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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등산 복장’, ‘윤석열-조국 말투 비교’…TV조선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록 2019.11.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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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장관의 사퇴 이후에도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들은 ‘조국 의혹’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TV조선의 기자들이 출연하고 있는 <보도본부 핫라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조 전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아다니며 불필요한 정보들을 전달했습니다. TV조선 기자들이 직접 출연자로 나서는 프로그램임에도 취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은 없었고, 사실상 무의미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등산가는 조국 스토킹에 나선 조선미디어그룹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21)은 조선일보 <단독/조국, 학교 안나가고 매일 등산>(10/21 류재민‧임규민 기자)와 TV조선 <등산 모자 눌러쓰고…조국, 오늘도 산행>(10/21 조정린 기자)이 보도한 조국 전 장관의 등산을 다뤘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조 전 장관에 대한 스토킹 혹은 파파라치 수준의 보도를 시사대담을 통해 키워준 것입니다.

 

출연자 윤태윤 기자는 정경심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한 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며 조 전 장관의 행보에 주목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도 “조국 전 장관은 출근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있었”다며 동조했습니다. 여기에 윤태윤 씨는 조 전 장관이 “학교 가는건 아니고 지금 등산을 즐기고 있다”며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지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등산을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TV조선은 자료화면을 통해서도 조 전 장관의 등산을 반복적으로 보여줬습니다. TV조선이 특별히 강조한 내용은 조 전 장관의 복장이었습니다. TV조선은 조 전 장관의 모습을 갈무리 한 뒤 “선글라스”, “모자”, “등산복”, “등산스틱” 등 장비를 하나씩 자막과 함께 설명했습니다. 이후 TV조선은 자사기자가 조 전 장관에게 달라 붙어 “등산 다니신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습니까?”, “우면산 가신다고 하던데?”, “서울대 월급 어느 정도 받으셨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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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전 장관 등산 복장 분석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21)

 

‘등산 가는 조국’을 따라다니는게 TV조선의 저널리즘 수준

국공립대학의 교수가 근무시간에 등산을 했다는 점은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는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TV조선을 비롯한 조선미디어그룹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누가 그런 일을 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조국 전 장관이 사퇴의 뜻을 밝힌 뒤 복직한 점, 복직 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급여 등 오로지 ‘조국’에만 몰두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조국 파파라치’에 나선 것입니다.

 

이런 보도는 결국 TV조선의 수준을 보여주는 꼴입니다. 조 전 장관 집 앞에서 감시에 나서고, 등산을 나선 조 전 장관에게 던진 “서울대 월급 어느 정도 받으셨는지?”와 같은 질문은 저널리즘이 아닌 악의적 태도일 뿐입니다. 교수 사회의 구조적 문제 등 언론으로서 당연히 주목해야할 내용은 제쳐두고 오로지 ‘조국’에 몰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조 전 장관의 옷차림을 자세히 설명하고, 자사의 기자의 질문을 수차례 반복해 보여준 <보도본부 핫라인>의 대담은 TV조선의 저널리즘이 얼마나 낮은 수준에 있는지를 입증한 셈입니다.

 

“윤석열은 원리‧원칙, 조국은 불리하면 낮은 자세”…말투까지 비교나선 TV조선

또한 문승진 기자는 조 전 장관의 등산을 두고 “윤석열 총장의 모습과 결국엔 비교가 되고 있”다며 윤 총장과 조 전 장관의 말투를 이렇게 비교했습니다.

 

문승진 기자 : 그러니까 이 윤 총장도 조 전 장관도 어떻게든 할 말은 다 하는, 나름 어떻게 보면 소신 있게 이야기하는 그런 공통점은 있지만, 윤 총장은 이 원리, 원칙을 내세우면서 좀 강경하게 말하는 화법이라고 한다면 조국 전 장관의 경우에는 약간 불리한, 난처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낮은 자세로 감성에 호소하는 화법을 좀 보이거든요.

 

TV조선은 문승진 기자가 윤 총장은 “원리, 원칙”을 강조하는 당당한 태도인데, 조 전 장관은 “낮은 자세로 감성에 호소하는 화법”을 쓴다는 식으로 비교하는 발언을 한 뒤, 영상으로 두 사람의 발언을 비교했는데요. 영상에 나온 발언들도 편파적이었습니다. 윤 총장의 발언들은 수사에 대한 원칙을 강조하거나 상대방의 발언을 반박하는 내용이었지만 조 전 장관은 업무가 아닌 가족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주를 이뤘습니다. 애초에 두 사람의 말투를 비교하겠다는 무의미한 내용에 기준마저 공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윤석열 발언

조국 발언

저에게 부여된 일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히 할 따름입니다. 국가의 공직자로서 그 직분을 다 할 뿐…

제 마음 속 깊이는 다 그만두고 가족 돌보고 싶습니다. 저희 아이, 딸아이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저희들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어떠한 사건이든지 원칙대로 처리해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따끔한 질책의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의 과거 여러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확인됐으니까 고소 취소하라’라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좀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과를 저는 받아야되겠습니다. 국정감사라는 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특정인을 무슨 여론 상으로 보호하시는 듯한 그런 말씀을 자꾸 하시는데...

제가 매우 부족합니다마는 그 점에 있어서는 제가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감히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21)이 인용한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전 장관 발언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의 ‘조국vs윤석열’ 대결구도는 검찰개혁의 걸림돌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전 장관의 말투를 비교하는 것은 보도 가치가 없습니다. 두 사람의 말투가 같아야 할 이유도 없고, 누구의 말투가 더 뛰어나다는 것도 평가할 내용이 아닙니다. 또한 시청자가 알아야 할 정보도 아닙니다. 특히 TV조선이 윤 총장과 조 전 장관의 발언 중 일부만을 두고 “원리, 원칙”, “낮은 자세로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이라 분석한 것은 사실상 답을 정해놓고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인, 누군가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TV조선의 말투 비교는 ‘조국vs윤석열’이라는 대결구도를 만드는 내용에 가깝습니다. 이런 식의 대결구도는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의 과제를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검찰의 정치화를 정상화시키고 권력의 비대화와 오남용을 개선하려면 법무부의 적극적인 정책 제시와 검찰의 성찰, 개혁의지가 필요합니다. 즉, 검찰개혁을 위해 법무부와 검찰이 스스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이 만든 ‘개혁vs검찰’의 대결구도는 검찰과 개혁을 적으로 규정하는 인식을 유도하는 내용입니다. 결국 검찰이 검찰개혁의 대상이자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방해하고 검찰은 개혁에 반대한다는 모양새를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최순실이 박근혜에게 쓴 옥중편지’…“박근혜”만 나오면 어떻게든 전달하는 TV조선

이 날 방송에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다룬 다른 사안도 보도가치가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출연자 문승진 씨는 피우진 전 보훈처장의 국정감사 증인 진술 거부를 두고 “사실은 그 중심에는 손혜원 의원이 있”다며 “야당에서는 보면 손혜원 의원을 가리켜서 정권 측근의 민낯이다 이런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럴 때마다 심심치 않게 비교했던 인물도 있”다더니 갑자기 “최순실 씨”를 언급했습니다. 문 씨가 피우진 전 처장과 손혜원 의원을 이용해 최순실 씨를 언급한 목적은 편지를 소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승진 기자 :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옥중편지를 써서 이게 또 주말동안 이슈가 됐습니다. 최 씨의 편지는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통해서 공개가 됐는데요. 최 씨가 구술한 내용을 변호사가 정리한 거라면서 어제 직접 이 편지 대독을 하는 그런 유튜브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대체로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다시 한번 주장하는 내용이었고요. 구구절절 사죄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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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씨의 편지를 자료화면으로까지 구성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21)

 

문 씨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는지 TV조선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유튜브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어 출연자 윤태윤 기자도 “나쁜 악연들을 만나서 대통령님께 죄를 씌웠다”, “명품 하나 없이 구두 굽이 닳아야 바꾸는 분께 그들은 뇌물이라는 죄를 씌웠다” 등 편지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고,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 “태블릿 PC 보도, 자신의 수조 원 은닉 재산 등의 보도에 대해서 가짜뉴스였다고 주장”, “검찰 개혁은 자기들 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검찰 장악 시도”라는 최 씨의 일방적 주장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국정농단의 범죄의 당사자인 최순실 씨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은 TV조선에는 없었습니다. 결국 시청자에게는 최순실 씨의 일방적 주장만 그대로 전달된 셈입니다. 애초부터 재판이 아직 진행중인 손혜원 의원과 국정농단 범죄가 법으로 밝혀진 최순실 씨를 비교한 TV조선에게 사실관계 확인은 무리한 요구였을지도 모릅니다.

 

TV조선의 보도행태는 언론에 악영향을 끼친다

지난 10월 8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진행한 ‘조국 장관 가족 의혹’ 언론보도 신뢰도 조사에서는 언론의 보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9.3%로 집계됐습니다. 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그동안 언론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릴 행동들을 반복해왔고, 그 결과가 반영됐다는 점입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21일 방송에서 전달한 ‘조국 전 장관 등산 복장’, ‘조국-윤석열 말투 비교’, ‘최순실 옥중편지’는 국민들이 왜 언론을 불신하는지를 알 수 있는 증거입니다. 시청자가 알아야 할 내용도 아니었고, 인물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악의적인 편집은 언론 소비자에게 있어 피로감과 불신을 유발했습니다. TV조선의 이런 대담은 조선미디어그룹의 신뢰도뿐만 아니라 언론 전반에 대한 불신을 만드는 보도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10월 21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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