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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파업에 TV조선이 가장 관심이 많은 이유는?
등록 2019.06.13 10:44
조회 311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물론이고, 울산 지역민과 정치권까지 한목소리로 반대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이 성사되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5월 31일 오전 10시에 한마음회관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었으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주총 장소를 점거하자 긴급히 주총 장소와 시간을 변경했습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이 한마음회관에 있던 노동자들에게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11시 10분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한 것은 10시 30분이었습니다. 40분 안에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입니다. 주총 장소 변경 시에는 의무적으로 차량을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이동 차량을 제공했지만, 차량 출발이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에 고발에 따르면 차량에 탑승한 주주들은 “차량 제공이 의무이므로 탑승은 하지만 이동은 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오토바이를 타고 겨우 울산대학교에 도착한 일부 주주들은 경찰병력과 사측의 용역에 가로막혀 주주총회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식의 3.15%를 가진 노동자들을 배제한 채 그야말로 날치기로 이뤄진 현대중공업 주총은 고작 10분 만에 물적분할을 의결했습니다. 결과에 대한 효력 여부도 법적으로 다퉈봐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주주총회였습니다. 노조는 절차를 어긴 주주총회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회의결과를 반영하여 6월 3일 분사되었습니다. 먼저 존속회사로 조선·해양부문 중간지주회사를 만들었는데, 이름은 ‘한국조선해양’입니다. 울산의 현대중공업은 이름만 현재와 같지 생산부문만 맡는 ‘신설 현대중공업’이 되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과 함께 신설 현대중공업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되고요. 앞으로 인수할 대우조선해양도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가 될 예정입니다.

 

이런 계약이 체결된 지난 3월부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노조 등 노동계와 울산 정치권, 시민사회는 대규모 구조조정 및 고용 불안정을 우려해왔습니다. 대규모 독점 조선사 탄생으로 인한 한국 조선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현재 총수일가의 독점 구조만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노조만 때리는 언론들, TV조선이 보도량 최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자와 사측 경비대, 경찰이 뒤엉킨 충돌이 몇 차례 발생했습니다. 27일과 31일, 주주총회를 막으려던 노동자들과 이를 저지하려 한 사측 경비대‧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습니다. 노사 양측이 서로를 가해자로 지목하는 가운데, 대다수 언론은 일방적으로 ‘노조의 폭력’을 부각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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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

(5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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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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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0.5건

(27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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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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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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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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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보도)

1건

(18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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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0.5건

(33번째)

3건

(톱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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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3건

(6번째)

1건

(24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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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1건

(21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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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1건

(19번째)

2건

(13번째)

2.5건

(18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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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

(12번째)

2건

(18번째)

1건

(14번째)

2건

(11번째)

4건

(10번째)

2건

(16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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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건

(18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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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1건

(2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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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합계

5건

5건

7건

4건

19건

7.5건

4건

5건

△현대중공업 노조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5/22~6/3) ©민주언론시민연합 * 괄호 안은 첫 보도 순서, 날짜가 없는 경우 보도량 또한 없음

 

특히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시종일관 깨진 유리문과 쇠파이프, 부상자, 몸싸움만 부각하면서 노조가 폭력을 행사한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이러한 충돌의 배경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언론이 노사가 어째서 갈등하게 됐는지 이유도 전하지 않은 채, 노동자들만 ‘악마’처럼 묘사되는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에 반대하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상경 투쟁을 벌였던 5월 22일부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현장 실사가 노동자들에 의해 무산된 6월 3일까지, 현대중공업 물적분할과 관련된 저녁종합뉴스의 보도를 살펴본 결과, TV조선의 보도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총 19건으로 8개사 총 보도량 56.5건의 약 34%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 보도가 많은 채널A와 SBS가 각 7.5건, 7건인데 TV조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만큼 TV조선이 현대중공업 사태에 관심이 많았던 겁니다. 타사에는 없는 톱보도도 8일 간 두 차례나 됩니다. 이렇게 보도를 집중시킨 TV조선이 의도한 것은 역시 ‘노조의 폭력’이라는 프레임이었습니다. TV조선은 많은 보도를 쏟아내면서도 물적분할이 무엇인지,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노조 집회 시작되자마자 보도 낸 TV조선, 역시 ‘폭력 노조 프레임’

TV조선은 노조의 서울 집회 다음날인 23일부터 홀로 유일하게 3건의 보도를 내며 ‘노조의 폭력’을 부각했고 심지어 ‘경찰이 노조의 폭력을 방치한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TV조선 <민노총에 얻어맞은 경찰…10여 명 부상>(5/23 윤재민 기자), <툭하면 폭력시위…경찰 수사 ‘지지부진’>(5/23 장윤정 기자), <따져보니/‘폭력 집회’ 안 막나? 못 막나?>(5/23, 강동원 기자) 등 보도 제목에서부터 TV조선의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때도 노조의 집회 및 요구는 전달하지 않았고 ‘폭력 시위’, ‘폭력 집회’, ‘얻어맞은 경찰’만 부각됐습니다. ‘경찰이 노조 폭력을 못 막느냐 안 막느냐’는 보도까지 냈으나 그 근거는 부실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림동 주취자 제압 논란에 따라 현장 경찰의 물리력 대응의 기준을 제시한 경찰청의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 즉 집회 대응과는 관련 없는 예규를 느닷없이 ‘집회 폭력 대응’이 없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식이었습니다.

 

기사 제목

날짜

보도 순서

기자명

<민노총에 얻어맞은 경찰…10여 명 부상>

5/23

5번째

윤재민 기자

<툭 하면 폭력시위…경찰 수사 ‘지지부진’>

5/23

6번째

장윤정 기자

<따져보니/‘폭력 집회’ 안 막나? 못 막나?>

5/23

7번째

강동원 기자

<‘경찰 폭행’ 민노총 조합원 1명 영장>

5/24

18번째

홍영재 기자

<주총장 점거 과정에서 노사 충돌…부상 속출>

5/27

12번째

정민진 기자

<이틀째 주총장 불법 점거…퇴거 요청 묵살>

5/28

톱보도

정민진 기자

<불법 점거에 장사 못하고 학교는 휴업>

5/28

2번째

신준명 기자

<세계 차 업계 ‘생존경쟁’…국내는 ‘제자리’>

5/28

3번째

김지아 기자

<현대차·대우조선 노조도 가세…긴장 고조>

5/29

톱보도

이심철 기자

<협력업체에 불똥…“노조가 전기·가스 차단”>

5/29

2번째

정민진 기자

<노사 극한 대치…왜 이런 사태까지 왔나?>

5/29

3번째

하동원 기자

<주총장 주변 노조원 수천 명 집결>

5/30

13번째

정민진 기자

<따져보니/현대중공업 노사 갈등… 쟁점은?>

5/30

14번째

강동원 기자

<현대중, 주총장 바꿔 10분 만에 승인>

5/31

10번째

이상배 기자

<노조 “주주총회는 무효…소송 제기할 것”>

5/31

11번째

하동원 기자

<점거 건물 가 보니…의자 뜯기고, 계단 ‘미끌’>

5/31

12번째

정민진 기자

<민노총 3명 구속…“문 정부 규탄 총파업”>

5/31

13번째

최수용 기자

<쇠사슬로 묶고 현대중 실사 저지>

6/3

10번째

정민진 기자

<양대노총 타워 크레인 노조 동시 파업>

6/3

11번째

백연상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 관련 TV조선 저녁종합뉴스 보도(5/23~6/3)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측 직원 눈 부상 심각’? 확인 없이 사측 입장만 보도

애초 주주총회장으로 예정되어 있던 한마음회관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벌인 27일, 노조는 한마음회관 점거 이전에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본관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이를 사측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출입문을 두고 대치하는 과정에서 유리문 전체가 깨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언론의 현대중공업 관련 기사에서 흔히 보이는 그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포함해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주총회장을 점거한 소식을 27일 당일 SBS‧JTBC‧TV조선이, 다음 날 KBS‧MBC‧TV조선‧채널A가 보도했습니다.

 

이 시기에도 타사가 1~2건을 보도하거나 보도를 내지 않을 때 TV조선은 4건을 보도하며 ‘충돌’과 ‘노조의 폭력’을 부각했습니다. TV조선 <주총장 점거 과정에서 노사 충돌…부상 속출>(5/27 정민진 기자)은 주주총회장 점거 소식을 전하면서 현대중공업 본관 진입 당시 충돌한 상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윤우리 앵커는 “사측 직원 한 명은 안면에 유리 파편을 맞아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고 전했고 1분 49초짜리 리포트에서 40초가량은 현대중공업 사측이 제공한 영상으로서 노조원들이 ‘으쌰으쌰’하며 건물로 들어가려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민진 기자는 “헬멧을 쓴 노조원들이 건물 진입을 시도합니다. 사측 직원이 온 몸으로 막습니다.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가 벌어지다 유리문이 산산조각납니다”라며 상황을 중계했습니다. 주주로서 주주총회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는 노조의 관점 없이, ‘주총장을 점거하려 하는 노조’만 강조된 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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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폭력성 부각하여 사측 입장에서 쓰인 TV조선 <뉴스9> 리포트(5/27)

 

이어 정민진 기자는 “직원 7명과 노조 수 명이 다쳤습니다. 경비요원 1명은 깨진 유리 파편을 눈에 맞았습니다”라면서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한 분이 좀 눈 쪽을 많이 다치셔서, 수술을 하셔야 되는 상황으로…”라는 인터뷰 녹취를 덧붙였습니다. 타 매체에서 쏟아낸 ‘사측 직원 1명 실명위기’라는 보도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이는 SBS도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오늘 <현대중공업 노동자 ‘악마’ 만드는 3가지 방법>(6/9 김예리 기자)에 따르면 이는 사측의 발표만 일방적으로 전한 사실상의 오보였습니다. “병원과 경찰 관계자는 ‘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실명 위기처럼 심각한 경우는 없었다. 모두 당일 병원을 나섰다’고 밝”힌 데 반해 현대중공업 측에서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1명은 실명 위기’라고 주장”하자 대부분의 언론이 사측 입장만 곧바로 기사화했다는 겁니다. 또한 이날 충돌 과정에서 사측 경비대가 노조원을 폭행했다는 조합원들의 증언도 잇따랐으나 TV조선 보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노조 폭력 프레임’의 또 다른 방식, ‘노조의 민폐’

TV조선이 만들고자 했던 이미지는 ‘노조의 폭력’에 그치지 않고 ‘노조의 민폐’로 이어집니다. 다음 날(28일) 톱보도 TV조선 <이틀째 주총장 불법 점거…퇴거 요청 묵살>(5/28 정민진 기자)에선 경찰이 노조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가 담겼습니다. 신동욱 앵커는 “회사 측은 경찰에 건물을 불법 점거한 노조원들을 퇴거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공권력 투입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는 동안 여러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고 기자 또한 “경찰은 건물 주위에 19개 중대 2천명을 배치했지만 노조에게는 아직 퇴거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며 강제해산 등 공권력 투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물론 주총장(한마음회관) 점거 자체가 불법이긴 했으나, 노조는 현대중공업 주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었고 당일 한마음회관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왜 경찰이 투입되지 않느냐고 TV조선은 묻고 있는 것입니다. 경찰로서는 별 다른 충돌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노동자들을 물리적으로 끌어낼 수 없었을 겁니다. TV조선 보도에도 한 경찰 관계자의 “무조건 뭘 해야 되고가 아니라, 접수를 해서 검토를 하는 거죠. 균형성이라든지 여러 가지 위험성이라든지…”라는 인터뷰가 소개됐습니다.

 

TV조선이 말한 ‘경찰이 노조를 퇴거시키지 않는 동안 발생한 주변의 피해’는 무엇일까요? 다음 보도인 TV조선 <불법 점거에 장사 못하고 학교는 휴업>(5/28 신준명 기자)은 노조가 점거한 건물에서 피해가 속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마음회관 내엔 식당과 외국인 학교 등이 입주해 있는데, “식당 등 업체 10곳은 이틀째 영업을 못하고 있”다거나 “외국인 학교는 학생 안전을 위해 금요일까지 휴업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27일은 사실상 한마음회관 휴관일로 모든 점포가 문을 닫았고, 외국인 학교의 경우 고학년은 29일부터 31일까지 수학여행이, 저학년은 30일 체험 활동과 31일 휴교가 예정돼 있었단 사실을 TV조선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어진 TV조선 <세계 차 업계 ‘생존경쟁’…국내는 ‘제자리’>(5/28 김지아 기자)는 ‘노사 갈등에 국내 업계가 발목 잡혔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주된 내용은 자동차 산업이긴 합니다. 그러나 톱보도에 이어 이런 흐름으로 기사를 배치하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의 주총장 점거나 파업 등 쟁의행위가 국내 업계에 큰 피해를 주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별 일 없는데도 ‘현대중공업 긴장 고조’ 톱보도낸 TV조선

매체명

기사 내용

KBS

김학의 사건 과거사위 최종 결론

MBC

해외 수입 야간 투시경(군) 결함 발견

SBS

외교 유출, 문 대통령 고강도 비판

JTBC

김학의 사건 과거사위 최종 결론

TV조선

현대중공업 집회에 긴장 고조

채널A

외교 유출, 문 대통령 고강도 비판

MBN

외교 유출, 문 대통령 고강도 비판

YTN

외교 유출, 문 대통령 고강도 비판

△5월 29일 저녁종합뉴스 톱보도 내용 ©민주언론시민연합

 

29일 또한 TV조선의 톱보도는 현대중공업 노조였습니다. 같은 날 대부분의 방송사에서 강효상 의원의 외교 기밀 유출 사건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서 비판한 것을 톱으로 다룬 것과 대조됩니다.

 

이날 TV조선은 <현대차·대우조선 노조도 가세…긴장 고조>(5/29 이심철 기자)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에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현대자동차 노조가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동욱 앵커는 “울산 현대중공업의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국의 노동단체들이 울산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울산 지역 정치권과 시민, 사회단체들도 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까지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면 그만큼 노조의 명분이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인데, TV조선에게는 이것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일’이었나 봅니다.

 

리포트는 역시 노사 간 대치 모습을 담았고 기자는 “오늘 집회에는 현대자동차 노조원 1천여 명이 가세했습니다. 내일은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200명도 합류할 예정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긴장 고조’라는 보도 제목과 함께 요약해보면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국의 노동단체들이 모여들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취지인데요.

 

그러나 이는 2주 전쯤인 5월 16일 이미 노조가 예고한 것이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0일엔 울산에서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당시 이러한 계획을 전한 방송사는 없었습니다. 이미 예고된 연대 투쟁을 TV조선처럼 맥락을 잘라 보도하면 노조가 무언가 부당한 일을 벌이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주주 입장 막은 주주총회’, TV조선은 ‘노조의 방해’‧‘노조의 폭력’

주주총회가 열린 31일, TV조선은 4건의 기사를 쏟아내 방송사 중 가장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노조는 주주이기도 한 노동자들에게 주주총회 일정과 장소를 제대로 공지하지도 않고 출입마저 막았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 침해’라 반발했으나 TV조선은 이를 ‘노조의 생떼’로 묘사했습니다.

 

TV조선은 먼저 <현대중, 주총장 바꿔 10분 만에 승인>(5/31 이상배 기자)에서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주주총회는 노조의 방해를 막기 위해 10분 만에 속전속결로 안건을 처리했습니다”고 전했는데 이는 완전히 사측 입장에서 사태를 그린 겁니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주주인 노동자들의 의사 표명을 막기 위해 주주총회장 입장을 저지한 채 3분 만에 주주총회를 졸속 마무리했다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진 TV조선 <노조 “주주총회는 무효…소송 제기할 것”>(5/31 하동원 기자)은 제목만 봐서는 노조의 입장을 전한 것 같지만 정작 보도는 ‘노조의 폭력 행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윤우리 앵커는 보도를 시작하자마자 “주주총회 장소가 갑자기 바뀌자, 뒤늦게 도착한 노조는 유리문을 깨고 벽을 부수며 반발했”다고 말한 후 “절차를 어기고 장소를 변경한 것이라며 무효 소송을 검토”한다는 노조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리포트 역시 “오토바이 무리가 도로를 달립니다. 자동차 사이로 끼어들고, 신호도 무시합니다. 갑자기 바뀐 주주총회 장소로 가는 노조원들입니다”라며 기습 변경된 장소로 급히 이동하는 노조원들을 ‘무법자’로 묘사했고 “노조원이 버스를 타려는 주주들을 방해”했다고 전했으며 “노조는 체육관 유리문을 깨고 주주총회장에 들어갔습니다”, “울산대 체육관은 이렇게 벽이 부서지고, 바닥에는 소화기 분말가루까지 남았습니다” 등 화면과 함께 ‘노조의 폭력’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노동자들을 비아냥거리듯, “하지만 주주총회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한마음회관에 있던 노조원들이 21km 떨어진 울산대까지 이동하는데 40분 넘게 걸렸기 때문”이라면서 “절차를 어겼다며 주주총회가 무효”, “충분한 사전고지가 없었고, 이동이 불가능한 시간인데다 이동 편의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노조 입장을 보도 말미에야 다시 언급했습니다. 여기서 TV조선이 강조한 ‘체육관 파손’에 노조는 5일 “뒤늦게 도착한 조합원들이 부순 것처럼 꾸미기 위한 계략”, “사측 용역이 주총장인 울산대 체육관 안에서 의자를 내던지거나 벽을 부수는 쇼를 연출했다”고 반발했습니다.

 

미디어오늘 <현대중공업 노동자 ‘악마’ 만드는 3가지 방법>(6/9)은 주총 당시 영상에서도 사측 용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입구 쪽으로 물건을 던지고 의자를 내리치는 장면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노조 점거에 피해 입은 한마음회관, ‘노조 폭력 프레임’으로 보도해야 했나

TV조선 <점거 건물 가 보니…의자 뜯기고, 계단 ‘미끌’>(5/31 정민진 기자)은 그나마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로서 본래 주주총회장이었던 한마음회관이 노조의 점거 농성으로 파손된 모습을 담은 기사입니다. TV조선이 화면과 함께 전한대로 한마음회관 공연장의 좌석 등 시설이 파손됐고 계단에는 윤활유도 칠해져 있었습니다. 복구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TV조선은 “주주총회를 막기 위해 건물 점거가 불가피했다”, “한마음회관 입주업체의 피해를 모두 배상하겠다”는 노조 측 입장도 담았습니다. 노조의 입장대로 점거 농성으로 발생한 피해는 갈등 없이 배상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보도 역시 사태 발생 이후 시종일관 ‘노조의 폭력’을 부각한 기조의 연장선이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노동자 주주의 입장조차 막은 채 노동자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물적분할을 강행한 현대중공업 그룹’이라는 관점은 TV조선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TV조선‧채널A, 대우조선해양 노조 보도에서는 ‘쇠사슬’ 강조

물적분할이 통과된 이후인 지난 3일, 현대중공업은 인수 작업 중 하나로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 대한 현장실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측은 조선소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들이 정문을 막고 사측의 진입 자체에 저항했기 때문입니다. 조합원들은 몸에 쇠사슬을 두르고 서 있기도 했습니다. 이를 MBC·SBS·채널A·TV조선·YTN이 보도했습니다.

 

이 중 유독 TV조선과 채널A만 ‘쇠사슬’을 제목에 달아 강조했습니다. TV조선 <쇠사슬로 묶고 현대중 실사 저지>(6/3 정민진 기자), 채널A <쇠사슬 인간방패로 봉쇄>(6/3 배유미 기자)는 리포트에서도 “몸에 쇠사슬까지 두르고 반발하는 노조원들에 막혀 진입이 무산됐습니다”(TV조선), “인수합병 현장 실사단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찾았는데 노조원들이 쇠사슬까지 두르고 저지했습니다”(채널A)라며 쇠사슬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쇠사슬’을 강조했다는 점은 그간 노사갈등 사안에 있어 늘 ‘노조의 폭력’을 부각했던 TV조선‧채널A의 논조와 무관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조가 왜?’…제대로 답한 방송사는 없었다

TV조선처럼 오직 ‘노조의 폭력’만을 전하지는 않았으나 타사 역시 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기 쉽게, 있는 그대로 알려준 방송사는 없었습니다. 어째서 노동자들이 파업과 집회를 벌이는지,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는 언론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이번 현대중공업 사태의 핵심인 ‘물적분할’이란 단어는 대중에 생소한 개념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위해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고, 여기에 노조가 반대하고 있다’고만 전달하면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주주총회 전엔 SBS <갈등 핵심은 ‘고용 안정’ 우려‥현대차 노조도 가세>(5/29 노동규 기자)와 TV조선 <노사 극한 대치…왜 이런 사태까지 왔나?>(5/29 하동원 기자)에서만 물적분할에 대해 설명했고, 주주총회 당일에서야 KBS에서 <“재벌 승계위한 분할”…“대우조선 인수 절차”>(5/31 박대기 기자), MBC에서 <주총 넘겼지만 ‘산 넘어 산’…독과점 논란 2라운드>(5/31 유희정 기자)가 나왔습니다. 리포트 하나를 할애해 물적분할을 설명한 사례는 8개사 보도 중 이 4개가 전부입니다.

 

그러나 위 기사들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물적분할한다’→‘새로 생기는 중간지주회사 격의 한국조선해양이란 회사가 우량 자산을 다 가져가고 자회사로 남을 현대중공업은 7조 부채만 떠안는다’→‘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을 우려한다’는 설명이 전부입니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이 5조 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자행했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기업 매각을 추진, 그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됐다는 설명은 당연히 없습니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시도한 것은 2008년부터입니다. 그런데 왜 이제야 현대중공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는지, 현대중공업이 직접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지 않고 물적분할 후 인수하려는 것과 관련은 없는지도 언론에선 말하지 않았습니다. 물적분할과 관련된 의문이 이렇게 많은데 단편적인 설명 몇 줄을 전달해서는 사전에 나온 물적분할의 사전적 정의를 읽어주는 수준에 그칠 뿐입니다.

 

 

애초에 관심 없었던 방송사들, 뒷북 ‘갈등’ 보도 반복

이렇게 중요한 배경이 방송 뉴스로 전달되지 않은 큰 이유는 애초에 보도 자체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3월 8일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기로 최종 확정한 이후부터 지난 5월 22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들이 서울에서 집회를 연 날까지, 그 사이에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전한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저녁종합뉴스가 아니었더라도 KBS <세계 최대 조선회사 탄생…남은 현안은?>(3/9 서재희 기자) YTN의 <“현대중 중간지주사 본사 서울 설립 반대”>(5/8 단신), <조선업계 초대형 M&A…노조 반발 중대 고비>(5/11 박병한 기자) 등을 제외하곤 전국에 송출되는 방송 뉴스를 통해선 현대중공업과 노조의 갈등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 기간 지역 방송국인 KBS울산KBS창원·KBS진주와 울산MBC·MBC경남, UBC·KNN 등에선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노동자들이 길 위에 나서야 기사가 나온다는 말이 사실이었던 셈입니다. 언론에서 물적분할을 아무리 설명해봤자, 노조가 회사와 대치하고 유리문을 부쉈다는 기사를 아무리 읽어봤자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5월 22일~6월 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끝>

문의 조선희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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