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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학교법인‧국가의 책임은 묻지 않고 ‘강사법’만 탓하는 언론
등록 2020.01.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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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 우리는 모두 교수님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대학교수는 정년이 보장되고 고임금을 받는 전임교수부터 상시적인 해고위협 속에서 저임금을 받는 시강강사까지 철저하게 구별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시간강사들의 고용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이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대학에서 시간강사가 대량해고 되고, 대학의 강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보수언론과 경제신문은 이 모든 이유는 ‘강사법’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강사법을 둘러싼 대학가의 찬반이 거세며, 보수언론처럼 강사법이 실패한 제도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모든 비난의 초점이 ‘강사법’에만 집중되어있는 것이 정상적인 논의구조일까요? 학문의 전당이길 포기하고 기업처럼 수익만 추구하는 대학의 문제는 없을까요? 강사법과 강사법을 둘러싼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살펴봤습니다.

 

1. 강사법을 둘러싼 논쟁

 

강사법이 생겨난 배경

2010년 조선대학교 시간강사였던 서 모 박사는 대학교수‧강사 간의 갑을 관계와 열악한 노동환경을 폭로하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월수입이 100만 원인데 전임교수가 되려면 1억을 상납하라는 교수의 요구에 극단의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후 시간강사들이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어야 하는 현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학문 연구와 후학을 양성하는 ‘학문노동’ ‘교육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결국, 2018년 시간강사법(강사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강사법의 내용은 시간강사에게도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기존의 학기 단위로 계약하던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며, 재임용 절차를 3년간 보장하는 것입니다. 또,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합니다. 교수가 자신의 제자를 알음알음 알선해 강사를 시키던 관행을 없애기 위해 시간강사 공개채용 원칙도 담았습니다.

 

강사법 이후 대학 측의 대응 방식은 강사 대량해고뿐

그러나 대학은 법의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재정이 부족하다며 시간강사를 대량해고하고, 강의 수를 줄이며, 겸임·초빙교수 같은 다른 비 전임교원으로 꼼수 채용하고 있습니다.

 

8월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1학기 대학강사 고용현황>을 보면, 399개의 대학에서 2018년 1학기 대비 2019년 1학기에 줄어든 강사는 7,834명입니다. 이에 따라, 강의 수가 대폭 줄어들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학기 4년제 일반·교육대 196곳에 개설된 강좌는 2018년 1학기보다 6,655개 감소했습니다. 반면 겸임교원은 지난해보다 4,424명(24.1%), 초빙교원은 511명(6.9%) 늘어났습니다. 대학이 시간강사법 적용을 받지 않는 또 다른 비 전임교원인 겸임·초빙교원으로 꼼수 채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강사법에 대해서 어떻게 보도해야 정상적인 것일까요? 우선 시간강사의 목소리를 귀기울여서 그들의 처우가 정당한 것인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짚어봐야겠지요. 강사법을 둘러싼 찬반양론을 모두 정리하고, 국민에게 시시비비도 가려줘야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강사를 채용하고 있는 대학 측이 과연 정말 재정여력이 없는 것인지, 대학 측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이 부족한 것인지, 대학 학생의 학습권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도 살펴봤어야 하겠지요. 이런 총체적인 관점 속에서 강사법을 둘러싼 논쟁을 정리해 국민에게 전해줬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이 복잡한 실타래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쉽지 않은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튼 언론이 강사법이라는 난제를 국민의 공론장으로 펼쳐줬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언론은 일방적으로 강사법을 ‘몹쓸 법’으로만 몰아가면서, 대학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권익만을 대변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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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의 시간강사 대량해고에 시위에 나선 강사들 (사진출처 :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2. 신문에 비해 보도량 적었던 방송, 현상만 수박겉핥기로 전해

신문 보도량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국경제가 22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그다음 동아일보 16건, 경향신문 15건, 서울경제12건, 한겨레10건, 조선일보8건, 중앙일보 4건 보도했습니다.

 

 

종합일간지

경제지

신문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

보도 량

15건

16건

4건

8건

10건

12건

22건

△ 강사법 관련 종합일간지 보도 건수 (2019/7/1~12/31)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3사와 종편4사는 신문에 비해 강사법 관련 보도가 적었습니다. 2019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JTBC가 3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TV조선이 2건, MBC․SBS․MBN이 각 1건이었습니다. KBS․채널A․YTN은 보도가 없었습니다(저녁종합뉴스 기준)

 

방송사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보도 량

0건

1건

1건

3건

2건

0건

1건

0건

△ 강사법 관련 방송‧종편 저녁종합뉴스 보도 건수 (2019/7/1~12/31) ⓒ민주언론시민연합

 

강사법을 다룬 방송보도도 짧은 리포트 안에 복잡한 맥락을 가진 강사법 사태를 다루려다보니, 현상만 짧게 전달하는 보도에 그쳤습니다. 현상의 이면을 내실 있게 짚은 기사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강사법 때문에 시간강사가 대량 해고됐다’는 논조도 그대로 유지했으며, ‘대학의 재정부담 때문에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대학 측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는 문제도 발견됐습니다. 대학․학교법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특히 KBS‧채널A‧YTN은 저녁종합뉴스에서 관련 보도가 없었습니다.

 

3. 내용 분석

1) 강사법 뒷받침할 재정 여력이 없다는 대학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언론

현재 대학은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난에 빠져 강사법의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학이 재정난에 빠졌는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이 큰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대학의 입장과 논리를 그대로 담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사설/졸속정책 밀어붙이고 또 재정 땜질…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2019/8/12)(이하 기사에서 연도 표기가 없으면 2019년 보도임)에서 “10년째 등록금 동결로 형편이 어려워진 대학들은 시간강사 감축, 강의 통폐합 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경제 보도 <강사법 우려 현실화 7800명 일자리 잃었다>(2019/8/29 박종관 기자)에서는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이 강사 고용에 부담을 느껴 법이 시행되기 전에 앞 다퉈 강사 수를 줄인 것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전적으로 대학 측의 주장을 그대로 믿고 그 논리대로 전했을 뿐인 것이죠. 실제로 대학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지, 대학의 재정 여력이 없는 것인지 따져보는 내용인 없었습니다.

 

이런 논조는 다른 신문도 비슷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11년째 등록금 동결, ‘대학의 질’ 하락은 국가경쟁력 훼손>(2019/11/19)에서 “등록금 동결에 더해 강사법 시행 등 정책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대학들은 재정 여력이 바닥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대구대 강사 수 420→202명…학위 갓 딴 박사들 줄줄이 탈락>)(2019/08/1 김은중 기자)에서 “11년 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이 강사 인건비가 부담스러워 강좌를 줄인 탓에 실직하는 강사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MBN도 <강사법 시행됐는데 학교 현장은 여전히 혼란>(2019/8/1 전남주 기자)에서 “강사법은 시행됐지만,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호소하며 강사 채용을 미루면서 피해는 강사들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재정난에 빠졌나’부터 따져봐야

대부분의 보도는 ‘대학이 재정난에 허덕인다’ ‘재정 여력이 바닥났다’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모니터 대상 중 ‘대학이 강사법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가’를 따져본 언론은 경향신문이 유일합니다. 경향신문은 <대학들 추가 비용 ‘엄살’에…법 시행 앞두고 강사 13.4% 강의 기회 잃어>(2019/8/31)에서 “각 대학의 수입 대비 강사료 비중은 평균 1~3%로 추산된다”며 “대학의 수입 대비 강사료 비율은 고려대 1.55%, 연세대 1.65%, 중앙대 2.33%였다. 각 대학의 전체 교원 보수 중 강사료 비율도 연세대 3.38%, 고려대 4.43%, 중앙대 7.40%로 조사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재정이 극히 열악한 일부 사립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립대에선 강사료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낮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학 수입 대비 강사료 비중을 보면 실제로 큰 부담이 드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대학 재정 상황은?…사립대학 수입총액 ↑ 서울 주요 사립대학 등록금 수입 ↑

대학의 재정 상황을 따져봤습니다. 물론, 대학의 재정 상황은 대학별로 다릅니다. 수 조원의 적립금을 쌓아놓은 대학이 있는가 하면, 지방 사립대학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학령인구와 전체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감소 추세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가 장기간의 계획을 가지고 부실대학 구조조정을 추진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 <사립대학 재정 현황 및 개선방안>(2018/10/29)에 따르면, 실제로 2013년~2018년 1주기 구조조정기간 동안 일반·산업·전문대학 학부 입학 정원은 총 6만 1,410명(11.3%)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등록금 수입도 2013년 대비 2017년에 2,912억 원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체 대학의 재정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등록금 이외 주요 수입은 대체로 증가해 전체 수입이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실 자료를 보면, 국가장학금과 재정지원사업비가 포함된 정부 지원금인 ‘교비회계 국고보조금’은 2013년 대비 2017년에 9,565억 원 증가했고, 재정지원사업비가 포함된 ‘산학협력단회계 국고보조금’은 2013년 대비 2017년에 4,908억 원 증가했습니다. 이외 다른 주요 수입이 증가해 사립 대학의 연 수입총계는 5년 전보다 1조 9,505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박 의원실의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 진단>(2109/10/21)을 살펴보면, 서울지역 대규모 대학의 사정은 더 낫습니다. 이 자료에서 통계를 낸 서울지역 대규모 대학은 건국‧경희‧고려‧국민‧동국‧성균관‧연세‧이화‧중앙‧한국외‧한양‧홍익 12곳입니다. 이 대학들은 등록금 수입이 2013년 대비 2018년에 735억 증가했습니다. 재정수입총액도 같은 기간 1조 3천억 가량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익대, 고려대 등 서울소재 대학은 ‘재정난’을 이유로 시간강사 수를 대폭 줄인 것입니다.

 

법인전입금 부담률 4%대, 사립대학 적립금은 8조원…법인‧대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나?

대학의 재정 부담 주체는 학생만 있지 않습니다. 관련법 상 학교법인도 재정 부담의 주체입니다. 학교법인은 법인전입금을 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법인 전입금은 사립대학 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경비로, 사립대학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기본재산 등을 확보하고 대학운영경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 12곳의 법인전입금 비율은 2.9%였고, 이외 사립대학 법인전입금 비율은 4.1%에 불과했습니다. 재정부담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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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 12곳의 등록금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 (출처 :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

 

또한, 전국 144개 사립대학 누적 적립금 총액은 8조 82억입니다.(2017년) 사립대들은 수 조원의 적립금을 쌓아 놓고 부동산과 주식 건축비 등에 돈을 쓰면서도 강사비에 투입할 돈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강사법 시행에 따른 대학의 추가 재정 소요는 2,965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언론은 대학이 이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지 꼼꼼히 살펴봐야하며, 대학과 학교법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도 따져 봐야합니다.

 

2) 등록금을 인상해주는 것만이 해법이라는 대학 주장을 대변하는 언론

강사 대량 해고 사태의 해결책으로 등록금 인상을 꼽는 기사들도 보입니다. 대학 재정이 부족하니 11년째 동결 중인 등록금부터 올려야 한다는 대학 관계자들의 입장을 담은 것입니다.

 

동아일보는 <해고 부르는 강사법 현실로…지난 학기 7,834명 강단 떠났다>(2019/8/30 박재명 기자)에서 “대학 정원이 줄고 등록금이 10년 넘게 동결되는 상황에서 강사에 들이는 비용만 늘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한 서울의 대학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는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강사 보호한다던 강사법의 역설 올해 1학기에만 7800여명 실직>(2019/8/30 곽수근 기자)에서 “대학 등록금이 11년째 동결된 상태이다. 등록금을 올리지 않는 이상 강사 지원은 계속 세금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 사립대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한국경제는 <강단서 쫓겨난 강사 7800명…일자리 보장한다더니 설자리만 줄었다>(2019/9/2 정의진 기자)에서 “강사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등록금 인상 허용이나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는 대교협 회장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서울경제는 <사설/오죽하면 대학총장들이 ‘등록금 반기’ 들었겠나>(2019/11/18)에서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대학 재정이 황폐화됐고 교육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졌다”며 “여기에다 강사법 도입과 입시제도 개편 등 무리한 정책까지 밀어붙이니 대학 교육이 뒷걸음질 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학의 재원 구조 다양화해야 한다는 합리적 주장 내놓은 한겨레

보수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을 주장했으나, 한겨레는 <편집국에서/등록금 인상이 해법인가>(2019/11/20 양선아 사회정책팀장)에서 등록금 인상이 해법이 아님을 지적했습니다. 한겨레는 학생·학부모들의 느끼는 등록금 부담이 여전히 높은 점을 언급하며 대학이 손쉬운 ‘등록금 인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말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을 주문했습니다. 한겨레는 “그동안 정부도 고등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다양한 고등교육 재정 지원 사업을 해온 만큼, 대학 역시 등록금 의존도를 줄일 다양한 방안을 스스로 강구해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 재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재원 구조를 다양화하고, 획기적인 고등교육 정책 발전방안을 제시한 뒤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등록금 동결 10년에도 53.8%(2018년, 교비회계 기준)에 이릅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 재정 확충, 등록금 인상 아닌 근본 대책 필요>에서 등록금 인상이 아닌 국가의 책임을 묻습니다.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가늠하는 지표인 ’GDP 대비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0.7%로(2016년) OECD 가입국 평균인 0.9%에도 못 미칩니다. 대교연은 “더 이상 등록금 인상으로 사립대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해 등록금 중심인 우리나라 고등교육재정의 근본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 법 제정을 통해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지원이 아닌 학생마다 일정 수준의 교육비를 지원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고 주장했습니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고액 등록금…손쉬운 해법대신 근본적 변화 필요

학생과 학부모는 여전히 고액의 등록금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등록금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습니다. 연합뉴스 <한국사립대학 등록금 OECD 4위…일본보다 낮아져>(2109/9/10 이효석 기자)에 따르면, 한국의 사립대학 등록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4번째로 높았으며, 국공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8번째였습니다. 언론은 등록금 인상이라는 손쉬운 대책을 주문하기보다는 국가 고등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대학․법인․국가의 책임을 따져 묻고, 대학의 재원 구조를 다양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3) 시간강사에 288억 투자한 것은 혈세낭비라는 언론

시간강사 해고 대란이 일어나자 정부는 올해 2학기 강사로 채용되지 못한 시간강사 2,000명에게 1인당 1,400만 원씩 280억을 들여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수입이 끊겨 연구를 이어갈 수 없는 강사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세금낭비’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정부, 강사법으로 1만명 일자리 잃게 해놓고…280억 들여 뒷수습>(2019/8/12 유소연 기자)에서 정부의 연구비 지원 사업에 대해 “‘정부가 세금으로 현장의 불만을 다독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시간강사 대량 실업 사태를 만들어 놓고는 세금으로 강사들 생계 대책을 내놓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보수언론에 자주보이는 ‘세금낭비론’입니다.

 

한국경제도 <사설/졸속정책 밀어붙이고 또 재정 땜질…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2019/8/12)에서 연구비 지원 사업에 대해 “결국 세금으로 부작용을 땜질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이 정부는 ‘탁상공약’으로 생색만 낼 뿐,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다 부작용 땜질하는 데 급급한 게 습관이 돼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지원 필요

반면, 한겨레는 <‘강사법 해고’ 강사 2만명 넘는데…추경으로 연구비 지원은 2천명 그쳐>(2019/8/12 최원형 기자)에서 오히려 더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 사업에 대해 “다만 올해 1학기에 이미 1만 4천여명이 강의 자리를 잃은 데 이어 2학기에도 1만여 명의 강의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2천명에 대한 지원은 그 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학계에서도 적어도 6천~7천명을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560억원으로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끝낸 무산됐다”고 전했습니다. 해고자가 2만 명이 다다르는데 2천명 지원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도 “자유한국당이 예산심의에 불참한 가운데 통과된 문재인 정부의 강사고용 안정 예산 최대치가 고작 현재의 규모이다. 한국연구재단을 통한 비정규연구자지원사업도 당초의 계획보다 상당히 후퇴하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세금낭비가 아닌 학문 생태계 존속을 위한 ‘투자’

대학 재정이 부족하다면 정부의 재정 지원도 필요합니다. 일자리를 잃은 2만여 명의 강사들은 일자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연구를 지속할 수도 없습니다. 학문 생태계 보존을 위해 국가가 ‘투자’하는 것인데, 이를 세금낭비라 비난하는 것은 무책임해 보입니다.

 

4) 팩트체크도 안하고 한예종 김정희 씨의 죽음을 강사법 때문이라고 몰아간 언론

지난해 한국종합예술대학교 강사였던 김정희 씨가 12월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인의 주변 지인이 죽음의 원인에 대해 “한예종이 개정된 강사법 때문에 석사 학위 소지자만 강사 할 수 있다며 김정희 씨에게 해고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동해안별신굿 전수조교 김정희씨 사망…“강사법 이후 해고통보”>(2019/12/15 장우리 기자)에서 이 주장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연합뉴스는 “강사법의 취지는 인정하지만, 고인(김정희씨)과 같은 사례가 대표적인 부작용이 아니겠느냐”며 “전통예술 분야에 유연성 있게 제도가 적용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는 주변인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이런 보도 이후로 언론에서는 김정희 씨의 죽음이 강사법 때문이라는 식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습니다. 우선 개정된 강사법에는 석사 학위 소지자만 강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또한 한예종도 “강사법을 근거로 해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교육부 측도 “학교 측의 채용 의지에 달린 것이지 강사법과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언론의 보도는 그대로였습니다. 서울경제는 <강사법 개정에 해고통보 받은 전통 예술인 김정희씨 사망>(2019/12/15 손구민 기자)에서 제목에 “강사법 개정에 해고통보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관행적으로 ‘강사법 탓’을 하던 언론사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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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7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강사 대량해고 대책 마련과

강사제도개선협의회 합의문 성실 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5) 수강신청 첫날 현상만 전한 보도 수박겉핥기 보도도 문제

한편 개정된 시간강사법이 적용된 8월 1일. 대학이 강의 수를 줄이고 시간강사를 해고하면서 수강신청에도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방송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8월 1일 이 혼란스러운 상황과 대학의 입장을 담은 리포트를 일제히 내놨습니다.

 

JTBC는 <강사 처우 개선 위한 ‘강사법’ 시행…역설적 상황에 시끌>(2019/8/1 박진규 기자)에서 “그런데 이 강사법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강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강사 숫자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입니다”고 전했습니다. 현상의 원인을 강사법으로 돌리는 표현을 쓰고, 실제로 대학 예산이 부족한지 확인하지는 않은 채 강사법 농성장을 보여주고 강사가 줄어 수강신청에 혼란을 빚었다는 상황만 전달했습니다.

 

TV조선도 <강사법 시행 첫날 '혼란'…'깜깜이 수강신청'에 항의 쇄도>(2019/8/1 신은서 기자)에서 학교 내 수강신청 혼란이 생겼다는 점만 짚었습니다. 또 이어진 TV조선 <하늘의 별따기 된 시간강사…강의 배정 미끼로 ‘위장취업’ 강요도>(2019/8/1 정은혜 기자)에서 “대학들은 재정난을 이유로 온갖 편법을 동원해 강사 줄이기에 나섰고, 강사들은 강사법이 오히려 강사들을 죽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MBN도 <강사법 시행됐는데 학교 현장은 여전히 혼란>(2019/8/1 전남주 기자)에서 “강사법은 시행됐지만,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호소하며 강사 채용을 미루면서 피해는 강사들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MBC도 <급조된 ‘1학점’ 강의…강사․내용도 모르는데 수강신청?>(2019/8/1 한수연 기자)에서 강사법을 둘러쌓고 학교에서 일어난 혼란만 짚었습니다.

 

현상만 전하고 이면을 짚지 못하는 보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6) 대학의 문제를 강사법에 덮어씌우는 잘못된 프레임

결론적으로 ‘강사법은 실패한 제도’라는 주장이 보수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는 사실 작년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조선일보는 <강사 보호한다던 강사법의 역설 올해 1학기에만 7800여명 실직>(2019/8/30 곽수근 기자)에서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해 만든 법이지만, 결국 ‘강사 내쫓는 법’이 될 것이라는 역설이 현실이 됐다”고 썼습니다. 취지는 좋았으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 논리는 다른 매체에서도 쉽게 보입니다.

 

동아일보는 <‘해고 부르는 강사법’ 현실로 지난 학기 7,834명 강단 떠났다>(2019/8/30 박재명 기자)에서 “강사법 시행은 최저임금 인상과 마찬가지로 보호하려고 한 사람들의 고용 안정성을 도리어 흔드는 정책”이라는 한 대학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한국경제는 <강단서 쫓겨난 강사 7,800명…“일자리 보장한다더니 설 자리만 줄였다”>(2019/9/2 정의진 기자)에서 “강사들은 한 목소리로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강사법은 명백히 실패한 제도’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은 <하늘의 별따기 된 시간강사…강의 배정 미끼로 ‘위장취업’ 강요도>(2019/8/1 정은혜 기자)에서 “강사법이 강사들을 되려 사지로 내몰고 있는 형편입니다”라고 상황을 총평했습니다.

 

반면, 경향신문은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의 책임은 대학에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대학들 추가 비용 ‘엄살’에…법 시행 앞두고 강사 13.4% 강의 기회 잃어>(2019/8/31 김민아 선임기자)에서 “대학 교육은 공공재다”라며 “국공립대는 물론 사립대 역시 공동체를 위한 담론을 만들어내고 사회에 돌려줄 책무가 있다. 지성을 길러내고 반지성을 비판하며, 이론을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일이 필요하다. 강사들은 학문 후속세대로서 이러한 역할을 맡아야 할 이들입니다”고 썼습니다. 공공재인 대학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도 “(대학은) 이익을 사유화하고 손실을 사회화하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어설픈 변명은 재벌기업의 행태와 하나도 다를 바 없다”며 강사법 후폭풍의 책임은 대학에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강사법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고 흔들고 있습니다. 강사법에 따른 후폭풍이 일어났으나, 그렇다고 강사법의 근본 취지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강사법을 통한 시간강사의 신분보장과 마음 놓고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향은 가시밭길이라도 가야할 길입니다. 강사법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언론보도는 열악한 고용환경에 처해있는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도 없으며, 후학양성과 학문연구라는 대학의 본질적 목표도 달성할 수 없습니다. 강사법만 탓하기 이전에 대학‧학교법인‧국가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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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11/29~2019/12/31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지면보도에 한함), 연합뉴스(온라인 포함),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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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