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검찰 내 비리가 구조적 문제임을 밝혀낸 뉴스타파×PD수첩
등록 2019.11.28 11:19
조회 3418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시사 프로그램 특별상에 뉴스타파×MBC PD수첩 공동기획 <검사 범죄>를 선정했다.

 

2019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시사 프로그램 특별상 심사 개요

수상작

뉴스타파×MBC PD수첩 공동기획 <검사 범죄>

매체 : 뉴스타파, MBC PD수첩

취재 : 뉴스타파 김경래‧심인보‧윤석민‧박서영 기자, 김새봄 PD,

정형민‧오준식 촬영기자, 정동우 CG 아티스트,

MBC PD수첩 임채원‧이중각 PD

방송일자 : 10/22, 29

선정위원

공시형(민언련 활동가),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민동기(고발뉴스 미디어전문기자), 박영흠(협성대학교 초빙교수), 박진솔(민언련 활동가),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조선희(민언련 활동가)

선정사유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이하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이하 PD수첩)은 2부작 <검사 범죄>를 공동 기획해 검찰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8월부터 연속기획 <죄수와 검사>를 보도하여 이번 <검사 범죄> 2부작의 계기를 마련하고, 탄탄한 뼈대를 제공했다. 그리고 PD수첩은 이 보도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언론사 간 협업과 연대의 정신을 살려 <검사 범죄>를 기획‧취재하여 검찰개혁에 보탬이 되는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뉴스타파와 PD수첩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와 그의 스폰서 사건을 통해 전‧현직 검사가 금융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한 범죄들을 제보자의 증언과 함께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타파와 PD수첩은 방대한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등 탄탄한 자료를 바탕으로 촘촘한 구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취재 사실을 쉽게 전달했다. 또한 검찰개혁이 단순히 ‘필요한 것’을 넘어 ‘절실한 것’임을 일깨웠다.

민언련은 검찰 내 비리가 검사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에 깊이 배어있는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낸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의 <검사 범죄>를 2019년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시사 프로그램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국정농단으로 묻혔던 김형준의 스폰서 사건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이하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이하 PD수첩)은 <검사 범죄> 2부작을 공동 기획‧취재하여 10월 22일과 29일 총 2주에 걸쳐 검찰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

 

10월 22일 방송된 1부 ‘스폰서 검사’에서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 사위로 알려진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 사건에 대해서 추적했다. 김형준의 친구 김 씨는 2010년 사기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1년 해외 파견에서 돌아온 김형준은 대검찰청 범죄정보담당관이 됐다. 김형준은 범죄정보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친구 김 씨를 9차례나 검사실로 불러 전화, 인터넷 등 편의와 식사를 제공했다.

 

김 씨는 2012년 5월 출소 후 본격적으로 김형준에게 향응을 제공하게 됐다. 수감 중 경험한 검사의 힘 때문에 출소 후에도 여러 목적으로 보험을 들어놓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2012년에만 김형준에게 15차례 총 870만 원의 향응을 제공했다. 김형준이 술집에서 만난 내연녀 K씨에게 제공한 경제적 도움 중 일부도 스폰서 김 씨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김 씨는 김형준에게 총 3,400만 원의 돈과 7,470만 원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4월 마침내 김 씨에게 김형준의 힘이 필요한 사건이 닥쳐왔다. 동업자 한 씨가 김 씨를 고소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고소장에 김 씨가 김형준에게 1,500만 원을 준 내역이 나와 있었고 이것은 김 씨가 김형준 내연녀에게 전달한 돈이었다. 김형준은 친분 있던 검사 출신 변호사 박수종을 김 씨에게 소개했다. 박수종은 김 씨에게 동업자 한 씨가 고소한 사건을 고양지청으로 옮길 작전을 말해줬다. 당시 고양지청에는 김형준과 박수종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 작전에 김 씨는 4천만 원의 돈을 썼지만 사건을 고양지청으로 옮기는 데는 실패하고 박수종과도 헤어지게 됐다.

 

뉴스타파×PD수첩 (10월 좋은 보도_특별상).jpg

△ 검찰 내 비리가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낸 뉴스타파×MBC PD수첩의 <검사 범죄>(10/22, 29)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극명하게 드러나

결국 김 씨 사건은 마포경찰서에서 수사하게 됐다. 마포경찰서는 김형준의 내연녀 K씨에게 돈을 보낸 김 씨의 계좌압수수색 영장을 서부지검에 두 번이나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됐다. 서부지검은 2016년 5월 18일 마포경찰서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동시에 대검에 김형준의 비위사실을 보고했다. 김형준은 서부지검 부장검사들을 만나 동창 김 씨가 아니라 김형준 본인을 구하려는 로비를 시도했다. 김 씨도 가만있지 않았다. 김형준에게 돈과 향응, 심지어 성매매까지 제공한 사실을 검찰에 흘리며 김형준을 압박했다.

 

서부지검이 대검에 김형준의 비위사실을 보고한 건 5월 18일이었지만 대검은 그 후 4개월 동안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 김형준의 비리는 감춰지고 김 씨만 처벌 받는 방향으로 사건이 흘러가게 되자 결국 김 씨는 한겨레에 제보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현직 검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 등 일명 ‘검찰 식구’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장 손영배 검사는 당시 김 씨의 변호인이었던 신현식에게 전화를 걸어 김 씨 통제 방법을 물었고 신현식은 손영배 검사에게 금전적 보상을 귀띔했다(손영배 검사는 김형준의 비위사실을 돈으로 막으려는 거래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한겨레 기자에게 연락해 보도를 막으려는 시도도 했다.).

 

그 직후 박수종은 김 씨에게 2천만 원을 송금하고 김형준의 비위사실과 내연녀 K씨에 관해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언론 보도가 나가지 않을 경우 5,500만 원을 추가로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당시 검찰에 쫓기고 있던 김 씨는 차명휴대전화번호를 누설하지 말라고 박수종에게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박수종은 한때 의뢰인이었던 김 씨의 차명휴대전화번호를 검찰에 넘겼고 김 씨는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김 씨는 체포됐지만 김형준의 비위사실은 한겨레를 통해 보도됐다.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대검은 감찰에 나섰다. 그러나 근거가 많았던 김형준의 성접대 의혹은 감찰과정에서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 김형준이 2차까지 갔다는 술집 마담의 증언, 김형준과 호텔까지 갔다는 상대여성의 진술과 숙박료 영수증, 성매매 대금이 지급된 기록까지 있었는데도 말이다. 당시 감찰에 나섰던 검찰 관계자들은 기억이 안 난다고 하거나, 다른 혐의를 입증하는 것만으로도 바빴다고 하거나, 앞서 나온 근거보다도 더욱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 성매매를 입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와 PD수첩은 일반인이라면 엄벌에 처해졌을 사건이지만 김형준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면서,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나눠야 한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가조작 사건에서 수사조차 받지 않은 유준원

10월 29일 방송된 2부 ‘검사와 금융 재벌’에서는 제보자의 증언을 통해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고도 수사조차 받지 않은 거물 유준원에 대해서 추적했다.

 

2012년 5월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 전문가들이 모였다. 스포츠서울 전무 손 모 씨, 변호사 이 모 씨, 주식 브로커 김 모 씨, 투자자 역할의 유준원. 이날 회의 후 유준원은 10억 원을 투자해 스포츠서울 주식 200만 주를 사들였다. 이즈음 스포츠서울 손 전무 등은 한류를 이용해 주가를 띄우기 시작했다. 배우 이영애 관계 회사에 20억을 투자하고 곧 대장금 2가 제작된다는 정보를 퍼뜨렸고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외곽조직인 한누리포럼의 이 모 공동대표를 스포츠서울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스포츠서울 주가는 주당 600~700원에서 2012년 6월 1,930원까지 뛰었다. 유준원은 사들였던 주식을 모두 팔았고 매도 총액은 약 30억 원이었다. 투자금 10억 원을 빼고도 한 달 사이 20억 원을 벌어들인 것이었다.

 

유준원 등이 주식을 팔아 이득을 챙긴 후 스포츠서울 주가는 폭락했고 다시 주당 600~700원이 되었다. 멋모르고 투자했던 개미투자자들만 손실을 떠안게 됐다. 수사과정에 참여했던 제보자의 진정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유준원은 아예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서울남부지검은 피의자들이 유준원의 이름을 말하지 않아서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 했지만 수사기록에는 유준원의 이름이 총 144회나 등장했다.

 

2014년 12월 2일,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으로 체포된 브로커 김 씨는 유준원에게 연락해 변호사 선임을 부탁했다. 유준원은 대학동기이자 검사 출신이었던 박 모 변호사를 소개했다. 여기에 2015년 2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장으로 부임한 사람은 김형준이었다. 일주일 전 방송된 1부 ‘스폰서 검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김형준과 박 모 변호사는 밀접한 관계였다. 김형준과 박 모 변호사가 밀접한 관계가 된 배경에는 2015년 금융위에 제출된 박 모 변호사의 비리가 담긴 진정서가 있었다. 그 진정서에 따르면 박 모 변호사는 3개 회사에 대한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 위반과 1개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가 있었다. 금융위는 이 사건을 대검으로 대검은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남부지검으로 보냈다. 박 모 변호사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김형준은 남부지검에서 임기 마지막 날 박 모 변호사를 조사했고, 박 모 변호사는 4건의 비리 의혹 가운데 3건은 벌금, 한 건은 약식 기소 됐을 뿐이었다.

 

전직 검사와 현직 검사의 유착 의혹 차고 넘쳐

전직 검사와 현직 검사의 유착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박 모 변호사는 4건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제작진은 2015년 9월 15일부터 2016년 9월 15일까지 박 모 변호사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입수했다. 간부를 포함한 검사 1천여 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수하여 박 모 변호사의 통화기록과 대조했다. 그 결과 22명의 현직 검사가 박 모 변호사와 통화했는데, 이 22명 중에는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에 파견됐던 검사 등 힘 있는 검사가 포진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 모 변호사가 검찰조사를 받기 전, 현직 검사들과 집중적으로 연락한 건 이들 사이를 의심하기에 충분했지만 대검 특별감찰팀은 조사하지 않았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수사 무마 과정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검찰은 박 모 변호사와 밀접한 관계인 유준원에 대해서도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골든브릿지 증권을 인수한 유준원은 대주주 자격요건 심사에서 자격이 ‘보류’됐다. 유준원이 특정 기업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는데 이 기업의 인수합병 정보를 미리 알고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서였다. 그러나 도리어 유준원은 남부지검에 의혹을 신속히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냈고 남부지검은 이례적으로 진정서가 제출된 지 하루 만에 유준원의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서 사건을 종결한다며 증명서를 발급해줬다.

 

뉴스타파와 PD수첩은 취재과정에서 검찰 내부 비리가 검사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 검찰 조직에 깊이 배어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강한데,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검찰이 개혁하는 시늉만 해온 것이 그 이유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검찰이 말로만 개혁을 말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 개혁에 동참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하며 끝을 맺었다.

 

언론사 간 협업과 연대의 정신 살린 뉴스타파와 PD수첩

뉴스타파와 PD수첩은 김형준과 그의 스폰서, 전‧현직 검사, 금융 재벌 유준원과의 관계를 상세히 파헤쳤고, 촘촘한 구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취재 사실을 쉽게 전달했다. 또한 검찰개혁이 단순히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절실한 것’임을 일깨워주었다.

 

뉴스타파는 지난 8월 연속기획 <죄수와 검사>를 보도하여 이번 뉴스타파×PD수첩 공동기획 <검사 범죄>의 계기를 마련하고 토대를 제공했다. MBC PD수첩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높은 이때,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연속기획 <죄수와 검사>의 보도 가치를 외면하지 않고 뉴스타파와 <검사 범죄>를 공동 기획하여 한층 심화된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언론사와 언론인들은 어느새 ‘언론’의 본분을 잊고 자사이기주의에 물들었고, 그래서 언론사 간의 협업과 연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러나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은 자사이기주의에 빠지지 않고 검찰개혁에 보탬이 되는 ‘진실 보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업과 연대의 정신을 살렸다.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의 <검사 범죄>는 언론사 간 협업와 연대를 활성화할 마중물이 되는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민언련은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의 <검사 범죄>를 2019년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시사 프로그램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끝>

문의 박진솔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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