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5‧18에 대해 교육하면 편향적인 건가요?
등록 2019.10.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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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꾸준하게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된 보도를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북한군 침투설이라는 허위조작정보를 방송하는 것을 비롯해 그동안 보수언론이 5‧18 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들이 끊임없이 반복 생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언련은 2018년에는 <5·18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어 온라인상의 5·18 왜곡 가짜뉴스들을 수집해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신심의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민언련은 언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고,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2019년에도 꾸준히 모니터를 진행하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8일 <혐오표현 리포트>를 펴냈습니다. 국가기관이 혐오표현에 대한 개념과 유형을 정리해 혐오현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발걸음입니다. 인권위는 성별이나 장애,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차별을 정당화, 조장, 강화하는 표현이 혐오표현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더불어 5‧18민주화운동(이하 5‧18)이나 제주 4‧3사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처럼 이미 확립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비하하는 말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여전히 5‧18을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정파적 판단의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언론시민연합이 7~9월 두 달간 5‧18 언론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조선일보에서 이러한 기사‧칼럼‧사설이 나왔습니다.

 

 

5‧18 가장 많이 다룬 한겨레, 프레임으로 ‘왜곡’ 많이 한 조선일보

먼저 7~9월은 3~6월에 비해 신문 지면에서 5・18 관련 보도량 자체가 적었습니다. 전두환 씨 재판이나 5‧18 39주기 기념일 등이 지나간 후였기 때문에, 언론 대부분 관심을 적게 보였습니다. 다만 7월까지는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의원 징계 여부가 논란이었고, 8월엔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의 5‧18국립묘지 참배, 9월엔 부마민주항쟁 등이 있어 5‧18이 적지만 꾸준히 신문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5~6월 두 달간 214건의 신문지면 보도가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양 자체는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5‧18 관련 기사를 가장 많이 쓴 곳은 한겨레로 총 23건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7개 신문의 1/3을 차지하는 양입니다. 한겨레가 가장 많이 쓴 주제는 ‘전두환 씨’였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

합계

국회

2

0

1

0

3

0

1

7

김순례

6

1

1

3

3

0

0

14

노태우

2

1

2

1

1

1

0

8

부마항쟁

0

1

0

0

2

1

0

4

왜곡

0

1

4

0

0

0

0

5

전두환

0

0

0

0

5

0

0

5

진상규명

2

1

0

1

4

1

0

9

기타

1

1

0

1

5

0

0

8

합계

13

6

8

6

23

3

1

60

△ 5‧18 관련 5개 일간지‧2개 경제지 주제별 보도량(7/1~9/30)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겨레는 전두환 씨가 1997년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22년이 지나도 추징금 절반을 내지 않고 있음을 짚은 <다 내놓겠다더니 전두환 추징법 위헌이다전면전>(8/10)을 보도했고, 다른 신문에서는 관심 두지 않는 전두환 씨의 사자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 대해 <“탄약 550발 소모법정 증언, 광주 헬기사격 결정타 되나>(9/2)를 써서 보도했습니다.

 

한겨레 다음으로는 경향신문이 13건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8건을 보도해 그다음으로 많은 보도량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중 절반은 ‘왜곡’으로 분류할 만한 보도입니다. ‘왜곡’으로 분류한 보도들은 5‧18을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 인정하지 않고 이상한 프레임 안에 끼워 넣거나, 5‧18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이 등장한 보도들입니다. 조선일보가 4건, 동아일보가 1건 ‘왜곡’으로 보이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동아일보는 <“일돕는 엑스맨” vs “이젠 일본팔이여야 친일 프레임전쟁>(7/23 최고야 박성진 기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올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를 언급하며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린다”며 야권을 비판했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는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한국당을 정조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이런 문 대통령의 공격에 대한 “야권의 주요 공격 포인트는 여권의 친북 성향을 건드리는 ‘북풍’ 프레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즉, 여야가 내년 총선 전까지 프레임 전쟁을 할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5‧18 발언을 정쟁의 도구로만 평가한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제 5‧18은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 보자고 국민에게 호소한 것임에도, 동아일보는 거듭 이를 총선용 공격이라고 우긴 셈이지요.

 

 

교과서에 5‧18 등 나오자 “타도해야 할 상황은 좌파 정부인데…”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는 더 심각합니다. 단순 프레임 싸움을 넘어서서 사실을 이상하게 호도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초등 사회 교과서는 동심 파괴용?>(7/9)은 고려대 서지문 명예교수가 매주 화요일마다 쓰는 고정 칼럼 중 하나로, 지난 6월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수정이 논란이 되자 쓴 칼럼으로 보입니다.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와 관련해서는 두 차례 논란이 있었습니다. 첫 논란은 작년 3월,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 연구‧집필 책임자인 박용조 진주교대 교수가 당해 사회교과서가 자신의 동의 없이 바뀌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집필 책임자인 자신도 모르게 ‘대한민국 수립’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유신체제’가 ‘유신독재’ 등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번째 논란은 첫 논란의 검찰 수사 발표가 있자 곧바로 등장했습니다. 올해 사용된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에 대해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또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그 또한 △남한은 ‘정부’ 수립인데 북한은 ‘나라’ 건국으로 표현돼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맞지 않는 과격한 표현과 내용을 담고 있다(이한열, 박종철 등을 강조해 대학생이 죽어야 정치 발전이 이뤄지는 것처럼 기술했다며 지적) △교육부가 무단으로 수정했다 등을 주장했습니다.

 

이 논란들은 교육부의 해명 <교육부의 초등교과서 수정은 당연한 권한 행사’>(6/28), <올해 초등 6학년 사회 교과서, 무단 수정하지 않았습니다.>(6/28)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첫 번째 논란은 박용조 교수가 교과서 집필 규정에 따르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였고, 두 번째 논란 또한 교과서 집필의 정상적인 수정 절차와 ‘초등사회과 교육과정’에 따랐다는 것입니다.

 

교육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서지문 교수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서지문 교수는 칼럼 초반 20세기 영미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예로 들며 “어린이는 자신의 부모나 국가의 불명예나 결함에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기가 매우 힘겹다”며 황당 발언의 서론을 열었습니다.

 

이어 서지문 교수는 “우리의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가 어린이들에게, 오랜 빈곤과 불행을 마침내 극복하고 온 국민의 노력으로 세계 10위권 국가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당한 국가도 못 되는 하찮은 ‘정부’, 수치스러운 불의와 불평등 사회의 시민으로서 기득권 세력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는 것이 시민의 도리이며 나라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인식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사회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쓰는 것이 ‘정당한 국가도 못 되는 하찮은 정부’란 인식을 심어준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또한 집회와 시위 등을 역사 시간에 배우게 하는 것은 ‘기득권 세력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는 것이 시민의 도리’라고 가르치는 것으로, 자랑스러운 한국 국민이란 긍지를 심어주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이런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이어가던 그는 5‧18과 관련해 이런 기막힌 주장을 보탰습니다.

 

“2019년도 초등 6학년 교과서는 4·19 혁명-5·18 광주항쟁-6월 민주화 운동-촛불 시위가 우리 현대사의 발전 단계인 것처럼 제시하며 동학도들의 ‘사발통문’ 식으로 오늘의 상황을 타도하자는 격문(檄文)을 작성해 보라는 과제도 부과하고 있다. 타도해야 할 상황은 좌파 정부인데 우파가 주적이라고 배운 초등학생들이 정신 분열로 내몰리지 않을지….”

 

서지문 교수는 기본적으로 ‘4·19 혁명-5·18 광주항쟁-6월 민주화 운동-촛불 시위가 우리 현대사의 발전 단계’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데요. 그 와중에 “타도해야 할 상황은 좌파 정부인데 우파가 주적이라고 배운 초등학생들이 정신 분열로 내몰리지 않을지…”라는 망언은 정말 끔찍한 수준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7월 1일~9월 30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지면)

<끝>

문의 조선희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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