 조롱할 것인가”
등록 2019.03.13 17:51
조회 87

2018년 5월 23일 발족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해 각종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을 규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범했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새로운 안건을 민언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 및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아래는 3월 6일 오후 6시부터 3월 13일 오전 10시까지 집계한 38차 심의 결과이다.

 

시민 방심위 38차 안건 839명 심의

 

북미회담 두고 ‘여대생’에 집착, 저급한 가십 방송

시민 방송심의위 38차 안건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2/27) ‘북미회담 가십 방송’이었다. 2차 북미회담을 전후로 가십 보도가 만연했던 가운데 채널A 역시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가십에 쏟아부었다. 채널A <돌직구쇼>(2/27)에서는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면서 꽃다발을 전한 베트남 여성을 조롱했다.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해당 여성에 “얼짱 대학생”, “일반인이라기보다는 연예인 정도”라며 외모를 평가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지친 내색이었는데 이 여성이 꽃다발을 전하자 갑자기 화색이 돌았다’, ‘리설주 여사가 왔다면 이 대학생을 선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리설주 여사 없이 혼자 와서 저렇게 밝고 환한 미소’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여성을 부인 대신 즐길 감상 대상 쯤으로 폄훼한 것이다. 심지어 ‘놀랍고 행복했다’는 베트남 여성의 개인적 소회마저 “오버한 것”으로 비난했다. ‘김정남 암살로 베트남과 북한은 악연이 있으니 행복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황당한 이유다. 북미회담의 본질을 흐리는 가십 방송이자 김정은 위원장과 베트남 여성 모두를 조롱하는 저급한 보도이다.

 

“무얼 전달하려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해당 안건에 총 839명의 시민들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재승인 심사에 벌점이 있는 ‘법정제재’가 99%를 차지했고 벌점이 없는 ‘행정지도’는 ‘권고’ 6명, ‘의견제시’ 1명이었다. ‘문제없음’을 택한 시민도 1명 있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문제없음

514

192

81

44

6

1

1

839

61%

23%

10%

5%

1%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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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차 안건(채널A <돌직구쇼>(2/27)) 심의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법정제재’의 분포는 지난 안건들의 평균치에 가까웠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이 61%, ‘관계자 징계’가 23% 등이다. 최근 36차, 37차 안건이 모두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독 사례인 탓에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이 약 70% 수준을 나타낼 정도로 제재 수위가 높았으나 ‘가십성’이 두드러진 이번 38차 안건에서는 다시 평균 수준의 제재로 돌아왔다.

 

시민들의 의결 사유 역시 저급한 가십으로 북미회담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점에 집중됐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을 택한 시민들은 “상당히 불쾌하다. 저질스럽다”, “방송의 기본 품격 손상” 등의 의견을 남겼고 ‘경고’를 의결한 시민 역시 “전파가 아깝다”고 혹평했다. 이런 가십 방송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꿰뚫은 심의평도 있다. ‘관계자 징계’를 택한 한 시민은 “무얼 전달하려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촌철살인의 의견을 남겼다. 북미회담을 두고 현지 여성의 외모를 논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묶어 조롱하는 행태가, 결과적으로는 북미회담의 본질을 흐리고 시청자의 무관심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여러가지 규정을 어긴 것은 분명하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는데 이 시민이 의결한 제재는 ‘법정제재’ 중 가장 약한 ‘주의’였다. 반복되는 채널A 등 종편 3사의 왜곡과 선정적 방송이 정치적 중립을 저촉하지 않는다고 해도 최소한 ‘법정제재’를 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른 나라 정상이어도 똑같이 조롱할 것인가”

시민 방심위원회는 38차 안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27조(품위유지), 제30조(양성평등)으로 제안했다. ‘없음’과 ‘기타 적용 조항 의견’도 택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시민들은 적용 조항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27조(품위유지)

제30조(양성평등)

없음

747

629

624

634

1

89%

75%

74%

76%

-

K-003.jpg

△ 38차 안건(채널A <돌직구쇼>(2/27)) 적용 조항 Ⓒ민주언론시민연합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는 “시사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또는 출연자는 타인(자연인과 법인, 기타 단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조롱 또는 희화화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아무 근거도 없이 ‘부인이 없어 여대생을 보고 기뻐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베트남 여성을 모두 조롱한 채널A 방송에 적용이 가능하다. 제30조(양성평등)은 “방송은 특정 성(性)을 부정적, 희화적, 혐오적으로 묘사하거나 왜곡하여서는 아니된다”, “방송은 특정 성을 다른 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다루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특정 성의 외모, 성격, 역할 등을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으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베트남 여성을 ‘부인 대신 감상할 대상’ 수준으로 성적 대상화한 부분에 직결된다.

 

시민들도 ‘조롱’이라는 전반적 문제점에 가장 큰 문제의식을 드러내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이 89%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시민들은 “여대생을 소재로 김정은과 굳이 엮어 조롱한 것”, “다른 나라 정상이어도 똑같이 조롱할 것인가”라고 채널A를 비판했다.

 

가십 방송 역시 기본적 객관성 결여

그 외 3개 조항은 75% 수준으로 대동소이했는데 눈에 띄는 조항은 제14조(객관성)이다. 그간 대부분의 안건들이 명백한 허위사실이거나 사실에 대한 왜곡된 해석에 해당된 관계로 시민들은 대부분 제14조(객관성)를 우선 적용했으나 ‘조롱 방송’의 성격이 강했던 이번 안건에서는 75%로 제30조(양성평등)보다도 적용한 시민이 적었다. 다만 시민들은 이런 방송 역시 기본적인 객관성을 결여한 것임을 인지했다. 시민들은 “억측이 난무하는 질 떨어지는 방송”, “사실을 전달해야지 가십을 방송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꽃다발을 받기 전부터 이미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 영상에서도 훤히 보이는데 꽃다발을 받은 후에 ‘유독 환한 미소’라고 한 것은 악의적인 왜곡”이라며 구체적으로 사실관계 왜곡을 짚은 심의평도 인상적이다.

제30조(양성평등)을 적용한 시민들의 지적도 눈여겨 봐야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 또는 눈요기 거리로 생각하는 왜곡된 시각을 그대로 논평에서 노출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발언자가 평소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매우 우려되며 특히 교수로서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38차 심의에 참여한 시민 구성

이번 심의에 참여한 시민은 총 839명 중 남성 589명(70%), 여성 249명(30%), 기타 1명/10대 1명, 20대 17명(2%), 30대 157명(18.7%), 40대 419명(50%), 50대 196명(23.4%), 60대 이상 49명(5.9%)이었다. 민언련이 이처럼 의견을 남겨주신 시민의 연령대와 성별을 취합해 공개하는 이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39차 안건 상정

 

MBN <뉴스와이드>(3/4) ‘자유한국당은 내 집안’

민언련은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39차 안건으로 MBN <뉴스와이드>(3/4)를 상정했다. MBN의 고정 패널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의 행보를 평가하던 중, 황 대표가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고 ‘자유한국당은 내 집안 얘기’라며 타 패널의 비판을 거부했다. 이런 막무가내 태도로 토론을 망쳤으나 다른 패널들과 진행자는 박장대소하며 장난스레 넘어갔다. 보도‧시사 프로그램인지, 농담으로 덧칠된 예능인지 분간이 어려운 황당한 방송이다.

 

‘나를 못알아 보니 망했다’(?)

차명진 씨는 직접 그린 그림으로 황교안 대표를 ‘망한 샤오미 폴더블폰’에 비유하더니 “사람 보는 눈이 좁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는 “차명진을 못 보는 것”이라 했다. 요컨대 자신을 못 알아봤으니 황 대표는 망했다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발언을 중지시켜야 할 진행자 백운기 앵커는 오히려 “전화 못 받았어요?”라며 거들었고 차 씨는 전화를 못 받았다며 재차 “보는 눈이 좁다”고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은 내 집안 얘기’(?)

자신을 발탁하라는 요구를 공공재인 전파로, 심지어 객관성이 기본인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내놓은 차명진 씨는 허탈하게도 ‘황교안 평가’에 있어서는 ‘잘 모르겠다’는 평가를 내렸다. 패널로서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후 김종욱 동국대 교수가 5‧18 망언 및 친박 인선을 근거로 황 대표 체제에 “수성이 어려울 것”이라 비판하자 차명진 씨는 “저의 집안 얘기를 저분이 마음대로 한다”고 반발했고 이에 김종욱 씨가 “진심어린 충언”이라 말하자 “실컷 패놓고서 너를 사랑해서 팼다고요?”라며 막말을 이어갔다. 기본적 논리와 상식이 사라진 토론이다.

 

방송 망친 패널, 방치하는 MBN

이렇게 품위 있는 토론을 방해하는 차명진 씨의 불손하고 비논리적인 태도가 매번 반복되고 있으나 MBN은 방치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진행자와 타 출연자들은 정정이나 사과는커녕, 박장대소하며 ‘차명진 씨가 나와 힘이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청률을 위해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기본 책무를 내팽개치고 있는 행태이다.

 

민원 제기 취지

자유한국당을 자신의 ‘집안 얘기’라며 노골적으로 특정 정당을 응원하고 타 패널의 합리적인 비판까지 방해하는 것은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넘어 방송에 부적합하다. 예능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마련이다. 이런 방송은 시청자를 우롱하고 농담 속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위험이 크다.

 

시민 방송심의위원회가 제안하는 심의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9조(공정성)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라디오방송의 청취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2조(정치인 출연 및 선거방송) ① 방송은 정치와 공직선거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형평성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② 방송은 정치문제를 다룰 때에는 특정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이나 입장에 편향되어서는 아니된다.

 

제27조(품위유지)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

 

시민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참여 바로가기 http://www.ccdm.or.kr/xe/simin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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